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들이 클로저라니?! 4화 이럴줄 알았다면

최대777글자 2015-10-30 0

그런데 데이비드, 이제 내가 뭘 하면 되는 거냐?”

 

시간의 광장에서부터 꽤 먼 장소에 있는 건물의 위에 올라가서 다시 데이비드에게 통신을 걸었으나 대답은 들려오지 않았다.

 

데이비드? 통신이 끊겼나? 이 가면 내쪽에서 데이비드한테 연락할 수는 없는 건가?”

 

쓰고있던 가면의 몇군데를 눌러보고 가면 전체를 문질러보고 별 짓을 다 해봤지만 통신은커녕 아무런 기능조차 발견하지 못했다.

 

어쩐다? 함부로 순찰을 돌다가는 특경대나 검은양한테 들킬 수도 있으니 함부로 움직이는 것도 불가능하고 일반인 코스프레를 하면서 돌아다니는 건 외출금지령 때문에 불가능하고... 집으로 돌아가는 것도 특경대들이 이미 쫙 깔려있을 것 같은데...’

 

진짜로 어쩐다?”

 

잘못하면 이대로 노숙해야 할 수도 있는 상황이다...

 

어라? 누구세요?”

 

“!”

 

옥상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목소리가 들리자 나도 모르게 다른 곳을 향해서 도약했다.

 

뜨아... 깜짝놀랐네...”

 

혹시 또 무슨일이 생긴다면 그때 데이비드에게 연락이 올 것이다. 일단 집으로 돌아가는건 무리니까 시간의 광장과 가깝지는 않지만 연락이 오면 금방금방 출동할 수 있을만한 곳에 잠복해서 대기하고 있는게 좋을 것 같다.

 

“...잠깐만, 지금 여기가 어디야?”

 

일단 주변에 있던 건물에 착지하고 밑을 내려다봤다. 분명히 외출금지령이 내려졌는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이 돌아다니고 있었다. 그렇다는건...

 

여기가 강남이 아니라는 거잖아... 당황해서 여기까지 와버린 건가? 시간의 광장에서 벗어났을 때?’

 

일단 진정하고 강남으로 다시 돌아갈 방법을 찾기 위해 근처까지 갔지만 거기부터는 특경대의 경비가 굉장히 삼엄해서 일반인행세를 해도 들어갈 수 없고 사이킥 무브로 들어가는 것도 무리다.(들키지 않고 나온게 기적이라고 봐도 무방할듯하다.)

 

흐음...’

 

일단 가면을 벗고 일반인행세를 하며 돌아다니기로 했다. 이 건물이 어떤 곳인지는 모르겠지만.(가면을 벗으면 그냥 좀 불량한 복장을 한 사람처럼 보인다.)

 

그런데 여긴 어디야?”

 

그것보다 일단 손드시지.”

 

...어떻게 이런 우연이. 내가 가면을 벗자마자 뒤에서 찰칵, 하는 소리와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다행히 아직 가면을 벗기 전이라 얼굴을 보이지 않은 것같다. 만일 가면을 벗은 상태였어도 바로 뒤여서 상관없었겠지만.

 

그렇게는 못하겠는데.”

 

가면에 의해 변성되어 괴물처럼 갈라진 목소리로 말하자 총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렸다.

 

“...발포하겠어.”

 

어차피 첫발은 공포탄이라는 사실 정도는 알고 있는데.”

 

말끝나기 무섭게 총성이 울리더니 무언가가 내 머리카락을 스치고 빠른 속도로 지나갔다. 일반인은 절대로 볼 수 없지만 위상능력자인 내게는 확실하게 보였다. 그건 총알이었다.

 

“...?!”

 

여기 옥상에 지원요청.”

 

무전기의 잡음과 함께 여경이 지원을 요청하는게 들리자 몸을 약간 숙여서 도약할 준비를 했으나 여경이 바로 내 다리춤을 쐈다.

 

민간인한테 이렇게 총을 막 쏴도 되는 거야?!”

 

고개만 살짝 돌려서 그쪽을 보며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그쪽에는 여경이라고 부르기엔 약간 높은 위치에 있을법한 복장을 하고 담배를 입에 문 경찰이 나를 향해 경찰용 리볼버를 겨누고 있었다.

 

어차피 위상능력자면서 뭘.”

 

허어...”

 

보이쉬한 목소리, 치마밑에 보이는 새하야면서도 매끈한 다리. 염색인지 자연인지는 모르겠지만 살짝 갈색빛을 띄는 장발을 묶어서 확연히 드러나는 목덜미가... 내가 아는 누군가를 연상시킨다. 물론, 연상되는 사람이 내가 지금 보고있는 사람보다 훨씬 더 예쁘지만! 그리고 얼굴도 완전히는 아니지만 확연히 다르다.

 

그래도 망나니시절의 나였다면 어떻게든 꼬셨을 것같군... 이 아니라 어디선가 본적은 있는 것 같은데?’

 

뭘 멀뚱히 보고있는거야? 손 들으라니까?”

 

글쎄 그거갖고 내가 항복하겠냐고.”

 

청장님! 무슨일이십니..?!”

 

이제야 알았다. 내가 착지했던 곳은 경찰서의 옥상이었다... 옥상문이 열리고 경찰 몇 명이 나타나 나를 보고는 총을 겨눴다.

 

에라이 진짜!”

 

그만 반사적으로 사이킥무브를 시전했다. 총알 하나가 내 몸에 닿았던 것 같기는 했지만 어차피 소용없었고 공포탄소리도 몇몇 들렸지만 무시했다. 그대로 내 몸은...

 

아차, 이 방향은...!’

 

강남을 향해 날아갔다.

.

.

.

아 이거... 미치겠구만...!!”

 

저쪽 건물이다!”

 

무의식중에 사이킥무브를 사용하여 도약했을 때 내 몸은 영등포의 한 건물위에 착지했다. 그리고 착지하자마자 기다린건 특경대, 그것도 기동타격대의 끈질긴 추격이었다.

 

훈련을 아주 제대로 받았군... 바이크가 아주그냥 날벌레 뺨칠 정도로 바싹 추적해오는게 약간 짜증나는데.’

 

사실 아예 한번 더 사이킥무브를 사용해서 강남자체를... 아니 서울을 벗어나는 것도 생각해봤지만 그랬다가는 나라 전체가 나를 추격할지도 모르니 포기했다. 일단은 강남안을 빙빙 돌면서 저 성가신 특경대를 어떻게든 따돌려**다. 도약범위를 건물 하나정도에서 건물 셋으로 늘려 빠르게 거리가 벌어지는가 했지만...

 

끼야호오!!!!!!!!”

 

“...?!?!?!”

 

갑자기 웬 하늘색머리에 폭주족을 연상시키는 표정을 하고있는 라이더가 나타나 나를 바싹 추격하기 시작했다.

 

... 뭐야?!”

 

뭐긴뭐야! 세계 최고의 라이더, 선우란님이시지!!!!!”

 

누군지는 모르겠지만 저건 ** 사람이라고밖에 판단할 수 없다. 그야 얼굴의 반을 붉게 물들인 채로 폭소하고 머리에서는 증기가 나오는 것같은 착각을 일으킬 정도로 폭주상태였고 무엇보다...

 

인간이 저런 속도로 오토바이를 몰 수 있다는 말이야?!’

 

내 속도를 따라잡고 있다기 보다는... 오히려 나보다 조금 더 빠를 정도다. 나와의 거리가 조금 빠른 속도로 줄어들고 있다.

 

헤이! 아저씨! 난 아직 엄청나게 여유로운데 이게 다야?!”

 

이 녀석 날 잡을 생각이 아니고 그냥 경주를 하려는 건가...?’

 

심지어 이젠 내 앞을 달리고 있는데다가 거기서 속도를 더 높이기까지 하고 있다...

 

어차피 쫓아오던 기동타격대들도 엄청나게 뒤쳐진 것 같은데, 조금만 놀아줄까...?’

 

나도 모르게 살짝 흥이 돋았는지 위상력을 조금 끌어모아 더 빠르게, 더 멀리 도약하기 시작했고 단숨에 자신을 선우란이라고 밝힌 라이더를 앞질렀다.

 

그렇게 느려터진 주제에 나를 앞서려고 한 거냐?”

 

하하! 이렇게 나와주지 않으면 곤란하지!!!!!”

 

분명히 내가 훨씬 빠른 속도로 나아가고 있었는데 예상외로 라이더가 더욱 가속하여 내 옆에 따라붙어 같은 속도로 달리다가 기어를 당기더니 나를 앞섰다.

 

건물옥상에서 다른 건물의 옥상으로 계속 뛰어가며 바이크를 운전하는데 일말의 실수조차 없어... 실력이 굉장한데?’

 

끼야호오!!!”

 

근데 아무리봐도 저건 목적을 망각한 것 같다. 허리춤에 특수수갑을 차고 있기는 하다만 그걸 나한테 써서 날 체포해야 한다는 것도 잊은듯하다.

 

아직 부족해!!!!!!! 더 빨리 달리라고! 아저씨!!!!!!!”

 

.”

 

진짜로 본래 목적을 잊었다. 나를 도발하기까지 하는 걸 보면 그냥 순전히 즐기고 있는 것이다.

 

커브나 알아서 도시지 그래?”

 

이정도 쯤이야!!!”

 

이런 **사람을 더 상대하는 건 피곤할 것이라고 판단한 나는 결국 왼쪽을 향해 직각으로 방향을 꺾었으나 라이더는 한 건물의 옥상 전체를 쓸며 드리프트를 한 후에 다시 도약하여 나를 뒤쫓았다.

 

그렇게 하면 타이어 안 터지나?”

 

이 정도로 내 헥사부사는 망가지지 않아!!!!”

 

헥사부사...? 어딜봐도 125cc 헥사브... 애칭인가보군.’

 

그런데 125cc가 저런 속도로 이렇게 오래 달릴 수 있던가, 엔진을 봐도 슬슬 한계인 것처럼 보이고 김이 나기 시작했다. 딱 봐도 과열이다. 이 정도로 오래 달린 걸 보면 개조를 한 것 같지만 역시... 나만큼이나 빠른 상대를, 그것도 이렇게 오랫동안 쫓는 경험이 없을 테니 내구도가 버틸 리 만무하다.

 

그 오토바이, 슬슬 한계인 것 같은데.”

 

뭐라?”

 

말끝나기 무섭게 오토바이가 멈추며 라이더가 튀어올랐다.

 

하아... 귀찮게스리.’

 

조금만 더 발 끝에 위상력을 모으고 도약하여 라이더를 그대로 받아내고 바닥에 스펙타클하게 넘어졌다.

 

뜨앗, 허리야... 아니, 괜찮냐?”

 

“...?”

 

뭔가 이상하다? 아까까지는 귀신이 빙의했다고해도 믿을 정도로 광기를 뿜어내던 녀석이 갑자기 얌전한 여자애처럼 변해버렸다.(, 이런 절벽이 여자일리 없지만)

 

“...땡큐.”

 

? , 유어웰...... 잠깐만.”

 

품속에 있던 여자... 아차, 남자애를 놓고 자리에서 일어나 주변을 둘러본 내 눈가가 꿈틀댔다. 그리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포위당했다...’

 

이럴줄 알았다면 그냥 두는 거였나?

to be continued...

2024-10-24 22:40:5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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