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피X제이] 여러분 하피X제이 팝시다! - 4화

언니저를밟아주세요 2016-10-03 1

어젯밤엔 정말 한숨도 못잤다. 어마어마한 미인이 그것도 속옷차림으로 내품에 잠들어있으니 잠이 올리가 있나.


"우웅.."


옷을 안입어서 추운지 자꾸 내품을 파고들어왔다. 소리없는 비명을 지르며 간신히 견뎌내고있는대 자고있는 그녀의 눈에서 눈물이 한방울 흘러내렸다.


악몽이라도 꾸고있는 건가.


언제나 당당하고 강해보이던 그녀였는데 이런 모습을 보니 마음 한편이 아려왔다. 흘러내린 눈물을 조심스레 닦아주고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주었다. 그런데 그 순간 그녀가 눈을 번쩍 떴다. 당황해서 굳어있는 나를 빤히 보더니 이내 스르르 눈을 감았다.


노, 놀래라...


!


방심은 금물이라고 했던가 그녀가 내 목덜미를 잘게 물었다.


무, 무슨 잠꼬대가...


옷을 벗을 때부터 잠버릇이 심상치 않음을 알아봤어야 하는건데...


그녀가 가고나서 거울을 보니 목에 붉은 자국이 남아있었다. 굳이 거울에 비추지않아도 내 얼굴이 붉게 타오르고있는게 느껴졌다. 그녀의 앞에서 아무렇지 않은척 연기하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그러고보니 답답하다고 옷은 벗으면서 목에 있던 그것은 풀지않았다.


아니, 풀지못한건가.


*


내게 붙잡힌 그녀는 어쩐지 울것같은 얼굴을 하고있었다.


이봐, 울고싶은 사람은 나라고.


내 손을 거칠게 쳐낸 그녀는 창문으로 뛰어내렸다.


"거기서!"


그녀를 따라 창문으로 뛰어내린 나는 허리가 아픈것도 잊고 그녀의 뒤를 쫓았다. 통신기에서 위험하니까 돌아오라는 유정씨의 말이 들렸지만 이대로 보내버리면 다시는 볼수없을꺼란 느낌이 들었다.


*


왜 하필 그가 거기에 있었던 거지?


나를 보던 그의 눈빛을 잊을 수가 없다. 사실 지난 밤 꿈속에 그가 나왔다. 은은한 달빛이 비춰지는 밤하늘 아래를 걷는 그와 나의 모습은 연인들의 데이트처럼 낭만적인 분위기였다. 비록 하룻밤의 꿈이었지만 그 따스한 감촉은 아직 남아있었다. 그 꿈의 마지막에 그분이 나오지만 않았더라면 나는 그에게 좋아한다고 고백할 수 있었을까? 꿈속에서 그는 나를 지키다가 그분에게 당해버렸다. 위상력도 없는 그분이 위상능력자인 그를 이길수있을리없지만 내 머릿속의 그분의 존재는 너무나 거대했다. 오히려 지금의 상황은 잘된일일지도몰랐다. 그와 나는 이젠 돌이킬수없는 적이 되었고 그의 손에 최후를 맞는다면 나쁘지않았다.


그에게서 도망치는 것을 핑계삼아 통신기의 통화권을 이탈했다. 여기라면... 마지막으로 딱이었다.


위상력으로 문을 부수고 바에 쳐들어간 나는 당황한 마스터의 멱살을 붙잡았다.


"저랑 같이 가주셔야겠어요."


마스터는 그와 친분이있는 사람이었다. 자신과 친분이 있는 자의 목숨이 위태로워진다면 그도 나를 봐줄 수 없겠지.


마스터를 들쳐업고 가게가 있는 빌딩의 옥상으로 도약한 나는 갑작스런 고공에 멀미를 하려는 마스터의 등을 조심스레 쓰다듬에 주었다.


"미안해요. 금방 끝날테니까 조금만 참아요."


"기, 기다려. 무슨짓을 하려는 거야?"


나를 따라 옥상으로 올라온 그가 거칠게 숨을 몰아쉬며 다급하게 외쳤다.


"지금 당장 나를 죽이지않으면 마스터를 옥상아래로 던져버릴거에요."


"뭐라고?"


"나를 죽이는 편이 당신에게도 좋을거에요. 날 놓친다면 나는 또 그 사원을 죽이러갈테니까."


 *


이가 저절로 갈린다. 도대체 저 여자가 무슨말을 하고있는 건지 모르겠다.


"아가씨, 우선 진정하고 내 얘기 좀 들어봐."


"싫어요."


그녀가 점점 난간 가까이로 다가갔다.


"그만둬!"


형님은 그녀가 손만 놓으면 바로 옥상아래로 추락할 상태가 되었다.


"절 죽이고 마스터를 구하세요. 그 방법말고는 없어요."


죽여달라고 말하는 듯한 그녀의 눈빛이 절절해보였다.

2024-10-24 23:11:3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