세하가 구출되는 이야기
흑신후나 2017-01-08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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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 쓰레기, 부모의 위상력을 쓰지도 못하는 바보.
눈을 감고 가만히 생각하고 있자니 마음 깊은 곳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목소리는 형태를 지니지 않았지만 충분히 어린 나의 마음을 갈기갈기 찢어놓았다. 어릴적부터 나는 알파퀸에 아들이라는 그늘에 가려져 모든 노력이 무시당해왔다.
'위상 잠재력은 엄청난 수치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노력했으니까....
'그런데 엄청난 위상 잠재력에 비해서 위상력을 컨트롤 하는 능력이...
노력했는데....
'겨우 이것 밖에 안되나? 알파퀸의 피를 물려받은 재능이 아깝군.'
열심히 노력했는데......
유니온의 어른들은 나를 통해서 알파퀸과 같은 엄청난 인물을 키워내길 원했다. 하지만 그런 더러운 작자들에게 있어서 나는 그저 채울 수 없는 항아리였고 나는 유니온의 실망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냈다.
'야! 이 괴물아!'
'우리 엄마가 너하고 놀지 말래.'
'화나면 저 괴물이 우리를 죽일거야 도망가자!'
아니야! 나는...나는....
괴물이 아니야.
!
눈이 떠졌다.
잠시 정신을 잃었었나?
눈을 뜨고 주위를 둘러보았다. 플레인게이트에서 탈출해 병원이기를 나름 기대해보았지만 그 기대는 무참히 박살났다. 여전히 바위에 깔려있는 손과 발, 어두컴컴한 바위 주위로 메케한 차원의 냄새가 났다. 아직 플레인게이트다. 아직 나는 구조되지 않았다. 아직 나는 살아있다. 아직.. 아직은..
"일어났는가? 인간"
이질적인 소리가 들렸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돌려보니 역시나 메피스토다.
"네가 졸린 것 같아서 자게 내버려 두었다."
"보통 그렇게 자다간 죽지 않아?"
"너는 안 죽었지 않나?"
"뭐야 그게.."
그 말을 끝으로 정적이 흘렀다. 먼저 말을 꺼낸것은 메피스토이다.
"이제 알려주지 않겠나? 네 이야기."
"기다려 준거야?"
"물론"
"너 꽤
착하구나?"
"물론이다."
웃음이 비져 나왔다. 자신이 착하다고 하는 차원종이라니.. 우스울 따름이다. 메피스토와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자연스럽게 마음이 편해졌다. 복잡했던 머리가 갈무리되는 기분이였다.
"알았어."
마음을 정리하고 정리된 생각을 입 밖으로 꺼낸다. 내가 그 누구에게도 이야기하지 않았던, 내 어릴 적 이야기를
"조금 자랑같지만 난 어릴 때 부터 위상잠재력이 뛰어났어. 내 엄마가 전설적인 클로저 '알파퀸'이였거든. 어른들은 모두 나를 '알파퀸의 아들'로서 알파퀸의 뒤를 이어서 더욱 위대한 클로저가 되기를 원했지. 강도 높은 훈련들이 이어졌고, 나는 좋든 싫든 그 훈련을 해야만 했어."
"왜 해야만 했지?"
"그래야 칭찬을 받을 수 있었거든. 아니, 그 말은 칭찬이라기 보단 그저 훈련을 끝낸 나에게 다음 훈련을 시키기 위해서 하는 상투적인 말에 가까웠어. 하지만 그 말을 어릴 때는 듣고 싶었지. 하지만 그런 힘든 훈련을 겪어도 내 위상능력은 별다른 진전이 없었어. 위상잠재력은 뛰어나지만 그 만큼 사용하는 능력은 또래 애들과 비슷한 수준에 머물렀거든"
"그래도 괜찮은 거 아닌가?"
"아니. 유니온의 어른들은 그런 꼴은 용납못했지. 하나 같이 나를 욕했고 무시하고,안타까워하고, 따돌렸지. 처음에는 조금씩이나마 들었던 상투적인 칭찬조차도 점점 듣을 수 없었어."
"힘들었겠군"
"그래. 힘들었지. 유니온의 어른들은 나를 그저 무기 취급했으니까 말이야. 하지만 더욱 괴로운 것은 고독함이였어."
"고독함?"
"그래, 고독함. 어른들의 억업속에서 나는 홀로 있었거든."
"친구는 없었나?"
"친구는 없었어. 모두들 나를 미워했으니까. 위상력이 없는 친구들은 나를 괴물취급했고 위상력이 있는 아이들은 나를 혈통만 이어받은 천재 취급하며 따돌렸지."
"........"
"결국은 포기했어. 유니온의 어른들은 내가 성장가능성이 낮다고 판단되니 더 이상에 강도높은 훈련을 시키지 않았어. 칭찬도 더 이상은 없었지. 기대도 실망으로 바뀌었어. 모든게 최악이였지."
"...너무 하는군 너희 인간들은. 같은 인간들끼리도 따돌리는 건가?"
"그러게나 말이야."
또 정적이 흘렀다. 메피스토는 나에게 미안한 기색을 보였다.
"미안하군.. 옛날의 아픈 기억들을 다시 끄집어내게 해서.."
한없이 무거운 분위기. 나는 이러한 분위기가 싫었다.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까 걱정하지마."
"어찌 되었든 나는 버림받았어. 더 이상은 아무것도 하기가 싫었지. 그렇게 몇 날 몇일을 집에서 나오지 않았어. 살아있을 의미가 보이지 않았지."
"......그러던 중 우연히 게임을 보게 되고 해봤지. 해보고 나니까 정말 재미있는거야! 하루 내내 게임만 생각나고 잠을 자려고 누워도 게임이 생각났지. 뭐, 원래 학교에도 흥미가 없었던지라 학교에서도 게임 생각만 했지뭐야..."
"그런가..."
"하지만 내가 게임에 빠진 것은 다른 이유가 있었다고...생각해."
"무엇인지 가르쳐 줄 수 있는가?"
"....게임은 나를 의미있게 만들어주거든. 게임에서는 내가 실수해도 욕하거나 꾸짖지 않고 묵묵히 날 지켜봐줘. 나에게 더 노력하라고 하지도 않고, 알파퀸에 아들이 뛰어나야 한다는 사람들도 없어. 그저 나를 위해서 기다려주는거지. 그래서 나는 그런 점에 빠진거야."
"...........불쌍한 인생이군."
"참혹하게 불쌍한 인생이였어. 예전까지는 말이야."
눈을 감고서 생각한다. 하나하나의 일들이 매듭을 지어 뇌리에 박힌다. 잊을 수 없던 강력한 기억들..
"지금은 어떤가?"
메피스토는 의문형으로 답한다. 난 그 의문에 대해서 답한다.
"지금은 아니야. 난 지금은 그렇지 않아."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지?"
메피스토의 대답. 나는 웃었다.
"동료들이 있거든."
동료들이 생각났다.
"솔직히 현실세상이 게임이라면, 이런 쓰레기같은 게임도 없어. 선택지 따위 없고 세이브도 없는데다가, 잘못하면 그대로 나락으로 떨어져 버리는 위태위태한 관계가 이어지거든."
모두가 생각났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고 상처입고 슬퍼하는 일이 일상 다반사일거야."
"하지만 그럼에도 현실세상은 게임과 다르게 많은 것을 보고, 듣고, 느낄 수 있어. 사람과 만날 수 있고 새로운 관계도 만들어 갈 수 있다구."
미스틸테인, 제이아저씨, 그리고........
".........그런 현실에서 나는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을 만났어. 나를 걱정해주고 위해주려고 잔소리해주는 사람도 있고,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힘이 되어주는 사람도 있고,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도, 어리지만 심지 곧고 올바른 동생도 있지. 그 뿐만이 아니야. 김유정 누나, 송은이 경정님, 정미, 보나, 김가면 아저씨, 선우란씨, 정도연씨, 그리고 모두들이 나를 나 그대로 바라봐 주고 있어."
"...나는 이제 혼자가 아니야."
.....그리고 사랑하는 그녀가 생각났다.
"훗...그런가....과연... 그래서....."
한참을 고민하던 메피스토, 이윽고 말을 잇는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더 물어봐도 될까?"
"뭔데?"
"좋아하는 사람이 있나?"
"커엌!!"
뿜을 뻔 했다! 정말로 피 뿜을 뻔 했다고! 여기서 피 뿜었다가 나 죽는다? 나 죽는다고!
"그....그건......왜?"
간신히 올라오는 피를 멈춰세우고서 물어본다. 그러자 메피스토는...
"그냥이다."
그냥이냐!!
"...그냥이 뭐냐...그냥이..."
"그냥 답해도 된다. 아무에게도 말
못할테니.."
"그게 무슨 소리ㅇ.....?!"
"너.... 너.... 설마.."
메피스토를 보았다. 영혼으로 보이던 몸은 점차 사라지고 없었다.
"이제 몸이 없는 영혼은 더 이상 버티지 못한다. 사라지고 말겠지.."
"......"
"그래서 알려 줄 건가?"
".....알려줄게. 나 좋아하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만 생각하면 얼굴이 벌게지고 그냥 기분이 좋아서 웃음이 나와."
"내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야."
"그렇군.... 누군가?"
"그 사람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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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하형은 계속 그렇게 살았던 거군요...."
테인이는 눈에 흐르는 눈물을 닦고서 말했다.
이미 플레인게이트의 밖에는 눈물바다였다. 모두들 눈물을 흘렸고 안타까워했다.
"만약 세하군이 구출된다면, 그 때는 조금 잘 해줘야겠어요."
정도연이 말을 했다.
"흐..흥"
보나는 안경을 벗고 눈을 닦았다.
"그래서 그렇게 게임을 많이...... 그런지도 모르고 난 계속..."
"괜찮아, 지금이라도 알았으니 상관없어. 나중에 잘 해주면 되는거야."
슬비는 한참을 고개숙여 울었다. 유리는 슬비를 다독여주었다.
"게이트는 어떻게 된 건가요?"
김유정은 퉁퉁부은 눈을 비비며 특경대원에게 말했다.
"이제 거의 다 되었습니다. 무슨 일인지는 모르겠지만 메피스토의 위상력으로 추정되는 위상력이 막힌 바위를 약하게 만들고 있어요. 이제 1분 정도면 뚫릴 것 같습니다."
"이제 됬어!"
김유정은 환호를 질렀다. 모두가 기뻐하는 얼굴이였다.
"그 보다도 세하가 그렇게 게임을 하는데 이유가 있었구나."
김유정은 걱정스러운 얼굴로 모니터를 들여다보았다.
김유정은 생각했다. 자신이 세하가 겪은 일을 겪는다면 삐뚤어질 것 같았다. 아주 어릴 적부터 그는 어른과 아이들에게 고립되어왔다. 아무리 지금와서 괜찮아졌다고 해도 괜찮아 질리가 없다.
"우리는 아마도 세하에게 계속 상처만 주었을지도 몰라요."
작게 읆조리는 슬비, 모두들 고개를 숙인다
"그가 어떤 심정이었을지 생각도 해** 않고서 우리는 그에게 힘을 강요했을 거에요."
......."참혹하게 불쌍한 인생이였어......
텔레비전에서 목소리가 나왔다. 세하의 목소리였다.
"죄송합니다....죄송합니다...."
"아니야 슬비야 오히려 내가 더 세하에게 미안한걸..."
슬비는 더욱 고개를 숙였고 유리 또한 눈물이 나왔다....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지금은 그렇지 않아."
모두가 고개를 들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지?"
"동료들이 있거든."
"""""에?"""""
텔레비전을 바라보았다. 모두의 관심이 집중되었다.
".........그런 현실에서 나는 나를 생각해주는 사람들을 만났어. 나를 걱정해주고 위해주려고 잔소리해주는 사람도 있고, 언제나 밝은 모습으로 힘이 되어주는 사람도 있고, 자신을 희생하면서도 웃음을 잃지 않는 사람도, 어리지만 심지 곧고 올바른 동생도 있지. 그 뿐만이 아니야. 김유정 누나, 송은이 경정님, 정미, 보나, 김가면 아저씨, 선우란씨, 정도연씨, 그리고 모두들이 나를 나 그대로 바라봐 주고 있어."
"...나는 이제 혼자가 아니야."
세하를 보았다. 세하의 얼굴은 환하게..아주 환하게 웃고 있었다...
"저런... 바보...."
슬비는 눈물을 닦았다.
"세하형"
미스틸테인은 웃었다.
"세하야..."
유리는 볼을 밝혔다.
"세하야.."
김유정은 그를 자랑스럽다는 듯이 바라본다.
"역시.."
제이는 그를 웃으며 바라본다.
"뚫었습니다!!!!!"
특경대의 다급한 목소리! 검은양팀원들은 한걸음에 달려간다.
세하를 꼭 구하리라 다짐하면서..
......"내 모든 것을 걸고서라도 지켜주고 싶은 사람이야."
"그렇군.... 누군가?"
"그 사람은......"
텔레비전의 전원이 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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넵...안녕하세요
늦게 올려서 죄송합니다.
세하의 어린시절의 느낌을 어찌 표현할까 생각하다보니 늦게 되었습니다.
마지막에 힘이 빠져서 계연성이 떨어졌지만 열심히 적었습니다.
지금까지 한심한 글쟁이의 글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p.s 세하가 너무 좋은 나머지 세하가 대인배처럼 되어버렸어요! 이해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