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S2> 13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5-31 1

으윽, 머리가 어지럽다. 여긴 어디지? 어디 해안가인 거 같은데 말이다. 그러고 보니 여기는 부산 해운대다. 내 옷이 다 젖어있었다. 도대체 어쩌다가 이렇게 된거지? 이 A급 클로저였던 김기태님이 어쩌다가 이렇게 되었었더라? 자세히 기억이 날듯 말듯 했다. 분명히 유리랑 오붓하게 즐기려고 했는데 목격자가 있어서 분명히 처리하려고 했는데 반대로 내가 나가떨어지는 신세였다. 그런데 부산까지 갔다고? 내가? 강남에서 부산까지 내가 날아갔다는 게 왠지 믿겨지지가 않았다.


"머리가 어지럽군."


나는 젖은 옷을 일단 말려야 될 거 같다. 애쉬와 더스트가 준 힘으로 나는 몇배나 더 강해졌다. 그리고 수많은 클로저들의 위상력을 흡수해서 전보다 훨씬 더 강해지려고 애써왔다. 그런데 누군가에게 나가떨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이해가 안 된다. 뭔가 단단히 잘못된 게 틀림없다. 사람들이 해수욕 즐기는 게 보였다. 흥, 그거야 내 알바 아니지. 이 김기태님은 여기서 노닥거릴 때가 아니야. 빨리 신서울로 돌아가야될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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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단 말이지? 수고가 많았어. 유정씨."


데이비드 지부장의 말에 김유정 요원은 인사를 올렸다. 일단 김기태의 짓이라는 건 밝혀낸 셈이니 상부에 보고하면 거기서 정예클로저들을 적극적으로 보내줄 것이었다. S급 클로저들이 나서서 김기태 체포작전에 집중할 것이라고 데이비드가 말했다.


"아무튼 수고많았네. 유정씨, 어디 조용한 데 가서 식사라도 한번 어떤가?"

"지금 그럴 기분아니에요. 죄송하지만 전 아이들에게 가보겠습니다."

"후훗. 또 차였군. 몇번째더라?"

"실례하겠습니다."


데이비드가 고민하고 있을 때 김유정 요원은 무시하고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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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는 Union 시설 병원에서 치료받는 중이었다. 어깨뼈는 대충 맞춰져 있어서인지 어긋나는 방향없이 제대로 결합이 되어있었다. 다만 부서진 부분만 제대로 겹친 채 깁스로 고정하면 뼈가 서서히 아물게 된다. 어깨가 복합골절이 될 정도로 김기태가 세게 짓밟아주었던 것, 세하는 유리가 침대위에서 잠든 모습을 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왜 바보같이 혼자 멋대로 돌아다녔는지 묻고싶을 정도다. 슬비는 김유정 요원의 연락을 받아서 밖으로 나간 상황이었고, 미스틸 레인은 차원종 임무로 파견나간 상태였다.


"여기는?"


유리가 눈을 뜨자마자 세하는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아, 정신이 들어?"

"세하야. 여기는 어디야?"

"병원이야. 그것도 Union 시설이지."

"세하야. 네가 날 구해줬구나."

"뭐? 무슨 소리야?"


세하는 갑자기 유리가 엉뚱한 소리를 하자 화들짝 놀랐지만 유리의 양팔이 세하를 붙잡아 그대로 끌어당겼다.


"켁켁... 뭐하는 거야?"

"날 구해줘서 고마워. 세하야."

"아니 무슨 소리야? 그거 내가 아니야. 숨막히니까 좀 놔줘."

"에?"


유리는 어리둥절한 표정으로 세하를 놔주었다. 세하가 자기 눈앞에 있기에 그가 자신의 생명의 은인이라고 멋대로 착각해버린 것이다. 세하는 이런 식으로 오해받은 경우가 2번째였다. 한번은 칼바크 턱스, 이번에는 김기태 일이니 말이다. 하지만 Union 상층부는 이세하의 공이 크다고 말하고 있었다. 어제 있었던 김기태 일은 제이가 김유정 요원을 통해 자신이 관여했다는 사실을 비밀로 해달라고 부탁했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굳이 유리에게까지는 숨기고 싶지 않았던 세하였다. 아무리 그래도 거짓으로 공을 세운다는 건 말이 안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상층부에는 그렇게 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니 한숨이 저절로 나왔다.


"세하가 아니야? 그럼 누군데?"

"응, 그러니까... 제이 아저씨야. 저번에 말했던 그 이상한 아저씨."

"제이 아저씨라고!!?"

"응."

"그 사람이 누구더라?"


유리의 말에 세하는 뒤로 넘어가 의자에서 떨어졌다. 만난 적도 없는 사람이라서인지 기억을 제일 못한 듯 했다. 세하는 헛기침을 하면서 제이에 대해서 간략하게 설명해주었다. 강남에 나타난 말렉부터 아스타로트를 쓰러뜨린 일 까지 전부 말이다.


"아, 생각났어. 슬비가 그토록 찾아다니던 사람이었지."

"어떻게 그걸 금방 잊어버리냐?"

"헤헤, 미안."


유리가 스스로 머리에 꿀밤을 가볍게 박으면서 미소를 지었다. 세하는 일단 깨어났으니 김유정 요원에게 연락하겠다면서 휴대폰을 들고 밖으로 나가는 중이다. 유리는 자신을 구해줬다는 제이가 누군지 상상해보았지만 이미지가 기억이 안나서 골치가 아플 노릇이었는데 세하가 문앞에서 고개를 돌려 그녀에게 말했다.


"아 참, 유리야. 너 구해준 사람이 누구냐고 물으면 내가 구해줬다고 해. 제이 아저씨가 그렇게 부탁했어. 자기에 대해서 말하지 말아달라고 말이야."

"에? 왜 그래야되는데? 그 아저씨에게 빚이 생겼는데."

"그 빚을 갚으려면 내가 말한대로 해. 그 아저씨는 Union과 관련되는 걸 매우 싫어하시는 거 같으니까."

"우우..."


유리는 왠지 섭섭했다. 왜 자신을 구해준 은인을 속여야되는지 말이다. 하지만 어쩔 수 없다. 그 아저씨의 뜻이라면 자신도 그렇게 따르는 수밖에 없다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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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CCTV를 확인한 결과 수상한 인물들 두명이 찍혔어요. 혹시 아시는 아이들인가요?"


내가 신고를 해서 출동한 여 형사가 조사를 확실히 했다. 지금까지의 빚을 갚기 위해서라도 우수한 수사관들을 총 동원해서 내 집을 수색했다. 아니 이렇게까지 적극적이어도 되나? 어디 그녀가 내민 CCTV사진을 본다. 푸른머리와 엘프귀처럼 뾰족한 여자애... 어디서 많이 봤는데... 아 맞다. 그 녀석들이었다.


"혹시 벌쳐스 처리부대라고 알아?"

"벌쳐스 처리부대요? 글쎄요. 저는 벌쳐스 기업은 알지만 처리부대는 못들어봤네요."

"발자국과 지문결과는 어때?"

"조회 중이에요. 곧 결과가 나오겠죠. 아, 마침 연락 왔네요."


여 형사는 휴대폰벨이 울리는 것을 보고 그것을 받고 지문조회관련 내용을 말하고 있었다. 잠시 후, 그녀의 표정이 날카롭게 굳어지더니 뭐라고 따지는 게 보였다. 아무래도 지문조회가 잘 안 되었던 모양이다. 여 형사는 한숨을 내쉬며 통화를 끝내고 나에게 말했다.


"지문 조회가 불가능해요. 누구의 지문인지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하더군요."

"그렇군. 그 녀석들 짓이군. 좋아. 형사 아가씨는 그만 돌아가도 돼. 나머지는 나 혼자 해결하도록 하지."

"네? 무슨 말이세요? 뭔가 짚이는 거라도 있어요?"

"Union에서 일하는 아가씨에게서 들은 얘기야. 벌쳐스 처리부대는 기밀을 최우선으로 하지. 요원들의 관한 프로필도 1급기밀이야. 사회에 알려지지 않는 인물들이지. 경찰에서 하는 지문조회는 사회에 알려진 주민등록을 기준으로 하잖아? 녀석들은 그런 게 없거든. 나머지는 내가 알아서 하도록 하지. 아, 오랜만에 만났는데 데이트 신청하고 싶다만 바빠서 이만."

"데이트 할 시간 없거든요!"


여 형사가 따지듯이 말할 때 나는 점프해서 그대로 아파트에서 뛰어내렸다. 범인을 알았으니 이제 찾기만 하면 된다. 그 일은 나 혼자면 충분하다. 하지만 무슨 수로 찾지? 아, 벌쳐스 기업에 쳐들어가면 되겠지 뭐. 좋아. 거기로 가는거다. 벌쳐스 회사로 말이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02:0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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