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467화- [대화의 시간(對話の時間)]
호시미야라이린 2015-12-02 1
“뭘 잘 생각하라는 거지?”
“이미 알고 계시겠지만 검은양 녀석들을 전적으로 신뢰하진 마라는 겁니다.”
“또 그 소린가? 그거라면 이미 너보다도 내가 잘 안다.”
“검은양 녀석들이 살인자들의 후예들이란 것을 잊지 마십시오. 그들은 살인과 배신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니까요.”
“......살인자들의 후예들?”
“그렇습니다. 이게 무슨 말인지는 아시리라 봅니다.”
“......오펠리아 란드루펜. 뭘 얘기하고 싶은 거지?”
“그 녀석들의 부모들이 모두 ‘연쇄살인범(連鎖殺人犯)’ 출신들이라고요.”
너무 과대 포장하는 식으로 광고하듯 말하는 걸로 들릴 수밖에 없지만, 100% 틀렸다고 단정 짓기도 상당히 그렇다. 벌처스 회사에서도 정말로 은밀한 부서인 정보국 소속의 현역 암살첩보원 서포터란 것을 감안해야만 하기에 그녀의 말을 무조건 틀렸다고 봐서는 안 된다. 천하의 트레이너도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하는데 틀렸다고 말할 수가 없을 뿐만이 아니라 정보국 사람이 하는 말이기에 설령 과대광고를 하듯 말하는 걸로 들린다고 하더라도 일단은 믿어주는 수밖에 없다. 게다가 기밀 해제된 기밀문서들을 오펠리아 이 녀석이 읽어준 바가 있고, 그 내용들이 모두 담겨져 있기에 무시할 수가 없는 실정. 트레이너와 오펠리아의 대화를 타 늑대개 멤버들이 밖에서 엿듣고 있는데 언제나 그녀의 말은 살벌하고 냉혹하게 들려올 수밖에 없다. 늑대개 멤버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오펠리아. 우리의 대화를 밖에서 그들이 듣고 있을 것만 같은데?”
“......그렇겠죠. 그건 이미 다 예상하고서 하는 말입니다.”
“......”
“칼바크 턱스. 다들 ‘덕수 형’ 이라고 부르던데 그가 했던 말이 왠지 느낌이 오네요.”
“......?”
“그건 ‘양’ 과 ‘늑대’ 가 서로 함께할 수가 없다는 말이요. 지금은 서로가 같은 편이라 하지만, 누가 먼저 배신을 할지 모르는 겁니다.”
“......우리도 이미 그건 예상하고 있다.”
“잘 아시네요. 트레이너 님은 그렇게 잘 알고 계시면 다 되는 겁니다.”
오펠리아와 트레이너의 대화가 계속되고 있는데 그녀는 사람들이 ‘덕수 형’ 이라고 부르는 칼바크 턱스의 말이 왠지 모르게 공감이 간다고 말함과 동시에 앞으로의 미래를 조심하길 바란다는 당부도 잊지 않는다. 양이 늑대를 잡아먹게 될 것인지, 아니면 그 반대로 늑대가 양을 잡아먹게 될 것인지 오로지 그 두 가지의 선택지만 있을 뿐이라 말하는데 검은양도 이다음에 크면 모두들 더러운 정치인들의 뒤를 그대로 따라가게 될 운명이라 말하며 조심하고 또 조심하라는 오펠리아. 그런데 트레이너도 다 알고 있는 사실인데 그녀가 자꾸 강조하는 목적이 뭔지도 세삼 궁금하다. 아무리 본인이 현역 암살첩보원 서포터라 하더라도 똑같은 말을 계속 했다가는 상대방의 기분을 심히 상하게 만들기에 정말로 좋다. 타 늑대개 멤버들은 밖에서 둘의 대화를 계속 엿듣는다.
뭐라고 해봐야 두 사람의 대화는 그 이후로도 계속되지만 그냥 생략하도록 하겠다. 오펠리아가 단순히 검은양의 그 레인저 녀석의 라이벌인 정도가 아니라 뭔가 더욱 큰 것을 노리는 여자로 보이는 것만 같다. 그녀가 하는 말을 아무리 듣고 또 들어봐도 오펠리아 란드루펜의 의도를 파악하는 것이 불가능! 트레이너가 ‘한 치의 앞의 생각도 읽을 수가 없는 여자’ 라고 말한 것이 괜히 한 말이 아니라는 것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이번에도 역시나 자기 할 말만 하고서 그냥 가버리는 오펠리아. 과연 그녀가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기울여주는 날은 과연 언제가 될까? 밖으로 나가다가 바로 문 밖에서 늑대개 타 멤버들이 엿듣고 있었던 것을 보고도 아무런 반응도 보이지 않고서 그냥 가버린다. 어차피 너희들이 다 듣고 있기를 바랐다는 마음인 듯한 걸까? 뭐라고 반응이라도 보이길 바라겠지만 다른 녀석도 아니고 상대가 오펠리아인 만큼 괜히 바라지는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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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오펠리아의 뒤로 누군가가 미행하는 느낌이 드는데 물론 그녀는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버려두는 이유는 뭘까? 미행을 한다고 해도 어차피 끝까지 오지는 못할 것이기에 길을 가면서도 무의식적으로 맹독을 흩뿌리고 있고, 당연히 맹독의 냄새만 하더라도 정말로 치명적인 수준이기에 그야말로 미행하다가 목숨을 잃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발생하는 수가 있다. 오펠리아가 길을 가면서 무의식중에 흩뿌린 맹독으로 인해 미행하던 이가 갑자기 고통을 호소하며 쓰러지더니 이내 숨을 거둔다. 특경대 소속의 사복형사들도 오펠리아를 미행하다가 똑같은 과정을 밟고 쓰러지다가 죽는다. 그렇게 오펠리아가 길을 가면서 맹독을 살포하고 집에 들어와서도 흩뿌리는 식으로 살포하는데 맹독의 냄새가 얼마나 독하고 치명적인지 맡기만 해도 바로 쓰러지고 사망에 이를 정도! 그 때문에 동물들은 물론이고 식물들도 그 영향으로 시들어버린다.
“......그거라면 왠지 나도 부탁하고는 싶지만 역시나 어렵겠군.”
“왜 그러지, 오펠리아?”
“너야말로. 오펠리아.”
“오펠리아. 너도 혹시 그걸 원하는 거야? 너도 그걸 가지고 싶어?”
“......네 마음대로 생각해. 오펠리아 너의 말이 맞건 아니건은 중요하지 않아.”
“헤에~?”
“뭐 내가 뭐라고 할 말은 아니지만, 우리나라의 정치인들은 왠지 모르게 한심해.”
“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지? 오펠리아 란드루펜?”
“자기들의 철밥통을 지키려고 온갖 잘못된 행위들을 다 하잖아. 자기들의 철밥통 지키기에 연연하는 나머지 정말로 국익에 필요한 것을 내버리고 있어. ‘정치인이 돈을 좋아해선 안 된다.’ 라고 했던 어떤 사람의 말이 기억나.”
“맞는 말이야~ 오펠리아? 그래서 정치인들을 무보수 명예 봉사직으로 해야만 한다는 거야.”
“오펠리아 란드루펜. 네가 날 도와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