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아[그 손을 놓지 않으리] 제 43 화

튤립나무 2016-02-16 11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3&n4articlesn=7966 제 42 화






점점 멀어져가는 의식. 주변 풍경이 흐릿해지는게 ..점점 눈이 감길려고 한다.

평소에는 아무런 무게도 느껴지지 않는 눈꺼풀이 지금은 왜 이리도 무거운지... 자꾸만 무게에 짓눌려 눈이 멋대로 감길려고 하는걸 겨우 겨우 ...버틴다.

'아직은 ....안돼 ..'

어떻게든 ..버텨보기 위해 노력한다. 이미 내 몸은 손가락 하나 까딱 할 힘 조차 없다.

지금은 그저 ...잠길려고하는 눈꺼풀의 무게를 버티는게 고작...

'...조금만....ㄷ...ㅓ..'

제발...조금만 ..더...버텨..ㅈ..ㅜ...ㅓ...

그렇게 .. 나는 .. 당장이라도 쓰러질것같은 내 몸에게 애원한다. ...그래.. 아직은 ..제발..조금..만...

아직은 ..안된다. ...아직은.. 

..보고싶은 사람이 있으니까.. 그러니 ..어떻게든 ...그녀의 곁으로..

털썩

'....아...'

..어떻게든 버텨보려했지만 ..더 이상..내 몸이 말을 듣지 않는다.

나를 지탱해주던 두 다리에 전혀 힘이 들어가지 않아.. 나는 그대로 지면에 쓰러져버린..ㄷ..

"....세..하님"

'....아'

지면에 쓰러지던 나를.. 분명 차가운 돌 바닥이 나를 맞이 해줄꺼라 믿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 내가 느끼는 이 감각은 ..차갑고 딱딱한 돌 바닥이 아닌..

너무나도 따스하고..

"...수고..."

..포근하면서도 ...정겨운..

"하셨...어....요.."

...그녀의...품.

'..다녀왔어..레비아..'

..목소리가 나오질 않는다. ...분명 나는 목소리를 내기 위해 목에 힘을 주고 있는데 말이다. ...아니. 그것은 나의 착각이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눈이 감길려고한다. 눈 앞이 흐리면서 뿌옇게 보이는게 ..꼭 졸음이 밀려오기 직전의 그 느낌.

만약 여기서 조금이라도 ..긴장을 풀면 나는 ..아마 그대로..

그러니 나는 최대한 버틴다. 내 모든 감각을 감길려고하는 두 눈꺼풀에 집중하며 ..어떻게든 버티기위해 노력한다.

그렇기때문에 ...나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다. ...그것이 설령 내 눈앞에 있는 소중한 그녀에게 말 한마디 해주지 못하는것일지라도.

..지금은 그저....멀어지려고하는 의식의 끈만을 붙잡으며 ...레비아에게 ..내가 무사히 돌아왔다는것만을, 그것만이라도 ...가르쳐주고 싶었기에.

"레비아님. ..잠시 ..다녀오겠습니다"

어디선가 들려오는 다른 목소리 ..누가 ....우리 말고 ..또 있는..건..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나와 레비아 말고 또 이자리에 누군가가 있었나보다. 하지만 ..그 목소리의 주인공은 그 말을 끝으로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고 모습조차 보이질 않는게 ....모르겠다. 생각하지말자. 지금은 그저..

"...세하님"

...이대로 레비아와 같이..있는것만으로도 ...충분하니..까.

그렇게 레비아의 품에 안겨 아무것도 못하고 있는데, 갑자기 내 몸이 멋대로 움직여지고 있었다. ...따스한 손길이 내 몸에 닿았고 그 손길이 닿는것과 동시에 내 몸이 천천히 뒤집혀지는 것 같았다.

그러자 ..그 느낌과 함께 내 시야에 들어오는 푸른 햇살.

아까까지는 눈치 채지 못했는데 ....하늘, 정말 푸르구나. 

새하얀 구름과 푸른 하늘이 ..흐릿하게나마 내 시야에 들어온다. 그리고 따스한 햇살과 함께 포근한 바람이 날 간지럽히는게 ...정말이지 좋은 기분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머리에서 느껴지는 이 감각이, 마치 베개를 벤듯한 이 느낌이 ..그 무엇보다도 나를 기분좋게 만들어주었다.

"..고생하셨..어요"

내 귀에 속삭이듯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

"..정말로 ...감사...해요"

툭 툭

..내 얼굴 위로 따뜻한 무언가가 흘러내리고 있었다. ...이건 아마..

하지만 ..내 얼굴 위로 떨어지는 그것은, 슬플떄 흘리는 그것과는 달랐다.

왜냐하면 ...지금 그녀의 목소리는 ..내 귀에 들려오는 그녀의 목소리는 너무나도 ...기뻐보였으니까.

"..세..하님..저..정말로...가..감사.."

'................'

그 목소리에 나 역시 미소를 짓는다. ..아니 마음속으로 미소를 짓는다. ...지금은 미소조차 지은 힘이 없었으니까.

방금전 전투에서 내 모든 힘을 쏫아부은 탓에.. 미소조차 지어줄수 가 없다니... 너무나도 ..아쉬웠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쉬운건 ... 여전히 눈물을 흘리고 있는 그녀의 눈물을 닦아 줄 수 없다는 점..

..그렇게

그녀는 내 곁에서 한동안 눈물을 흘릴 뿐이었다.

그동안 ..쌓였던 모든게 한번에 ...터저버린것마냥.







*                               *                                  *


"세하님 기억나세요?"

여전히 나를 간지럽히며 지나가는 포근한 바람. 그리고 그 바람에 실려 들어오는 레비아의 목소리.

"어릴적에 저하고 세하님이 같이 지냈던 일들요"

..아아. 기억하고 있지. 어떻게 ..잊을 수가 있겠어

"저는 아직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었요. 그때는 ..후훗. 세하님이 절 엄청 싫어하셨죠"

..레비아의 추억에 잠긴 듯한 목소리에 ..나 역시 그때의 일을 떠올린다.  ...미안.

레비아의 말에 ..그저 쓴 웃음만을 짓는다. ..그때의 일은 ..하아. 정말..미안해 레비아.

"무섭게 화도 내시고, 짜증도 부리시고 무엇보다 ..가지고 노시던 장난감으로 절 때리셨을때 ....그 ..말씀 못드렸지만 지금도 그때의 상처가 ..남아있어요 헤헤"

'.................'

..상처...남았었..어?

정말로..마음같아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쥐구멍에 들어가고 싶었다. ..정말 미안해 레비아.

"그렇지만.."

'..............'

"저는 ...그때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여전히.."

...레비

"세하님을..좋아해요 ..헤..헤헤.."

아....

우릴 비쳐주는 따스한 햇살보다 더 따뜻함이 담겨져있는 ..초콜릿보다 더 달콤한 목소리가 ..내게로 들려온다.

"...정말로 ...좋아..해요..세하..님"

...나도...마찬가지야 레비아.

"..언제까지나 ...함께...있고 싶었...어요"

'..............?'

..순간...내귀를 의심한다. ...[있고 싶다]가 아닌 ...[싶었다]라니..? ..그,그게 무슨..

갑작스러운 레비아의 말에 의아함을 느끼고 있는데,

"....레비아님"

또 어디선가 ..목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이번에는 아까와는 달리 ..수 많은 기척들이 나와 레비아의 근처에 몰려 있었고

나는 ..잘 떠지지 않는 두 눈을 어떻게든 뜨게 만들어 ..기척이 느껴지는 곳을 처다보니.. 그곳에는,

"...시간이 ...다 됬습니다"

...그 목소리의 주인공인 맘바와 ..여태껏 나와 레비아를 쫒아오며 우리의 도시를 불바다로 만든 차원종들의 모습이 보이고 있었다.

"................."

"....레비아님"

아무런 말이 없는 레비아에게 ...다시 한번 말을 꺼내는 맘바. 그리고 그 목소리에 담겨져 있는 뜻은 ..

...안돼...

"...세하님"

..안돼...말하지마

"...그동안...정말로..."

..안돼..제발..

"...감사했..어요"

..그 말을 끝으로 내 입술에 부드러운 무언가가 닿았다. ..그것은 ..정말로 기분이...좋아 ...야하는데...조..좋아야하는데...왜...왜..이렇게도 ..눈물이 나오는거..지

"...세하님.."

그녀의 입술이 내게서 떨어진다. ..그리고는 ...애절한 목소리로 ..내 이름을 부르는 그녀.

...안돼...가지마, 가지말아줘...제발 부탁이야 ..레비아

난 ..그 목소리에 ..아까보다 더욱 ..애절하게 그녀의 이름을 되새긴다

"...부디...건강히.."

"...아..아..ㄴ...ㄷ..ㅗ..ㅐ.."

어떻게든 그녀를 붙잡기 위해 필사적으로 ...그녀의 이름을 부른다.

안움직여지는 팔에 억지로 힘을 준다. 제발..제발..움직여지라고..!

..그렇지만 ..그런 내 필사적인 몸 부림에도 불과하고 팔은 ..내 생각대로 움직여주질 않았고..

"....세하...님"

"..ㄱ..ㅏ..ㅈ..ㅣ..ㅁ.."

난 그저.. 지금 내가 할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그녀를 붙잡으려 노력한다. 

덜덜 떨리는 내 목소리. 어떻게든 그녀를 붙잡기 위해 목소리를 내보려고 필사적으로 목에 힘을 줘보'지만 ....고작 이정도가 한계였고..

"...몸..조리..잘...하세...요"

레비아는 ..그런 내 몸부림을 뒤로한체 서서히 내 곁에서 멀어져가길 시작했다.

"..ㄹ..ㄹ...ㅔ..ㅂ...ㅣ"

쫒아가고 싶지만!! ..이럴때 움직여주질 않는 내 몸..!! 

나는 내곁에서 멀어져가는 레비아에게서 시선을 때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

제대로 떠지지 않는 두 눈에 억지로 힘을 주며 레비아의 뒤를 쫒힌다.

그러자 ..내 두눈에 들어오는 광경은 ..흐릿한 시야로 들어오는 광경은..

맘바가 기사처럼 무릎을 굽히며 예를 표하는 모습과 ..다른 차원종들 역시 공중에서 ..맘바처럼 예를 표하고 있는 모습.

그리고 그런 차원종들이 있는 곳을 향해서 레비아가 천천히 ...걸어가고 있는 모습이었고 ..내 두 눈에는 그 모습이 너무나도 느릿하게 보이길 시작했다. 

마치 ..내가 잡아주기만을 기다리고 있는것 같은 ...아니, 내가 그러고 싶었다. 그것은 ..나만이 느끼는, 나만이 바램.

그렇게 ..멀어져가는 의식속에서 필사적으로 레비아를 쫒고 있는 나.

그리고 ..차원종들에게 도착한 레비아. 그런 레비아의 앞에 거대한 차원문 하나가 생성 되었고..

"..ㄹ..ㅔ...ㅂ...ㅣ..."

점점 멀어지는 감각과 어두워지는 시야에서 ..내가 마지막으로 본 장면은 ..나를 보며 웃어주는 ...레비아의 미소..

"...ㅇ......ㅏ"

그리고 ..그렇게 나는...그 미소를 마지막으로 ...의식의 끈을 놓아 버렸ㄷ...ㅏ...
















다음 화는 에필로그입니다.

2024-10-24 22:59:0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