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펀제이 32화

검은코트의사내 2016-03-20 1

유하나를 상대로 싸우는 검은양 팀 모습을  애쉬와 더스트는 울타리 위에 서서 지켜보고 있었다. 유하나가 세하에게 독약을 먹인 것은 둘째치고 검은양 팀 3명을 상대로 고전하는 유하나의 모습에 애쉬는 고개를 저었다.

"역시 실패인가? 하긴 쓸모없는 존재는 끝까지 쓸모없기 마련인가?"

애쉬는 이번에도 잘못골랐다는 듯이 인상을 찡그렸다. 어떻게 해서든 전사를 만들어 그 재수없는 용을 없애버리고 싶어했지만 그러지 못하는 게 너무나도 짜증이 났다.

"어머, 내가 점찍은 그 애가 안보이네. 난 그애가 싸우는 걸 더 기대했는데."

"나는 저 귀여운 여자애가 싸우는 게 왠지 보기좋아. 아, 껴안아주고 싶어."

둘이 서로 담소를 나누다가 그들의 전장에 접근하고 있는 남자한명을 보았다.

"응? 잠깐 애쉬, 저기 봐."

"왜 그래? 누나... 헉."

애쉬와 더스트는 그 남자를 보자마자 놀란 표정을 지었다. 그들에게 최초로 굴욕을 준 민간인인 제이였기 때문이다. 그는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다가 검은양 팀이 싸우는 광경을 보고 두팔을 가슴에 좌우로 교차한 채로 폼을 잡으면서 지켜보고 있었다. 애쉬와 더스트는 이러다가 자신의 장난감이 쉽게 부서질 거 같아 서로 쳐다보며 고개를 끄덕인 뒤 그에게로 달려갔다.


저게 바로 검은양 팀인가? 정말이지 어린 애들이다. 두명은 여자인데 한사람은 키가 작지만 귀여워 보였고, 또 한사람은 요즘 남자들이 좋아할 만한 몸매를 가진 여자다. 검술을 쓰는 거 보니 한 때 검도부였나? 그랬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남자아이가 한명 있었는데 너무 어려보였다. 초등학생처럼 보이는데 말이다.

Union은 변한 게 없다. 아니, 전보다 더 타락했다고 해야 맞을 거다. 나이도 어린 녀석들을 전쟁터에 내보내다니 정말이지 최악이다. 난 이래서 Union과 얽히고 싶지도 않았다. 하지만 내가 왜 여기에 왔을까? 김유정이라는 여자때문이다. 싫다고 말해도 계속해서 부탁하니 어쩔 수 없이 들어주긴 했지만 말이다. 굳이 Union일 안해도 난 이미 수많은 현상수배범들을 잡아봐서 왠만한 부잣집수준으로 재산이 많은 편이다. 그 여형사와 인연을 맺은 것도 그것때문이다.

저들이 싸우는 걸 보니 과거가 생각이 났다. 나는 어린나이에 차원전쟁에 참여했다. 위상력능력자라는 이유만으로 말이다. 나는 동료들과 함께 차원종과 맞서 싸웠지만 난 그 전쟁에서 커다란 부상을 입었었다. 그리고 목숨걸고 싸운 나에게 Union이 해준 것은 바로 인체실험이었다. 하지만 실패작으로 찍혀서 제거당하는 과정에서 난 필사적으로 도망쳐왔고, 잡히지 않으려고 일본으로 건너갔었다. 그들은 찾으려고 했지만 난 차원전쟁이 끝난 후에 성형수술로 딴사람으로 얼굴을 바꾸었다. Union에서 그나마 지급된 월급이 수술비로 딱 맞아떨어져서 다행이었던 것이다. 그 이후로 난 오랫동안 수련을 쌓아서 지금의 내가 된 것이다. 고국으로 돌아와 나는 제이라는 가명으로 범죄자들을 검거하는 데 협조하여 포상금으로 지금까지 살아왔던 것이다.

저들을 보면 곧 자신처럼 인체실험당하지 않을까 생각이 들었다. 결국에는 Union에게 이용당하는 장기말에 불과한 자들이다. 이렇게 생각하니 저들이 불쌍하게 느껴졌다.

"이봐, 아저씨."

날 부르는 소리에 고개를 돌려보니 남매들이 서있다. 저번에 마천루 옥상근처에서 봤던 애들이다. 버릇없어서 때찌좀 해주었지만 말이다.

"얘들아, 여긴 위험한 곳이야. 안전한 곳으로 피하는 게 어때?"

"아직도 우리가 단순한 어린** 보여?"

"정말이지 그렇게 힘을 보여줬는데도 재미없게 나오시네."

"그러고 보니 너희들 이름이..."

"그래. 우리 이름을 기억하고 있어줬네?"

"누구더라?"

더스트가 조금 기쁜듯이 말했지만 돌아온 제이의 대답에 두사람이 휘청거렸다.

"아니, 우리를 모른다고?"

"응. 너희같은 어린애들은 굳이 기억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거든. 특히 버르장머리없는 녀석들은 말이야."

두사람의 이마가 꿈틀거렸지만 그래도 그들은 상대의 힘을 알고 있으니 한숨을 내쉬었다. 남자애는 내면의 평화라고 하면서 진정하고 있었고, 나에게 다시한번 자기소개를 했다.

"난 애쉬, 그리고 이쪽은 누나인 더스트야. 이번에는 잘 기억해주길 바래."

"애쉬와 더스트. 그래. 원한다면 기억해줄게."

"그런데 말이야. 아저씨. 우리 부탁을 들어줄 수 있어?"

더스트가 갑자기 부탁을 한다고 했다. 저번에 버릇없게 굴더니 이제와서는 무슨 부탁? 설마 또 이상한 짓 시키려는 건 아니겠지? 인형이 어쩌고 하면서 말이다. 내심 들어주기 싫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래도 얘기는 들어봐야될 거 같아서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했다.

"그래. 부탁을 말해봐."

"우리 이름없는 군단에 재수없는 용이 있어. 당신이 우리를 위해 그 용을 없애줬으면 하는데 말이야. 어때?"

뭐야 이여자? 갑자기 나에게 몸을 밀착하더니 한손으로 내 얼굴을 쓰다듬으려고 하고 있었다. 뭐랄까... 이게바로 남자를 유혹하는 스킨십이었던가? 허허허, 요즘 애들은 어릴때부터 이런 걸 연습하고 다니나? 하긴 그럴 수밖에 없을거다. 그래야 나중에 부잣집 아들에게 시집갈 테니까 말이다. 어라? 이여자 눈이 왜이래? 갑자기 보라색으로 빛나고 있잖아.

"우리의 인형이... 되어서... 그 재수없는 용을... 쓰러뜨려줘."

갑자기 내 귀에 대고 천천히 속삭이듯이 말하고 있었다. 왠지 불쾌하게 느껴진다. 지금 유혹하는건가?

"자, 우리 것이 되겠다고 말해."

"놀구있네."

콩!

더이상 못봐주겠다는 듯이 더스트에게 꿀밤을 먹이자 그녀는 두손으로 머리를 감싸쥐면서 주저앉았다.

"아야야."

"어른을 놀리면 못써."

"마... 말도안돼. 누나의 최면이 안먹힌 거야?"

"최면? 너희 무슨 마술연습하냐?"

기가막혔다. 방금 그게 최면이었어? 아무리 봐도 그냥 유혹하는 연습을 하는 것 밖에 안보였는데 말이다. 어처구니가 없는 남매들이다. 예전에 본 거나 지금이나 똑같다. 요즘 마술사는 이런식으로 최면을 거나? 그것도 아니다. 아이쿠, 그러고 보니 이녀석들과 말하다가 검은양 팀 싸움구경을 놓쳐버렸네. 다시 그들의 싸움터로 보았다. 차원종은 검은양 팀에 의해 정화되어가고 있는 듯 했다. 하지만 검은양 팀은 아무래도 힘조절을 하는 거 같다. 죽게내버려두지 않게 할 정도로 말이다.

"어이, 너희말이야. 저 차원종이 아무래도 인간이었던 거 같은데 너희가 한 짓이야?"

"그래. 맞아. 우리가 한 짓이지."

애쉬가 대답하자 나는 곧바로 팔하나를 들어 그녀석의 목을 휘감아 헤드락을 했다.

"켁켁, 뭐하는 거야."

"얌마, 어린놈이 벌써부터 위험한 장난을 하면 되냐? 당장 원래대로 해놔. 안그러면 때찌해준다?"

"히익. 알았어. 알았다고!! 제발 그것만은 하지마."

때지해준다는 말에 애쉬라는 녀석은 곧바로 과민반응을 보이며 곧바로 검은양 팀이 싸우는 곳으로 달려갔다. 더스트는 머리에 혹이나서인지 울상을 짓는 시늉을 하고 있었다.

"인간에게... 꿀밤을 받았어... 굴욕이다..."

2024-10-24 23:00:0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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