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ject : 인류종말계획 3화

검은코트의사내 2015-01-25 2

"도대체 무슨 얘기지?"

세하는 상대방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그러자 컴퓨터는 기계음성을 내며 질문을 내뱉는다.


-지난번 강남에서 임무수행한 것을 알았다. 하지만 그 배후에는 다름아닌 너희 Union의 지부장이었다고 하지?


"그... 그걸 어떻게?"


-Union의 기밀은 내가 전부 알고있다. 심지어 너의 모친이 되는 알파 퀸의 활약까지도 말이지.


YAMA는 이세하뿐만아니라 Union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서 전부 알고있다는 듯이 말했고, 세하는 입을 꾹 다문 채 가만히 경청하고 있었다. Union기밀정보는 자신도 모르는 처지였다. 그러니 컴퓨터가 말하는 거 따위 믿든 안믿는 전부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로만 판단했다.


-인류는 파괴하는 존재다. 강남에 차원종들이 출현하게 만든 것도 인간, G타워에서 결정적인 순간에 너희에게 배신을 한 것도 인간, 서로 자기 욕심만을 위해서 사리사욕을 채우는 존재다. 이세하... 모른다고 하진 않겠지?


세하는 아무말도 못했다. 한 때 강남CGV에서와 구로역에서 차원종들과 싸우면서 본부에서는 자신들에게 맘에 안드는 짓만 골라서 했다. 그것 때문에 상부에 대해서 악감정을 가지고 있었고, 지부장이라는 사람은 시민들의 안전보다는 세계정상회담의 주요 인사들을 먼저 생각했고, 위험한 지역임을 알면서도 은폐하여 일부러 끌여들었던 것이다. 데이비드국장이 이문제로 추궁하자 그는 클로저요원들을 동원해 체포하기도 한 녀석이다. 그것을 생각하면 분노가 다시 끓어오르는 느낌이었다.

"하지만 모든인간이 그러는 건 아니야."

세하는 부정했다. 그 컴퓨터가 뭘말하는지 의도를 알았기 때문이다.


-결국에는 인간은 똑같다. 서로 죽이고 죽이려는 존재, 자기 욕심만을 중요시하는 존재다. 너도 그렇지 않나?


"난 그렇지 않아. 여기있는 동료들도 마찬가지고, 우리팀은 시민들을 지키기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았어."

세하는 목이 터져라 소리쳤다. 절대로 인류는 파괴만 추구하는 존재가 아니라는 사실을 말이다. YAMA는 그가 그렇게 말할 줄 알았다는 듯이 바로 말문을 이어갔다.


-이세하, 너는 다른 클로저요원들과는 다른 존재다. 차원종이라면 무조건 처단해야된다는 편견을 가진 클로저요원들과는 다르다. 그 배경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세하는 자신의 과거까지 알고있는 컴퓨터의 태도에 놀란 상태였다. 자신의 어머니가 알파 퀸이었고, 그는 그런 전설적인 클로저요원의 아들이었다. 하지만 잠재력이 드러나지 않은 채 주변의 기대를 받은 것에 부담을 느꼈고, 도망치듯이 현실도피주의로 전락해버렸다. 그래서 잡은 것이 바로 게임기다. 게임은 그에게 있어서는 유일한 낙이었고, 학교에 다녀도 다닌 거 같다는 생각이 들지 않을 정도였다. 자신은 현실에서 도망쳤다. 위상력을 쓸줄 모르는 채로 살아왔기 때문이다. 그것때문에 리더인 슬비도 실망스럽게 평가했다. 세하는 그런게 싫었다. 자신이 알파 퀸의 아들이라고 해서 꼭 클로저가 되어야되는가? 그리고 굳이 차원종과 싸울 이유가 있는지 의문을 가진 사람이다. 시민들의 생명을 위협하는 차원종과는 어쩔 수 없이 싸워야될지도 모르지만 꼭 차원종이라고 해서 무조건 죽이라는 법은 없다고 생각했다. 대화로 풀리는 상대라면 모를까... 클로저 요원으로 활동하면서 지금까지 적대감을 가진 차원종들을 상대해왔다.

"확실히 나는 그렇게 생각했지. 하지만 클로저요원으로 활동하면서 나는 깨닫게 되었어. 우리엄마가 왜 나더러 클로저 요원을 하라고 했는지 말이야."


-그 이유가 뭐지?


"나는 현실에서 도망치기만 했어. 알파 퀸의 아들이라는 이유하나만으로 말이야. 모두의 기대감을 받아 두려운 나머지 나는 도망쳤어. 하지만 알게되었지. 클로저 요원은 명예를 위해서 싸우는 게 아니라는 것을 말이야. 차원종으로부터 사람들을 구한다. 단지 그것뿐이다. 상부가 우리를 아무리 괴롭혀와도 우리는 끝까지 시민들을 지키는 의무를 실행해왔다. 모두의 기대따위 저버려도 좋아. 단지 사람들을 구할 수 있다면 그걸로 족하다고."


YAMA는 말문이 막혔다. 이세하는 다르다. 지금까지 클로저요원들은 상부의 명령이라면 어쩔 수 없이 따랐지만 검은양 팀은 예외였다. 데이비드 국장을 시작으로 불복종하면서까지 시민들을 구하는 데 앞장 선 검은양 팀, 거기에서 제일 마음이 순수한 세하를 잘못본 게 아니라는 것처럼 대했다. 기계가 아닌 거의 인간의 감정과 가까울 정도로 침묵하고 있는 행동에 세하는 이런 희안한 프로그램은 처음봤다고 생각했다.


-이세하, 살 기회를 주겠다. 너는 썩어빠진 인류들에 속해있지 않다. 하지만 저들도 각자 욕심과 파괴의 본능이 있지만 이세하, 너만이 순수함을 유지하고 있다. 다들 각자의 사욕이 존재한다. 욕심이 말이지.


"무슨소리야? 동료들은 그렇지 않아!"

세하가 부정했지만 컴퓨터는 자신이 맞다고 주장했다. 이미 그들의 신상기록을 전부 알고있는 상태이며 그들이 무슨생각을 하는지도 알고있다. 차원종이라면 무조건 죽여야된다는 파괴본능, 그리고 돈에 밝히는 욕심, 명예 등, 각자가 원하는 거였다. 세하는 반면에 그것들은 관심도 없었다. 그에게 있어서 클로저스는 그냥 귀찮은 보충수업같은 걸로 느끼고 있었다.


-너는 이러한 본능을 가진자들과 살아왔다. 하지만 너만은 그런것에 물들지 않았지. 그래서 나는 많은 인류들 중에 너하나는 제외대상에 넣으려고 한다. 어떠냐? 지금당장 이자들을 버리고 이곳을 떠난다면 너만이 살 수 있는 안전한 구역으로 대피시켜주지.


컴퓨터의 말에 세하의 눈빛이 흔들렸다. 이곳에 있다가 컴퓨터가 어떠한 방식으로 자신을 죽일지 모르는 일이다. 살아남을 방도는 없다. 하지만 세하는 눈을감으며 지금까지 동료들과 함께한 시간을 떠올렸다. 게임기때문에 맨날 잔소리를 하는 리더인 이슬비, 같은반 친구이면서 의욕이 항상넘치는 검도소녀인 서유리, 그리고 검은양팀에서 만난 이상한 아저씨 J, 함께 싸우면서 정이 들었다. 이러한 추억을 생각하면 더더욱 이녀석들을 버릴 수 없다. 이들을 버리고 나간다면 자신은 살아남게되지만 나머지 인류는 다 죽게된다는 뜻이 된다. 몇분간 생각하다가 컴퓨터가 재촉하자 세하는 입꼬리가 올라가며 답했다.

"대답은 No다. 네 제안에는 따르지 않겠다. 난 클로저 요원이야. 사람들을 차원종으로부터 보호하는 사명을 가졌다고. 굳이 차원종이 아니라고 해도 위험한 사고에 처한 이들을 보고도 모른 척 하지 않아!!"


-어리석군. 아무리 게임중독자라고 해도 이 선택지에서 현명한 판단을 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말이야.


컴퓨터는 그를 비웃듯이 말했다. 하지만 세하는 동요하지 않고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마음대로 말해. 날 바보라고 해도 좋아. 하지만 나혼자 살아남으면 클로저요원으로서 나는 큰 죄를 짓게되는 셈이지. 굳이 클로저요원이 아니더라도 소중한 사람들을 버리고 떠나지 않아!!"

세하의 말에 컴퓨터는 말문이 막혔는지 침묵을 유지하다가 기계음성을 냈다.


-이세하, 나는 너말고 다른 클로저요원들을 대상으로 너와 똑같은 질문을 한 적이 있었다. 하지만 대부분 다 너와는 다른대답이었지. 서로 자기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이기주의자였지. 하지만 너만은 그러지 않았다.


세하의 왼쪽에서 검은색 물체가 다가왔다. 세하는 그것을 쳐다보았지만 갑자기 살포된 가스에 눈이 감겼다.

"이... 이건 무슨..."

세하는 이렇게 말하면서 의식을 잃어버렸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2:22:1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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