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S2> 12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5-30 0

김유정 요원은 유리가 사라졌다는 슬비의 연락을 받고 퇴근하지 못한 상태로 전화통화를 여러군데 취했다. 데이비드 지부장에게 알리는 건 물론이고 A급 클로저나 S급 클로저 팀에게 혹시나 유리가 클로저 사냥꾼에게 표적이 된 거 같을 수 있다며 찾아달라고 요청을 한 상태였다. 제이에게도 연락을 취하는 건 물론이고 말이다. 수시로 슬비와 세하에게 연락을 해서 찾았는지 물어보곤 했다. 하필 이럴 때 유리가 사라지다니... 걱정이 안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이럴 때 제이에게 연락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던 차에 휴대폰 벨이 울리더니 발신자가 '제이' 이름으로 뜨자 그녀는 재빠르게 받았다.


"여보세요? 제이씨! 다행이에요. 제가 얼마나 찾았는데 지금이야말로 필요할 시기에 연락도 안되고 대체 어디서 뭐하신 거에요?"


-이봐, 유정씨, 진정하고 내 말좀 들어봐.


"어떻게 진정을 해요!? 지금 검은양 팀 한명이 사라져서 난리인데..."


-진정하라니까... 혹시 검은양 팀 중에 사라진 사람이 머리 긴 여성 말하는 거야?


"네. 제이씨가 그걸 어떻게?"


-지금 우리집에 있거든. 와서 데려가.


"네? 그게 무슨 말... 여보세요? 제이씨!!"


김유정 요원이 말을 끝내기 전에 바로 통화를 종료해버린 제이였다. 김유정 요원은 일단 슬비와 세하에게 알리는 게 먼저일 거 같아서 그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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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진짜, 집에 오랜만에 왔더니 이게 뭔 상황이냐? 검은양 팀의 여자애는 왜 놀이터에 쓰러져서 어깨가 부러졌고, 냉장고에 넣어둔 건강음료는 누가 다 마셔버린거야? 한가지 확실한 건 성가신 여자들은 아닌 거 같았다. 그 사람들은 마시자마자 바로 토하니까 말이다. 그런 사람들이 이것을 꺼내 마셨을 리는 없고, 그럼 누구야? 어디보자. 아파트 CCTV와 발자국을 살펴봐야될 거 같았다. 거기다가 문은 자세히 보니 저번 거와 달랐다. 그렇다는 건 한명훈인가 한명숙인가 그놈이 한 짓은 아닌 거 같은 게 분명하다. 일단 이 일은 경찰에 연락해야될 거 같다.


내 식사거리가 사라졌으니 밤중에 새로 만들어야되는 상황이 되었다. 어떤 녀석인지는 몰라도 잡히기만 해봐라. 애쉬와 더스트에게 해줬던 것처럼 때찌해줄테다. 그리고 평생 녹차만 마시게 해주지.


"흐아암."


밤중에 칼질하는 건 처음이었다. 나는 건강음료를 만드는 건 자기 전에 하는 편이지만 지금은 잘시간이 한참 지났다. 새벽 1시다. 수면을 충분히 취해야 건강하는데 내가 지금 여기서 뭐하는 건지 모르겠다. 왜 굳이 건강음료를 고집하냐고? 영양섭취에 가장 좋은 거니까 그런거다. 한가지 야채만 생으로 먹기에는 열량이 많아서 나머지 야채에 들어있는 영양분까지 골고루 먹는데 한계가 있다. 나는 돼지가 아니니까 하루 성인이 건강한 육체를 만들기 위해 최소와 최대사이의 영양분을 섭취하려고 하는 것이다. 최소라해도 육체활동에 따라서 부족해질 수도 있고, 최대이상 섭취하면 과잉으로 해로울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항상 중간정도의 열량을 섭취하려고 노력하는 편이다. 비타민 A~E, 무기질, 단백질, 지방, 탄수화물을 골고루 중간 권장량으로 섭취하는 게 나에게는 만족한 편이다.


"유리야!"


허어, 이런 새벽에 손님이 오셨다. 아마 검은양 팀들인가 뭔가하는 애들이겠지. 마침 야채를 충분히 썰고 믹서기로 가는 중에 그들이 와주었다. 어디 내 건강음료를 시식할 손님이 온 거 같으니 말이다.


"너희들 왔냐?"

"아... 아저씨, 아저씨가 제이씨 맞죠."

"어이, 아저씨가 아니야. 오빠라고 불러."


이 분홍머리 땅꼬마녀석이 누구더러 아저씨래? 난 아직 젊어보이는데 내가 어딜봐서 아저씨야? 매일 아침마다 거울보면서 잘생긴 얼굴에 면도도 날마다 해서 수염도 없는데 어딜봐서 아저씨라는 건지 모르겠다. 혹시 내 흰색머리때문인가?


"아저씨, 오랜만에 뵙네요."


저 검은머리 소년도 나더러 아저씨라고 부르네. 이녀석들이 콱 때찌해버릴까?


"유리는 어디있어요?"

"저기 누워있다. 어깨가 좀 부러진 거 같은데 병원으로 데려가봐."


나는 귀찮으니 어서 데려가라고 손짓을 했다. 여자애가 남자애더러 뭐라고 말하더니 남자애가 긴 머리 여자애를 업고 밖으로 나가는 게 보였다. 그런데 저 검은머리 소년, 이름이 뭐였는지 기억이 안났다. 아까 분홍머리 여자애가 한 말로 봐서 긴 머리 여자애 이름이 유리였나 보다. 이름 한번 좋네. 그런데 별로 관심이 없다.


"뭐야? 왜 너는 안가고 있어?"

"제이 아저씨."

"아저씨 아니라니까."

"저는 검은양 팀의 리더 이슬비라고 해요. 제이 아저씨에게 부탁드리고 싶어요."

"너 참 말 안듣는다."

"저희 검은양 팀의 보호자가 되어주세요. 저희는 아직 부족한 게 너무나도 많고 강력한 차원종을 상대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어요. 그러니 저희에게 힘을 주세요."


이슬비라고? 이름 참 귀엽게 생겼네. 그런데 말하는 걸 보니 왠지 짜증이 났다. 어째서 클로저 따위가 민간인 신분인 나에게 이런식으로 귀찮게 하는지 모르겠다. 유정씨도 그렇고 다른 여자들도 그렇고 왜 하나같이 날 귀찮게 구는 건지 모르겠다. 아무래도 아예 또 이사를 가야될 거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한숨을 내쉬며 나는 슬비에게 말했다.


"이봐, 너희가 부족한 거 있으면 그것을 스스로 극복해야지. 타인에게 의지하려고 하는거야? 그렇게 의지를 하다간 평생 제자리

걸음을 하게되는 법이야. A급 클로저나 S급 클로저들이 누군가에게 의지해서 올라온 거라고 생각해? 다 스스로 노력해서 생겨난 일이야. 그런식으로 클로저를 하겠다면 지금 당장 때려치우지 그래. 너희가 아무리 나이가 어려도 클로저의 길을 선택한 이상 수많은 어려움을 이겨내야되는 법이야. 내가 너에게 해줄 말은 이것뿐이야. 그러니까 그만 가봐."


"아... 죄송해요. 괜히 철없게 도움을 청했네요. 알겠습니다."


슬비는 어두운 표정으로 집밖을 나섰다. 나는 쓸쓸이 나가는 그녀의 뒷모습을 보다가 믹서기로 갈기 시작했다. 나도 18년전에는 Union에 소속된 클로저였다. 하지만 강력한 차원종에게 커다란 상처를 입었고, Union은 그런 내게 가혹한 인체실험을 했다. 그 결과 나는 제 3의 위상력을 가진 결과가 되었고 말이다. 몸은 만신창이었지만 탈출한 이후 성형까지해서 18년동안이나 육체적인 트레이닝을 계속해온 결과 정상의 몸을 거의 되찾았고, 지금도 정상을 유지하기 위해 건강음료를 마시고 있었다. Union만 생각하면 왠지 그 기억이 생각나서 관여하고 싶지는 않았다. 내가 그들과 똑같이 될까봐다. Union은 몇사람의 인생을 망쳐버렸다. 그런식으로 내가 Union을 완전히 박살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렇게 되면 결과적으로 그들과 똑같이 한 결과가 되니까 그냥 관여하지 않으려고 했던 것이었다. 그런데 성가신 Union 요원들도 내집에 찾아와서 따라오라고 하지 않나... 이게 다 유정씨 때문이다. 또 이사를 가야지, 아예 해외로 가버릴까?

To Be Continued......

2024-10-24 23:02:0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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