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다가 신강 고등학교의 2학년 학생이라는 것을 과연 몇 명이나 알고 있을까? 하지만 최근에 알려진 소식에 의하면, 신강 고등학교를 그만 두고서 어떤 ‘공학학교(工學學校)’ 로 전학을 가버렸다고 한다. 말이 좋아서 공학학교라 부르지만 실질적으로 ‘영재교육원(英才敎育院)’ 과 같이 아예 천재들만 모인다는 그 학교에 수석으로 전학이자 편입을 한 것! 지금 힐다는 그냥 위상제에서 이제 알디 녀석이 데이터를 최대한 많이 뽑아주기만을 바라고 있는 실정. 그녀는 다른 것을 바라지 않고 그것만을 원한다. 천재 중의 천재는 데이터 확보가 이루어질 수가 있다면,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많은 부수적 문제와 문제를 절대로 무시한다. 그것이 힐다 대박사의 방식인 건데 그렇다.

지금 이 시간에도 힐다는 AR-D 의형체가 최대한 선전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이기든 지든에 관계가 없이 데이터 확보만 이루어지면 된다. 힐다가 지금의 상황을 TV 로 지켜보며 알디가 얼마만큼이나 선전을 해주느냐에 달렸지만 힐다는 충분히 데이터를 뽑아낼 수가 있으리라 믿는다. RM-C 에 비해서 AR-D 가 훨씬 더 강한 존재인데다, 그 녀석이 파괴됨으로 제어장치가 해제됨으로 상상을 뛰어넘는 수준으로 강해진 것. 비록 알디가 림시에 비해서 모든 행동능력이 느려서 단순하기 짝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방어력에 있어서는 서구권 전차의 방호력과 동급이라는 것을 절대로 잊어선 안 된다. 얼마나 알디가 방어력이 대단하냐면, 현존 세계 최강이라는 ‘미국제 M1 에이브람스’ 전차와 동급이라고 생각하면 이해가 쉬울까? 그 전차의 장갑과 동등하다.

M1 에이브람스 전차와 동등한 수준의 장갑판으로 이루어진 알디 녀석이라 하피가 어떤 공격을 가해도 흠집도 낼 수가 없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피가 더욱 적극적으로 공세를 퍼붓는데, 그것은 바로 어떻게든 알디의 약점을 잡아내기 위한 방안인 셈. 알디가 워낙에 감정적으로 나오는 덕에 느려터진 공격만 하기에 이걸 돌파구로 사용하며 알디 녀석의 힘을 역이용하면 된다. 하피가 미소를 짓더니 드디어 알디의 힘을 역이용하는 것이 편해졌다고 말하며 더욱 공세를 강화해나간다. 관중석에 앉아서 지켜보던 검은양 팀의 제이도 저렇게 튼튼한 녀석을 상대로 선전하는 저 아가씨도 참 대단한 여자라고 생각하고 있을 것이다. 상황이 좀처럼 진전되지 않자 알디가 더욱 화를 분출하며 해머를 이젠 그녀가 보이는 곳마다 가차 없이 해머를 내리치는 식으로 나온다. 그 덕분에 알디의 단점이 더욱 확연하게 노출되고, 힐다도 심기가 불편해질 것만 같다.

“어머? 참 느리네? RM-C 라고 불렀나? ‘림시’ 에 비해서 넌 너무 느려 터졌네~”

“이 계집이?! 감히 날 림시와 비교하다니!?”

“림시가 그래도 너에 비해서 똑똑하긴 했거든.”

“뭐?!”

“너도 알잖아?”

“너! 이름이 ‘하피(Harpy)’ 라고 했나? 너 오늘 내 손에 딱 걸렸어!!??”

“흐으음~?”

“여자는 극히 혐오스러운 존재! 오로지 멸망시키는 것이 세상을 위해서 존재한다!!”

“어머, 잠깐 괴롭혔다고 저렇게 흥분하다니~ ‘분노조절(忿怒調節)’ 능력이 없네?”

“시끄러워! 그냥 죽어라! 폭주 발동!!”

그러자 AR-D 알디의 전신이 아주 뜨겁게 달궈지더니, 연기가 심히 피어오르기 시작한다. 그리고 알디의 두 눈도 진한 붉은색으로 바뀌는데 이는 ‘광전사(狂戰士)’ 상태로 돌변하는 것과 똑같다고 생각하기 바란다. 광전사라 말하는 이들도 있고, 또 다른 의미로 ‘버서커 모드(Berserker mode)’ 라고 부르는 이들도 있는데 폭주모드로 돌변한 알디는 절대로 눈에 뵈는 것이 없다고 생각해야만 정상이다. 왜냐하면 제어장치가 해제된 알디는 정말로 잔혹하기 그지없어서 중간에 관중석을 공격하게 된다고 하더라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을 일! 리미터 해제가 이루어진 알디는 정말로 무섭다. 상대를 쓰러트릴 수만 있다면 무슨 짓이든 해내고 마는 것이 버서커 모드의 알디. 하피가 너무 심하게 건드렸나? 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이미 늦어버린 것을 어떡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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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신이 붉고 뜨겁게 달아오른 알디는 아까보다 훨씬 강하다. 해머로 내리쳤을 뿐인데 더욱 깊고도 넓게 움푹 파이고, 그걸 로도 모자라 강력한 열기가 느껴지기까지 한다. 막 달궈진 철과 같은 느낌으로 뜨겁다고나 할까? 실수로라도 저곳에 닿았다간 ‘3도 화상’ 이라는 것을 기본으로 입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기에 절대로 저기에 다가가선 안 된다. 알디가 이 세상에 방해가 되는 존재인 여성은 그냥 다 없애버릴 뿐! 이라고 말하며 해머를 내리치는데, 이젠 관중석까지도 공격하는 아주 과격한 행동을 선보인다. 이성을 잃고 마음대로 행동하는 알디를 보고도 힐다 대박사는 오히려 호탕하게 웃어대며 더 신나게 때려 부수라고 소리친다. 자신이 그곳에 없으니 그걸로 된 거라는 걸까? 어차피 알디는 시험작이다. 그렇기에 데이터만 실컷 뽑아주면 된다.

“다 죽어라! 여성은 이 세상에서 가장 혐오스러운 존재다!!”

“야, 민가영!!”

“......!?”

“저 AR-D 라고 했나? 알디. 저 녀석 혹시 네가 만들었냐?!”

“무... 무... 무슨 소리에요! 난 내 지인에게 빌려왔을 뿐이라고요!?”

“그런데 왜 더듬거리며 말하냐? 거짓말이지?”

“아니에요! 제가 아는 언니에게 부탁해서 알디와 림시를 대여해왔을 뿐이에요~!”

“......”

“믿어주세요!”

“그렇다면, 네 아는 언니란 게~ 저런 고물을 만들어서 준 거야? 알기는 하겠지?”

하피가 뭐라고 말하건은 절대로 중요하지 않다. 왜냐하면 RM-C 의형체 림시와 AR-D 의형체 알디는 엄연히 시험작이기 때문이다. 아무리 힐다가 천재 중의 천재라도 오류가 절대로 없는 존재를 만들 수는 없다는 걸까? 하지만 엄연히 저건 시험작이라고 밝힌 만큼! 저건 그저 데이터만 실컷 많이 뽑아내주면 된다. 버서커 모드의 알디가 하피만 공격하는 것이 아니라, 관중석의 벽까지 부수는데 어차피 힐다는 버서커 모드가 발동되어버린 그 순간! 이미 마스터인 자신의 통제를 벗어났다는 것을 알고 있기에, 그냥 실컷 싸우다가 파괴되어버리라는 식으로 그냥 ‘수수방관(袖手傍觀)’ 하는 태도로 일관한다. 어차피 알디가 할 일은 데이터를 하나라도 더 많이 뽑아내어 유니온 과학기술국으로 보내는 일! 설령 파괴된다고 해도 힐다에게는 전혀 손실이 없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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