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비아[그 손을 놓지 않으리] 제 18 화

튤립나무 2015-12-08 12



"어? 여기야 여기~!!"

대공원 입구 앞에서 유리가 우리를 발견했는지 반가운 표정을 하고서는 우릴 향해 팔을 흔들고 있었다.

..정말이지 기운 좋은 녀석이라니까.

그보다..

'그렇게 흔들지 않아도되는데'

긴 생머리를 하나로 모아 오른쪽으로 묶은 흔히 말하는 포니테일을 하고 있는 유리녀석.

게다가 수많은 인파속에서도 유독 빛이나는 저 외모때문에 멀리서도 유리녀석이 어디 있는줄 알 수가 있었다.

그렇게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는 유리녀석에게 다가간 우리.

"안녕하세요 유리님. 오늘도 정말 예쁘시군요"

"헤헷!고마워 레비아~! 우와~! 레비아도 오늘 예쁘게 꾸미고 왔네~!"

"아..가..감사해요 유리님. 나..나름 노..력해봤는데 ..정말로 ..예쁜가..요?"

"그럼 그럼!! 히야아~ 평소에도 이쁜데 이렇게 꾸미니까 더 예쁘다~! 안되겠어~ 레비아. 우리 같이 사진찍자 응? 헤헤헤!!"

유리녀석의 말에 레비아는 '네..조..좋아요' 라고 말하며 유리와 함께 수줍은 표정을 지으며 유리녀석의 폰으로 같이 사진을 찍고 있었고

..나는 그런 둘을 그저 지켜만 봤다.

한쪽으로 정갈하게 묶은 포니테일 스타일에 배꼽티와 핫팬츠 ..살짝 노출도가 있는 패션이지만 조금이나마 노출도를 줄일려는듯 파란색 야구잠바를 걸치고 나온 유리.

..정말 쾌활한 자기 성격답게 입고 온 유리.. 뭐 그렇다고해서 안 어울리는건 아니었지만.

그와 반대로..

"저..이..이렇게 하면 되는건가요?"

레비아는 노출도가 전혀 없는 흰색 원피스에 가디건을 걸치고 있었고 태양빛에 반사되어 더욱 눈부시게 빛나는 은빛의 머리카락을 두 갈래로 묶어 어깨에 올려놓은 레비아.

완전히 다른 스타일을 하고 온 두 여자들이지만 ..그래도 공통점은 있었으니.. 바로 옷으로도 다 숨기지 못하는 저 ..특유의 발육.. ..그래서일까 어째 ..자꾸 주변의 시선들이 느껴지는데 ..하아 ...귀찮아

"우와아~! 봐봐 레비아. 엄청 잘 나왔어 헤헤!!"

"아아~! 저..정말이네요! ..저 유리님. ..이 사진 나중에 ..보내주시면 안될까..요?"

"물론이지! 지금 바로 보내줄께~!"

"아~! 감사합니다!"

그렇게 두 여자들은 뭐가 그리 신났는지 자기네들끼리 이야기하고 웃으며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덕분에 나는 그저 멍하니 서서 그 둘을 멀뚱멀뚱 바라보는 신세.. 정말이지 이럴거면 날 왜 부른건지..

'..하아..집에가고 싶다.'

원래 오늘 계획은 집에서 하루종일 안나가고 게임을 하는거였는데 말이지.

이런 좋은 기회...음 ..뭐 이유야 어쩄든 학교를 안가긴하니까.. 아무튼! 이런 흔히 오지않는 하늘이 주신 기회를!!

'...이렇게 날리게 될 줄이야..'

내 처량한 신세에 한탄하며 속으로 짦게 한숨을 쉰다.

..우리만 쉬는 줄 알았는데 ..유리와 이슬비까지 같이 쉴 줄이야..

어제 그 일 떄문에 클로저인 유리와 이슬비는 바쁜 하루를 보낼줄 알았는데.. 알고보니 위에서 수고했다며 포상휴가를 줬단다.....뭐 ...어제 엄청 고생한 두명이니 그정도 해택은 당연하다고 생각은 하고 있지만..

'...쉴거면 혼자 쉬던가 ..아니면 이슬비를 불러서 같이 놀던가 하지 왜 나까지..'

솔직히 말해 사람많은데는 질색이다.

복잡한것도 싫고 귀찮은것도 싫다.

나도 그렇고 레비아도 어제 고생을 했다.

그런이유로 집에서 푸욱 쉬고 싶었는데....후우.

그렇게 우리를 귀찮게한 유리녀석에게 원망을 한가득 담아 속으로 투덜되고 있었는데..

"레비아 오늘따라 정말 즐거워보여~"

"네? 아..저 ..이런데는 처음와봐서요.. 그 ..굉장히 흥분되고 ..가슴이 막 뛰는게 ..굉장히 즐거워..요!"

..레비아가 만면에 미소를 한가득 품은체 상기된 표정을 지으며 정말로 기뻐하고 있었고

그 모습을 보자

'..뭐..한번씩 이런데 오는것도 ...나쁘지 않겠지'

지금까지 귀찮다고 느껴졌던 마음이 한순간 사라져버렸다.

저렇게 들뜬 표정을 하고 있는 레비아는 정말이지 오랜만에 보는것같았고

레비아의 저 행복한 표정을 보자 내심 ..나조차도 기분이 좋아지는것 같아 자연스레 입가에 미소가 그려진다.

"자. 그럼 다 온것같은데 슬슬 들어가자"

언제까지 입구 앞에서만 있을 수는 없잖아?

그리고 늦으면 늦을 수록 놀이기구타는것도 힘들어질테고.

귀찮은것도 싫지만 무엇보다 기다리는건 더 싫다.

그러니 유리에게 빨리 들어가자고 말을 한다.

"어? 잠깐만 세하야. 아직 슬비가 안왔어"

"...어?"

그런데.. 유리녀석이 아주 ..뜻밖이 인물의 이름을 말한다.

"..이슬비도 부른거야?"

"응! 그야 당연하지! 내가 분명히 '다.같.이' 라고 했잖아?"

"............"

유리가 당연한걸 왜 물어봐? 같은 표정으로 날 멀뚱 멀뚱 바라본다.

..방금 한말은 취소다. 

하아..그냥 집에나 있을껄.. 

전에도 말했지만 나는 아직 이슬비가 어려웠다.

...그건 아마 이슬비 역시 마찬가지 일거다.

그 녀석도 분명 날 대하는게 꺼림짓할꺼다.

그러니 그렇게 맨날 나한테 쌀쌀맞게 굴지.

..뭐 딱히 나도 그 녀석하고 그렇게 친하게 지낼 생각은 없지만.

그렇게 이곳에 온걸 후회하고 있는데

"슬비는 왜 이렇게 안오지 한번 전화를 해봐야 하ㄴ....어? 저기 온다!  슬비야~! 여기야 여기!!"

어느세 이슬비 마저 이곳에 온 건지 유리가 아까 우리에게 보여줬던 표정 그대로 팔을 흔들고 있었고

나는 대놓고 한숨을 쉬며 유리를 따라 뒤를 돌아본다.

.........그런데

"하아..하아. 미,미안! 내..내가 좀 많이 ..늦었지?"

"............"

야..이슬비.. 아무리 그래도 말이지..

"....저..저기..애들..아? ㅇ..왜 그런 눈으로 날...처다보는거..니?"

왜냐고..?

"하..하하..스,슬비야.."

"..ㅇ..왜 유,유리..야?"

이슬비녀석.. 나를 포함한 다른 애들의 표정을 보자 매우 당황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하아...너희들도 나랑 같은 생각인가보구나.

이슬비를 보자 마자 처음 느낀 내 심정은 어이가 없다 못해 황당할 지경이었고

아마

"..설마..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정말...그렇게 입고 온..거야?"

"어,어? ..으..으응. ㅇ..왜?! 이..이상하...니?"

유리 역시 나하고 같은 심정이었나보다.

이슬비가 입고 온 옷은 정말이지 ..딱 봐도 활동하기 편해보이는

"당연하지!!!"

...츄리닝차림이었다... 하아 ..누가 쟤좀 어떻게좀 해줘.




.........................................................


...........................................................................


"우..우와아아아~~!!"

입구에서 자유이용권을 끊고 대공원 안으로 들어가자마자 내 귀에 들려온건 바로 레비아의 탄성 소리였다.




순백의 아름다운 성을 지나자 우리들의 눈앞에 펼쳐진 광경은 절경이었다.

거대한 조형물들이 아름답게 펼쳐져있었고

알록달록 색색의 옷들이 장관처럼 펼쳐저 마치 무지**의 바다를 보는것같았으며

귀엽게 생긴 인형옷을 입고 있는 사람들이 지나가는 아이들에게 저마다 풍선을 나눠주며 반갑게 손을 흔들어주고 있었다.

그리고 웅장한 자태를 뽑내는 바이킹이 거친 파도를 힘차게 뚫고 나갈 것 마냥 움직이고 있었고

보는것만으로도 아찔한 높이에서 순식간에 떨어지는 자이로드롭과 비명소리가 들리는 곳을 처다보니 빛과 같은 속도로 지나가는 롤러코스터까지!

..정말 보는것만으로도 기가 죽는다.

가슴은 두근 거리기 시작했고 다리에는 힘이 살며시 빠져나간다.

정말이지 저런걸 어떻게 타는지 ... 정말 저런 사람들이 심장은 어떻게 생겼는지 보고 싶을 정도였다.

한 두번 온것도 아니지만 올때마다 ..기가 죽는다.

그렇게 사방에서 들려오는 비명소리에 잠시 넋이 나가 있었는데

"세하야 뭐해? 이쪽이야"

날 부르는 유리의 목소리에 그쪽으로 고개를 돌린다.

"응? 세하야 표정이 좀 않좋아보여"

"...아무것도 아니야"

..차마 솔직하게 쫄았다고는 말 못하겠다.

나와는 달리 유리녀석은 뭐가 그리도 신났는지 연신 싱글벙글 웃고 있었다.

..정말 올때마다 느끼지만 유리녀석은 이런데가 뭐 그리 재미있다는건지..

"세,세하님!"

"응?"

갑자기 내 옷소매를 잡아 당기는 레비아. ..얘가 갑자기 왜 이러지?

"저..저거!! 저거 타..타보고 싶어요!!"

"............"

엄청 상기된 표정을 지은체 입을 벌리고 있는 레비아..

평소와는 달리 내게 무언가를 하고 싶다고 말하는 레비아에게 살짝 어리둥절했고, 

나는 레비아의 시선을 따라 그쪽으로 고개를 돌리니..

"..............."

내 시야에 들어온건 ...바로 타다가 죽은 사람도 있다고 전해져내려오는 그 자이로드롭이었다.

..저..저걸 타..타자고?!

싫다. 절대로 싫다. 무조건 반대다!!

어떻게든 타기 싫어 레비아에게 

"..저..저기 레비아 나는 저거 타ㄱ.."

"네??"

...말을 하려던 내 입이 멈춘다.

레비아녀석... 평소와는 달리 두 눈이 매우 ...초롱 초롱 빛나고 있는게 눈에서 별빛이 발사될것만 같았고..

"...고는 싶지만! 그..그전에 일단 유리가 말한대부터 가..가자 ㅇ,응?!"

나는 그런 레비아의 기대를 차마...내칠 수가 없었다. ..설마 레비아가 저런걸 좋아할줄이야....

"아..네!!! 그럼 세하님!"

"..어..?"

어떻게든 이 자리를 벗어나려고 발걸음을 옴기려는데 또 다시 나를 불러세우는 레비아..

나는 이유모를 불안감에 천천히 고개를 돌려 레비아를 바라보니..

"그럼 있다가 저랑 ..꼭 같이 타..주시는거죠?"

"..그..그게 저..저기.."

"네??"

".....응...같이 타자..꼭"

..어린아이마냥 정말로 들뜬 표정을 짓고 있는 레비아에게 차마 ...싫다고 말할 수가 없었다. ...흐어어.. 어..어쩐담..

이..일단은 어떻게든 이자리를 벗어나야겠다.

그..그러면 자..잘하면 분명 ..아..안탈수도 있겠...지?

제발 그러기를 간절히 바라며 나와 레비아는 유리의 뒤를 따라 이동했다. ..물론 츄리닝 차림에 이슬비까지. 그래 츄리닝 차림에 이슬비다. 츄리링.

정말 여자얘면서 어떻게 이렇게 사람들이 많이 모여드는 장소에 저렇게 ...편하디 편한 복장을 하고 왔는지 ..어떻게 보면 참 대단하다.

옷에 관심없는 나조차도 나름 꾸미고 왔는데 말이지.

나조차도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데 ..역시나 할까 유리녀석은

이슬비의 복장을 보자 기겁을 하며

'안되겠어! 일단 슬비 옷부터 사러가자!!'라고 말했고

..결국 우리는 계획을 변경해 옷가게부터 가게되었다.

그런데..

..대공원 안에 옷가게라니? 

그런게 있을리가 없잖아?

보통 이런데는 기념품점이라던가 음식점 밖에 없을텐데 말이다.

정말이지 ..유리녀석. 옷가게라는게 아무대나 있는 줄아나보다.


.
.
.
.
.
.
.
.
.

"....정말로 있을 줄이야.."

유리를 따라 당도한곳은 분명 ...누가봐도 옷가게였다.

아니 상식적으로 대공원에 옷가게라니.......내..내가 이상한건..가?

그렇게 잠시 지난 살아온 내 세월이 설마 헛된건가 까지 생각하며 허무해하고 있는데

"뭐해 슬비야. 빨리 들어가자~"

"자..잠깐만 유리야!! ..지..진짜로 드..들어갈...꺼니?"

"응? 당연한 소리를 왜 자꾸 해?"

"그..그야 다..당연히!!! .....그...내..내가 입고 있는 오,옷이 그..그렇게도 이..이상...해?"

가게 입구 앞에서 실랑이를 벌이고 있는 두 명.

유리는 자꾸 안들어가겠다는 이슬비를 억지로 끌고 들어가려고 했고 이슬비는 한사코 거부하고 있었다.

그런 이슬비에게 유리는 해맑게 웃으며

"응!! 이상해"

...확인사살을 한다. ..어째 이슬비의 등쪽에 화살이 박혀있는듯해 보이는데 ...기분 탓이겠지?

"내..내..오,옷차림이 어..어디가 어때서!!"

이슬비는 끝까지 자기는 안 이상하다며 반항을 해보'지만 ...남자인 내가봐도 이슬비의 복장은 영..아니었다.

하물며 같은 여자인 유리녀석은 오죽하겠고..

심지어

"..저..슬비님.. 죄송하지만 그 ..제..제가봐도 슬비님 옷은 좀...아니것같아요.."

"레..레비아 너..너마저...!"

..레비아 마저 이슬비의 옷차림을 지적한다. 

그러자 이슬비는 충격을 먹은듯 그 기세던 어깨를 축 늘어진체 

"..그..그럼 나..나보고 어..어쩌라고... 이..이런데...와..와 본적이...어,없는...데...."

....응?? 와본적이 없다니..

"매..매일 그...후..훈련만해서 이..이런 곳은 그...와,와본적도 없고 ..그..그래서 어..어떤 옷을 입어야할지도...잘 모르겠..고.."

그렇게 말을하며 본인도 부끄러운지 고개를 푹 숙인체 양 검지 손가락을 꼼지락 되고 있었고..

...어째.. 가만히 듣다보니 이슬비녀석이 갑자기 불쌍해보인다. 

설마 이런곳을 한본도 와본적이 없다니.. 자랑은 아니지만 나 조차도 몇번이나 와본곳인데..

유리녀석에게 이끌려 몇번이나 와본곳. 

뭐 올때마다 가기 싫어 몇번이나 핑계를 되긴 했지만.. 그래도 꽤 와본곳인데..

'..저 녀석 여태까지 어떻게 살았길래..'

크게 신경 쓰고 싶은 마음은 없지만 ..그래도 저런 모습을 보고 있자니 살짝 ..신경이 쓰인다.

"..슬비야!"

"어..? 꺄앗!?"

갑자기 이슬비를 대뜸 안아버리는 유리녀석.

갑작스러운 유리의 행동에 이슬비녀석 깜짝 놀랐는지 비명소리를 지르며 당황해 하는 모습을 보였고

"..걱정마 이 언니만 믿어! 내가 꼬~옥! 너를 예쁘게 꾸며줄꼐~!!"

"어..어? 그..그게 무슨 소ㄹ....ㄲ..꺄아앗!!"

..그리고는 이슬비를 끌고 가게안으로 들어가버리는 유리녀석.

나는 그 광경을 보며 작게 한숨을 쉰다.

그리고는 품에서 가져온 게임기를 꺼낸체 게임기 전원을 키려고 하는데

"뭐해 세하야. 빨리 안들어오고!"

"...나도 들어오라고?"

"당연하지! 친구의 옷을 골라주는건 친구로써 당연한 의무라고!!"

..저기 나하고 이슬비는 친구 ..라고 부를만한 사이는 아닌데

"..난 그냥 밖에서 기다릴께. 알아서 고르고 와"

그렇게 유리녀석을 무시한체 다시 게임기에 시선을 돌리며 게임을 하려는데..

..갑자기 내 손에 있던 게임기가 내 손에서 사라졌고...!!

깜짝 놀라 내 게임기가 사라진 곳을 따라 시선을 옴기니

"죄..죄송해요 세하님! ..그..그렇지만 ..여..역시..이번만은 ..봐드릴수가 없어요.."

"...레..레비..아?"

..레비아가.. 그 레비아가... 항상 날 챙겨주고 날 아껴주던 레비아가... 

"그..그러니까 ..다..당분간 이 게임기는 제..제가 가지고 있을께..요!"

"잘했어 레비아!!!"

..내 게임기를 ..가져가 버렸...다...!

갑자기 내 게임기를 내 손에서 뺏어간 레비아. 그것도 모자라서 자기가 가지고 있겠다고 한다..!

그런 레비아의 행동에 유리녀석은 손뼉을 치며 잘했다며 레비아의 행동을 칭찬하고 있었고

나는 이 어이없다 못해 당황스러운 사태에 당혹함을 숨기지 못한체

"..이..이게 무..무슨!! 레,레비아 내 게임기 돌려줘!!!"

레비아에게 다가가 게임기를 다시 뻇어가려고 했다.

...그러자

"에..에잇!!"

"...!!!!!!!!!"

...레비아가 ...내 게임기를 자..자신의 품에 감싸 아..안아버렸..다...!!!

내 게임기는 이미 레비아의 품속에 안긴체 ....레비아의 거대한 언덕에 파 묻혀...이미 보이질 않았고..

나는 이 난감한 상황에 어쩔 줄 몰라했다.

마음같아서는 지금이라도 당장..!!! ...저 게임기를 다시 뺏어오고 싶었지만....그렇다고해서...차마 손을 뻣기도 ..애매한..나..나보고 어쩌라고!!!!

"...죄..죄송해요..세하님.. 저..저도 세하님이 게임하는 모습 저..정말 멋지게 생각하고 조..좋아하지만 ..그..그래도 여,역시 여기서는 유..유리님의 말씀대로 하..하시는게 좋을것..같아요"

"............"

"게..게임기는 바..반드시 돌려드릴께요. 그..그러니까 지금은 ..유리님의 말씀에 ..따라주세요. 세하님"

난감했다.

난감하다 못해 ...당황스럽다. 

평소같지 않은 레비아의 행동에 도저히 어떻게 해야할지 감도 잡히지가 않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나를 짜증나게 하는건..

가게 입구 앞에서 '잘한다 레비아~! 그래 그거야!!' 라며 박수를 치며 레비아를 응원하고 있는 서유리녀석때문이었다.

정말이지 얄미워 죽겠다. 저 녀석 분명히 지금 이 상황을 즐기고 있는것같았다. 아니 즐긴다.. 봐봐 저 표정.. 악마같은 저 미소를..!! ...하아....젠.장

나는 뒷머리를 글적이며

"...알았어. 알았다고! 내가 젔어. 같이 들어가줄테니까! ....게임기 그만 돌려줘 레비아"

레비아에게 항복을 선언하며 게임기를 돌려달라고 손을 내밀었다. 

그러자.. 금방이라도 돌려받을것 같았던 내 예상하고는 다르게..

"..스..슬비님 옷도..같이 골라..주실꺼..죠?"

"...................."

"..네??"

...너 정말..오늘 날 왜이렇게 힘들게...만드는거니 ...흐윽! 

"네, 세하님?"

"...알았어. ..그렇게 할께"

"와아~ 감사해요 세하님!"

레비아는 아이처럼 해맑게 웃으며 그제서야 내 게임기를 다시 내게 돌려주었다. 

...게임기에는 아직 레비아의 온기가 남아있는듯 무척이나 따뜻했다.

그리고 게임도 안했는데 따끈 따끈한 게임기를 다시 내 품에 도로 넣은 나는 ..그저 한숨만 푸욱 쉴뿐이었다.

...하아..어쩌다가 내가...흑..!






.............................................................



"슬비야 다 입었어???"

"아..아직!! 자..잠깐만..!!"

가게에 들어온 우리. 그리고 나는 약속되로 정말 성심껏 이슬비의 옷을 골라주었다. ..정말로 내가 어쩌다가 여자얘의 ..그것도 하필이면 이슬비의 옷을 골라주게 됬는지 ..정말 살고 볼일이다.

어쨌든 고생 고생한 끝에 겨우 마음에 드는 옷등을 고른 우리는 이슬비에게 옷을 입고 오라고 말했고 

나는 

'....하아...힘들어..'

의자에 앉아 겨우 게임을 할 수가 있었다.

..정말이지 아직 놀이기구도 안탔는데 벌써부터 지쳐온다.

그냥 아무거나 입으면 될것이지 뭘 그렇게 까다롭게 구는지..

내가 상의를 고르면 그것과 어울리는 하의를 고른다고 또 가게안을 이잡듯 돌아다니는 유리녀석.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게 없으면 다시 고르라고 하는 유리녀...서억!! 크윽!!

그렇게 한참을 찾아헤매던 끝에 겨우 유리녀석의 OK싸인이 떨어졌고 ...

이렇게 드디어 의자에 앉아 꿀맞같은 휴식시간을 가질 수 있게되었다.

'....지친다....하아..'

힘들다. ..내 다시는 여자들의 쇼핑하는데 따라오나 봐라..

여자들은 무슨 옷을 고르는데 이렇게 시간을 소비하는지 도통 이해를 못하겠다.

이 시간을 게임매장에서 사용했다면 정말로 행복했을텐데.. 아.. 나중에 게임매장이나 한번 가야겠다.

그렇게 지친 내 몸을 휴식하며 언젠가 꼭 게임매장이라는 성스러운곳에가 힐링을 하고 오리라 다짐한 나는 게임에 열중하기로 했다.

한참을 게임에 열중하고 있었는데

"다..다입었..어. 나..나간..다?"

탈의실에서 들려오는 이슬비의 떨리는 목소리.

..뭐 그래봤자 우리가 골라준 옷이라 머릿속에 대충 이미지가 그려진다.

나는 무시한체 게임에 계속 열중했다.

어느덧 스테이지를 다깨고 대망의 보스전!

좋아! 이것만 깨면 드디어 이 게임도 클리어다! 정신을 바짝 차리자! 할 수 있어 이세하! 이 상황을 만들기까지 니가 노력한걸 생각해봐! 너라면 할 수 있어!!

그렇게 마음을 다잡고 게임에 열중하는데

"우..우와아아~!! 슬비야 너무 예쁘다!!"

"우와아아.. 슬비님 저.정말로 아름다우세요!"

"어..어?? ..저...정말.....?"

갑자기 여성진에서 호들갑스러운 목소리가 들려온다.

하지만 지금 내 온 신경은 눈 앞에 있는 보스에 쏠렸다. 저런 소리에 귀를 귀울일틈도 없고 관심도 없다.

내가 봐야할 것은 단 하나!!

..이 게임의 엔딩이다!!

그렇게 여자애들의 목소리를 무시한체 보스를 잡고 있는데 갑자기 누군가가 내 어꺠를 툭툭 건들이기 시작!

..거..건들지마! 보..보스전이라고!! 제..제발 제발!!!

여기까지 오는데 얼마나 힘들었는데!! 그리고 옷도 골라줬잖아!!! 약속도 지켰잖아!! 그러니까 제발 날 내버려둬!!

..하지만 그런 내 바램과는 달리 자꾸 내 어깨를 귀찮게 툭툭 치는 누군가..

나는 그런 누군가를 향해

"아 정말 왜 자ㄲ.......!!!!"

...소리를 지르던 내 입은 벙어리가 된체 ..마치 금붕어마냥 입은 뻐끔뻐끔 거리며 ..두 눈은 내 눈 앞에 펼처진 현실이 믿겨지지가 않는듯 그저 멀뚱 멀뚱거린체 깜빡 거릴뿐이었다.

내 눈앞에는..

"세하님 봐보세요. 슬비님 정말 예쁘세요"

"봐봐 세하야~ 우리 슬비 정말 공주님같지 않니?!"

핑크빛 바탕으로 된 옷을 입고 있었으며 곳곳에 달린 ..아무나 소화 할 수 없는 프릴이 달린체 상의와 잘 어울리는 치마를 입고 있었고 마지막으로 옷과 한 세트인 것처럼 잘 어울리는 샌들과 짧은 치마로 인해 노출된 허벅지와 다리를 가려주는 하얀색 니삭스를 신고 있는 이슬비가 서 있었다.

..츄리닝을 입고 있었던 그 이상한 모습은 온데간데 사라진체 지금 내 눈앞에 있는 이슬비의 모습은 마치 ...유리녀석의 말처럼 어릴때나 보았던 동화책에서나 나올법한 공주의 모습 같았고..

..그렇게 나는 게임을 하는것조차 잊은체 멍하니 이슬비의 모습을 바라보고 있다가 갑자기 울려되는 게임기에 깜짝 놀라 시선을 게임기로 돌리니..

..게임기 화면에 뜬건 Game Over 라는 큼지막한 문자. 아..아악..!!! 내..내 보스전이!!!

그렇게 절규를 하고 있는데..

"..저..저기..이..세하..."

나지막하게 날 부르는 이슬비의 목소리에 깜짝 놀라 당황해 서둘러 이슬비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저..저기..오,오해 하..하지말고 드..들어!! ...그..나..남자얘의 펴..평도 드..듣고..시..싶은데...그...."

이슬비가 누가봐도 알 수 있을것만큼 부끄러워 하는 얼굴을 하고 있었고

귀까지 새빨개진체 고개를 푹 숙이며 양손으로 치마자락을 꽈악 움켜쥐고는..

"...니,니가 보기에는 어..어떠..니? ..내,내..오..옷 차림.. 그...이..이상...해?"

더듬되며 내게 힘들게 말을 하고 있었고

나는 그런 이슬비의 모습에 아무런 생각조차 들지 않았다.

그저 내 머릿속에는 딱 한 단어만이 생각났고 

내 입은 내 머릿속에 떠오른 단어를 말하기 시작했다.

"..어..어울려. 어..엄청."

내 말을 들었는지 이슬비녀석은 아까보다 더 빨개진 얼굴이 되어버렸고

..나 역시

'으..으아아악!!! 내..내가 무슨 말을 한거야!!!"

멋대로 움직인 내 입을 저주하며 서둘러 변명거리를 말하려고 하는 찰나

"...고...고마...워"

...작게 중얼거리는 이슬비의 목소리에

"..아...응.."

이렇다할만한 말이 떠오르지가 않았다.








드디어 시작되는 놀이공원 편입니다.

과연 여기서는 무슨일이 벌어질지??

후후후후!!

그럼 저는 이만 또 다음화에서~!






2024-10-24 22:42:1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