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 염색세하
세슬찡 2021-12-17 3
“어라? 이세하, 너 머리 뿌리가 하얗게 변했어.”
한참 게임을 하던 중, 뒤에서 이슬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 손에 서류 파일이 들려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저 서류 파일로 내 머리를 한 대 치려고 한 것 같다.
“어디 어디? 정말이네? 이거 혹시 흰머리 아니야?”
“우웅.. 그럼 세하 형이 할아버지가 되는 거예요?"
서유리에 이어서 미스틸까지 한마디 한다. 아직 18살 밖에 되지 않은 고등학생인데 벌써부터 할아버지 소리를 듣다니. 기분이 이상하다.
”할아버지, 라니. 그럴 리가 없잖아. 아직 고등학생 밖에 안 됐다고. ..벌써 염색할 때가 됐나?“
머리를 슥슥 만지며 말하니 이슬비와 서유리가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본다.
”세하, 너 그 머리 염색한 거였어?“
아, 그러고 보니 이 녀석들에게는 얘기한 적이 없구나. 고개를 끄덕이며 눈도 렌즈를 꼈다고 말하자 더욱 놀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는 이슬비와 서유리이다.
모든 일정이 끝나고 집으로 돌아가는 길, 마트에 들러서 적당한 가격의 염색약을 구입했다.
언제 처음으로 렌즈를 끼고 염색을 했는지도 이제는 가물가물하다.
첫 염색은 마트에서 염색약을 사서 내가 직접 했다. 미용실에 가서 염색을 하면 나도 그렇고 미용사 분도 그렇고, 서로에게 부담스러울 거 같아서이다. 렌즈도 다른 사람들과 똑같은 ’평범한‘ 검은색을 선택했다.
서툴게나마 염색을 하고 렌즈를 낀 후 거울을 보자 거울 속에는 180도 달라진 또 다른 내가 있었다.
엄마를 닮은 은발이 아닌 평범한 흑발.
특이한 금안이 아닌 평범한 흑안.
언젠가 상상해 본 적 있는 평범한 나.
실소가 터져 나왔다. 다른 사람들은 특별한 사람이 되기 위해 안달인데 정작 그 특별한 사람인 나는 평범한 사람이 되고 싶다니.
하지만,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다들 나를 이상하게 보니까.
-END-
안녕하세요, 처음 뵙겠습니다. 세하가 본캐인 유저입니다. 처음 염색을 하고 렌즈를 낀 세하의 마음은 어떨까? 하는 생각으로 짧게 글을 써 봤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한 점이 많지만 그래도 예쁘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