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S2> 8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5-27 1

접수처 앞에 줄이 매우 많다. 하기야 당연하다. 상금이 10억이나 되는데 마다할 멍청이가 어디있겠는가? 나는 뭐 재산이 10억이 안되었지만 그래도 먹고 살만 했다. 부자수준이었다. 거기다가 나는 저축을 하는 편이라서 필요할 때마다 언제든지 쓸 수도 있었다.

나는 가벼운 복장을 했다. 고양이 가면을 쓰며 이미지도 고양이와 비슷하게 했다. 머리위에 고양이 귀 머리띠를 썼고, 양 팔도 완벽한 고양이 옷이다. 얼굴만 좀 드러내주면 접수원들이 통과시켜주겠지. 얼핏보면 놀이동산에서나 볼 수 있는 고양이 코스프레 복장이다. 서서 걸어가는 고양이의 모습, 이런 코스튬으로 제대로 싸울 수 있냐고? 글쎄 이것도 다 경험이니까 될 때로 되겠지 하고 나는 접수원에게 다가왔다.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캣츠로저."

"네?"

"본명을 말하라는 법이 있나?"

"아, 아니요. 캣츠로저님이라. 네. 알겠습니다."

 

접수원은 내 희안한 복장에 놀랐는지 조금 불편한 기색을 보이며 통과시켰다. 내가 이 대회에 안심하고 출전할 수 있는 이유가 본명을 굳이 말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결정한 것, 이러면 그 성가신 여자들도 여기까지 올 리는 없을테니까 말이다. 접수원에게 얼굴 안보이는 건 실례인 거 같아서 고양이 머리를 벗고 얼굴을 드러냈다. 이제 접수가 끝나자 나는 고양이 머리를 도로 쓰고 입과 코, 두 눈이 있는 부분에 공기가 통할 정도로 만들어놨다. 내가 걸어가자 사람들의 시선이 다 나에게 집중하고 있었다. 변장하려고 했는데 오히려 역효과가 난 거 같다. 왜 이렇게까지 하냐고? 그 Union들 사람에게 들키지 않게 하려면 이래야되니까 말이다. 아마 그들이라면 별 볼일없는 머리가 돈 놈이라고 생각할 게 뻔했다.

대진표도 받았겠다. 이제 대기실에 들어가서 휴식이나 취해야될 거 같다. 대회가 시작할 때까지 말이다. 지나가면서 클로저들이 차례대로 습격당한다는 얘기를 들었지만 그게 나랑 뭔 상관인가? 내 알바 아니니 더 이상 신경쓰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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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가오는 날에도 이재경이 이끄는 스패로즈 팀이 일단 탐문 수사에 나섰다. 노려질 거 같은 클로저들이 머무르는 곳에 미리 잠복하다가 상대가 모습을 드러내면 잡을 생각이었지만 누구보터 노려질 지가 판단하기 어려웠다. 김재규와 주정재와 논의한 후에 결정된 것이다. 지금 벌어진 건 누군가의 원한이 아닌 무차별로 클로저들을 차례대로 습격한 거라서 동기를 파악할 수도 없으니 누가 노려지는 지 모른다. 모든 A급 클로저들을 다음 타겟으로 잡을 수밖에 없다고 그들은 판단했다.

 

"에이, 이래서야 언제 잡냐?"

주정재가 투덜거렸다.

"재규야. 모두에게 연락 끝냈냐?"

"지금 저희 말고도 그 사건 범인을 찾겠다면서 다들 독자적으로 수사한 거 같아요."

"아니, 좀 모여있으라니까 그녀석들이 왜 우리말을 안듣는 거야?"

 

이재경이 답답하다는 표정을 지으면서 말했지만 그들 앞에 드러낸 사내가 그들을 비웃으면서 말을 걸었다.

 

"내가 이유를 알려줄까?"

"뭐... 다... 당신은 김기태 요원!?"

 

틀림없는 김기태의 모습이었다. 비를 맞으면서 사탕을 물고있는 푸른머리에 눈매가 날카로운 인상, 분명히 김기태였다. 스패로즈 팀은 실종된 그가 갑자기 자신의 앞에 모습을 드러내자 놀란 표정을 지으며 일단 본부에 연락하려고 휴대폰을 꺼냈지만 알 수없는 힘으로 액정이 전부 깨져버렸다.

 

"무... 무슨 짓을?"

"이봐, 본부에 연락하면 곤란하지."

김기태의 팔이 검게 변한 채로 있었다. 이재경일행은 놀란 얼굴로 그것을 살펴보았다.

"그럼 설마, 클로저들을 습격한 게 김기태 네녀석이냐!?"

"이재경이, 너 많이 컸구나. 선배에게 그런 망말을 할 줄 알고 말이야. 주정재와 김재규, 그래. 해외에서 공을 좀 쌓았지? 그런데 여기와서도 공을 쌓으려고? 크크크큭. 크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김기태의 광소를 들은 그들은 기겁을 하면서 일단 피하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지만 이재경이 말렸다. 자신들이 명색이 A급 클로저인데 도망갈 이유가 어디있냐고 말하면서 산탄총을 꺼내자 주정재와 김재규도 철퇴와 쌍권총을 꺼냈다.

 

"그건 그렇고 너희가 궁금한 거 알려줘야지. 왜 다른 A급들이 너희말을 들어주지 않을까를 말이야. 이유는 간단해. 그들도 공을 세우고 싶어하니까 그런거지. 공을 세우면 세울 수록 명성이 높아져서 영웅으로 떠오르게 되지. 그렇게되면 누구나 환영받는 존재가 되고 말이야. 너희도 그렇잖아. 언제까지고 A급으로 있을 순 없을테고 S급으로 승급하고 싶잖아? 안그래? 그러기 위해 나를 잡으려고 죽을 힘을 다하고 말이야. 정말 어리석어. 뭐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말이야.  너희는 어차피 여기서 죽어줘야겠어."

 

김기태 요원의 싸늘한 미소에 이재경 일행이 긴장하면서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누구 맘대로? 누가 당신의 뜻대로 될 거 같아?"

 

어차피 연락수단은 사라졌다. 근처에 민간인도 없으니 그들이 말려들 위험도 없으니 마음껏 싸울 수 있는 상황이다. 우리가 그를 포위하자 김기태는 우습다는 듯이 막대사탕을 입에서 떼면서 말했다.

 

"너무 빈틈이 많아. 이번 싸움도 시시할 게 뻔하겠어. 너희같은 잔챙이수준의 A급은 이미 수차례 상대하고도 남았으니까 말이야."

 

김기태의 등에 꽂혀있는 두개의 장검 중 한자루를 꺼내자 거기에 위상력이 주입되고 있었다. 심상치 않는 기운을 느낀 이재경 일행은 무기를 쥔 손에 힘을 주어 긴장하는 자세를 취했다.

 

"자, 멍청한 후배님들, 어디 실력을 보여보시지."

 

김기태의 말에 이재경이 쏘는 산탄총의 발포가 전투의 시작을 알렸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02:0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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