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유리제이] 나만의 아저씨, 아저씨, 아저씨. 上편
수민혜 2015-02-04 5
이 글을 시작하기에 앞서, 먼저 소개를 하자면...
전 현재 장편 시리즈인 ' 디멘션 클로즈 ' 를 연재하고 있습니다.
제이의 개인 시점으로 글을 주욱 써내려가고 있는 글입니다.
잠깐의 기분 전환을 위해서 쓰는 단편글 이므로, 가볍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ㅎ.ㅎ.ㅎ.
왜냐면, 스토리가 안맞을 수도 있거든요... 후후후...
그럼 시작합니다~
첫 타자는 유리&제이 다...! 유리&제이 파는 분들이여, 이 글 보시고 기운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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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우... 어떻게하지... "
내 이름, 서유리. 세달 전, 정식 요원의 승급과 동시에 아스타로트 와의 결전에서 승리한 이후 지금까지 평화로운 나날들이 이어지고 있는 지금... 난 최대의 위기에 봉착해있었다.
굳이 차원종이 날뛰었는데 여러 곳에서 날뛴다던가 하는 상황 때문에 이러는건 아니다. 새로운 유형의 차원종은 아직까지 나오지도 않았고, 나온다고 해도 나 혼자서도 물리칠 수 있을 정도가 되서 이런 부분에 걱정되는건 더더욱 아니었다.
내가 이렇게 발을 동동 구르는 이유... 바로 돈 때문이었다.
정식 요원이 되서 공무원이 된 것도 좋고, 월급도 많이 받아서 좋긴 했다. 하지만, 그 간의 고생을 토대로 받는 돈이었기 때문에 내 수증에 쥐어서 쓰고 싶지는 않았다. 아무래도, 먹는데에 관심이 많다보니 물 흐르듯 새어나갈 것이라고 생각한게 가장 큰 이유여서... 내가 받는 월급은 전부 내 엄마에게 맡기고 있다.
나 하나를 이렇게 잘 건사해주신 것에 대한 감사한 마음의 표현도 있었지만, 아무래도 어른이니까 자금 관리를 아직 학생 나이인 나보단 더 잘 관리하고 계실 것이라 생각했던게 그 이유였다. 물론 실제로, 우리 어머니는 근검절약의 화신이라고 내가 별명을 붙여드릴 만큼 돈 관리는 철저하신 분이셨다.
그래서 뭐가 문제냐고 물을 것이다. 하지만, 이제부터가 본격적인 이유다.
엄마한테 모든 월급을 맡기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내 수증에 남아있는 돈은 차비가 전부였다. 엄마한테 가는 돈으로 용돈을 받자니, 학생 때의 과잉 낭비로 혼난 적이 많아서 달라고 하지도 못하겠고... 해서 몇가지 아르바이트를 알아봤는데, 주어진 옷을 입고서 촬영을 하는 아르바이트인 피팅모델 아르바이트가 눈에 띄어서 신청을 했었다.
다른 아르바이트에 비해 급료가 상당히 많아서 이거다! 싶은 마음이었기 때문에 앞뒤 생각 안하고 신청했던 것이다. 옷만 입고 사진만 찍으면 된다는데, 어렵지 않겠지 싶은 마음도 있었다.
그런데 오늘... 결국 일이 터져버렸다.
신청할 때 2인 1조가 가능한 사람만 신청 가능... 이라고 적혀있는 것을 못보고 신청했기 때문에 오늘 모델을 구한다는 곳에 갔더니 왜 2인 1조로 안왔냐면서 타박을 당한건 둘째치고, 뭔... 위약금을 물어줘야 하는 것 아니냐며 내게 화를 내는 것이다.
뭐라고 반박하고 싶기는 했지만... 공고를 제대로 못본 내 잘못도 있으니 빼도박도 못하는 상황이었고... 다른 애들한테도 연락을 해봤는데 세하 녀석이나 석봉이 녀석... 게임으로 밤새서 자고 있는 모양인지 받지도 않는데다 슬비는 같은 여자라서 안되고... 상황이 조금 막막했다.
" 어쩔거야. 학생이 돈 물어다 줄거야? 이렇게 시간 끌면 우리도 손해야! "
으... 결국엔 돈을 물어줘야 하나...? 위약금을 물어주려면 받는 금액보다 더 많이 줘야하는데... 이거 걸리면 엄마한테도 혼날텐데...
" 이봐, 서유리. "
내 귀에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쇼핑백을 양손에 들고서 내 쪽을 바라보던 제이 아저씨가 있었다.
" 제이 아저씨! "
" 아저씨 아니라니까 그러네. "
그러면서 내 쪽으로 걸어온 아저씨가 피팅모델 섭외자 분의 앞에 섰다.
" 이 녀석이 뭘 잘못했다고, 이 녀석한테 위약금을 물어내라니 뭘 하라니 하는건지 알려주지 그래? 옆에서 듣고 있자니 귀가 간지러워서 말야. "
" 다... 당신이 뭔데 참견이야? "
섭외자 분이 제이 아저씨의 기에 눌렸는지 나한테 지르던 악이 쪼그라 들어버렸다. 이거... 성 차별 이라고 해야하는거 맞지?
" 그냥, 이 녀석을 잘 아는 아저씨 라고만 해두지. 본론으로 들어가서, 왜 그런 얘기가 나오는지 나한테 설명 좀 해줬으면 하는데? "
제이 아저씨의 말로 인해 섭외자 분이 짧고 굵게도 설명을 해주셨다. 그리고, 그 얘기를 전부 들은 제이 아저씨는 나랑 섭외자 분을 번갈아 보시다가 한숨을 쉬었다.
" ... 유리 너 이녀석... "
난 질타를 받을 것이라 생각하고서 눈을 꾹 감았다. 제이 아저씨가 아무리 우리에게 아저씨 취급을 당해도 별 말씀이 없는 대신 하자 있는 일을 만들면 그에 따른 도덕적인 처벌을 하고는 했었으니까. 그 분위기가 느껴졌기 때문에 내 심장이 쪼그라들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처벌하시진 않고, 한숨을 쉬시면서 입을 여셨다.
" 섭외자 씨, 그 일 말인데. 나랑 이 녀석이 해주면 계약 위반은 아니지 않겠어? "
제이 아저씨의 말에 나를 비롯해 섭외자 분도 놀란 표정을 지었다.
" 뭘 그렇게 놀라지? 모집할 때 써져 있는 조건은 2인 1조 라면서? 왜, 날 못 믿는건가? 아니면... "
섭외자 분한테 한발짝 다가선 제이 아저씨. 그 반응에 섭외자 분은 한발짝 물러섰다.
" 애한테 부도덕적인 일을 시킬 생각이 있어서 이딴 일을 벌이려고 했는데, 다된 밥에 재 뿌렸다 이건가? "
" 이... 이 사람이 나를 뭘로 보고! "
반박하려고 화를 내려던 섭외자 분이었는데, 어째서 인지 말문이 막혀서 굳어버린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 아... 알았으니까 일단 들어오기나 해요! 2인 1조, 확실히 맞아요!? "
나와 제이 아저씨를 보며 섭외자 분이 외치듯이 물었다.
" 네... 네! 이렇게 2인 1조에요! "
그 질문에 난 약간 더듬다가, 확실하게 답했다. 그 것이 신호가 되어 우리는 건물 내부로 들어섰다.
" 에엑...? 조건이 왜 이래요? "
건물 내부로 들어와서, 먼저 사무실에 들어온 나와 제이 아저씨. 그리고 우리 둘에게 건네진 계약서엔 빼곡히 내용이 적혀 있었지만, 가장 중요한 부분에 눈이 들어와서 물었다.
- ' 외모를 드러내지 않으면 최저 시급을 지급. 외모를 드러내면 시급의 2배를 지급함. '
" 분명 시급이 높아서 신청했던 거였는데... "
" 신청할 때 공고 제대로 안봤나보네. 요즘 피팅모델들 전부 외모 드러내고 촬영합니다. 페이가 쎄니까. "
구인 담당자 분이 당연한 것을 뭣하러 묻느냐는 톤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으... 음흉하게 생겼어, 저 사람...
" 그럼 얼굴을 드러내는 전제하에 시급 이상을 주겠다는 뜻이었네요? "
하도 어이가 없긴 했지만, 그게 진짜로 맞는지 묻기 위해 물었던 말이었다. 그런 내 반응을 보고는 혀를 차는 표정을 보이더니...
" 역시 애들이란... "
저렇게 사람 얕잡아보는 듯한 말투로 나를 대했다.
" 뭐... 뭐라구요? "
듣자 듣자 하니까... 내가 호구로 보이나. 싶은 마음이 들어 항변하려고 했는데 제이 아저씨가 나를 말리셨다.
" 구인 담당자 씨, 당신 말이 맞아. 우리 애가 자세히 못봐서 생긴 일에 대한 것은 어쩔 수 없지. 그건 인정한다 이거야. "
제이 아저씨가 나를 말리시면서 했던 말은, 인정하며 굽히겠다는 이야기였다. 그 얘기에 순간 울컥해져서 아저씨한테 따지려고 했지만, 곧바로 아저씨는 뒷얘기를 이어가셨다.
" 그런데 말야, 여기 잠깐 들어오기 전에 먼저 면접 봤던 아이들 한테도 물어 봤었거든. 허탕을 치고 화를 내며 돌아가기에 무슨 일이냐고 물어봤더니, 처음 공고를 올렸을 때랑 내용이 달라서 였다는군. "
아저씨의 뒷 얘기에, 구인 담당자 분의 반응에 조금 찔리는 듯한 모습이 보였다. 아까 들어오기 전에 나한테 잠깐 기다리라고 했던게 그 것을 알기 위해서...?
" 분명 신청했을 땐 2인 1조만 갖춰서 오면 시급을 배로 주겠다는 공고를 받고서 왔던 아르바이트 생이었더군. 그런데 와서 계약서를 확인해보니, 자신들이 알던 내용이랑 달라서 항의를 했다가 하기 싫으면 나가라는 문전박대 까지 당했다고 말야. 우연이 아니라면, 그 아이들이 그런 반응을 보였을까? "
날카롭게 묻는 아저씨의 물음에 쉽게 답하지 못하는 담당자 분의 표정을 보니, 통쾌함을 느낌과 동시에 불쾌함을 느껴버렸다. 내가 계약서를 자세히 안본 잘못도 있었지만, 알고보니 그 계약서의 내용도 바꿔치기 했다는 것이라는 부분 때문이었다.
" 이런 식으로 아르바이트생을 굴려먹어서 뭘 어쩔 생각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런 아르바이트생이 있기 때문에 그 쪽들도 자금 절약이 이뤄지는거야. 연예인들 섭외하는 비용 장난 아닌거, 그 쪽들도 잘 아는 부분일텐데? 그런 부분에 대한 공생 관계라고 보면 이해하기 쉬울거고 말이지. 그렇게 생각 안해? "
뒤이어 나온 얘기들로 인해 결국 담당자 분들은 입을 열지 못했다. 그 것을 인정한다는 뜻임을 알았던 나는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하마터면 꼼짝없이 당할 뻔했는데 그 것을 구해주신 것 같아서였다.
이렇게 보면 아저씨도 되게 믿음직스럽단 말이... 지?
- 두근...!
' ... 어라? '
그런 모습의 아저씨를 보니 갑자기 무언가 두근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어... 이거, 뭐지?
" 그렇게 생각하면, 이 계약서를 봐줬으면 해. 우린 이 계약서 대로 일을 하고 싶어서 말야. "
아저씨의 말에 정신을 차린 나는 곧 뭔가 하고 지켜봤다. 아저씨가 아까부터 백지에다 무언가를 적고 있었는데, 그게 계약서였던 모양이다.
그 계약서를 보던 담당자가, 말도 안된다는 듯이 외치듯 말했다.
" 이건 우리 쪽에서 너무 져줘야하는 부분이 많지 않습니까? 터무니 없는 조건이에요! "
마치 거절하겠다는 확정적인 목소리로 우리를 향해 했던 그 말을 듣던 제이 아저씨. 난 이 사태를 어떻게 해야할지 안절부절 못하고 있는 반면에, 제이 아저씨는 여유로운 모습으로 담당자 분을 향해 말했다.
" 잘 생각해봐. 지금 조건이 맞는 아이들도 계약서 관련에 의해 불만을 갖고 다 나간 상태에서 우리만 남았어. 그 쪽에선 모델을 구할 시간이 없다시피 할 정도지. "
그 얘기를 시작으로 아저씨는 계속 운을 띄우셨다.
" 물론 의상 촬영 시간도 얼마 남지 않았고 말야. 사실 마음 같아선 공고에 적힌 최대 시급을 받고서 일을 하고 싶었지만, 우리 애가 공고를 제대로 살피지 않은 책임도 있기 때문에 최저 시급에다가, 거기에 플러스 되는 시급의 절반만 더 받겠다고 적어 놓은거고. 우리 쪽에서도 굽혀주겠다는 의미라는 얘기지. 물론, 외모를 드러내지 않는 조건도 거기에 " 제대로 " 적어놨고 말이지. "
제대로 라는 말을 강조하면서 말씀하신 아저씨. 뭔가... 청산유수 같이 흘러나오는 얘기에 나를 비롯한 담당자 분들도 할말을 잃었다. 하지만 그런 반응엔 아랑곳 않고 자리에서 일어나셔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하신 아저씨였다.
" 그냥, 경제적으로 생각해 보라고. 우리를 쓰지 않고 다른 모델을 구하는게 나을지. "
그리고 손가락으로 담당자 분들을 향해 손가락으로 가리킨 아저씨.
" 아니면 지금을 시점으로 우리를 모델로 쓰는게 나을지. 한번 재보라고. "
마지막 압박을 하듯이 얘기의 마무리를 지으셨다. 그리고...
담당자 분이 그 계약서에 담당자 분의 싸인을 했다. 계약하겠다는 의미였다.
" ... 알겠으니까, 지금부터 촬영 시작합시다. 됬습니까? "
담당자 분의 답은 생각보다 빨리 나왔다.
" 그러지. 아, 혹시라도 그 계약서 찢지는 말라고. "
그 이유를 알려주겠다는 듯 아저씨는 핸드폰의 화면을 보여주셨다. 계약서에 서명하는 담당자 분의 행동이 찍혀있는 영상이 담겨 있었기 때문이었다. 그 것을 본 담당자의 표정이 싸해진 것을 보니 실제로 그럴 생각이었던 모양이었다.
" 이렇게 버젓이 우리를 고용한 장면이 있거든. 일 마치고 급료를 받는 순간 지울테니까 걱정은 하지말고. 알았지? "
아저씨의 말에 담당자 분은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나보다. 필사적으로 고개를 끄덕이는 것을 보니...
그리고 나는, 순간 아저씨를 보면서 이 생각이 들었다.
- " 우와. 제이 아저씨, 대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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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이 급 길어져서 상, 하편으로 나눠서 쓸게요!
하편은 이 글이 올라오고 이후에 나올 예정이니 궁금하신 분은 조금만 기다려주세요! : )
P.s : 피팅모델 구인 과정이 실제로 저런지는 모르겠습니다. 아마 이런 부분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에서 나온 부분이므로 현실과는 무관하다는 것을 알려드려요! 글은 글일 뿐입니다!
+ 몇가지 부분 수정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