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 파티 에필로그(비바체 3편!)
firsteve 2016-10-05 6
잠시후
겉으로 봐도 맛있어보이는 음식들이 식탁에 차례대로 놓여지자 세하가 슬비에게 웃으며 말한다.
"우와....맛있겠다....."
"피이....먹고 나서 이야기해. 보기에만 그럴 듯 하니까."
슬비가 부끄러운 듯 숟가락을 주자 세하가 받아들고 볶음밥을 한 숟가락 입에 넣는다.
".......어때?오늘은 좀 괜찮지 않아?"
"응. 맛있어. 실력 많이 늘었네, 슬비야?"
"치이...네가 너무 잘 하는 거 거든?어떻게 남자애가 여자인 나보다 요리를 잘 하냐...?"
"까탈스러운 우리 엄마랑 20년 넘게 살아봐. 온갖 레시피에 요리 손질 법까지 마스터 해야해. 우리 엄마는 정말 극도의 요리치니까."
".....그건 인정해....설마 어머님한테 그런 반전이 있으실 줄이야...."
슬비가 5년전 처음 세하의 집에 정식으로 인사하러 왔을 때 먹었던 음식의 맛을 기억하고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덕분에 내가 다시 저녁을 만드는 상황이 됬지....푸훗....그때 엄마 표정 진짜 웃겼는데 크큭...."
세하가 웃음을 지으며 말하자 슬비도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그 때 소금이랑 설탕을 착각하셔서 찌개에서 단맛만 진하게 났었지, 아마?"
"응. 심지어 그걸 또 많이 넣으셔서 거의 설탕물이었지 크큭...."
세하의 말에 슬비가 세하를 보며 말한다.
"그래서 네가 요리 했는데 무슨 쉐프 인 줄 알았다, 난? 맛도 있고 모양도 예쁘고."
"...내가 말했지만 요리치인 우리 엄마랑 살다보면 살아남기 위해 늘어나, 실력이...."
세하가 고개를 흔들며 말하자 슬비가 세하를 보며 말한다.
"근데 나는 그걸 몰랐잖아. 그래서 나는 처음에 엄청 창피한 거 있지? 여자애가 남자애보다 요리 못한다는 사실에...."
"...요즘 요리에 남자여자 구분이 없어진 지가 언제인데, 그런 생각을 했어...?"
"나...나름대로 자존심이었어! 아무리 그래도....남자친구 밥은 해줄 수 있어야 하니까....."
"그 때도 밥은 잘 만들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밥 뿐이었잖아....반찬이나 다른 건 다 너보다 한참 못해서 그거 때문에 계속 집에 있을 때마다 연습했단 말이야...."
슬비의 말에 세하가 배시시 웃으며 슬비의 머리를 쓰다듬고는 말한다.
"그 노력 성공했어. 맛있어, 슬비야."
"...진**? 거짓말 아니지?남기기만 해봐. 그럼 밥 다시는 안 해줄거야."
"맛있어. 맛 없어도 다 먹을 거야. 네가 해준 밥인데."
세하가 싱긋 웃으며 밥을 먹자 슬비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작게 중얼거린다.
"뭐...뭐래 이 바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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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윽고 저녁식사가 끝나고 세하와의 설거지까지 끝난 슬비가 쇼파에 앉아서 여유롭게 드라마를 보고 있다.
"자,자. 좋아하는 사과 먹으면서 봐, 슬비야."
"아, 고마워, 세하야."
슬비가 방긋 웃으며 말하자 세하도 웃으며 슬비의 옆에 앉는다.
그러자 슬비가 자연스럽게 세하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더니 세하를 올려다보며 말한다.
"세하야. 내일 출근해?"
"음....오전에 잠깐 나가서 서류 몇 개만 정리하고 오려고. 왜?"
"....그래? 알았어....그럼 할 수 없지....."
슬비가 살짝 시무룩한 표정을 짓자 세하가 슬비의 어깨를 감싸 자신의 쪽으로 끌어당기고는 묻는다.
"내일 데이트 하고 싶었구나?"
"...응...데이트도 하고 싶고....또...집에 가기 싫고."
슬비의 말에 세하가 피식 웃으며 말한다.
"그럼 자고 가. 우리 집에 있는 네 옷이 너희 집에 있는 옷 보다 많잖아?"
"그....그야....하도 자주 들르고....또....어머님이 계속 자고 가라고 하시니까.....그러다보니 늘어난 거지...."
슬비의 말에 세하가 한참을 슬비를 바라보다가 조용히 묻는다.
"슬비야."
"응?"
"......너 집에 가면 외로워?"
세하의 물음에 슬비가 세하를 보며 말한다.
".....많이."
"....."
"예전에는 그냥 전화하고 얼굴보고 그러면 외롭진 않았는데....요즘엔 집에 가면 좀....외로워...."
"......"
"그래서 너희 집에서 자주 자는 거 같아.....너랑 자면...외롭지 않으니까...."
슬비의 말에 세하가 슬비를 가만히 바라보다가 조용히 말한다.
"......그럼 결혼할까?"
".....흐에?"
갑작스러운 말에 슬비가 멀뚱멀뚱 세하를 보다가 말의 뜻을 이해하고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어버버 거린다.
"세세세세세세세하야?!가...갑자기 왠 결혼이야?!"
"....나도 요즘 잘 때 외롭거든."
"....."
"널 집에다 데려다 주고 돌아올 때 괜히 핸드폰만 만지작거리게 되고 또 잘 때마다 나도 모르게 베게 2개씩 준비한단 말이야."
"......"
".....그래서 한 말이야. 너랑 결혼하면....계속 같이 있을 수 있잖아."
세하의 돌직구 고백에 슬비가 얼굴을 향해 연신 손부채질을 하며 말한다.
"그....그건 맞는데.....그게....그게 말이지...."
"......뭔가....걸리는 게 있어?"
세하의 말에 슬비가 세하를 올려다보며 말한다.
"......후회 안 할 자신 있어?"
"뭐를?"
"나랑...결혼하는 거 말이야...."
슬비의 말에 세하가 갸우뚱한 표정을 짓자 슬비가 입을 떼며 말한다.
"우리 이제 겨우 23살이야....어쩌면 아직 어리고...또....너한테는 더 좋은 여자가 올 수도 있단 말이야...."
"......"
"그런데도......후회 안 할 수 있어?나 같은 여자라도.....만족하는 거야?"
슬비의 말에 세하가 진지하지만 미소를 띈 채 슬비에게 말한다.
"너 같은 여자로 만족하는 게 아니야. 너라서 만족하는 거지."
".....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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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편 끝! 조금 애매하게 잘렸네요.....내일은 나머지 부분 4편으로 올려드릴게요 ㅎㅎㅎ
모두 다음 편에서 뵐게요~
(다행이다. 오늘도 내 손발은 살아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