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 그친 후의 이야기

CodeNumberJ 2016-04-10 0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articlesn=8653 

 

----------------------------------------------------------------------------------------------------------------
날씨가 좋은 어느 봄의 아침이였다.

 

새들은 노래하고 꽃은 피어났다. 온통 푸르른 생명의 기척속에 두명의 여자가 우두커니 서 있었다.

 

한 손에 꽃다발을 든 소녀는 분홍빛 머리칼이 매우 이질적이었지만 아름다웠고

 

한 손에 음식과 게임기를 든 한 소녀는 긴 생머리가 인상적인 소녀였다.

 

그녀들의 앞에는 비석과 초라해 보이는 무덤하나가 놓여있었다.

 

'이세하, 여기 잠들다'

 

간단해 보이는 문구 밑에는 출생년도와 사망년도가 적혀져 있었고 그  주위에는 향이 피워져 있었다.

 

분홍머리의 소녀는 꽃다발을 비석앞에 놓았고 긴머리의 소녀는 음식과 게임기를 놓았다. 둘은 두 손을 모아 합장했고 시간은

 

조용히 지나갔다.

 

이윽고 조용한 합장의 시간이 지나고 긴머리 소녀는 음식을 잘라 나누어 무덤주위에 흩뿌렸다.

 

그러고선 돛자리를 피고 앉아서 하늘을 바라보았다.

 

푸르른 하늘에 흰색 구름들이 마치 수를 놓은 듯 이쁘고 맑았다.

 

"세하야...우리 왔어."

 

분홍머리의 소녀가 대답했다.

 

"우리 세하... 이 누님 보고싶었지? 미안해 조금 늦었어, 일이 있어서 말이야.이해해 줄 수 있지?"

 

긴 머리의 소녀는 덧니를 드러내며 웃었다.

 

"세하야..어제 말이야..."

 

분홍색과 긴 머리의 소녀는 무덤을 옆에 끼고서 이야기를 피워나갔다.

 

유니온에서 있었던 일, 친했던 사람들의 시시콜콜한 이야기들.....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각자의 입을 통해서 나왔다.

 

"......테인이는....테인이는 말이야..."

 

분홍머리의 소녀는 말을 흐리기 시작한다.

 

몸은 점점 떨리기 시작하고 말은 더욱더 떨리기 시작했다.

 

푸르른 두 눈에서는 물방울같은 눈물들이 방울방울 떨어졌다.

 

그리고 소녀는 말을 더 이상 잇지 못했다.

 

"테인이는.... 독일로 파견을 나가게 되었어, 네가 없는 5년사이에 어엿한 어른으로 성장했어."

 

분홍머리의 소녀를 대신해 긴머리의 소녀가 말을 이었다.

 

"그리고! 그리고 말야! 제이아저씨 소식도 있어! 제이아저씨는 유정언니하고 결혼까지 했어! 아이까지 생겨서 걸어다니는게 얼마나 귀여운데!"

 

쾌활하게 말하는 긴머리의 소녀, 하지만 분홍소녀의 눈물은 더욱이 거세어졌고 긴머리의 소녀의 눈에서도 눈물방울이 흘러내렸다.

 

"모두가 지금 행복해하고 있어 세하야! 모두가 다들 미소짓고있어 세하야!"

 

눈물속에서도 웃음을 유지하고 있는 긴 머리의 소녀는 굉장히 안쓰러워 보였다.

 

"하지만...하지만....네가 있는 빈자리는 너무 커..세하야,,,"

 

웃음을 유지하던 입과 표정도 단숨에 무너져 내렸다. 더 이상 웃을 수가 없는 것 같았다.

 

"모두가 무척이나 너를 그리워해! 세하야, 제이아저씨도 테인이도 정미도 유정이 언니도.....모두가 너를 그리워하고 있어!"

 

점점더 거세어지는 그녀의 목소리 사이로 통곡이 흘렀다.

 

"제이아저씨와 유정언니는 네가 죽은것이 다들 자신의 탓이라고 하고 있어! 자신들 때문에 네가 죽었다면서 자책하고 있어!

우리가 있어서 내색은 하지 않지만 우리가 없으면 얼굴을 붙잡고 울고 있어! 제이 아저씨도 유정언니도!

정미는 정신이 나갔어, 네가 죽은 뒤로 정신이 나가버려 있지도 않은 너를 찾아!  속절없이 울기만 하고 있단 말이야!

세린선배는 자신이 무능한 상사라며 유니온을 나가버렸어. 나간 뒤로 더 이상 웃지도 않아! 자신을 저주하며 살고있어!

테인이는 어떤지 알아? 너에 대한 기억이 자꾸만 떠올라서. 미쳐버릴것만 같다고 해서 독일로 도망쳤어.

슬비는! 리더도 내려놓고서 울고 있어. 나? 그때의 기억이 너무나 선명해 계속 악몽을 꿔..세하 네가 꿈에나와서 울고 있어.. 나 너무 무서워..."

 

고함치듯 시작한 시작한 그녀의 말은 눈물로 젖어들었다.

 

"다들...다들.. 너를...무척이나.. 그리워하고 있어..."

 

눈물을 흘리고 꺽꺽거리며 긴 머리의 소녀는 말을 마쳤다.

 

"너무나 힘들고....정말로 너를 원하며.....그리워하고 있어"

 

이번에는 분홍머리의 소녀가 말을 이었다.

 

"처음에는 짜증부터 났어. 선망하는 알파퀸의 자식이 게임폐인에다가 위상잠재력과는 다르게 구현력은 형편없었으니까.

하지만 점점 더 의졋해지고 강해지는 너를 보며 나는 너에게 동경심과 질투를 느꼈어.

나는 저 녀석과는 다르게 잠재력이 형편없으니까.....
아무리 열심히 노력해도 언제나 너의 뒷모습만 바라보았지. 이 때부터 너에게 말도 심하게 했어.

그런데도 불구하고 너는 나에게 언제나 다가와주고
문을 두드려주고 웃어줬어...정말...정말 고마웠어...이제까지 나에게 해줬던 모든게 고마워."

 

분홍머리의 소녀는 울며 웃었다.

 

"나는 처음부터 정말 힘들었어"

 

분홍소녀의 말을 이어서 긴 머리의 소녀도 말을 이었다.

 

"부모님의 빚이 굉장히 커서 가족들을 나 홀로 부양하기도 힘들었어.

나의 꿈이자 목표였던 검도대회 우승조차도 위상력발현으로 몰수패 당하니까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더라. 하지만 내가 혼자서 울고 있을 때 네가 와서 말을 걸어주었지,

나는 안심이 되었고 자연스럽게 너에게 의지하게 되더라 세하야? 정말 고마웠었어"

 

긴 머리 소녀의 말도 끝이 나자, 둘을 일어섰다.

 

""다시 또 올게 세하야.""

 

둘은 무덤을 보았다.

 

무덤의 중앙에 꽃 한송이가 놓여져 있었다.

 

꽃 한송이는 기분좋은 실바람에 흔들흔들거렸다. 마치 그녀들을 배웅하듯이

 

그녀들은 흐르는 눈물을 닦고서 무덤을 떠났다.

 

햇볓에 비추는 꽃이 왠지모르게 낮익어 보였다.

----------------------------------------------------------------------------------------------------------

2024-10-24 23:00:3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