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 외전 - 하얀악마 3편

이제나는돌아서겠소 2015-01-17 1

  세이 언니는 나만 놔두고 혼자 빠른 속도로 앞으로 달려 나가 버렸다. 세이 언니의 모습이 조금씩 작아지기 시작하였고, 이윽고 수풀에 가려서 모습이 보이지 않기 시작했다.

“후훗, 언니도 참 나는 하지 말라고 하면 더 하는 사람이네요. 거기다가 이런 투명모듈도 주고, 몰래 따라간다고 해도 눈치 못 채겠지.”

  남이 보면 소악마 같다고 할 미소를 지으며, 언니를 따라갈 방법을 생각했다. 언니가 너무 빠르게 가버려서 어느 쪽을 거쳐 간 지 모르지만 아까 언니가 보던 내비게이터의 영상도 기억하고 있고, 저 멀리서 언니가 위상력이라고 부른 위화감도 느껴지니 그쪽으로 가면 분명 언니가 마을을 구하는 멋진 모습도 볼 수 있을 거란 생각에 조금은 무섭지만 들뜬 마음으로 마을로 향했다.

“아 참! 옆에 괴물들이 함부로 못 오게 한다는 이상한 고철 덩어리가 하나 있었지? 흠... 두고 가면 언니가 뭐라 할지도 모르니 챙겨가자.”

가던 길을 멈추고 옆에서 이상한 고철 덩어리(?)를 내 배낭 안에 넣고 한 혹시나 모를 위험사태를 대비하여 투명모듈을 손에 꼭 쥐고 다시 마을 쪽으로 걸어갔다. 한 20여 분 쯤 걸어가니 저 멀리서 불에 타는 마을이 보였다.

『키에엑―― 펑 콰앙』

괴물들이 지르는 단말마가 내 귀를 어지럽혔다. 엄청나게 쏟아지는 포탄이이 괴물들의 몸을 꿰뚫기 시작했다. 큰소리와 함께 폭발이 일어났고, 그 열기가 여기까지 미치는 듯했다. 순식간에 소리가 멎었고, 모여 있던 괴물들은 이리저리 육편이 되어 흩어져 나갔다. 괴물들이 사라지고 나니 그 옆의 것들이 눈에 보였다. 여러 사람의 시체…. 한 시체는 가슴 부분이 어떤 것에 뜯어 먹힌 듯 튀어나온 갈비뼈와 흩어져 있는 내장이 눈에 보였다. 다른 시체는 여성같이 보였는데 어린아이로 보호하듯 감싸 안고 있었고, 길다랗고 날카로운 것이 그녀의 등과 함께 아이를 꿰뚫고 있었다. 그 외에 보이는 것은 마을 사람들의 

“시체, 시체, 시체, 시체”

『덜덜덜덜덜덜』

내 몸은 엄청난 혹한에 알몸으로 나간 듯이 덜덜덜 떨리고 있었고, 목구멍에서 갑자기 비릿한 맛이 났다.

『우웨에에에엑』

갑자기 역류하는 구토에 손으로 입을 막아보았지만, 액체는 내 손을 삐져나왔고, 나는 내 밑에 쌓여가는 토사물을 바라만 보고 있었다.
“세이 언니, 언니, 언니, 언니…….”

갑자기 눈물샘이 폭발한 듯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고, 내 머릿속엔 언제나 강해 보이던 언니의 모습이 떠올랐다. 그리고 언니의 모습이 마음에 떠오르자 어느덧 안정감을 느끼기 시작했으며, 저런 위험한 곳에 가라고 한 나 자신이 너무 미워졌다.

‘언니가 위험한데, 나라는 애는 저런 곳에 언니를 보내고 나 혼자만 무서워서 벌벌 떨고 있어. 가봐야 해 언니가 무사한지 확인해야 해.’

어느 정도 진정이 된 나는 투명모듈을 손에 꼭 쥐고, 위화감이 덜 느껴지는 쪽으로 조심, 조심 마을로 다가가기 시작했다.


  은이를 숲 속 한가운데 두고 와 걱정이 되었다. 하지만 차원종을 빨리 처리하기 위해 나는 뒤도 돌아** 않고, 마을로 달려갔다. 마을 근처로 재빠르게 뛰어드는 미세하게 들리던 마을 사람들의 비명소리와, 스캐빈저들의 괴이한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꽤 멀리 떨어져 있는데도 피 내음새가 콧속에 진동하였으며, 사람들이 꿰뚫리고 베이는 소리가 들리기 시작했다.

“… 흑- 흑- 안돼! 저리 가! 이 괴물들아. 안돼! 이 아이만은 안돼, 제발 이 아이만은... 안... 컥...”

소리의 출처를 알기 위해 마을 근처의 높은 나무로 빠르게 올라갔다. 그러자 보이는 것은 스캐빈저의 창에 꿰뚫린 한 여성과 여성이 안고 있는 아이가 보였고, 그 모자 옆에는 아이의 아버지로 보이는 듯한 남성의 시체가 스캐빈저에게 뜯어 먹힌 듯 가슴이 파 먹혀 있었다.

『으드드득』

여러 전쟁터를 경험하면서 잔인하게 죽은 시체들에는 익숙해져 있다고 생각했지만, 눈앞에서 죽는 모자를 보니, 은이 생각이 절로 나며 나도 모르게 이가 갈렸다.

‘죄송해요... 좀 더 빨리 오지 못하고 머뭇거려서 죄송해요... 반드시 여러분의 복수를 해드리겠습니다.’

터질 듯한 내 감정과는 반대로 내 이성은 주변 상황을 냉철히 파악하도록 하였다. 

‘마을 입구 쪽의 스캐빈저는 3마리에 창 같은 무기를 사용하고 있고, 마을 회관 같은 곳에 7마리 정도가 있고, 한 마리는 스캐빈저 주술사로 보이는군. 주술사의 주특기인 화염 공격을 조심해야겠어. 왼쪽 울타리 부근에는 화**을 든 녀석들이 2마리 정도 있군. 방앗간의 혈흔이 인위적으로 보이니 저쪽엔 생존자들이 숨어있을 가능성이 있겠군.’

조준경으로 왼쪽 울타리의 2마리를 본다. 나의 감각은 잘 벼린 칼날처럼 날카로워졌고, 들리는 것은 오직 2마리가 내는 소음뿐이다. 거리는 약 400m. 위상관통탄을 장전한 뒤 마음속으로 숫자를 세고 숨을 멈춘다. 

‘하나, 둘, 셋.’
『탕』
방아쇠를 당기는 느낌과 함께 두 마리의 스캐빈저의 머리가 꿰뚫린다. 이번엔 회관 앞에 있는 주술사 옆의 한 스캐빈저의 머리만을 바라본다. 
『탕』
섬광처럼 날아간 총알이 스캐빈저 졸개의 머리를 꿰뚫는다.
‘대장으로 보이는 네놈에게 보내는 나의 선전포고다. 네놈은 곱게 죽이지 않으마.’
대장으로 보이는 주술사는 당황한 듯 그 자리에서 고개를 두리번거리더니 일순간 소리를 지르기 시작했다.
『키에에에엑』
스캐빈저들은 각자 몸을 엄폐할 곳을 찾고 일순간 그 뒤로 숨어들려고 했다.
『퍼엉~ 쾅~』
큰소리와 함께 폭염이 일어났고, 3마리 정도의 괴물들은 여기저기 고기조각으로 흩어져버렸다. 그리고 그 틈에 나머지는 마을회관으로 들어가 버렸다.
큰 폭음에 놀란 듯 입구 쪽 스캐빈저들은 마을회관 쪽으로 달려가고 있었고, 다시 한 번 폭염탄을 그들에게 쏜다. 그리고 쏜살같이 나무 밑으로 내려와 마을 입구 쪽으로 내달리기 시작했다.

『다다다다다닥』
마을 입구에 도착하니 두마리의 괴물들의 시체는 온대간대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입가에 피가 묻은 한 마리의 스캐빈저가 이제 상반신밖에 남지 않은 자신의 몸으로 찢어진 내장과 피를 쏟아내며 엉금엉금 기어가고 있었다. 나는 옆에 떨어진 창을 주워 한 손에 들었다. 앞에서 기어가던 스캐빈저는 내가 창을 줍는 것을 보더니 공포에 질린 눈으로 나를 바라보며 울부짖기 시작했다.

『꾸에에에엑』
『저벅저벅』

한 발 한 발, 상반신 밖에 남지 않은 괴물에게 다가가기 시작하자 스캐빈저는 사력을 다해 다시 기어가기 시작했다.
“위상력을 지니지 못한 자는 C급 이상인 너희에게 위상관통탄 없이는 데미지를 입히지 못하지. 하지만 너희의 무기라면 어떨까?”
한걸음, 한걸음 괴물에게 다가가 창을 높게 치켜들었다. 내 손에서 쏘아지듯 내리꽂아 진 창은 괴물의 등을 꿰뚫었고, 괴물은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절명하고 말았다.
“Eyes for an eye"


나는 주위를 경계하며 다시 빠른 속도로 회관 쪽으로 내달렸고, 회관 앞에 다다르자 수류탄을 이용하여, 회관 앞의 문을 날려버렸다.
『팅- 펑-』
폭발음과 함께 회관 입구 근처에 쌓여 있는 짐들을 엄폐물 삼아 빠르게 몸을 날렸다. 회관 안의 창문들은 전부 커튼이 쳐져 있었고, 회관 안의 모든 불은 **있었다. 그리고 내 뒤의 박살이 난 문에서 비치는 빛줄기만이 유일하게 건물 안을 조금이나마 밝히고 있었다. 
‘어둠을 틈타 습격하려는 작전은 괜찮았지만 너희는 상대를 잘못 골랐어.’
옅은 어둠 속에서도 나의 훈련된 눈은 적들의 위치를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기둥 뒤에 숨어있던 두 녀석을 기둥과 함께 꿰뚫어버리자, 주술사 녀석은 갑자기 내 앞으로 나서더니 그의 지팡이로 나를 가리켰고, 별안간 회관 안이 환해지기 시작했다.
“이런….”
『펑- 치지지지지직』
재빨리 몸을 굴려 옆으로 피했다. 그러자 내 뒤의 의자 하나가 폭음과 함께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 남은 것은 불길하게 불타오르는 불꽃뿐이었다. 나는 빠르게 달려나가며 주술사가 지팡이를 들고 있는 손을 맞추었고, 지팡이는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주술사는 한쪽 손을 움켜쥐고 지팡이 쪽을 보더니 뒤를 돌아 도망치려 하였다.
『탕- 탕-! 철퍼덕-』
달려가는 녀석의 두 다리를 쏘아 맞히자 녀석은 앞으로 고꾸라졌고, 기둥과 함께 꿰뚫려 죽은 스캐빈저의 무기를 들고 녀석에게 달려갔다. 그리고 녀석의 몸을 이곳저곳 내리찍기 시작했다.
『퍽- 퍽- 퍽- 퍽-』
녀석은 심한 고통에 비명도 지르지 못한 채 피를 뿜어댔고, 나는 아랑곳하지 않고 녀석의 팔, 다리, 어깨, 무릎, 몸통 등 이곳저곳을 내려찍기 시작했다.
『퍽- 퍽- 탱그랑-』
들리지 않아야 할 소리에 소스라치게 놀라 뒤를 돌아보니 떨어진 투명 모듈과 함께 은이의 모습이 보였다. 겁에 질린, 그리고 뭔가 슬퍼 보이는 눈을 하며 은이는 나를 바라보고 있었고, 몇 초간 우리는 아무 말도 없이 서로 눈을 바라보고 있었다.
『……』
‘아차, 놈은!’
불길한 예감이 들어 뒤를 돌아보았다. 괴물은 한 손에 지팡이를 들고 누워서 나를 바라보더니 한쪽 입꼬리를 올리며 씨익 웃고 있었다.

“은이야――――――――――――――!”

나는 아무 생각 없이 은이를 향해 달려갔고, 은이를 안고 전속력으로 문밖을 향해 질주하였다. 
『콰콰콰콰쾅!』
큰 폭음, 등 뒤에 느껴지는 뜨거운 아픔과 함께 내 몸은 앞으로 튕겨 나가졌다. 
‘으으윽... 은이는 지켜야해!’
은이를 감싸 안고 허공에서 몸을 굴렸고, 내 등은 지면에 큰소리를 내며 닿기 시작했다. 흐려져 가는 의식과 함께 폭음의 진원지를 보니 다 타버린 주술사의 몸뚱이가 내 눈에 보였고, 은이가 울면서 나에게 무엇인가 외치고 있었다.

“■■-! 언■, ■■!”
“은…이…  야….  안 다쳤…."
눈앞이 깜깜해지고 그것을 끝으로 나는 의식을 잃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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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말 : 조금 늦은것 같아서 죄송합니다. 뭔가 전투신을 쓰려고 했는데 제 필력으론 부족했다는게 느껴지네요 
흑흑 그럼 즐감해주세요
2024-10-24 22:21:5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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