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소설> 김창수 경위의 마지막 편지

슬비를죽이는필살기 2022-01-16 2

김창수는 부산-남포동 EP06 언터처블에 언급되는
순직한 아머드 특경대 대원입니다.






충성!

부산광역시경찰청 소속 아머드 특경대 대원 김창수 경위입니다!


사랑하는 부산 시민 여러분,
저희는 모두 큰 상처를 가지고 살아가고 있습니다.

20여년 전,저는 언젠가 자신의 가게를 차리는 것이 꿈이였던 요리사 지망생이였습니다.
맛있는 것을 만드는 것이 즐거웠고,힘들여 만든 음식을 제가 사랑하던 사람들에게 대접하고
그들이 맛있게 먹어주면 더없이 행복함을 느꼈죠.


하지만 어느 날,
그 증오스러운 차원종이 부산에 나타나고,저는 모든 것을 잃었습니다.

독은 제 미각과 후각을 앗아갔고,
불은 제 모든 재산과 사랑하는 가족들을 데려갔습니다.

모든 것이 원망스러웠죠.
죽고 싶었습니다.



나에게도,위상력이라는 것이 있었다면,
나도 클로저였다면,알파 나이트처럼 다른 사람들을 지킬 수 있었을텐데...

가장 약한 차원종의 발톱 앞에도 너무나 손쉽게 찢어지는
제 나약함이 너무나도 비참하고 한심했습니다.

부산의 영웅,알파 나이트가 목숨걸고 주해준 생명이지만,
더이상 살 이유가 없어 방황할 뿐인 남자만 있었죠.


그러던 어느 날,
클로저들이 우리 부산에 왔습니다.

그들은 알파 나이트가 아니였습니다.
그들은 사랑하던 저희 가족들의 시신에,추억이 있던 건물에,
우리가 사랑하는 그 부산을 불태웠습니다.

독을 소각한다는 이유로 말이죠.


그리고 저는 분노했습니다.
제가,그리고 다른 부산의 누군가가 간절히 또 간절히 원했던,
우리의 소중한 것들을 지킬수 있는 힘을 가지고도,

모든 것이 끝난 후에야 겨우 와서
우리 부산을 불로 태우는 그들이 너무나도 미웠습니다.

저는 결심했습니다.
나약하고,아무런 힘이 없는 비참한 저라도,
누군가를 지키며 살아가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다행히 저는 미각과 후각 외에는 큰 후유증이 남지 않아서,
특경대에 지원해 지금까지 20년 동안 가끔씩 나타나는 차원종을 없애며,
그리고 사랑하는 우리 부산 시민들을 위해 싸웠습니다.



그러다 어느 날,
상부에서 공문이 내려 왔습니다.


차원종의 알을 체내에 이식해서 클로저와 거의 동일한 힘을 낼수 있다고 하는 갑옷이 제작되어 아머드 특경대 부대를 창설하니
희망자에 한해 부서를 변경해준다는 말이였습니다.


그리고 면접 당일 한명도 오지 않을까 걱정하는 면접관 앞에
익숙한 얼굴들이 잔뜩 모인걸 보니 절로 웃음이 나더군요.



이식에 성공한 저희들이,어떤 마지막을 맞이할지는 모르겠습니다.

수술 전 설명회에서는 반드시 안전을 강조하여 그 어떤 사고도 없게 하겠다고 장담한 박사들과 연구들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들에게는 미안하지만 저희들은 내심 느끼고 있습니다.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죽음이 결코 편안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을....




사랑하는 부산 시민 여러분,
그러나 저희 아머드 특경대원들은 단 한명도 두려움에 떨지 않습니다.

그토록 원하고 원했던,
우리가 사랑하는 부산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얻어서 너무나 행복합니다.




가족이 없는 저의 마지막 편지를 누가 읽어주실 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이걸 읽는 당신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저는 아머드 특경대인 제 자신이 자랑스럽습니다.
비록 저의 마지막이 추하고 괴로운 것일지라도,
제가 사랑하는 부산을 지킬 수 있는 힘을 얻어서 너무나도 행복합니다.

제 죽음을 기억해 주지 않으셔도 됩니다.
다만,항상 웃으며,그리고 다른 부산 시민들도 웃으며 살수 있게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우리의 이웃,우리의 부산이 항상 행복할 수 있도록,
비록 마음의 상처를 지우지는 못하겠지만 그 위를 더 큰 행복이 채울 수 있도록 도와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사랑하는 부산 시민 여러분!
꼭 행복하십시오!항상 웃으며 살아주십시오!
그것이 죽음도 두렵지 않은 저희들의 마지막 소원입니다!


충성!
2024-10-24 22:10:3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