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딘가 부족한 이야기

흑신후나 2016-11-12 2

*** 

"으...으음? 여...여기는?"

눈을 뜨며 슬비는 일어났다. 그러고선 주위를 살펴보았다. 
자신이 타고 있던 램스키퍼와는 전혀 다른 이상한 곳. 그 속에서 슬비는 깨어났던것이였다.

슬비는 자신이 있는 곳을 살펴보았다. 

축축한 바닥과 떨어지는 물소리, 어두컴컴한 시야와 온갖곳에서 나오는 흙냄새는 여기가 지하라는것을 알려주었다.

장소가 대충 파악이 된 슬비는 상황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왜 이곳에 왔는지, 여기가 대체 어디인지를 생각하던 슬비는 자신이 쓰러지기 전 과거의 한 기억을 끄집어 내는 것에 성공했다.

자신이 이끄는 검은양 팀과 벌처스 소속의 늑대개 팀이 램스키퍼에 탑승하고 움직이자마자 어떠한 미지의 힘이 램스키퍼를 공격했고 램스키퍼는 추락하고 말았다.

추락하는 램스키퍼를 뒤로하고 가까스로 빠져나오자 우리를 반긴것은 전혀 새로운 차원종이였다. 

차원종은 터무니 없이 강했고 계속된 공격에 지친 우리는 결국 전력을 다해 도망갈 수 밖에 없었다.

도망치던 그 순간 땅이 무너져 팀원들은 아래로 떨어지고 말았던 것이다.

가만...팀원들은 무사한가?

거기까지 생각이 ** 슬비는 자신의 동료들을 찾기 시작했다.

"얘들아! 어디있어! 들리면 대답해! 얘들아! 얘들.."

"들리니까 소리지르지 마! 가뜩이나 머리가 웅웅거려서 죽겠구만..."

어디선가 정신 사나운 소리가 들려온다. 이 목소리는...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걸어가보니 나타가 있었다.

나타의 주위에는 기절한 동료들이 있었다.

슬비는 동료들의 안위를 하나하나 살펴보기 시작한다.

유리, 테인이, 제이아저씨, 하피씨, 레비아, 그리고 나타

아아.. 전부 무사하구나 다행이다...전부 무사해 전부 무사....전부?

슬비는 어디선가 위화감이 들었다. 중요한 어느 누군가가 없는 것 같았다.

"........"

"뭐야.. 뭐 씹은 얼굴을 하고선.. 무슨 일 있는거야?"

"우리들중에서 누군가가 하나 빠지지 않았어?"

"무슨 말이야. 여기서 빠진사람이 누가 있다고 그래?"

"그.... 그런가?....그래도 누군가가... 정말로 중요한 누군가가 빠진 것 같아."

"잔말말고 구조대나 부를 수 있는 방법을 찾자고."

나타는 짜증이 섞인 목소리로 대답했다.

누구지? 에이... 상관없나.. 우선 팀원들부터 구하고 보자.

괜시리 오는 위화감을 애써 억누른 채 슬비는 팀원들의 상태를 살펴보기 시작했다.

기절한 사람들은 이윽고 하나 둘 씩..일어나기 시작한다.

전부 일어나자 우리는 무전을 통해 구조대를 부를 수 있었고, 곧 이어서 구조대가 와서 우리를 유니온으로 데려가게 되었다.

유니온 소속의 병원에서 여러가지 검진을 받은 우리들은 이상없다는 결과가 나오자 동아리실에 갈 수 있었다.

"휴우... 정말 죽는 줄 알았어.."

"행운의 카드가 걸리더니 운이 정말 좋았군요..우훗.."

동아리 실에 도착하자마자 긴 한숨을 내쉬는 제이아저씨와 카드를 셔플하며 웃고있는 하피씨,

"그러게요! 그래도 살았으니 다행이에요!"

그 옆에서 천진난만하게 웃고 있는 테인이,

"아... 배고파라~ 저기저기 유정언니! 우리 고기먹으로 가요? 네?"

"저..저기 유리야? 이번에도 회식하면 이번달 카드요금이..."

송곳니를 드러내며 웃는 유리와 진땀을 흘리는 김유정언니,

"저..저기....저기..저"

말을 걸어보려 진땀흘리는 레비아와..

"아...아!! 배고파! 뭐든지 좋으니까! 밥이나 먹으로 가자고!!"

광분하는 나타....

"좋아! 오늘은 이 형님이 특별히 밥을 사도록 하지!"

""우오오오오!""

밥을 사겠다는 제이아저씨의 말과 함께 나타와 유리는 빛의 속도로 뛰어나간다. 이윽고 차례차례로 나가기 시작한다. 나는 마지막으로 나가며 동아리실의 문을 닫아......

뭐지? 정말 한가지가 빠진 것 같아. .... 누구지 정말 누굴까?

"뭐해 슬비야 어서와! 다들 기다리고 있어!"

"어?어... 금방갈께.."

......뭐.. 아무것도 아닌것이겠지.

그런데.....차원종도 같이 떨어지지 않았었나? 같이 떨어졌는데 우리들은 상처하나 없이 차원종만 없어 질 수 있는 거지? 차원종이 떨어져서 죽을 리는 없을 텐데.........

"슬비야! 빨리와~!"

"알았어! 간다! 가!"

슬비는 그렇게 위화감을 떨쳐내며 문을 닫았다.

끼이이익... 찰칵.

".....이걸로 정말 괜찮은 건가?"

"아아....그래 전부 무사해... 그럼 됐어."

검은양팀의 동아리실에서 두 개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윽고 영혼의 모습을 들어냈다. 

영혼은.....

"거기에서 자네가 빠져있지 않은가? 자네는 억울하지 않은가?"

거대한 사자상의 모습을 한 영혼과..

"뭐가?

건블레이드를 찬 소년의 모습을 한 영혼이였다.

"너는 억울하지 않은가 말이다. 
너를 아끼고 지지해주던 사람들도 너를 기억해주지 않는다. 이제 너를 기억해주는 존재는 나 밖에 없는 것이다. 그런데도 너는 억울하지 않은가? 필사적으로 살아왔지만 인정받지도 못하고 어머니의 그늘에 갇혀 지낸채 죽음까지 맞이했으니.. 너는 그런 인생이 억울하지 않은가???"

사자상의 영혼이 되물었다.

".....괜찮아."

소년은 말했다.

"기억해주지 않아도 괜찮아. 모두가 나를 잊는다 해도 괜찮아, 평생 엄마의 그늘 속에서 갇혀 지낸다고 해도 괜찮아. 팀원들이 무사하니  그걸로 모두 괜찮아.."

"착해빠졌군.."

"그런가?"

소년은 웃었다. 

이 세상 무엇보다 아름답고 크게.. 활짝 웃었다.

-끝-













***에필로그***

"으....으으..."

정신을 차리고 보니 여기는 지하였다.

추락한 램스키퍼.. 엄청난 차원종의 공격.. 그 속에서 도망치던 팀원들은 꺼지는 땅에 휘말리며 정신을 잃어버렸었다.

"동료들은... 모두 괜찮은건가?"

이윽고 동료들을 떠올리고서 동료들을 찾아나섰다.

"얘들아..얘들아 어디있어! 어디있어!"

동료들을 찾던 소년은 이윽고 어느 형상을 찾아냈다.

"얘들아..거기있어 얘들아! 얘들....아?"

그곳에 달려간 소년이 찾은 것은 살아있는 동료들이 아닌 사람의 형체라고는 도저히 찾아볼 수 없는 형태의 동료들의 시체였다.

방금전까지 우리를 추격해오던 차원종은 그 곳에서 편안히 싸늘한 주검이 된 팀원들의 살을 음미하며 즐기고 있었다.

"....이...자..식....으아아아아아아아!"

소년의 돌격! 하지만...

"커억!"

차원종의 공격에 소년은 쓰러지고 만다.

결국.... 여기서 쓰러지는 건가.....동료들의 복수조차 해** 못한채로? 동료들을 지키지도 못한 채로? 이렇게 죽는 건가?

쓰러지는 소년에게서 눈물이 흘러나온다. 소년은 자신을 원망했다. 이대로 힘도 못써보고 죽어가는 자신이, 동료들을 지키지 못한 채로 죽는 자신이 너무나 비참해 눈물이 나왔다. 

이제 모든 것이 끝난 것 같은 그 때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소년...힘을 원하는가?'

'응...힘을 원해........'

나지막한 목소리로 최후의 유언을 하는 소년... 갑자기 소년의 앞에 사자모양의 석상이 나타났다.

'소년...... 계약은 채결되었다!'

폭발! 

등을 돌린 차원종의 뒤에서 폭발이 일어났다.

뒤를 돌아본 차원종의 뒤에는 상처따윈 아무것도 없었다는 듯이 서있는 소년이 있었다.

차원종의 공격! 하지만 간단히 피해버린 소년은 눈깜짝할 새 차원종의 뒤로 다가가서 건블레이드를 겨누었다.

"결전기..."

"폭령검!!!"

연속적인 폭발! 엄청난 위력에 차원종은 쓰러져 먼지가 되어 날아가 버렸다.

"......"

소년은 완전히 먼지가 된 차원종의 끝을 확인하고서 동료들의 곁으로 다가갔다. 그리고선 동료들의 가슴에 손을 얹고 하나하나의 위상력을 불어넣었다. 

위상력이 불어넣어진 동료들의 시체에서는 피가 돌았고, 살이 생겨났으며, 생명이 뛰기 시작했다.

모두에게 위상력을 불어넣고서 소년은 바위뒤에서 앉아서 눈을 감았다.

더 이상 소년에게는 힘이 없는 모양이였다.

"소년.... " 

그의 앞에서 사자상이 나타났다.

"너는 나의 힘을 빌려 차원종을 쓰러뜨리고 죽은 동료들에게 새 생명을 불어 넣어주었다. 
그러나 그 대가또한 클 것이다. 아마도 우주의 존재에서 너를 아는 존재의 기억은 모두 지워지겠지....그리고 너는 평생 영혼인채로 떠돌겠지."

소년은 눈을 감고 사자상의 말을 그대로 들었다. 

그러고선 말을 했다.

"그래도 팀원들은 모두 살 수 있는거지? 그렇지?"

"그렇다...."

"그러면 된거야... 모두를 지킬수 있어서 정말 행복해.."

소년은 웃으며 대답했다.

소년은 점점 사라져 간다...

이윽고 소년의 형채는 사라지고 아무것도 남지않았다.

아무것도.......

-진짜 끝-



2024-10-24 23:12:0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