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니까.

최후방탱커 2015-12-26 0

"하아~ 춥다."

세하는 이미 장갑을 낀 손에 입김을 불어넣는다.

위상능력자라고 해도 겨울은 춥다.


이런저런 수많은 일들을 겪은 끝에 세상은 어느정도 안정 되어 갔다.

어느정도 안정은 되었다고 하지, 차원종들은 여전히 출현한다.

다만 빈도가 좀 줄어들었을 뿐이지.


"여기는 이세하 요원입니다.

A급 차원종을 처리하고 복귀하겠습니다."


"이세하 요원, 수고많으셨습니다. 내일은 비번이니 푹 쉬세요."


간단하게 무전을 넣고서 복귀할 준비를 한다.


주변 정리는 특경대와 유니온 요원들을 뒤로한 체 세하는 터벅터벅 걸어간다.

휴대폰을 확인하니 오늘은 크리스마스다.

하지만 오늘도 1시간 밖에 남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차원종의 출현으로 약속 한시간 전에 급하게 나왔다.


"하아~, 이미 다 끝났겠지. 집에나 가야겠다."


오랜만에 고등학교때 친구들, 검은양팀이였던 유리와 슬비 그리고 석봉이와 정미이지만,

을 만나기로 했는데. 이런 최악의 상황이 될 줄 몰랐으니...


"역시 테인이랑 바꾸는게 아니였는데..."


후회해도 이미 늦은 일이고... 세하는 건물 위를 뛰어다니면서 집으로 돌아간다.

세하는 내일이 토요일 이라는 사실에 작은 위안을 얻는다.


"그러고 보니 집에 먹을게 하나도 없구나..."


세하는 건물 위를 뛰어다니는 것을 그만두고 인도로 내려온다.

그리고는 근처 편의점에 들어가서 간단한 먹을 거리를 고른다.


"전화왔어~, 전화왔어~"


꽤 예전에 유행하던 벨소리가 울리고 발신자를 확인하니 석봉이이다.


"석봉이냐? 갑자기 못 간건 미안하다. 내일 만나자."


"그게 세하야, 내일 중요한 약속이 있어서. 못 만날 것 같아.

그리고 다들 갑자기 바쁜일이 생겨서 못나왔어. 그러니까 너무 미안해 하지 않아도 돼"


석봉이의 이야기를 들으니 약속을 어긴 죄책감은 사라지지만

한편으로는 크리스마스에도 마음 편히 쉴 수 없는 현실이 씁쓸하다.


"알았어. 그러면 나중에 다시 연락할게."


세하는 이런 씁쓸한 기분을 달래고자 맥주를 사간다.


집 앞에 도착하니 너무나도 조용하다.

세하는 성인이 된 이후에 혼자서 자취를 시작했다. 

집에 돌아가도 반겨주는 사람이 없으니 가끔은 일이 끝나도 집에 돌아가지 않고

밖에 돌아다니는 일이 종종 있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갑자기 불이 밝아지더니 폭죽소리와 함께


"메리 크리스마스"


오늘 만나기로 했던 사람들뿐만 아니라, 제이나 테인이 김유정, 그리고 세하의 엄마인 서지수까지..

여러사람들이 와있다.


"다들 바쁘다고 하지 않았어?"


세하는 이 상황이 파악이 잘 안된다.

방금 전에 다들 바뻐서 못 나왔다고 들었는데...


"그건 세하를 놀래켜주기 위한 사전 밑밥, 어서 앉아. 고기가 식고 있어."


유리는 세하에게 끌고 자리에 앉힌다.

다들 자리에 앉고 그 자리에서 연장자인 서지수가, 헛기침 몇번 하더니


"이제 오늘도 다 끝나가지만 그래도 아직은 크리스마스고

소중한 사람들이랑 같이 있다는게 더 중요한거 아니겠어. 그러니까 어서 먹자."


서지수의 말과 함께 모두들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면서 몇분 남지 않은 크리스마스를 즐긴다.

자정을 넘기고 다들 한창 분위기에 취했을 무렵


"우리 아들 인기가 많네."


서지수는 세하 주변에 있는 아이들, 유리, 슬비, 정미,을 보고서 얘기한다.

그녀의 얼굴에는 장난기가 가득하지만, 약간은 진지해보인다.


"그래서 아들 결혼은 언제할거니, 나는 젊은 할머니가 되고 싶은데."


세하는 마시던 맥주를 뿜었다.


"엄마... 그런 얘기를 왜 여기서."


"그냥 궁금해서 물어 봤어. 뭐 숨기는 거라도 있는거야?"


서지수는 키득거리면서 세하에게 묻고 세하의 얼굴은 빨게 진다.


"그런거 없어. 그런 얘기하면 애들이 곤란해 하잖아."


"알았어, 더 이상 자세한건 안물어 볼게.

그래도 여자친구 생기면 바로 데리고 오기다."


"알겠어. 이제 그 이야기는 그만하자."


그리고 훗날, 세하가 여자친구를 데리고 왔을 때

서지수에게 왜 숨겼냐고 여자친구랑 같이 혼났다.

2024-10-24 22:42:4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