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프트 [Chapter 3 - 기묘한 합류]

CM비즈 2016-06-01 1

쳅터 3을 업로드하며 쳅터 21511월에 올라갔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굉장한 멘붕이 오는군요. 제대로 퇴고도 못하고 부랴부랴 올립니다만(물론 볼 사람이 없다는 게 함정) 글 쓰는 실력이 줄어 든 만큼 글 자체를 쓰는데 시간을 할애하지 않고 있단 걸 깨닫는 중입니다.

 

 

P.S 쳅터 4편 부터는 좀 더 빠른 업로드가 되도록 하겠습니다.

 

P.S2 작품 내 설정은 원작의 설정을 최대한 반영하고 있으며 부분적 상황에서 원작에 설정이 제대로 언급되지 않은 부분 등은 작가가 연구한 것을 바탕으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P.S3 본 작품은 크로스오버 패러디 주제에 작가가 작가이다 보니 관람등급이 18세 수준이므로 굉장히 시리어스한 내용이 주로 담겨 있습니다. 콜라보레이션 특유의 활극적 분위기나 경파스러운 부분을 원하시는 분이라면 뒤로가기를 눌러주세요.

 

P.S4 업로드 주기가 주기다보니 전편이 뒤에 묻혀있습니다. 검색창에 클로저스프트라고 검색해서 이전 편을 봐주신다면 좀 더 이해하시기 편하실 테고 작가로서도 감사하겠습니다.

 

 

Chapter 3 - 기묘한 합류

 

김유정은 황당하기 그지없었다.

 

"? 국장님... 지금 뭐라고 하셨죠?"

 

어제 있었던 괴상한, 아니 '해괴망측한' 일의 뒤로 현장관리요원의 설움에 제대로 된 찬도 없이 벌컥벌컥 들이켜 그녀를 인사불성의 나락으로 밀어 넣은 술기운이 그녀가 오른쪽 귀에 붙이고 있는 스마트폰 건너의 상관이 내린 지시에 삽시간에 날아갔다. 문제는 그녀의 소위 말하는 '멘탈' 또한 함께 날려버렸다는 거지만...

 

"좋아 유정씨 다시 정리해보자고, 첫 째로 어제 검은양 팀의 민간인 구출 작전지역에서 아무 곳에도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신종 차원종이 나타났다. 둘째로 그 차원종은 검은양 팀원인 이세하군과 서유리양의 위기 상황을 도와주었다. 그리고 셋째로 세하군은 그 차원종이 게임 '스타크레프트''프로토스 종족' '광전사'라고 하며 그 차원종 또한 자신을 '긍지 높은 기사단의 광전사'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유정의 상관 데이비드 리, 그는 자신이 잠깐 출장을 간 사이에 생긴 기이한 일로 인해 잔뜩 스트레스를 받은 자신의 부하 직원에게 정말 얄밉게도.... "이 상황에서 내가 말한 방법 말고 더 좋은 해결책이 있는가?"라며 속을 확 긁었다. 하지만 그의 말에 유정은 꿀 먹은 벙어리가 될 수밖에 없다. 이번 사태의 주인공인 페서낙스라는 자에게서 차원종 반응이 전혀 나타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거봐.. 어쩔 수 없지 않은가? 아무리 자네가 유능하다고 해도 이런 말도 안 되는 일에까지 그런 '유능'을 바랄 수는 없는 거야, 그러니까 전문가를 부르게"

 

사실 데이비드의 말은 전적으로 옳다, 도저히 현 상황에 대해서 처리 할 수 있는 방법이 안 떠오른 다면 그 분야의 전문가에게 조언을 구하는 행위는 지극히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의 상황에서 유정은 도저히 그 말에 공감 할 수 없었다.

 

바로 그 '전문가'가 굉장히 문제였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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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비는 매우 당황하고 있었다.

 

"테란의 소녀여 전에 그대가 보여준 사이오닉 능력은 매우 뛰어 났다네, 나는 거기에 대해서 그대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 아주 많다네."

 

이유는 책상 하나를 사이에 두고 바로 앞에 앉아 있는 거구의 차원종(적어도 그녀는 그렇게 믿고 있다.) 때문이다. 심문을 위해서 붙잡아 두고는 있지만 그녀는 심문이라는 걸 전혀 할 줄 모른다. 애당초 그녀가 심문 할 게 아니라 전문가가 온다는 말에 잠시 상대인 페서낙스를 감시하고 있을 뿐이다.

 

문제는 여기에서 부터 시작했다.

 

슬비는 페서낙스와 정면으로 마주하고서야 자신이 그에게 상대조차 되지 못 함을 깨달았다. 힘의 차이도 차이지만 질이 다르다, 보통 이럴 경우 상대보다 우세 할 수 있는 건 경험 밖에 없는데 이제 달랑 18살인 그녀가 자신의 짧은 통찰력으로 미루어보기에도 상대의 경험치는 자신보다 적어도 수십 배는 많으면 많았지 적을 리가 없다. 이 압도적이기 그지없는 전력 차를 두고 슬비는 눈앞의 상대가 만에 하나 탈출을 시도 했을 경우 전력을 다해 '시간을 버는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하며 온 몸을 긴장시키고 있었다. 그런데 상대인 페서낙스는 구금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시종일관 여유롭다 못 해 도리어 자신의 앞에 앉아 있는 작은 소녀에게 먼저 말을 걸어왔던 것이다.

 

"사이오닉이라는 능력은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

 

극도로 긴장하고 있던 도중 이어진 상대의 질문에 슬비는 침착하게 대응했다.

 

"그렇군, 역시 이곳의 테란은 사이오닉 에너지가 아닌 다른 힘으로 능력을 끌어올리는 모양이군."

 

슬비의 대답에 페서낙스는 궁금증이 하나 풀렸다. 형태가 매우 명확한 전자기의 덩어리나 테란이 300여 미터를 단숨에 날아오르거나 하는 그의 상식 밖의 것이 사이오닉 에너지가 아닌 다른 힘으로라면 충분히 가능 할 수도 있는 일이다. 그리고 그와 동시에 페서낙스는 앞의 테란 소녀가 자신을 어떻게 생각하는 지 알 수 있었다.

 

"소녀여, 그대의 마음속에서 나에 대한 공포와 극도의 경계심이 느껴진다네, 나는 그저 테란에게 관심이 많은 참견 쟁이 늙은 광전사 일 뿐, 부디 나를 향한 그런 무의미한 감정으로 스스로를 긴장시키지 말게나."

 

페서낙스는 소녀의 불안에 안심하라며 던진 말이 그녀를 더욱 딱딱하게 굳게 만든다는 걸 곧이어 알 수 있었다. 노련한 그는 이렇게 상대에게 신뢰 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는 말과 행동에 의한 제스처보단 상대에게 확고한 믿음을 줄만한 '무언가'가 있어야 한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다.

 

문제는 아무리 그가 노련한 백전노장이라고 해도 그 '무언가'를 알고 있을 리 없다는 점이다.

 

'이건 꽤나 골치 아픈 일이군'

 

페서낙스는 속으로 그 답지 않은 불평을 토했다.

 

-드르륵!-

 

테란 소녀와의 불편한 침묵의 공간이 깨어진 건 그로부터 20여분이 지난 뒤였다. 바퀴가 달린 듯 한 미닫이문이 열리는 소리에 페서낙스는 눈앞의 소녀의 마음속에서 안도를 느낄 수 있었다. 소녀는 이내 들어온 자신의 상관으로 보이는 자에게 페서낙스에 대한 얼마 되지 않는 정보를 넘기고는 방의 문을 나섰다. 하지만 페서낙스의 주의를 끄는 것은 그쪽의 상관이 아니라.....

 

자신을 바라보며 놀람과 함께 기쁨을 감추지 못하는 한 명의 남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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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문하러 온 사람은 한 명이었다. 아무런 위상력도 느껴지지 않고 그렇다고 해서 심문관 특유의 고압적인 기운이 느껴지지도 않는 특이점 없는 평범한 서양계 중년 남성이었다. 저런 평범한 사람을 그렇게 강력한 차원종과 마주하게 해도 될지 잠깐 불안해졌지만 그를 호위하기 위해 본부에서 클로저 정식요원이 함께 왔으니 괜한 걱정일 뿐이다.

 

물론 그 차원종의 강력함은 진짜다, 마주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온 몸이 굳어지는 것을 확실히 느낄 수 있었다. 힘도 힘이지만 경험의 차이는 나와는 하늘과 땅, 아니 우주와 땅 수준이다. 그냥 척 보기에도 백전노장 같아 보이는 그 차원종은 분하지만 나로서는 쓰러트릴 수 없다.

 

그래... 더욱 단련해야지... 이렇게 확연한 실력의 차이를 본 이상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

 

"훈련생 이슬비, 지금 막 인식명 '페서낙스'를 심문관에게 무사히 인계하였습니다."

'다짐은 잠시 뒤로 미뤄두자, 지금은 본분에 충실 할 시간'

 

그런데, 보고를 받는 유정언니의 표정이 영 좋지 않다. 무슨 일이라도 있는 걸까?

 

", 그래... 수고했어, 슬비야"

"왜 그러시죠? 표정이 나쁘신데요?"

 

뒤이은 나의 질문에 언니는 땅이 꺼질 정도로 깊은 한숨을 내쉬며 내게 하소연 하듯 상황을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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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서있는 것은 검은 붕대의 남자,

마치 자신만이 알고 있는 정보를 매우 고압적인 태도와 자세로...

마치 자신만이 신도이자 교주인 종교의 유일한 인물처럼 경어로...

마치 자신만이 너의 구원이자 구세주라는 것 마냥 구어로...

 

그는 선포하고, 공언하며, 웅변하고 또한 열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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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서낙스의 앞에 앉은 테란 남자는 말했다.

 

그들 첫 번째 자손 그리고 자신들 테란과 저그의 존재 자체가 이 세계에서는 단지 '허구'의 존재 일 뿐이라는 것을....

 

"우리 눈 폭풍회사는 코플룰루의 은하계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착안하고 만들어 냈습니다. 저희들 테란의 오락인 게임으로 말이죠"

"그런가...?"

 

굉장히 충격적인 사실이지만 프로토스의 광전사는 담대하게 받아들였다. 분명 화내거나 자신의 말을 전면적으로 부정 할 것이라 생각했던 남자는 페서낙스의 그런 모습에 굉장히 놀랐다.

 

"화내지... 않는군요? 그렇다고 부정하실 생각도 없는 모양입니다?"

"그럴 필요가 없지 않은가? 오히려 그대의 말로 나에 대한 이 곳 테란들의 너무나도 상반 된 반응에 대한 원인을 알았으니 짐이 조금은 덜어졌다네..."

 

남자의 말에 대한 페서낙스의 대답은 그의 창조주를 경악하게 하기에 충분했다.

 

"당신은 내가 알고 있는 프로토스가 아니군요."

"그렇지도 않네, 만약 다른 동족들이 방금 그대의 말을 들었다면 분명 격노하여 검을 휘둘렀겠지... 나는 단지 늙은 나머지 조금 더 생각이 많아진 것에 불과하네."

 

페서낙스는 담담하게 사실을 얘기했다. 자신의 머릿속을 울리는 페서낙스의 음성은 그것만으로도 그의 앞에서 대담하고 있는 남자에게 희열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고도 남았지만 그 안에 담긴 깊은 생각은 남자를 전율하게 할 정도로 강력했다.

 

"그렇군요. 제 생각이 틀린 것 같습니다, 그럼 다른 질문을 하도록 하죠."

 

그 와중에도 그는 왼팔에 찬 시계를 보며 유니온과의 약속시간을 확인했다.

 

[AM 10:33]

 

그가 광전사와 대화 할 수 있는 시간은 이제 2분 남았다. 애석하지만 그는 이쯤에서 마지막 질문을 던지기로 했다.

 

"이제 당신은 어떻게 할 겁니까?"

 

그의 질문에 페서낙스는 아주 잠깐 생각을 정리했다.

 

"이제 부터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아야겠지, 이 곳이 어디든, 언제든 간에 내가 기사단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네, 그러니.... ‘Templar’ 자신만의 ‘Templari’를 밟아 나아가야하지"

 

그 말에 남자는 등 뒤에서 유니온의 관계자가 "시간이 끝났습니다."라고 말 할 때 까지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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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귀예정 시간 추산 불가능-

 

우리들을 만들어 냈다라고 하던 그 테란 남자와의 대화 후 약 2시간 정도 지난 것 같다. 나는 홀로 남아 보조 모듈로 복귀 할 수 있는 예상시간을 내보려 했지만 실패했다. 그대로 나는 모듈을 종료한 뒤 오른손으로 아라미르의 케이다린 부적을 쥐고는 눈을 감았다.

 

칼라의 안은 공허했다.

 

어디서든지 동족과 소통 할 수 있는 우리의 수단도 여기서는 무용지물이다. 다시 눈을 떴다. 칼라에서도 다른 이들을 느낄 수 없다면 지금은 더 이상 접속해 있어봐야 의미가 없다.

 

-드르륵!-

 

때 마침 눈을 떴을 때 방의 문이 열렸다.

 

"따라 오시죠, 당신을 기다리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밖의 밝은 빛 속에 서있는 분홍색 머리카락의 소녀의 말에 나는 자리에서 일어섰다. 어디로 가는지 물어**는 않았지만 소녀의 안에서 소용돌이치는 감정을 읽는 것으로 나는 내가 어디로 가는지 알 수 있었다.

 

소녀를 따라 나에겐 약간 낮은 테란의 복도를 5분 정도 걷자 나무로 된 다른 방의 문 앞에 설 수 있었다.

 

-똑똑-

 

소녀가 나무로 된 문을 가볍게 두들긴다. 테란의 예법 중 하나인 노크다.

 

"들어오게"

 

안에서 약간은 가볍지만 불쾌하지는 않은 허락이 떨어지자 소녀는 문을 열었고 나는 그제야 방안의 내용물을 볼 수 있었다.

 

키는 180센티 정도에 갈색 머리카락 그리고 안경을 낀 테란 남성이다. 무거워 보이는 직물 코트 차림에 갑갑하지도 않은 듯 그는 문을 열고 들어온 자신의 부하인 소녀와 이방인인 거구를 응시한다.

 

"수고했네. 이슬비 훈련생"

"아닙니다. 국장님"

 

상하관계는 확실해졌다. 눈앞의 이 테란 남자가 이 곳에서는 요직에 속하는 사람인 게 분명하다. 그는 자신의 부하에게서 고개를 돌려 나를 올려다보며 반가운 듯 말을 건넸다.

 

"반갑군요, 프로토스의 광전사, 전 유니온 신서울 지부의 국장 데이비드 리라고 하죠, 데이비드라고 불러주면 되겠네요."

 

자신을 데이비드라고 소개한 남자는 내게 오른손을 내밀었다. 테란의 인사법 중 하나인 악수이다.

 

"반갑네, 데이비드, 프로토스 기사단의 광전사 페서낙스라고 하네, 나또한 페서낙스라고 불러주게"

 

내민 그의 손을 가볍게 잡으며 자기소개를 했다.

 

"예 페서낙스, 그건 그렇고 확실히 신기하군요? 머릿속으로 바로 들어오는 말이라는 것이.... 텔레파시가 가능한 위상능력자와 같이 지내본 경험도 있지만 그것과는 확실히 다른 것 같습니다.“

 

"뭐라고 해야 할까, 좀 더 개방적인 것 같군요." 라고 그는 덧붙이듯 말했다.

 

"그래서 내게 무슨 용건이 있는 겐가?"

"감이 예리하시군요."

"이래봬도 노장일세, 테란 사회에서의 그대의 위치와 나의 위치 정도는 굳이 텔레파시가 없더라도 알 수 있지"

 

그는 눈을 빛냈다. 내가 만나왔던 테란들 중에서도 이 자는 특수하다. 아무래도 이 곳에 체류하게 되는 기간 동안 가장 주의해야 될 테란일지도.....

 

그는 자신의 뒤에 있는 의자를 오른손으로 정중히 가리키며 말했다.

 

"뒷얘기는 앉아서 하시는 게 좋을 것 같군요. 이슬비양도 함께 있어주게 자네와도 관련이 있는 얘기가 될 테니"

""

 

옆의 소녀가 상관의 지시에 답하고는 그와 함께 자리에 앉는다. 서로 마주보고 있는 네 개의 소파에 소녀와 데이비드가 앉자 나도 그 맞은편에 앉는다.

 

"이런, 앞으론 조금 큰 의자가 필요하겠군요."

"아니, 이 정도면 충분하네, 그래서 그대가 내게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

"가벼운 거래입니다. 페서낙스 당신은 당신이 원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가야 하겠죠?"

 

내 의중을 파악하고 있군

 

"~ 저도 지휘관으로서의 관록입니다. 여하튼 다시 본론으로 들어가서 당신이 돌아갈 때까지의 필요한 자원을 저희들 쪽에서 지급하죠."

"대가는 뭘 원하는 건가?"

 

물론 아무런 대가도 없이 이 자가 나에게 도움을 줄 리가 없다.

 

큰 것은 아닙니다. 페서낙스, 당신도 한 번 싸워봤으니 잘 아시겠지만 우린 차원종이라는 인류 역사상 가장 위험한 적들과 하루가 멀다 하고 사투를 벌이고 있죠, 이에 대해서는 그들과 싸우고 있는 이슬비 요원이 설명해 줄 겁니다.”

 

그는 자신의 부하에게로 설명을 미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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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 그럼 이슬비 요원 차원종에 대한 사항을 페서낙스씨에게 알려주게나.

 

나는 국장님의 지시에 가볍게 답하고 광전사를 향해 눈을 돌렸다.

 

지금으로부터 약 18년 전, 전 세계 각지에서 잇 다른 원형의 거대한 게이트가 산발적으로 발생했고 거기에서 나온 것은 지금까지 지구에서 볼 수 없었던 괴생물체였습니다.”

 

차원종에게 차원종을 설명해야 할 때가 오다니, 당혹스럽지만 지시를 받은 이상 수행해야 된다.

 

우리는 괴생물체들을 차원종이라 불렀고 그들은 인류에 대한 적대적 행위를 시작하였으며 당시 인류가 가진 무기로는 그들에 대한 효율적인 상대가 불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인류에게도 다른 희망이 생겨났죠, 그들과 비슷한 힘을 사용 할 수 있는 인간이 나타난 겁니다. 이들은 차원종들을 격퇴하고 그들이 소환 된 문을 닫아갔고 사람들은 그런 그들을 닫는 자라는 뜻에서 클로저라고 불렀죠.

 

설명에 틀린 점은 없다, 아카데미에서 수도 없이 들어왔던 내용이고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대목이니까, 광전사는 내 설명을 들으며 왼팔의 장치에서 홀로그램을 띄워 가상버튼을 눌러댔다.

 

전쟁은 결국 차원종이 물러가면서 일단락되었지만 그 뒤로도 저희들 위상능력자, 즉 클로저들은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으며 차원종들도 이전과 같은 대규모는 아니지만 여기저기에서 발생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이상입니다.”

 

설명을 끝마쳤다. 국장님은 내게 수고했네,”라고 짤막하게 표하고는 광전사를 향했다.

 

요즘 특이하게도 차원종들의 출현이 굉장히 빈번해지고 있습니다. 저희 유니온에서 관리하는 클로저의 숫자에도 한계는 있고 때문에 옆의 이슬비 요원과 같은 아직 어린 학생들도 전투에 참여해야 할 지경이 됐죠.”

 

광전사는 가상버튼의 입력을 멈추고는 국장님을 바라보았다.

 

용건은 그것인가?”

 

...? 설마!? 국장님은...!?

 

홀로그램이 다시 나타났다. 이번에는 광전사의 팔뚝크기가 아니라 대화 중인 우리를 포함해서 탁자 전체를 덮을 정도의 크기였다.

 

-파앗!-

 

아무 것도 없는 대기 중에 선명하게 나타난 푸른색 홀로그램이 그리고 있는 것은 바로...

 

지구...?”

 

틀림없는 지구의 모습이다, 푸른색의 홀로그램 부분 부분마다 크고 작은 붉은 점이 깜빡거리고 있는데 광전사는 그걸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일전에 그들 차원종과의 전투 뒤에 해당 지역에 남아 있는 에너지를 분석해보았다네 옆의 소녀가 가진 에너지와 그들의 에너지는 약간은 다른 특성을 지니고 있었기 때문에 이렇게 분석이 가능하게 되었지, 이 붉은 점들은 지금 그 차원종이라는 것들이 나타난 곳을 대략적으로 표시하고 있지, 점이 크면 클수록 많거나 강한, 작을수록 소규모거나 힘이 약한 자들을 표시한다네.

 

말도 안 돼, 이 자가 여기에 온지는 이제 불과 하루 조금 지났을 뿐인데 그 짧은 시간 만에 지금 유니온에서 사용 중인 것보다 월등한 성능의 차원종 레이더를 만들어 냈다고?

 

인상적이군요. 그리고 훌륭합니다, 페서낙스

 

국장님도 감탄했다.

 

그대의 용건은 이 쪽이겠지?”

 

광전사는 홀로그램에서 작게 반짝이는 붉은 점을 손가락으로 톡톡 두드렸다. 어딜 봐도 저곳은 신서울이었다.

 

초조함이 속을 가득 메웠다. 얘기가 이쯤 진행되어 있다면 다음에 나올 말이 뭔지는 불 보듯 뻔했다.

 

그렇습니다. 페서낙스, 당신이 돌아갈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저희 유니온이 지원하는 대신 당신은 차원종과 싸워주시면 합니다.”

 

국장님은 나를 바라보고는 눌러 담듯 지시를 내렸다.

 

이슬비 요원 페서낙스는 앞으로 그대와 함께 검은양 팀의 일원으로 차원종 처리에 나서게 될 거네

 

예상했음에도 불구하고 나는 분명히 가볍게 입을 벌린 채 놀란 표정을 지었을 것이다. 지금 국장님은 차원종을 처치하는데....

 

차원종을 데려가라고 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국장님, 그는 차원종이지 않습니까?”

 

조심스럽게 나는 속에 담고 있던 말을 내뱉었다. 그리고 실수했다는 것을 깨달았다.

 

테란의 아이여 그대가 나의 존재에 대해서 믿지 못하는 마음은 충분히 이해하네, 나또한 조금 더 어렸을 때라면 지금의 상황이나 3시간 전 쯤에 만났던 테란 남자가 알려준 대로 우리가 그대들의 오락으로 태어난 허구의 존재라고 말한다면 믿지 않았을 걸세

 

광전사의 낮고 묵직한 저음이 머릿속을 울렸다. 불현 듯 든 생각이지만 그에게 있어서는 대화라는 가장 기본적인 수단조차도 이능력이라는 건가?

 

하지만 눈앞에 놓이고 **오는 것들이 자신의 이해를 넘어서더라도 그게 진실일 경우가 많다는 것을 난 748년이라는 오랜 세월 살아오면서 느껴왔지 그리고 그 진실을 마주하고 헤쳐 나가야 하는 것이 굉장히 어려운 일이라는 것도 함께 깨달았다네.”

 

그는 내 앞으로 오른손을 쑥하고 뻗었다. 내 머리 정도는 가볍게 쥘 수 있을 것 같이 거대한 그의 손이 눈앞에서 펼쳐지자 나는 그의 손가락들을 분명히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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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이내 내 머리 위에 손을 올렸다.

 

내 손에 닿는 자네의 머리가 느껴진다네, 굳이 이러지 않더라도 그대와 같이 감정의 표현이 강한 테란의 마음속은 얼마든지 읽을 수 있다네, 그리고 그로인해 그대가 내 앞에 있다는 것은 부정 할 수도 없이 확실하다는 것도 알 수 있지, 이래도.... 그대는 내가 그대의 앞에 있음을 부정 할 텐가?”

 

마음이 가라앉았다. 그의 말이 옳다는 것을 느끼면서도 왠지 모르게 어딘가가 초조해졌다.

 

심지가 떨리고 있구나, 어린 소녀여 마음이 바닥에서 떨고 있는 게 느껴진다.”

 

그의 말에 머리를 흔들어 내어 그의 손을 떨쳐낸다.

 

내가 초조하게 느껴진다면 그대와 같은 팀이 될 수는 없겠구나.”

 

광전사는 내가 떨쳐내기도 전에 머리에서 손을 때고 있었다.

 

이제 나는 확실히 알 수 있었다. 나는 이 자가 굉장히 싫다. 저 현자와 같은 고고한 말투라던가 남의 마음을 훔쳐보고 있다는 거라던가, 그리고 그가 프로토스라고 주장하는 것조차도 싫었다.

 

가만히 두면 그는 내가 가지고 있는 생각의 바닥까지 볼 것이 분명하다.

 

데이비드, 나는 이 아이들과는 달리 단독으로 차원종을 처치하겠네, 혹시 다른 견해가 있는가?”

.... 어쩔 수 없군요. 팀의 리더인 이슬비 요원이 거부한다면 저로서는 방법이 없습니다. 손발이 맞지 않는 인원들로 팀을 꾸리게 할 수는 없으니까요.

 

광전사는 팀에 합류하지 않았다. 그리고 나는 이런 결정을 내린 것을 후회하게 된다.

2024-10-24 23:02:0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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