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397화- [사이가의 시간 5교시(サイガの時間 5校時)]
호시미야라이린 2015-10-26 1
서성신이 이끄는 그 테러조직의 만능전함 전단이 도대체 어떻게 만들었기에 우주에서 움직일 수가 있는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우주에서 탄도미사일을 폭우처럼 쏟아 부을 수가 있다고 하니 실로 위협이 아닐 수가 없어. 레이라의 말을 사실이라고 한다면 지금 현재로서 국제사회가 그 조직을 쓰러트릴 방법은 없다는 것이 되지. 뭐, 러시아의 S-500 지대공미사일 포대라면 또 모르지. 왜냐하면 그게 사정거리가 약 600km 라고 하니까 말이야. 그러나 저들도 그걸 잘 알고 있기에 ‘다탄두(多彈頭)’ 방식의 탄도미사일을 사용하고 있을 거야. 여러 탄두로 쪼개져서 광범위하게 피해를 입히는 방식이 말이야. 아무리 국제사회에서 대공미사일로 요격을 하고 싶어도 저들도 결코 바보는 아니야.
미사일을 적외선 방사장치로 교란시켜 빗나가게 만드는 ‘소프트 킬(Soft Kill)’ 시스템과 함께, 요격탄을 발사하여 적 미사일 등을 요격하는 ‘하드 킬(Hard Kill)’ 시스템도 함께 갖춰져 있어. 그 녀석들의 만능전함 전단이 그렇다고. 박격포탄이나 견인포탄 등도 요격할 수가 있는 이른바 ‘C-RAM’ 시스템까지 갖춰지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드는데 사실이라면 이 테러조직은 공격만이 아니라 방어에도 상당히 심혈을 기울였다는 것을 알 수가 있어. 방어에도 상당히 심혈을 기울였다면 전함에 쓰인 장갑판의 소재도 알 수가 있어야만 하는데 혹시 ‘열화우라늄 장갑(Depleted Uranium Armor Plate)’ 이 아닐까란 생각을 해. 열화우라늄 장갑이 핵폐기물로 만든 덕분에 장갑판으로서의 성능이 굉장히 뛰어나거든. 방어력이 가장 뛰어난 궤도전투차량들은 다들 열화우라늄 장갑을 채용하지.
만약 정말로 그들의 만능전함 전단이 ‘열화우라늄 장갑’ 이라는 걸 장갑판으로 채택해서 사용하고 있다면, 어지간한 공격으로는 관통할 수가 없어. 근접 방어용 대공화기나 다름이 없는 30mm 벌컨포도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하고 있을 거야. 만능전함 전단의 동력원은 당연히 핵원자로야. 핵추진 엔진이라는 거지. 그렇기에 핵원자로를 끊임없이 가동하면서 발생하는 핵폐기물을 이용해 열화우라늄탄을 만들거나, 열화우라늄장갑을 만드는 데에 사용하지. 핵폐기물로 만든 무시무시한 칼과 방패인 열화우라늄탄과 장갑. 서성신이 이끄는 테러조직의 만능전함 전단은 결코 답이 없는 존재란 것을 알 수가 있지. 레이더에 전혀 잡히지 않는다고 한 것을 보면, 어쩌면 하늘이 아니라 지구 바깥의 대기권이자 궤도상에서 움직이고 있을 가능성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된다. 만능전함이라는 게 우주에서 떠도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우주기지도 가지고 있을까?
“그래? ‘열화우라늄탄(Depleted Uranium Ammunition)’ 이라고 했던가?”
“응. ‘미국제 A-10 썬더볼트(Thunderbolt) 공격기’ 의 30mm 벌컨포도 그거거든.”
“무시무시한 공격력이네. 기관포부터.”
“서성신 테러조직의 전차들이 등장하면, 그 전차들도 열화우라늄탄을 사용할 걸?”
“리리스. 너무 해맑게 웃으면서 얘기하는 거 아니니.”
“아무리 그래도 레이라 언니만 하겠어?”
“서성신과 그의 테러조직을 박멸하기 위해선, 우리도 열화우라늄탄을 써야만 해.”
“최고의 관통능력과 파괴력을 자랑하는 열화우라늄탄. 반드시 필요하지.”
레이라의 의견에 나도 전적으로 동의하는 바야. 서성신과 그의 테러조직을 박멸하기 위해선 ‘핵에는 핵으로 대응한다!’ 라는 방식으로 대응해야만 하지. 열화우라늄에는 열화우라늄으로 대응하는 것이 대책이지만 과연 힘없는 나라들이 그걸 보유할 수가 있을까? 유지보수비용도 타 무기들에 비해서 비용이 비싸고, 무엇보다 높은 고열에 방사능 위험까지 존재하는 열화우라늄탄과 장갑을 생각도 없이 다루는 것은 심히 위험한 거야. 전 세계를 핵으로 파괴시킬 각오를 하지 않는다면 서성신과 그의 테러조직을 쓰러트릴 수가 없어. 리츠가 알려줬던 이 말은 엄연한 사실이고, 또한 진실이야. 나 사이가는, 아니? 나 유리스는 반드시 서성신과 그의 테러조직을 박멸하고 내 모든 것을 빼앗아간 모든 것들을 다시 도로 되찾을 것이다. 나는 반드시 그것들을 되찾고야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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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양갈래 머리를 풀 시간이다. 양갈래 머리를 풀자 분홍빛의 긴 머릿결이 펼쳐진다. 위상능력자들은 하나같이 두 눈이 하늘색으로 변한다고 하는데, 나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그럼 붉은색의 눈은 뭐냐고? 위상능력을 ‘증폭(增幅)’ 시킬 경우에 그렇게 변하는데 일반 사람들은 그걸 ‘위상력 개방’ 이라는 이름으로 부르더군. 리리스는 아예 처음부터 눈이 붉은색이라 뭐라고 말할 처지는 아니지만. 어쨌든 나를 포함하여 붉은별의 멤버들도 F반의 학생들과 함께 생황하고 있는데 하지만 그건 아무래도 좋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라 서성신과 그의 테러조직을 잡아서 박멸하는 것이 중요하니까. 그런 나에게 검은양의 김유정 관리요원이 말을 걸어온다. 그 사람은 나에게 레이라를 아는지를 묻자 같은 반의 친구인데 모를 리는 없다고 말하며 왜 그걸 묻는지 묻는다.
“그걸 왜 물으시는 거죠?”
“너라면 ‘레이라(Reira)’ 에 대해서 잘 알 것만 같아서.”
“아까도 말했듯이 같은 반의 친구라 당연히 알기는 하지만, 그걸 알고자 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군요.”
“아니, 그냥. 왠지 어디선가 많이 본 것만 같아서.”
“......그렇습니까? 하지만 저도 아는 것은 없습니다.”
“같은 반의 친구면서 아는 게 없다고?”
“레이라는 본인의 개인정보를 남들에 말하는 것을 정말로 싫어하는 녀석입니다.”
“......”
“확실한 건, 그 사람들과 같이 은밀하게 행동을 취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렇다. 레이라는 나도 100% 전부 다 알지는 못하는데, 레이라가 아주 중요한 직급에 있는 존재인 덕분에 그녀가 하는 모든 행동들에 대해서는 철저히 기밀에 붙여지는 것이 당연하다. 내가 지금 말할 수가 있는 것은, 전 세계의 모든 위상능력자들이 덤벼들어도 레이라를 이기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거야. 레이라는 직접 적을 찾아가지 않아도 쓰러트릴 수가 있는 존재거든. 손을 대지 않아도 적을 처리할 수가 있어. 지구 반대편 끝에 있는 적도 처리할 수가 있는 레이라가 과연 다른 누군가를 처리하지 못할까? 레이라는 정말로 강한 여자야. 누구라도 그녀에게 찍혀서는 안 된다는 것을 잊지 말아주면 좋겠어. 레이라는 정말로 내가 인정하는 강한 여자니까. 그 문제의 남매가 괜히 제1황녀로 정한 것이 아니야. 레이라야말로 제1황녀로 불리기에 충분한 존재야.
그리고 내 이야기의 마지막에 앞서서, 그 먼지 남매가 ‘그 분’ 이자 ‘주인님’ 이라 말하는 존재가 누군지는 모르겠어. 내가 생각하기에 혹시 ‘666’ 이라는 숫자와 관계가 있지 않을까? ‘신약성경(新約聖經)’ 의 가장 마지막에 위치한 요한계시록. 근데 ‘묵시록(黙示錄)’ 이라 부르는 사람들도 있더라고. 거기에 용이라는 존재가 나온다고 하는데 만약에 그 먼지 남매가 말하는 그 분이라는 존재는 그 묵시록에서 말하는 용이 아닐까 싶어. 물론 어디까지나 내 개인적인 생각이지. 어쨌든 지금까지 내 이야기를 들어줘서 진심으로 고마워. 진심으로 고마워. 나의 이 이야기를 끝까지 들어준 이 은혜를 잊지 않을게. 너희 모두에게 미안한 부탁을 하나 더 해도 될까? 서성신이 이끄는 테러조직의 꼬리를 꼭 잡아줘. 그러면 레이라가 그 녀석들을 모두 끝장내줄 지도 모르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