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포의 바람에 대한 나의 이야기-

해애킹으로세하터짐 2016-11-14 1

날 애타게 바라보고 있는 포를 외면하며 포에게만 들릴 목소리로 조용히 말했다.
"더 이상.. 대 성공을 바라진 않아.. 너도 잘 알고 있잖아..?"
포에게 허비한 돈과 시간.. 쓰디 쓴 현실을 직시하며 아무렇지 않은 척 독설을 내뱉었다.

분명 시간낭비였다는건 나 자신도 잘 알고 있었지만
포의 얼굴에 수놓여지는 아름다운 13이라는 눈을  바라보기 위해 정말 아끼던 옷까지도 팔아 돈을 마련했다.

정말 포가 웃음을 지으며 13이라는 눈으로 나를 바라봐 줬으면 했으니까...
행복했으면 했으니까...

하지만 포는 그렇지 않았다.

내가 정말 아끼던 옷마저 팔아가며 선물을 주었간만.
정작 포는 내 선물이 성에 차지 않았는지 13이라는 눈으로 나를 바라봐주지 않았다.

아니, 내가 성에 차지 않았나 보다.

나에게는 보여주지 않던 13의 눈웃음이 내가 아닌 다른 클로저에게는 밥 먹듯이 보여준다.
마치 나에게는 싫증이 난 듯이..

울며 겨자먹기로 12로라도 날 바라봐 주었으면 했다.

정말 날 사랑하지 않아도 좋으니까.
사랑하는 척이라도 해주었으면 했으니까.
난 정말 널 아꼈으니까..

하지만 포는 날 배신하고 나의 물건들을 오염시켜가기 시작했고
내 마음은 흰 종이에 붉은 핏물이 젖어들어가듯이 고통에 몸부림쳤다.

하지만 11이라도.. 정말 그걸로라도 만족할게..
날 사랑하는 척도 해줄 수 없다면.. 나를 향한 정말 조금의 관심이라도 받을 수 있다면..!

하지만 포는 그렇지 않았다.

나에게 줄 수도 있었던 12와 13으로 웃는 얼굴을
보란 듯이 남들에게 뿌려주었다.

마치 내가 흘리는 눈물을 보며 즐기는 듯이..

그래 알겠어.
너의 뜻이 그렇다면.

사라질게.

나는 디제스터 부스터를 품에 안고 한강의 다리 위에 섰다.

날은 어둡지만 환한 달빛에 웃음이 절로 지어지며 잠시나마 포를 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사랑이 언제나 그렇듯이 끝끝내 마음에서 사라지는 일은 없었고
굳게 다짐을 한 채 다리에서 뛰어내리며 외쳤다.

"포!!! 별빛에..! 잠겨라!!!!"


디제부 11강못간 슬픔에 끄적이는 글


2024-10-24 23:12:10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