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슬비] 후회- 01

에피시온 2016-07-02 8

[몇 시간 전...]

"야 이세하 게임기 안꺼?"
"아아 5분만 5분만 이제 보스란말이야"
빠직!

세하는 게임기에 몰두하고 있는지 슬비의 이마에 커다란 사거리 마크가 여러개 생긴 것을 **못하고는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다. 슬비는 그런 세하의 모습에 화가 많이 났는지 그대로 손을 살짝 들어 올리더니 손가락끝에 염동력을 발휘하여 세하의 게임기를 뺏어버렸다. 세하는 당황하여 슬비에게 소리쳤지만 슬비는 이번에는 봐줄수 없다는 듯 게임기를 천장에 닿게 만들고는 안내려주었다.

"야! 이제 곧 보스깨는데 그거 하나 못기다리냐?!"
"시끄러워 내가 경고했지 작전 브리핑중에 또 게임하면 가만있지 않는다고"
"하! 누가 겁먹을줄 알고?! 특수 요원됬다고 너무 기고 만장한거 아니야?"
씨익..
"말 잘했어 이세하 내가 늘 게임기를 뺐고 돌려주고 하니까 만만히 본 모양인데? 이번에 내가 버르장머리를 고쳐주겠어!"

슬비와 세하의 으르렁 거리는 모습에 가만히 보고있던 세사람은 익숙한듯 그냥 바라만 보며 웃고 있었고, 두사람의 싸움을 바라보며 웃고만 있던 세사람이 세하를 바라보며 말리는 듯한 어투로 이야기했다.

"야야 세하야 이번에는 니가 잘못했어~ 솔직히 이번 작전은 슬비가 특수요원으로 진급하고 난뒤의 첫 작전이잖아 슬비에겐 중요하다고~ 하핫!"
"맞아 동생 이번에는 동생이 잘못했으니 리더에게 사과하라구~"
"맞아요~ 형 이번에는 작전끝날때 까진 슬비누나의 말에 따라주세요~"

세사람의 합동 공격(?)에 세하도 반박할 수 없는지 아무말도 못하고 있었고, 슬비는 기세등등한 얼굴로 세하의 턱을 오른손 검지손가락으로 올리곤 웃으며 말했다.

"이번에 말 잘들으면 게임 실컷하게 해줄태니깐 얌.전.히.있.어.?"
"....윽....네...."

세하는 항복하듯 양손을 올리며 대답했고, 슬비는 그런 세하의 모습에 만족스러운 얼굴을 하며 자리로 돌아와 다시 브리핑을 시작했다. 
이번 작전은 신서울에 나타난 다수의 B급 차원종을 섬멸하는 것으로 정식요원인 이세하 제이 미스틸 그리고 특수요원인 이슬비 이렇게 4명이 나서기로 하였다. 유리는 정미의 부탁으로 시민들을 대피하는 쪽에 투입되어 섬멸작전에 참여를 못하게 됬지만 빠르게 끝내고 오라는 슬비의 말에 활기찬 얼굴로 대답하고는 먼저 작전에 나섰다.
슬비는 유리가 나가는것을 보고는 웃는 얼굴로 남은 세사람을 보며 말했다.

"자 우리도 출발해요. B급도 한 두마리면 몰라도 다수 출현했으니 왠만하면 방심하지 말고 조심히 다녀오는거에요. 물론 무슨일이 생기면 반드시 제가 해결할테니 너무 걱정마시구요."
"하핫! 우리 리더 처음봤을때랑 많이 달라졌네 음음~ 이 오빠는 감격했어~ 다들 무리하지말고 가자고!"

제이의 말에 세하는 대꾸하고 싶었지만 뒤에서 밀어대는 미스틸에 의해 대꾸 한마디 못하고 출동준비를 하러 작전실을 나섰다. 세사람이 나가자 슬비는 주먹을 쥐며 긴장되는듯 무언가를 중얼거렸다.

"나는 이제...특수요원...내가...모두를 지키는거야.."

모두의 앞에서는 자신만만하게 있던 슬비지만 사실은 긴장이 되는건 똑같았다. 하지만 이제 자신의 위치는 겁을 먹기도 그렇다고 긴장한걸 표현할수 없는 위치에 서 있다. 그래서 그런지 옛날보다 더욱 긴장되었지만 누군가에게는 말 할수 없으니 이렇게라도 하지않으면 긴장하는 버릇이 특수요원이 되어버린 뒤로 생긴 버릇이였다.
그렇게 슬비는 자신을 다잡고 나가려고 할때....닫혀있는 줄 알았던 문앞에서 누군가 손을 내밀며 말했다.

"...뭘 그렇게 긴장하냐....가자"
"......너...."

다름 아닌 세하였다.
세하는 그저 놓고간 게임기를 가지러 왔다가 슬비의 중얼거림을 듣고는 깨달았다. 아무리 강해지고 진급한다 한들 여자애는 여자애 무섭기도 하고 도망가고 싶은데 그러지 못하며 남들 앞에서는 강한 모습만 보이려고 하니 무리도 아니라고 생각하고는 그저 아무말 없이 손만 내밀고는 고개를 돌렸다. 
슬비는 그런 세하의 모습에 당황했지만 왠지 모르게 마음이 채워지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슬비는 세하의 손을 살며시 잡고는 말 없이 세하가 이끄는대로 걸어 나갔다. 특수요원으로서의 첫 임무로.....

                                    *                         *                           *

[신서울]

"아자자자자자!!!"

제이는 주먹을 연속으로 뻗으며 차원종을 공격하고 있었다. B급 차원종이라 해도 그동안 그들이 잡아온 A급+ 키텐이나 A급 드라군 블래스터나 크리자리드 블래스터에 비하면 그저 손쉬워보이는 상대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생각하며 제이는 최대한 몸에 무리가 가지않는 선에서 힘을 사용했고, 뒤에서 미스틸은 뒤에서 제이를 서포터 해주며 차원종들에게는 디버프를 걸어주며 활약하고 있었다.

"리더 여기서 전부 싸우는 것 보단 둘로 나뉘어서 섬멸하는건 어때?"
"음...전력을 분산시키는 것은 도박이긴 하지만.....괜찮겠어요?"

제이는 슬비의 걱정어린 물음에 그저 웃음으로 답하고는 다시 몸을 움직이며 차원종들을 섬멸해갔다.

"어이 이슬비 일단 아저씨 말대로 하는것도 나쁘진 않아 우리는 서쪽을 지원가는것이 좋다고 보는데 시간없으니 빨리빨리 처리하자"
"어머? 니가 왠일로 의욕을 불태우며 말하는거야?"
"여기를 빠르게 끝내야 이따 레이드 뛸 수 있어"

세하의 진지하고 엄격하고 근엄해보이는 표정이 슬비를 당황하게 만들었지만 한편으로는 세하 답다며 그저 헛웃음만 나왔다.
슬비는 그런 세하를 데리고 서쪽으로 향했다. 

'그나저나 왜이리 가슴이 답답하지....뭔가 느낌이 않좋아...'

슬비는 이동하면서 왠지모를 불안감에 신경이 예민해지기 시작했지만 세하의 얼굴을 보고는 그런 생각을 버리기로 했다.

'이세하만 보면 이상하게 불안함이 사라져.....그리고 따뜻해.....'

언제부터였을까 자신이 이세하라는 소년을 그렇게 보기 시작한게....처음에는 그저 [게임 덕후].[의욕 제로].[게으른 천재]라고만 생각했다. 동경하는 알파퀸의 아들이면서 재능도 특출난 녀석이 자신은 노력해서 겨우 이룬걸 한순간에 이루는 녀석을 보면서 질투도 했지만 한편으로는 또다른 동경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나 어떻게 됬나봐...!'

슬비는 고개를 붕붕 저으며 임무에 집중하기로 했다.

                                      *                               *                               *

슬비와 세하가 도착한 곳은 신서울에서 가까운 구로역이였다. 구로역은 이미 B급차원종이 다시한번 점령한 상태였고, 슬비는 그 모습을 보며 위상력을 발휘해 차원종 주변에 염동력으로 띄운 비트들을 전부 타겟을 차원종으로 맞춘뒤 그대로 발사했다.

[규율의 칼날]

순식간에 차원종들 온몸에는 슬비의 단검과 비트들이 마구 박혀버렸고 차원종들은 비명 한번 지르지 못하고 그래도 죽어버렸다. 그 모습을 본 세하는 씨익 웃으며 자신도 질수 없다는 듯이 위상력을 발휘해 차원종을 차례차례 베고 발포하며 섬멸했다.
세하와 슬비의 노력으로 구로역은 금새 차원종으로부터 다시 탈환했고, 두사람은 만족한 얼굴로 다른 지역으로 가려고 할 때였다. 갑자기 두사람의 근처에 기척이 느껴졌고, 두사람은 다급하게 태세를 전환하여 기척이 느낀곳을 바라보았지만 그곳에는 아무도 없었다. 두사람은 잘못 느낀건가 하고 태세를 풀려고 했을때 갑자기 목소리가 허공에서 들려왔다.

"호오? 인간들중에서 [그녀]를 제외하고 이렇게 강한 인간이 있을줄이야 놀라운걸?"
"?!"
"?!"

두사람은 놀란 표정으로 목소리의 주인을 바라보았다. 
목소리의 주인은 한번도 본적이 없는 모습에 차원종...아니 인간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었다. 검붉은 뿔이 크게 뒤로 뻗어있었고 양 어깨에는 늑대의 얼굴모양을 한 갑주가 입혀져 있으며 등뒤로는 기계와 피부를 합쳐놓은 듯한 날개가 펼처져 있었다.
두사람은 그모습에 직감했다. 

''이녀석은 강하다...''

두사람은 등뒤로 흐르는 식은땀의 감각을 느끼며 상대방을 경계했다. 하지만 상대방은 그런 경계는 아무렇지도 않은지 그저 두사람을 관찰만 하고있었고 보다못한 세하는 위상력을 개방하여 상대방을 공격했다.

[공파탄]

세하의 공파탄이 상대방을 향하였지만 상대방은 가만히 있었다. 아니 정확하게는 손만 움직였다.
그저 위에서 아래로 그었을뿐.....하지만 그 행동은 두사람을 놀라게 하기에는 충분했다. 고작 위아래로 그은 동작하나에 세하의 공파탄은 그대로 반으로 갈라졌고 그대로 상대방을 빗겨나가며 공중에서 터져버렸다.
세하는 자신의 공격이 어이없게 막힌것을 보고 놀란 나머지 아무것도 하지 못한 상태로 그자리에 서있을뿐이였다. 그러자 상대방은 귀찮다는 듯 세하의 앞까지 눈깜짝할새에 움직였고 그대로 손을 쭉피면서 세하를 죽이기 위해 세하를 찔렀다.
하지만 상대방의 공격은 갑자기 세하의 앞까지 날아온 그림자에 의해 세하까지 닿지 않았다.
세하는 멍한 얼굴로 자신의 앞에 서있는 상대를 보고 놀란 얼굴이 됨과 동시에 좌절하였고 세하를 공격하려던 상대방은 갑자기 자신의 앞을 막은 그림자에게 의문을 내뱉었다.

"흐음? 그정도 속도면 나에게 도망칠 수 있을텐데 왜 이녀석의 앞에 서있는거지?"
"아..아아....너..너 어...어째서"
"바...보야...내가....말했잖아....반드시....지...킨...다고...."

세하의 앞을 막은것은 다름 아닌 슬비였다. 세하를 공격하려던 상대방의 손은 슬비의 배를 관통했고, 상대방은 하찮다는 듯이 손을 배에서 빼버렸다.
그러자 슬비의 배에서는 심한 출혈이 일어났고 슬비는 피를 토하며 세하의 품에 쓰러졌다.

"커헉...!"
"슬비야!"

세하의 다급한 외침에 슬비는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세하를 바라보았다.

"왜...그..그런...얼굴...쿨럭쿨럭...!"
"말하지마 이 바보야!"

슬비의 상처는 너무나도 심각했다. 당장 죽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배가 관통 당했고 피는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다. 상대방은 그모습을 보며 꽤나 마음에 든다는 듯 광소를 터트렸지만 세하는 무시하고 슬비에게 집중했다. 세하는 당장이라도 울것만 같은 얼굴로 슬비를 바라보며 품에 꼬옥 끌어안고 있었고 슬비는 웃으며 할말이 있는지 계속해서 말을 이어 나갔다.

"후...후후....이세하....니가...그...런얼굴...쿨럭쿨럭...하니...안...어..울려....후후...그래도....나...를...걱정...쿨럭쿨럭...해주는건 기분이...왠지...좋...아..."
"말하지마! 제발 가만히 있으란말이야! 금방...금방 지원요청해서 치료해줄테니 제발!!!"
투둑...투둑...

세하의 두눈에서 눈물이 흐르기 시작했다.
자신의 부주의로 슬비가 다쳤다. 자신이 무모하게 나서지만 않았어도 이렇게 되지는 않았을텐데 하며 세하는 후회했다. 세하는 자신의 눈물을 닦지도 않고 계속해서 슬비의 배를 오른손으로 꾸욱 누르며 지혈을 하려고 했다. 하지만 지혈이 될리는 없었고 슬비의 얼굴이 점점 생기를 잃어가고 있었다. 슬비는 울고있는 세하의 얼굴에 천천히 손을 가져가더니 볼을 쓰다듬으며 계속 말을 이어나갔다.

"이...있지...나...꼭...하...할말이...있어..."
"그런건 언제든지 들어줄테니 제발 좀 입좀 다물고 있어! 상처가 벌어진다고!"
도리도리
"아니...지금...해야해...후..회하기...전에...."

슬비는 힘이 다해가는 와중에도 세하의 고함도 무시하고 말을 이어나갔다. 방금전에 세하를 구하며 느낀...그동안 세하를 바라보며 느낀 마음의 정체를 세하에게 말하기 위해...끝까지 말을 이어갔다..

"이...세하...나...너를....쭉....조...좋아..쿨럭쿨럭....조...좋아했어...."
"....뭐?"
"너를...너무...좋...아해서....그....동아안....너무....많이...싸...운...거같...아....하...지만...방금...쿨럭쿨럭!...널...구하며...알..게됬어...좋아...하니까....더...얘기하고...싶으니깐....싸웠다...라고...."
"그게 무슨말이야...어이 이슬비!"
"....미안.....이제야...말해서....."

슬비는 더이상 기력이 없는지 힘들게 마지막 한마디를 내뱉었다.

"사랑해..."

슬비는 그 한마디를 하고는 피곤하다는 얼굴로 눈을 감았다. 세하는 순간 슬비의 고백에 놀랐지만 지금은 그럴때가 아니라며 억지로 슬비를 깨웠다.

"야...야 슬비야...슬비야 이슬비!!!!정신 차려 제발 눈 좀...눈 좀 뜨란 말이야!!!!"
"하하하하하하 고작 애송이를 구하기위해 죽어가다니 꽤나 볼만한데?"
"어이 이슬비! 슬비야! 슬비야!...안돼...가지마...죽지마...제발 눈좀 뜨란말이야....우아아아아아아아아아!!"

세하는 슬비를 품에 안고서는 그저 울부짖었다. 하늘도 그런 세하의 마음을 아는지 비가 내리기 시작했고, 상대방은 흥이 식었다며 세하를 무시하고 다른곳으로 가려고 할 때 였다.
갑자기 주변의 공기가 이상하게 짙어지기 시작했다. 상대방은 갑자기 바뀐 이상기후에 당황했지만 거기까지만이였다. 아무것도 아니군 하는 표정으로 자리를 뜨려는데 갑자기 자신의 왼쪽 팔의 느낌이 이상했다.

"응?"

상대방의 왼쪽팔이 깔끔하게 잘려있었다. 순식간에 일어난 일이라 아픔도 못느낀 상대방은 주변을 다급히 둘러보며 자신의 팔을 자른 자의 정체를 찾아나서려고 할 때였다.

"저...저건?!"

상대방은 세하의 주변에 칠흑빛 위상력이 모이는 것을 보고 기겁을 하였다.

                                              *                           *                         *

-어이 힘이 필요하냐?
'나는.....필요해...이슬비를 이렇게 만든 녀석을 죽이고 싶어!'
-크큭 좋군...강한 부정의 힘이야....어때 내힘...갖고 싶나? 어쩌면 여기 이녀석도 살릴 수 있을지도 모르지...크큭 어때?
'좋아 힘을...힘을 줘 모든 것을 부숴버릴 힘을!!!'

세하는 갑자기 들려오는 음성에게 분노하듯 소리쳤고 목소리는 마음에 든다는 목소리로 세하에게 말했다.

-그럼 주마...나의 이 위광을....나의 이름을 외쳐라 이세하...

세하의 눈동자는 점점 자색의 빛으로 변하더니 조용히....음절을 내뱉었다.... 

[암흑의 광휘]


                                                                                                       -[후회 - 01 ] 끝-
                                                                                                                          -NEXT [후회 - 02]-
2024-10-24 23:02:4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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