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유리]제이에게.-1
아하랑 2015-02-03 2
사람이 살아가는데에 있어 가장 중요한것이 건강이였다는걸 깨닫는 데에는 머리가 아닌 몸이 먼저 적신호를 보내왔다. 차원전쟁이 끝나갈때 쯤이였다. 죽음의 공포에는 이제 무덤덤해졌다고 생각했는데 아니였나 보다. 그 사실과 직면하자마자 나는 작전 도중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도망치듯 전쟁에서 빠져나왔다. 그 후 아직 어린이 였다는 이유만으로 전쟁지 이탈에 대한 처벌은 가볍게 받았었고, 그 후 위상력도 감소하는 현상을 보이면서 전쟁에서 합법적으로 빠져나올수 있다는 명분을 얻었었다. 하지만 나는 여러가지 오기에 북받혀서 그 다음 작전에도 얼굴을 들이밀었고, 실패했다. 큰 부상을 입어 다시는 작전에 참여하지 말라는 소리까지 들었다. 그렇게 유니온에서 나와 허송세월을 보낸지 수년, 유니온에서 다시 연락이 왔다. '검은양'이라는 프로젝트에 참가해달라는 얘기였다.
"그래, 김유정 요원이라고 했나? 내가 여기 참여해주면 데이트 한번 해주는건가?"
농담도 정도껏 하라고 꾸중들었다. 뭐, 슬슬 저축했던 돈들도 떨어지고 해서 들어가겠다고 하니 들어와도 데이트는 안된다면서 단단히 못을 박았다. 겉으론 알았다고 하면서 나중에 천천히 기회를 노리자고 생각하며 검은양에 대한 브리핑을 들었다. 그리고 벌써 몇개월동안 이 꼬맹이들과 함께 지내는 나날이 이어지고 있다. 게임만 하고 어른의 말을 들을 생각이 없어보이는 세하. 농담한번하면 죽자고 달려드는 슬비. 어른인 나보다 똑똑한거 같은 미스틸테인.
"아저씨! 어른들의 사정이라는게 뭐에요? 나 항상 궁금했었단 말이에요! 이제 쫌 알려줘봐요! 히히."
가장 성가시게 구는건 이 서유리 라는 꼬맹이였다. 툭하면 나를 아저씨라고 부르고. 마음에 박힐만한 소리를 서슴없이 하고. 항상 나를 보며 웃어댔다. 위상력을 가진지 얼마 되지 않았다기에 시간날때마다 내가 맨투맨으로 지도하고 있는데, 이녀석. 감각파라 지도하기가 너무 힘들다. 검도를 오래 해서 그런지 훈련하고 몸만 쓰는데는 문제가 없는데, 위상력을 제대로 다루지를 못해 실전을 겪을 때마다 항상 아슬아슬하게 살아남아오고 있다. 아마 물약사용도 얘가 가장 많이 할 것이다. 심각할때는 가끔 팀 전체에게 큰 무리를 주거나 할 때가 있어서 여러모로 신경도 많이 쓰이는 아이였다.
"에헤이. 어른의 사정은 어른의 사정이기 때문에 말해주기 힘든거야. 그런고로 다음 훈련은 큐브에서 한다."
"으에에엑! 아 거기에 그다지 좋은 추억이 없어서 쫌 그런데.. 헤헤."
"안돼. 솔직히 훈련면에서는 검은양팀중에 너가 가장 뛰어나. 너에게 가장 중요한건 위상력이라고! 위상력!"
그래도, 라면서 투덜거리는 유리의 뒷덜미를 잡고 큐브에 도착했다. 덤으로 뒷뜰에서 슬비 몰래 게임기를 마구 두들기던 세하도 붙잡아 왔다. 큐브에서 둘을 마주보게 시키니 금세 징징거리는 소리가 울려 퍼졌다. 시끄럽다고 일축하고 의자에 앉아 어깨를 두드렸다. 에구구. 젊은 두놈 끌고오느라 내 체력을 다 써버렸다. 앉아있는것도 허리가 아파서 그냥 찬 바닥에 누웠다. 이정도면 시원하고 괜찮네. 게슴츠레 하게 나를 쳐다보는 두 놈에게 고개를 끄덕였다.
"뭐해? 대련해** 않고. 위상력 쓰는거 잊지마라."
"네? 아니 내가 왜요? 난 이제 보스깨야 한단 말이에요!"
"맞아요! 뜬금없이!"
"난 끝났어. 내가 게임 오버야. 힘들어 죽겠으니 젊은 놈들끼지 치고 박고 하면서 실력좀 길러봐. 유리야 너는 세하가 위상력 어떻게 쓰는지 잘 살펴보면서 임해라. 에구구구. 곧 있으면 마천루 유인전 해야할 시기다. 정진하거랏. 그럼 난...."
"싫어요!"
유리는 검과 총을 떨궜다. 눈물이 그렁그렁하게 맺혀서는 손을 부들부들 떨었다. 훈련 할때는 한번도 힘들다는 말 하지 않고 열심히 임해왔는데, 의외였다. 아니 생각해보니 유리는 나에게 웃는 모습밖에 보여주지 않았다. 내가 맨 처음 꼬맹이들밖에 없어서 머쓱해 할때도 먼저 웃으며 말을 걸어주었고, 작전중 파스가 떨어져 고생하고 있을때도 웃으면서 어디선가 구해온 파스를 붙여주었다. 심지어 내가 훈련이나 작전중에 화가 나 조금 심한 소리를 내밷었을때도 그녀는 미안하다면서 웃었다. 그런 그녀가 지금 내 앞에서 눈물을 소매로 쓰윽 닦고서는 고개를 푹 숙이고선 소리쳤다.
"제이 아저씨가 안해주면 싫단 말이에요!"
그대로 달려나간 유리를 세하와 나는 멀뚱하니 보고만 있었다.
"쟤 왜그런다냐?"
"글쎄요. 제가 알겠습니까. 그럼 전 신작 게임 사러가야되서 이만..."
모두가 떠나간 자리에 난 그저 멍하니 혼자 있었다.
작가의 말.
- 안녕하세요. 요즘 큐브 뺑뺑이 돌고 있는 유저입니다. 이제 반 돌았어여...허헣 이 글의 계기는 유리가 제이한테 아저씨 아저씨그러는게 어찌그리 어울리던지 ㅎㅎㅎㅎㅎㅎㅎ 유리*제이 밀어볼려구 써봤습니다. 재밌게 읽어주세요. 그리고 아마 3편으로 완결일듯 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