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하 소나타 상편

firsteve 2015-10-14 14

화창한 가을의 어느 날 갈색의 웨이브 진 머리를 하고 있는 소녀가 앞에 있는 약물들을 보며 무언가를 쓰더니 방긋 웃으며 중

 

얼거린다.

 

“드디어 다 했다….휴우….이게 몇 번째 만에 성공이야….”

 

그러더니 쓰던 보고서를 정리해서 종종걸음으로 자신이 있는 방 옆에 있는 연구실로 찾아가는 소녀.

 

똑똑 하고 문을 두드리자 맑은 음성과 함께 금발의 여성이 문을 열어준다.

 

“Hi~정미양. 실험보고서 내러왔나요?”

 

“네. 26번만에 성공적인 반응을 발견했어요. 여기 보고서요.”

 

정미가 보고서를 내밀자 생글생글 웃으며 찬찬히 보던 여성이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오우…정미양?”

 

“왜 그러세요, 케롤 언니?뭔가 이상한가요?”

 

“아니에요. 너무 perfect 해서 그래요 후훗…”

 

케롤이 배시시 웃으며 보고서를 파일에 끼워놓고는 정미를 보며 말한다.

 

“잘했어요, 정미양. 덕분에 금방 일이 끝났어요. 역시 정미양을 정식 조수로 뽑은 건 다행이라니까요?”

 

“그…그런 말씀 하지마세요 언니….부끄럽잖아요….”

 

“후훗….정미양은 역시 수줍음이 많군요?세하군이랑은 어떻게 대화하나 모르겠네요.”

 

“세…세하랑요?!”

 

정미가 화들짝 놀라며 반응하자 케롤이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어머?왜 그렇게 놀래요?두 사람 사귀는 사이 아니었나요?”

 

“제…제가…세…세하랑….사…사…사귄다고요?!”

 

정미가 얼굴까지 붉히며 당황하자 케롤이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두 사람 보기 좋아서 그래요. 얼른 고백해서 확 잡아버려요, 정미양.”

 

“네…네?!제…제가 왜 세하랑 사귀어야….”

 

“어라?정미양 세하군을 좋아하지 않았던가요?”

 

케롤의 말에 정미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이며 더듬거리면서 말한다.

 

“아…저….그게….저….으….그게….아…으….뭐라고 해야되지….아우….”

 

정미의 반응에 케롤이 미소를 짓다가 정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정미양. 내가 정미양한테 뭐라고 말하기도 그렇지만…적어도 자신의 마음 정도는 표현해보는 게 어때요?”

 

“케롤언니….”

 

“정미양이 걱정하는 게 무엇인지 나도 잘 알아요….”

 

“……”

 

“두려운 거죠?세하군이 정미양의 마음을 안 받아줄까봐…”

 

케롤의 말에 한참을 가만히 있던 정미가 케롤을 보며 울먹거리는 목소리로 말한다.

 

“언니….저 두려워요….세하가 제 마음을 안 받아주는 것도 두렵지만….제 마음을 받아주고 나서 나중에 저 때문에 서로 싸우

 

고 그것으로 인해서…헤어지게 되버릴까봐….다시는 제 옆에 세하가 없을 것 같아서….그게 더 두려워요….”

 

정미가 울먹거리며 이야기를 하자 케롤이 정미를 꼭 껴안아주며 말한다.

 

“너무 두려워하지말아요, 정미양….시작을 너무 두려워하지 말아요…”

 

“하지만….전….”

 

“알아요, 정미양….정미양은 아버님의 죽음 때문에, 다른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그렇게 힘들어하고 두려워한다는 걸 잘 알고

 

있어요….”

“…..”

 

“하지만 정미양….지금 정미양이 손을 뻗지 않으면 세하군은 정말 다른 사람과 연애를 하고 사랑을 할 지도 몰라요.”

 

“……”

 

“그리고 세하군은 바보같이 그 사람과 사랑에 빠져서 훗날에 결혼하게 될 지도 모르죠. 정미양을 두고 말이에요.”

 

“……..”

 

“그건 싫잖아요?”

 

“…..어요”

 

“정미양?”

 

“그건 싫어요!!세하가…세하가 저 아닌 다른 사람이랑….사랑…한다는 거….싫어요….”

 

“정미양….”

 

“좋아하는데….정말로….정말로 좋아하는데….이렇게 보내기는 싫은데….계속…부정적인 생각만 하게 되요….”

 

“….정미양….내가 하나만 더 조언을 해줄게요.”

 

“네?”

 

“그 부정적인 생각도 정미양이 시작하지 않으면 일어나지 않아요. 영원히.”

 

“언….니…”

 

“저도 여러 번 남자들이랑 연애도 해봤고 짝사랑도 해봤고 이별도 해봤어요.”

 

“…….”

 

“그러면서 느낀 것은 내가 솔직해져야겠구나. 좋아한다면 좋아한다고 이야기를 해야겠구나 라는 생각이였어요.”

 

“…….”

 

“그러니까 포기하지말고 도전해봐요, 정미양. 알았죠?”

 

“….네 언니…노력 해볼게요…”

 

“후훗….착한 학생이네요. 자, 상으로 이거 가져가요.”

 

케롤이 책상에서 무언가를 꺼내서 정미에게 준다.

 

“이건….”

 

“후훗…조만간에 추석이잖아요?세하랑 둘이서 데이트 하라고 공짜 표 주는 거에요~”

 

“아…고…고맙습니다….”

 

“후훗….화이팅 정미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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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저녁

 

집으로 돌아온 정미가 책을 읽다가 문 열리는 소리에 복도로 향하자 정미의 어머니가 웃으며 정미에게 말한다.

 

“우리 딸~잘 있었어?”

 

“응. 엄마. 오늘도 힘드셨죠?”

 

“아니야~우리 딸 봐서 힘든 거 싹 다 사라졌어~”

 

그러더니 딸에게 다가와서 얼굴을 부벼대는 정미의 엄마, 서미영.

 

“엄마도 참….밖에서는 그렇게 차갑기만 하면서….”

 

“우리 가족한테는 안 그렇거든요~”

 

미영이 얼굴을 부비적거리다가 정미를 보며 말한다.

 

“그러고보니 우리 딸. 모레부터 추석연휴잖아?”

 

“그렇지. 그건 왜?올해는 쉬어요?”

 

“응응!올해는 엄마도 연차 내고 쉬기로 했지롱~”

 

미영의 말에 정미가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그럼 올해는 둘이서 있을 수 있겠네요?”

 

“응. 근데 정미야….한 가지 문제가 있는데….”

 

“문제요?”

 

“응. 하필이면 올해 추석 당일 날 친척들 모이는 장소가 우리 집이잖니?그래서 굉장히 시끄럽지 않을까 싶은데….”

 

미영의 말에 정미의 표정이 살짝 찡그려졌다가 되돌아온다.

 

“뭐…어쩔 수 없잖아요. 하루 정도인데….그럼 언제쯤 친척들이 오신데요?”

 

“흐음…그게 문제인데 다들 시댁에 다녀온다고 해서 꽤 늦을 거 같은데….정확한 시간은 다들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에휴….그럼 적당하게 밖에 있다가 들어올게요. 괜히 계속 집에 있다가는 재수 없는 말 하는 이모님들이랑 이야기 해야하

니까요.”

 

“응?그 날 약속 있니?”

 

“약속 잡을 거에요. 세하랑.”

 

“어머?드디어 고백하기로 마음 먹은 거야 우리 딸?!”

 

“고….고백?!”

 

정미가 화들짝 놀라며 말하자 미영이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응~. 우리 딸이랑 세하랑 둘이서 꽁냥꽁냥 하는 거 보고 싶었는데 잘 됬다~. 그런 애라면 내가 한 수 접어 줄 수도 있고~”

 

“엄마…그 말은….”

 

“난 세하가 우리 집에 사위로 오는 거 찬성이거든. 아무리 클로저라고 해도 애가 바른 거 같고.”

 

“사…사위라니?!세…세하랑 나랑은 아직 그런 사이가….”

 

“후훗…그만큼 너의 사랑을 응원한다는 소리야 우리 딸.”

 

미영이 웃으며 정미의 머리를 쓰다듬어주며 말한다.

 

“엄마는 말이야, 정미야….너희 아빠가 클로저들이 구해주지 않아서 죽었다는 소리를 들었을 때 참 유니온의 모든 사람들이 미

 

웠단다….아니…어쩌면 지금도 미워하고 있는 건지도 모르겠어….”

 

“엄마….”

 

“그래도….세하나 그 주변의 사람들은 괜찮은 거 같더라….특히 세하가 말이야….”

 

“어?”

 

“마음이 꽁꽁 얼어붙은 우리 딸 얼굴에 홍조를 띄게 만든 첫번째 사람이잖니?”

 

“그….그건 그렇지만….”

 

정미가 얼굴을 붉히며 우물쭈물거리자 미영이 정미의 볼을 꼬집으며 말한다.

 

“우리 딸이 왜 이렇게 패기가 없어~남자 잡으려면 좋아한다는 말 할 패기 정도는 있어야지~”

 

“어…엄마!”

 

정미가 당황한 표정을 짓자 미영이 웃다가 정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정미야.”

 

“응. 엄마.”

 

“엄마도 너랑 비슷했어.”

 

“뭐…가?

 

“좋아하는 사람한테 고백 못 하고 끙끙 거리는 거.”

 

“어?엄마도….그랬다고?”

 

“응. 엄마도 아빠랑 처음 만났을 때 굉장히 너랑 비슷하게 행동했거든 후훗…”

 

미영이 아련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그 이후로 내가 1년 가까이를 같이 놀러다니기도 하고 했는데 매번 나는 좋으면서도 제대로 좋아한다는 말도 못하고 그랬어.”

 

“…….”

 

“그러다가 딱 1년째 되는 날 겨울이었나…너희 아빠가 날 집 앞에 데려다 주고 집으로 돌아가려고 할 때 대뜸 고백했어….좋아

 

한다고….”

 

“아….”

 

“근데 너희 아빠 반응도 걸작이었다?그 말에 갑자기 환하게 웃더니 나보고 그러더라…..나만 좋아하는 게 아니었네 라고…”

 

미영이 미소를 지으며 중얼거렸다.

 

“어쩌면  정미야….세하도 너를 좋아하고 있는지 몰라….너희 아빠처럼 너처럼 상처 받을까봐….자기 마음에 응해주지 않을까

 

싶어서 그러는 것 일 수 도 있어…”

 

“엄마….”

 

“그러니까 자신감을 가지렴. 우리 딸을 안 좋아하는 사람이 있을 수 가 없는데 히히…”

 

미영이 웃다가 욕실로 향하면서 말한다.

 

“그러니까 추석때는 확실하게 세하랑 구두 계약 하고 와~엄마가 공증해줄게~”

 

“엄마!”

 

미영이 배시시 웃으며 욕실로 들어가자 정미도 얼굴을 붉힌 채 자기 방에 있는 침대에 얼굴을 묻은 채로 중얼거린다.

 

“…….그 바보가….아빠처럼 그런 생각을 할 수 나 있을까….”

 

뒤척거리던 정미가 손을 뻗어 자신의 휴대폰으로 세하한테 문자를 친다.

 

[뭐해]

 

짧게 보낸 문자에 정미가 자신의 머리를 치며 생각한다.

 

‘바보바보바보바보!!!문자를 꼭 보내도 이렇게 귀여운 거 1g도 없는 문자를 보내냐!!!’

 

자신의 성격을 원망하며 도리질을 하고 있는 그 때 문자가 오는 소리에 확인하니….

 

[장 보고 있는데, 왠일이야?이 시간에 네가 문자를 다 하고?]

 

그토록 바라마지 않던 세하다.

 

[흥 왜 내가 이 시간에 문자 하면 안되냐?]

 

꾹 하고 문자를 보내고 나서 정미가 한동안 미동도 안 하다가 베개를 퍽퍽 치며 중얼거린다.

 

“바보바보바보바보바보바보!!!!!”

 

정미가 베개를 퍽퍽 치면서 이러고 있는 이 때….세하는….

 

“으으…하필이면 이런 타이밍에 베터리가 다 떨어지냐….오랜만에 정미가 먼저 해 준 이때에….”

 

“아들~이거 해 먹을까?”

 

“오늘 그거 드실려고요?드시고 싶다면 사세요. 해드릴게요.”

 

“오케이~오!저기도 맛있어 보이는 거 보인다!가자, 아들!”

 

텐션이 너무 높은 엄마인 서지수를 데리고 장을 보며 문자에 답하는 중이다.

 

‘……저게 어딜 봐서 엄마야….그냥 철딱서니 없는 여동생이지….’

 

세하가 머리를 절레절레 흔들며 중얼거린다.

 

“정미랑 장 보는 게 훨씬 재밌는데….”

 

세하가 중얼거리다가 화들짝 놀라며 좌우를 살피고는 안도의 한숨을 쉰다.

 

“다…다행이다…아무도 없네….하마터면 들킬 뻔 했네….”

 

“워아?(뭐가?)”

 

“히익?!”

 

세하가 화들짝 놀라서 보니 지수가 입에 닭꼬치를 물고 옆에 서서 세하를 보며 음흉한 미소를 짓고 있다.

 

“어….언제부터?!”

 

“언제부터이긴~우리 아들이 ‘정미랑 장 보는 게 훨씬 재밌는데….’라는 부분 부터?”

“다 들었구만?!”

 

세하가 당황한 표정을 짓자 지수가 악동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뭐 어때 아들~아들도 남자라서 연애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을텐데 말이야, 히히~”

 

“그…그게….”

 

“근데 말이야. 정미라는 애가 누구야?한 번 도 못 들은 이름인데?”

 

“이…있어…예쁜 애….”

 

“뒷 말 못 들었다~다시 말해봐~”

 

“….다 들었으면서…”

 

“요즘 엄마가 귀가 안 좋아서 그래~한 번 더?”

 

“….예쁜 애 있다고….내가 못 건드는…”

 

“응?우리 아들이 못 건드는 여자가 있어?플래그 뿌리고 다니는 우리 아들이?”

 

“….진짜로 그 플래그 라는 말을 어디서 배우신 거에요, 대체…”

 

“응?우리 아들이랑 대화하려면 필요할 거 같아서 젊은 요원들한테 배웠는데?”

 

‘그걸 알려준 요원 형도 신기한데….아니…엄마가 가르쳐달라고 하면 몰라도 찾아서라도 말할 수도….’

 

“어…어쨌든….걔는 내가 못 건드려…..나 같은 거…좋아 할 리도 없고….”

 

세하가 살짝 침울한 표정으로 고개를 떨구자 지수가 세하의 등을 세게 손바닥으로 치며 말한다.

 

“고백도 안 하고 침울해져가지고 쓰겄냐? 남자애가 패기도 없어…”

 

“패기가 가지고 될 일이 아니잖아, 엄마…솔직히 엄마라면 나 같은 거 좋아하겠어?”

 

“응. 난 우리 아들 같은 남자를 좋아해서 우리 아들 같은 남자랑 결혼했잖아?”

 

지수가 당당하게 이야기를 하자 세하가 멈칫한다.

 

“난 아들 같은 남자가 좋아. 챙겨줘야하는 면이 어느 정도 있어도 다정하고 가정적이고 또 나랑 내 가족한테는 무한한 사랑을

 

주는 아들 같은 남자가 좋은 걸?”

 

“……..”

 

“그리고 우리 아들이 보통 잘생겼니~?엄마랑 아빠의 우수한 면만 받아서 잘생겼는걸?”

 

“……”

 

“그러니까 안된다 못 건든다 등의 우는 소리 말고…”

 

다시 한 번 세하의 등짝을 지수가 세게 치더니 말한다.

 

“패기있게 하라고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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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밤….

 

저녁 설거지 까지 다 끝나고 샤워를 마친 채 방으로 들어온 세하가 방 한 구석에서 노란색 빛을 내뿜고 있는 핸드폰을 보고는

 

손으로 톡톡 건드려서 확인한다.

 

“어? 문자……20건?”

 

세하가 의아한 눈으로 SNS를 켜자 정미의 이름 옆 20이라는 숫자가 써져있다.

 

‘아….그러고보니 아까 전에 집에 들어와서 꽂아놓고는 핸드폰을 안 켰었구나….무슨 일 있었나?’

 

세하가 이런 생각을 하며 정미의 이름을 누르자 나오는 문자들….그것은….

 

[뭐야 왜 내 문자 씹어?]

 

[야 이세하 문자 안 봐?]

 

[야 너 지금 일부러 씹지?]

 

[너 맞을래?왜 안 봐?]

 

[빨리 봐. 너 지금 밀당하냐?]

 

[밀당하는 거면 상대를 잘못 골랐어.]

 

[뭐야....무슨 일 있어?]

 

[이세하 바쁜거야?]

 

[저기…문자는 좀 봐줄래?]

 

[세하야?문자 확인 좀 해줄래?]

 

[세하야….내 말투 때문에 화난 거야?]

 

[진짜 화난 거야?왜 확인을 안 해?]

 

[화났다면 미안해 그러니까 확인 좀 해줘…]

 

[세하야….화났으면 말로 하자…이런 식으로 하지말고….]

 

[세하야….답을 줘….기다리고 있어….]

 

[세하야….내가 싫어진거야?]

 

[싫어졌다면 이제부터 말 안 걸게….]

 

[정말…..나 싫어진 거야?]

 

[내가 싫어진 거라면….이런 문자도 싫겠지?]

 

[이 문자가 마지막 문자야….이거 읽으면 전화 줘….무슨 일인지 이야기로 하자….]

 

“…..헉…..큰일났다….”

 

마지막 문자가 온 건 그것도 20분전…..충분히 상처 받고 오해하고도 남을 시간이다…

 

황급히 전화기의 1번 단축기를 누르면서 방을 안절부절한 표정으로 걸어다니며 중얼거린다.

 

“제발 받아….너 싫어하는 거 아니란 말이야….난…..난…진짜….”

 

[전화를 받지 않아 음성사서함으로…]

 

“**!!!”

 

세하가 화를 내며 다시 전화기를 들어서 정미한테 전화를 걸어**만….

 

[전화를 받지 않아 음성사서함으로…]

 

“에라이…!”

 

세하가 화를 내며 옆에 걸쳐둔 겉옷을 덥석 집어들고 현관으로 향하자 지수가 고개를 빼꼼 내밀며 말한다.

 

“아들 어디가?”

 

“잠깐 정미 집에 다녀올게. 금방 올 거야.”

 

“응?뭐하러…잠깐 아들?!”

 

지수가 뭐하러 가냐고 물으려다가 총알 같은 속도로 밖으로 나가는 세하를 보고 풋 하고 웃는다.

 

“진짜….피는 못 속인다니까….”

 

지수가 재밌다는 듯이 웃고 있는 이때 정미의 집은….

 

“흐어어어어엉……나쁜 자식아….흐어어어엉…..”

 

“저…저기…우리 딸…?차….착하지?뚝!뚝!”

 

“흐어어어어엉…..”

 

눈물범벅이 된 정미와 어떻게든 정미를 진정시키려는 미영의 아수라장이 이어지고 있다…

 

“흐어어어어엉….엄마….엄마….나 어떡해….진짜 미움 받아버렸나봐…..”

 

“이….일단 우리 딸 누….눈물부터 그치고?”

 

“흐어어어어엉…..”

 

미영의 말이 통하지 않는지 서럽게 울어대는 정미의 모습에 미영이 머리를 감싸쥐며 중얼거린다….

 

“하아….이럴 때 딱 세하가 와 줘서 아니라고 해주면 정미가 멈출텐데…..그런 일은 없겠지….?”

 

그 때….문 앞에서 무언가가 넘어지는 소리가 들려온다.

 

“응?뭐지?방금 무언가가….”

 

딩동…..

 

넘어지는 소리에 이어서 이번엔 정미네 집의 초인종이 울린다.

 

미영이 이상하다는 표정으로 인터폰으로 확인하니 보이는 건….

 

“세하야?”

 

“아…주…머…니….저….정미….”

 

“아….응!드…들어오렴!”

 

황급히 미영이 문을 열어주자 들어오는 세하…..

 

“세…세하야?!너 그 모습….”

 

“하아….하아….나….나중에….서…설명…하아…할게요….저….정미는요?”

 

“아…저….저 방이야….”

 

미영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세하가 황급히 뛰어가자 보이는 것은 베개에 얼굴을 묻고 서럽게 울고 있는 정미….

 

“흐어어어어어엉…..이세하…..세하야…..”

 

“하아….하아….정미야….”

 

세하가 정미의 이름을 부르자 정미의 몸이 한 번 움찔 거리더니 베개에서 고개를 떼고 그를 돌아본다….

 

“세….하야?”

 

“하아….하아….전화….안 받아서….왔어….”

 

“세…하야?”

 

“절대….그런 거….아니야….”

 

“…….”

 

“널 싫어하거나….그런…거….아니라고….”

 

“…….”

 

“그것 때문에….오해받기 싫었어….그래서….왔어….”

 

세하가 숨을 몰아쉬며 말을 하자 정미가 세하한테 오더니 그의 뺨을 만지며 중얼거린다.

 

“진짜….세하다….진짜 세하다….”

 

“정…미야?”

 

“진짜로 왔어…..속으로….와달라고 빌었는데….”

 

정미가 세하를 멍하게 보다가 갑자기 입술을 꽉 물더니 그의 품으로 파고 들어서 그의 가슴을 퍽퍽 치며 말한다.

 

“왜 답장 안 했어?!그렇게나 많이 보냈는데 왜 읽지도 않았는데?!내가…내가 얼마나….내가 얼마나……”

 

정미가 말을 잇지도 못한 채 서 있자 세하가 정미를 안아주며 말한다.

 

“미안….말로서 사과가 될 지는 모르겠지만…..미안….”

 

“흐윽….바보야…내가…내가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

 

“미안해….”

 

정미가 세하의 말에 울다가 세하의 모습을 보고 울음을 그치고 묻는다.

 

“훌쩍….근데….너….그 모습….뭐야?”

 

“뭐가? 아…..”

 

세하가 갸우뚱한 표정을 짓다가 자신의 몸을 보고 짧게 탄성을 내뱉는다.

 

“아까전에 너무 빨리 뛰어가지고 중도에 몇 번 굴렀거든. 그거 때문에 좀 아**트 바닥에 긁혔어.”

 

“…….”

 

“괜찮아 정미야 이 정도 쯤은….”

 

“뭐가 괜찮은데!!!!”

 

정미가 확 소리를 지르듯 이야기를 하자 세하가 당황한 표정을 짓는다.

 

“당장 거실로 나와! 약 발라 줄 테니까.”

 

정미가 휙 하고 문을 넘어서 거실로 가자 세하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거실로 가자 미영이 미소를 띄운 채 그를 보며 말한다.

 

“화해 했니?”

 

“아….잘 모르겠네요….갑자기 약 발라준다고 따라나오라고 해서요….”

 

세하가 머리를 긁적거리며 말하자 미영이 그의 등을 밀며 말한다.

 

“자, 자 그러면 마저 화해 하러가~아줌마는 과일 꺼내 갈 테니까~”

 

미영이 싱글벙글 웃으며 주방으로 들어가자 세하가 얼떨떨한 표정으로 다시 거실로 향하자 눈이 부은 정미가 훌쩍거리면서 구

 

급상자를 안고 쇼파에 앉아서 그를 기다리고 있다.

 

“….왔어?”

 

“아……응. 왔어.”

 

“…..여기 앉아….약 발라줄게….”

 

잠긴 정미의 목소리에 세하가 아무 말 없이 정미 옆에 앉자 정미가 구급상자에서 약병을 꺼내서 세하의 얼굴에 발라준다.

 

“쓰읍….”

 

“따갑지?”

 

“아….조금….”

 

“바보야…..그러니까 왜.....뛰어와….”

 

“……싫었으니까”

 

“응?”

 

“싫었…으니까…”

 

“뭐가 싫었는데?”

 

“….이대로 그런 오해 받고 싶지 않았으니까….”

 

“바보……”

 

정미가 그 말을 끝으로 입을 다물고 약을 발라주자 세하도 입을 다물고 정미를 보며 가만히 있는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미영이 빙그레 웃으며 세하에게 다가오며 말한다.

 

“어머~되게 분위기 좋아보인다~?”

 

“어….엄마!”

 

정미가 당황해서 어버버거리자 미영이 웃다가 세하를 보며 말한다.

 

“세하야?”

 

“네…네?!왜….왜 그러세요?”

 

“후훗….그렇게 당황할 필요는 없단다. 그냥 하고 싶은 말이 있어서 말이야.”

 

미영이 세하를 보며 잔잔한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한다.

 

“우리 딸….정미를 잘 부탁한다, 세하야.”

 

“아…아주머니….”

 

“우리 딸이 밖에서는 성격 나빠보이고 화도 잘 내고 좀처럼 자기 감정을 표현하려고 하지 않는다는 걸 나도 잘 알고 있단다…”

 

“……..”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딸 옆에 있어줘서 고맙단다…..”

 

“……”

 

“물론 우리 딸을 책임져달라 라던지 그런 부담감을 줄 생각은 없단다….그래도….”

 

미영이 세하의 손을 슬쩍 잡더니 손을 쓰다듬으며 말한다.

 

“그래도….우리 딸이 힘들 때 옆에 있어주겠니?”

 

미영의 잔잔한 말에 세하가 가만히 있다가 미영의 손에 자신의 손을 겹치며 말한다.

 

“….오히려 제가 정미에게 도움을 받는 상황인데 그런 말 하지 말아주세요 아주머니….”

 

“…….”

 

“그래도…..아주머니의 말씀대로 정미의 옆에….같이 서서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세하의 말에 정미의 얼굴이 붉게 달아오르기 시작한다.

 

‘뭐야뭐야뭐야뭐야!!!대….대체 이게 무슨 상황이냐고?!가….갑자기 둘 다 진지해져서 무….무슨 말을 하는 거냐고 대체!!!’

 

정미가 이런 생각을 하며 세하를 흘끗 보자 세하가 부드러운 미소를 지으며 미영의 손을 잡고 이야기 하고 있다.

 

이윽고 두 사람의 손이 떼어지고 세하가 일어나자 미영이 웃으며 말한다.

 

“이제 돌아가려고?”

 

“네. 아무리 그래도 여자들만 있는 곳에 늦게까지 있는 건 실례일 거 같아서요. 늦은 시간에 실례했습니다.”

 

“아니야~다음에도 놀러오렴. 정미야 세하 가는 데 인사 안 해?”

 

“내…내가 인사를 왜 해?!이…이세하가 가던지말던지……”

 

정미가 고개를 휙 돌리며 방으로 들어가자 세하가 약간 아쉬운 표정을 지으며 중얼거린다.

 

“많이 미움 받았나….보네요.”

 

“세하야…..”

 

“아….실례했습니다. 정미한테는 간다고 전해주세요.”

 

세하가 아쉬운 표정으로 미영에게 꾸벅 인사를 하고 집을 나서자 미영이 문을 닫고 들어와서 정미의 방으로 향한다.

 

똑똑 하고 방문을 두드리고 들어가자 정미가 침대에 쪼그려앉아 얼굴을 묻고 있다….

 

“우리 딸 왜 세하한테 인사 안 했어?우리 딸 세하 좋아하잖아?”

 

“………”

 

“정미야....엄마가 아까도 말했지만….”

 

“….엄마….”

 

“응?”

 

“……못하겠어….”

 

“……..”

 

“세하한테…좋아한다고….말 할 자신이 없어….”

 

정미가 고개를 들어서 미영을 보며 말한다.

 

“나도 알아….말을 안 하면 저 바보는 내가 자기를 좋아한다는 걸 모를 거라는 것도 잘 알고 이대로 있으면 세하 주변의 다른

 

사람들에게 빼앗겨 버린다는 것도 너무나도 잘 아는데…..”

 

“…….”

 

“못하겠어…..내가….세하를 행복하게 해 줄 자신이 없어…..”

 

“…….”

 

“제대로 마음 표현도 못하고 화만 내고 내 멋대로 하고 남 마음 같은 건 배려도 못하는 내가 어떻게 세하를 행복하게 해 주겠

 

어?”

 

이윽고 정미의 눈에서 한줄기의 눈물이 흐른다.

 

“빼앗기기는 싫은데….너무 겁나…..나는 세하 하나 뿐인데….세하는 내가 아니어도….내가 아니어도 다른 사람들이 있으니

 

까….나보다 더 예쁘고 착한 애들이 넘치니까….나를 떠나버릴까봐….그게 너무 무서워….”

 

“…..”

 

“아까 전에 문자를 안 보고 있던 그것만으로도 얼마나 무서웠는데…..내가 싫어져서….내가 미워져서….더 이상 나랑 말하기

 

싫어져서 이젠….친구로도 지낼 수 없을까봐…그저 친구인 지금 관계조차 사라져버릴까봐….얼마나…얼마나 무서웠는데…..”

 

“……”

 

“엄마 나 어떻게 해야해?어떻게 하면 되는 거야?”

 

“……”

 

“이젠….진짜 뭐가 뭔지 모르겠어…..”

 

“…….”

 

“지금 이렇게 우리 집으로 찾아와 준 것만으로도 혼자 상상에 부풀어서 혼자 착각하는 게 아닌가 할 정도로 마음이 복잡한

 

데…..나 어떻게 해야해?”

 

정미의 말에 미영이 가만히 있다가 정미를 꼭 안아주며 말한다.

 

“우리 딸…..많이 힘들었구나…..”

 

“……”

 

“확실히….정미 네가 확실하게 하지 않으면 세하는 네가 아니라 다른 친구랑 사귀게 되겠지….”

 

“……”

 

“하지만 정미야…..사람 일은 모르는 거다? 세하가 아까 우리 집에 왔을 때가 몇 시 였는지 기억나니?”

 

“……기억안나요….”

 

“12시30분이었어. 밤이 깊었는데 몇 번이나 구를 정도로 급하게 너와 이야기를 하기 위해 달려와준거야 정미야.”

 

미영의 말에 정미가 미영을 바라본다.

 

“네 말대로 세하가 너를 그저 친구로만 봤다면 문자를 보내는 걸로 사과를 했겠지?”

 

“아….”

 

“그런데도 이 밤중에 그것도 그렇게 몇 번이나 굴러서 상처가 이곳저곳 난 상태로 너를 만나기 위해서 달려와서 여기까지와서

 

너에게 사과를 한 거야.”

 

“…….”

 

“이건 엄마의 추측이지만….세하도 어느정도는 너에게 호감은 있는 거 같단다, 정미야.”

 

“세….세하가…나….나를?”

 

정미가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자신의 얼굴의 양 손을 대며 생각에 잠기기 시작한다.

 

‘왜….왜지?왜….나에게 호감을 가지는 거야?나…나는 세하한테 잘 해준 적이 거의 없었는데…?’

 

정미의 생각을 읽은 것일까 미영이 정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한다.

 

“사람마다 생각이 다르고 감동 받는 부분이 다르잖니? 분명 네가 자연스럽게 했던 ‘어떤 행동’이 세하의 마음에 남은 게 아닐

 

까?”

 

“그럴…려나…..”

 

정미가 곰곰히 생각하다가 미영을 보며 웃으며 말한다.

 

“고마워요 엄마.”

 

“응?뭐가?”

 

“이렇게 밤늦게까지 투정받아주셔서요.”

 

정미의 말에 미영이 정미를 꼭 끌어안아주며 말한다.

 

“아니야, 정미야….엄마한테는 언제든 투정부려주렴….엄마는 그게 더 우리 딸이랑 가까워지는 기회라고 생각해….”

 

“…..네….”

 

정미의 말에 미영이 잔잔히 웃음을 짓다가 살며시 일어나며 말한다.

 

“자….그럼 우리 딸 상담도 어느 정도 끝났겠다….엄마도 슬슬 잘 준비를 해야겠다….”

 

“내일도….일 나가세요?”

 

“응. 내일까지는 일하고 추석 당일날이랑 그 다음날까지는 엄마 쉬어.”

 

“그럼….내일은 늦게 오시나요?”

 

“음….내일은 좀 늦을 수도 있어…..내일까지 일을 마무리해야 추석 당일이랑 그 다음 날 까지 쉴 수 있지….”

 

“……알았어요…그럼 내일은 저 혼자 어떻게든 있을게요.”

 

“미안해, 우리 딸….또 혼자 둬서…”

 

“괜찮아요 이젠 슬슬 익숙해져가니까요….”

 

“미안해 딸…잘 자고…사랑해.”

 

미영이 정미의 이마에 뽀뽀를 하자 정미도 미영에게 뽀뽀를 하며 말한다.

 

“저도 사랑해요 엄마. 안녕히 주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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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날

 

검은 색 옷을 입은 정미가 납골당으로 들어온다.

 

이윽고 익숙한 듯 걸음을 옮겨 도착한 곳은…..

 

“……아빠 저 왔어요…..”

 

그녀의 아버지가 잠든 곳이다…

 

“…..아빠 잘 있었어?오늘도 잘 지내고 있는 거지?”

 

정미가 살며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응응 나는 잘 지내. 아빠가 걱정 안 해도 될 만큼 잘 지내.”

 

정미가 사진을 보며 말한다.

 

“음….오늘은 무슨 이야기를 하지….?아! 일단 아빠. 나 정식으로 케롤 언니 조수로 임명됬어. 이제 나도 공무원이래. 히히….엄

마 부담 덜어주게 되서 되게 기쁘다?아 또 그리고….”

 

정미가 미소를 지으며 신나게 이야기를 하다가 서서히 표정에 슬픔이 깃들기 시작하더니 이내….

 

투둑…투둑….

 

눈물을 흘리기 시작한다.

 

“흐윽…..아빠….아빠…..보고싶어…..이렇게….이렇게 나 혼자….나 혼자 혼잣말로….아빠랑 대화하는 거 처럼 하는 것도….이

 

젠 너무 힘들단 말이야…..”

 

정미가 자신의 아버지의 사진을 만지며 말한다.

 

“보고싶어….보고싶어요 아빠….”

 

정미가 사진을 끌어안으며 중얼거린다.

 

“아빠….아빠…..흐윽….”

 

한참을 울고 있는 그 때….

 

“어….라?거기 누구에요?”

 

처음 듣는 목소리에 정미가 눈물에 젖은 얼굴을 돌리자….

 

“얼레? 혹시….우정훈씨 가족분…?”

 

“세하네…아주머니?”

 

검은 색 옷을 입은 지수가 정미를 보고 조금은 당황한 얼굴로 답한다.

 

“어라라?우리 아들 알아요?”

 

“아….안녕하세요….세하 친구….우정미라고 합니다…”

 

정미의 말에 지수가 아 하고 짧게 탄성을 내뱉더니 정미를 보며 미안한 표정을 지으며 말한다.

 

“우…정미양….이었구나….우정훈씨…딸….”

 

“아빠를…아세요?”

 

“……내가 다른 곳에 파견나갔을 때 우리 팀이 아닌 다른 팀 요원들이 나두고 왔다고 들었어….그 때부터….나도 여기 와서 사

 

과드리고 있는 중이야….”

 

지수가 슬픈 미소를 지으며 정미에게 다가오더니 정미를 꼭 껴안아주며 말한다.

 

“미안해 정미야….너희 아빠를…..구해주지 못해서…..정말…미안해…..”

 

“아주….머니….”

 

“미안해….아줌마가….아줌마가 사과할게….미안해 정미야….”

 

지수의 말에 정미의 머리 속에 세하가 처음 그녀에게 사과하던 말이 생각나기 시작한다.

 

‘미안해 정미야….내가 미안해….’

 

‘네가 왜 사과를 하는 건데?!네가 왜 사과를 하냐고?!’

 

‘내가 한 일이 아니더라도 나도 클로저니까….그 사람들 대신이 안되더라도….사과하고 싶어….’

 

‘세하야….’

 

‘정말로….구해주지 못해서….미안해 정미야…’

 

두 사람의 말이 겹쳐지자 정미가 다시 울먹거리더니 지수의 어깨에 얼굴을 묻고 엉엉 울기 시작한다.

 

“흐어어어어엉…..흐어어어엉…”

 

“그래 정미야….이 아줌마 품에서 실컷 우렴….아줌마가 다 받아줄께…..”

 

지수가 따뜻하게 정미를 토닥이자 정미가 지금까지 서러움이 다 쏟아져 나오듯 계속 눈물을 흘린다….

 

한참동안 울었을까….정미가 정신을 차리고 지수의 품에서 떨어져나오자 지수가 정미를 바라보며 웃으며 말한다.

 

“다 울었니, 정미야?”

 

“훌쩍…네 아주머니….죄송해요…저 때문에 시간….”

 

“아니야~오히려 더 귀중한 시간이었는 걸?우리 아들이 신경쓰는 여자애가 어떤 아이인지도 확실히 알았고 말이지…..”

 

“세….세하가 신경쓰는 여자애?!저…저….저 말하시는 건가요?”

 

“얼레?분명히 우리 아들이 그 때 장 보면서 [정미]라는 이름을 언급했는데….혹시 세하 주변에 다른 [정미]가 있니?”

 

“그….그럴리가요….정미 라면….저 일텐데….”

 

정미가 당황해서 눈동자를 이리저리 굴리자 지수가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오호라~이 정미가 우리 아들이 신경 쓰는 정미가 맞구나~?월척이네~”

 

“아…아주머니?우…월척이라니….그게 무슨…..”

 

“응?월척을 월척이라고 했는데 왜?”

 

“아….아니 제가 왜 월척인지…..”

 

“아~그거?”

 

지수가 이제야 이해했다는 듯 배시시 웃으며 정미를 보며 말한다.

 

“음~우선 우리 아들이 좋아하고 숨기려고 한 아가씨가 누군지 알았다는 것도 있고~우리 아들이 좋아하는 아가씨가 되게 미인

 

이면서 겸손하고 예의 바른 효녀라는 것도 알게 됬고~그리고…..”

 

“그리고…?”

 

“정미가 우리 아들을 좋아하는 것 같다는 정보도 얻었고~이게 월척이라고 말 안 하면 어떻게 표현할까~?”

 

지수가 어린애처럼 순수한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정미가 얼굴을 붉히며 고개를 떨군다.

 

“얼레?정미야, 너 혹시…..지금 부끄러워서 고개 숙인 거니?”

 

“……..”

 

“뭐야 우리 아들….옛날엔 엄마 같이 자기를 휘어잡는 여자가 좋다면서 완전 부끄럼쟁이를 잡았잖아?”

 

지수가 피식 웃으며 말하자 지수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지수를 보며 말한다.

 

“그….그게….저기….어머님…..”

 

“응응!정미야 뭔가 할 말이 있어?!말해봐 말해봐~”

 

지수가 눈을 반짝이며 푼수끼를 발산하자 예전에 세하가 자기 어머니를 표현할 때 말하던게 생각나기 시작하는 정미.

 

‘이…이세하. 그…그러고보니까….너네 어머니 되게 유명하신 분이잖아?’

 

‘아…그렇지….너~무 유명해서 아들 갈 길에 본의 아니게 방해중인 인기 클로저이시지….근데 왜?’

 

‘아니….하…한 번쯤 물어 볼 수도 있잖아…그….난 너네 어머니 본 적이 없으니까 성격을 몰라서…..’

 

‘우리 엄마?한마디로 말하면 푼수끼 있는 철 없는 여동생 느낌인데?’

 

‘뭐?그…그게 무슨 말이야?!그…너네 어머니는 알파 퀸이니까 위엄있는….’

 

‘밖에서 임무 할 때나 가끔 화 낼 때 위엄있지 집에 있을 때는 여느 아줌마들이랑 동일해. 오히려 심하면 심했지 덜 하지는 않을

 

걸….’

 

세하와의 대화가 떠오르자 정미는 속으로 생각한다.

 

‘그 푼수끼 있는 철 없는 여동생 느낌이라는 게 이런 거였어?!전혀 이미지랑 안 어울리시는데?!’

 

“응?응?정미야 무슨 할 말 있는 거야?응?”

 

“아….그게….저도 세하한테….그렇게 살갑게 대한다고는 못하는데요…..”

 

정미의 목소리가 기어들어가자 지수가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그렇게 긴장 할 거 없어~천천히 하고 싶은 말을 하도록~”

 

“저…저도! 그….그렇게 세…세하한테는 사…살갑게 대한다고는….모…못하는데요….”

 

정미의 말에 지수가 방긋 웃으며 말한다.

 

“잘 하고 있어 정미야!”

 

“네?”

 

“우리 아들은 좀 잡고 살아야해. 애가 물러터져가지고 여자한테 고백하나 제대로 못하고 그런 주제 또 플래그는 겁나게 잘 꼽

 

아요….어휴….하여간에 딱 자기 아빠랑 똑같다니까….할 때는 하면서 왜 연애는 그렇게 시도도 제대로 못하는 원….”

 

지수가 입을 삐죽내민 채 투덜투덜 거리자 정미가 멍하게 지수를 본다.

 

“좋아하면 좋아한다고 말을 하던지 맨날 빙빙 돌리고나 하고 말이지. 지금도 예쁘지만 옛날에는 나도 걸어다니는 전장의 아이

 

돌이었고 우리 정미도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예쁜데 왜 이렇게 우리 집 두 남자들은 [사귀자] 이 한 마디를 못해서 사람을

 

괴롭히는지 원…특히 우리 아들….밤에 뒹굴거리면서 ‘난 정미 좋아하는데….’ 중얼거리면서 말이야.”

 

“자…잠깐만요!바…방금 뭐라고…”

 

“응?뭐가?”

 

“누…누가 누굴 좋아한다고요?!”

 

“우리 아들이 우리 예쁜 정미를 좋아한다고 말했는데?”

 

지수의 말에 정미가 어버버 거리다가 몸을 돌려 주저앉아 얼굴을 감싸며 속으로 생각한다.

 

‘세…세하가 나…나를 조…좋아한다고?!그…그런 말도 지…집에서 혼자 중얼거리는 거야?!정말로?!세하가?!나…나랑 있을 때

 

는 조…좋아하는 기색 같은 거 보이지도 않는 이세하가?!’

 

“어…어라?정미야?왜 그러니?”

 

“아우…그게…으으…아우….”

 

정미가 빨갛게 얼굴을 물들인 채로 더듬더듬 이야기를 하자 지수가 악동 같은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딱 걸렸어 우리 정미~”

 

“뭐…뭐가요?”

 

“히히~우리 아들 좋아하는 거 맞네~오~예!예비 며느리 후보 한 명 등장이구나~!”

 

지수의 푼수….아니 텐션이 과하게 높은 모습에 정미가 멍하게 지수를 보다가 지수의 말을 곱씹어보다가 곧 터지는 게 아닐까

 

할 정도로 얼굴이 빨갛게 달아오른다.

 

“아…아주머니….저기…..”

 

“아주머니가 아니라 어머님 이라고 해봐~”

 

“어…어머님?”

 

“응응 정미야.바로 그거야~”

 

지수가 배시시 웃으며 말하자 정미도 지수를 보다가 자기도 모르게 웃고 만다.

 

그 모습에 지수가 웃으며 정미에게 말한다.

 

“우리 정미 내일 일정 있니?”

 

“아…저야 뭐….일단 밖에 나갈까 라고 생각은 하고 있는데….딱히 약속 잡힌 건 없어요….”

 

“후훗….그러면 말이다….”

 

지수가 악동 같은 미소를 지으며 뜸을 들이자 정미가 갸우뚱한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본다.

 

“그러면 정미야. 내일 우리 아들 빌려갈래?”

 

“네?!”

 

정미가 화들짝 놀라자 지수가 아이처럼 배시시 웃으며 말을 이어간다.

 

“우리 집은 딱~히 추석이든 명절에 이동 같은 거 안하거든~여행 같은 거라면 모를까….우리는 집에 가도 괴물 취급 받기도 하

 

니까~”

 

“괴물 취급이라뇨?어머님이랑 아버님이랑 세하가요?!”

 

“응. 우리 집에서는 나랑 우리 남편이랑 세하 말고는 위상능력자가 없거든.”

 

“그…그러고보니…1세대…이셨죠….어머님이랑…아버님이….”

 

“응. 그래서 조금 겉돌아서 귀찮아서 안 가, 히히…..내가 짜증나서 안 가는 것도 있고~”

 

“그…그런데 이번엔 여행을 안 가시나요?”

 

“응?아 올해는 나랑 우리 남편 둘이서 파견 나가게 되서 말이야. 그 덕에 공짜로 영국 여행가게 생겼지 뭐야 히히~”

 

“그…그러면 세하는….혼자 두고 가시는 거에요?”

 

“응. 그래서 우리 며느리한테 대여해주고 가려고~오늘 저녁부터 집에 없거든.”

 

“그….그러면….내…내일 제가 데리고 다녀도….되나요?”

 

“오~적극적인데~?우리 며느리가 우리 아들보다 훨씬 낫다!”

 

“며…며느리라고 하지마세요…..그…그냥 정미라고 부르세요….”

 

“아 그럴까~?뭐 우리 예쁜 정미가 원한다면 그렇게 해줘야지~”

 

지수가 해맑게 웃으며 말하자 정미도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어간다.

 

“그러면 내일은 제가 데리고 다닐게요…..하고 싶은 말도 있고 말이에요….”

 

“오~멋져멋져!”

 

지수가 배시시 웃으며 응원을 하다가 무언가가 떠오른 듯 정미에게 말한다.

 

“아 근데 정미야. 내일 데이트 할 거면 지금 말해두는 게 좋을 걸?”

 

“네?왜요?세하 집 밖으로 잘 안 나가잖아요?”

 

“명절때는 가끔씩 나가서 친구들이랑 pc방 가는 거 같던데?놀면 최소 6~7시간 정도는 놀고 오니까 빨리 말해야 약속 가능 할

 

걸?”

 

“아…알겠어요!!지금 당장….”

 

정미가 황급히 핸드폰을 꺼내 평소의 두 배의 속도로 문자를 보내기 시작한다.

 

[세하야!내일 시간 돼?나랑 내일 1시에 강남 cgv에서 영화보고 밥 먹자!]

 

정미가 문자를 보내고 안절부절한 눈으로 핸드폰을 꼭 붙잡고 있자 지수가 웃으며 말한다.

 

“아유~귀여워라~어쩜 우리 아들 같은 둔탱이한테 이렇게 복덩어리 같은 게 붙었을까~?”

 

“보…복덩어리라뇨….저…전 그런 말 들을 정도 아니에요….”

 

“아니야~아니야~우리 아들이 정미 만난 이후부터 얼마나 밝아졌는데~”

 

“밝아…졌다고요?”

 

“응. 우리 아들 재해복구지역인가….거기에서부터 뭔가 느낌이 바뀌었거든~뭔가 할 마음이 생긴 듯한 느낌이랄까?”

 

“아….확실히…..”

 

“후훗….그게 내 생각엔 우리 정미 덕인 거 같은데?”

 

“그….그래요?”

 

“응응~우리 아들이 정미 이야기를 잘 안 하는 것도 근거 중 하나고~”

 

“제 이야기를 안하는 게….왜 근거가 되나요?”

 

“응?아 그거? 우리 아들은 내가 집에 오면 최근에 있던 에피소드들을 이야기 해주거든~내가 심심하다고 궁금하다고 **대니

 

까 말해주는 거지만~”

 

“근데 왜 제 이야기를…..”

 

“내가 들은 여자 애들은 슬비 유리 유정씨 소영씨 빛나씨 은이씨 세린씨 보나 케롤씨 도연씨 란씨 정도려나?그 이야기가 주를

 

이루고 있었는데…..”

 

“있었는데….?”

 

“그렇게 이야기를 잘 하던 애가 고등학교에서 일어난 일이랑 재해복구 지역에서의 이야기는 띄엄띄엄 하더라고?그래서 뭔가

 

이상하다 했지~”

 

“아?!”

 

정미가 놀란 눈으로 지수를 보자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왜 감추려는 지는 대충 나도 짐작이 되지만~지금처럼 이런 식으로 설레발 칠까 싶어서 그렇겠지~”

 

“…….아니에요”

 

“응?”

 

“설레발….아니라고요…..”

 

“오 그 말은?”

 

“저….저….저는 세….세하를….조….조…조….조…좋아해요!”

 

정미가 지수를 보며 빨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말한다

“그…그…그러니까….교…교제 하는 거 허…허락해주세요!”

 

정미의 말에 지수가 한참을 보다가 웃음을 터트리며 말한다.

 

“하하하하하하!!!대박이다 우리 정미 하하하하하하하하하!!!”

 

“어…어머님?!”

 

“하하하하하하하하….우리 아들이 반할 만하네.”

 

“네?”

 

“우리 아들 눈 되게 높거든~그런 우리 아들 눈에 예쁘다고 좋다고 생각되는 아이라면 나는 찬성이야~”

 

지수가 미소를 지으며 말하자 정미가 그제야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가…감사합니다!”

 

“감사는 무슨~오히려 내가 감사해야하는데? 우리 초딩 같은 아들을 데리고 가겠다고 해줘서?”

 

“초….초딩 같은 건 아니지만….어…어쨌든 노력해서 세하랑 잘 지낼게요….”

 

“그러면 나야말로 감사를 표해야지~아 근데 정미야.”

 

“네?”

 

“이거 하나만 알아둬. 우리 아들은 눈치는 정~말 없어서 좋아한다고 말을 직접 말 안하면 모를 수도 있어.”

 

“아….”

 

“그러니까 내일 가서…..”

 

지수가 은근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확 잡아버리렴 내일 집은 비어있으니까~”

 

“어…어머님?!”

 

“히히~”

 

지수가 웃다가 시계를 보더니 배시시 웃으며 정미에게 말한다.

 

“어라?시간이 딱 점심시간이네~정미야 점심 먹으러 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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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사람이 도착한 곳은 지수가 세하를 데리고 자주 가는 대구탕 집….

 

“으갸갸갸갸…..나이가 드니까 무릎이 아프다아….우리 꼬맹이는 아직 창창하면서 벌써부터 전신이 아프다고 그러면 어쩌

 

냐….”

 

“혹시 그 꼬맹이 라는 분이 제이 아저씨를 말하시는건가요?”

 

정미가 수저를 놓으며 묻자 지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응. 우리 꼬맹이 제이. 그 때 실험만 안 당했어도 저런 꼴은 안 당했을텐데….”

 

지수의 눈에 서서히 분노가 보이자 정미가 멈춘 채 지수를 보며 중얼거린다.

 

“어머…님?”

 

“데이비드 xxx 감히….감히 그런 짓을 해? 죽을 뻔 한 걸 꼬맹이가 몇 번이나 구해줬는데 그 녀석한테 실험하도록 뒤에서 부추

 

기고 이번엔 공항에서 ** 짓을 벌였다지?”

 

“어….어…어머님….”

 

“눈에 띄기만 해봐…..우리 아들 마음을 그딴 식으로 배신하다니….용서 못해….”

 

지수의 몸에서 감정의 격화로 인해 위상력이 새어나오자 주변에 있던 모든 물들이 부글부글 끓어오르기 시작한다.

 

“어…어머님!!”

 

“아?!”

 

정미의 외침에 지수가 화들짝 놀라며 정미를 보자 정미가 약간 두려운 표정으로 지수를 보며 말한다.

 

“지…진정하세요…어..어머님….”

 

“저…정미야….”

 

지수가 당황한 표정으로 정미를 보다가 고개를 떨구며 말한다.

 

“미…미안해….아줌마가 안 좋은 모습을 보였구나….”

 

“아….아니에요….어머님이라면 그렇게 화 낼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무서웠어…..여…역시 아무리 푼수끼가 있다고 본인 입으로 이야기를 해도…..저 카리스마와 저 압박감…..역시 알파

 

퀸…..’

 

정미가 덜덜 손을 떨자 지수가 정미의 손을 꼭 잡으며 말한다.

 

“미안해…..많이 놀랬지?”

 

“…..아…안 놀랬다고는 못하겠어요….”

 

“미안해….아줌마가 가끔씩 열을 너무 받으면 이렇게 되버려서 말이야…”

 

지수가 계속 정미의 손을 만지작 거리며 말한다.

 

“아줌마를 무서워하고 싫어하는 건 괜찮다만…..나 때문에 우리 아들 까지 무서워하고 싫어하지는 말아줄래?”

 

지수의 말에 정미가 지수의 손 위에 자신의 손을 포개며 말한다.

 

“제가 어머님을 왜 싫어해요….그냥 조금….눈 앞에서 너무 무서운 표정을 짓고 있으시니까 조금 놀랬을 뿐이에요….”

 

“정미야…..”

 

“그리고 걱정하지마세요….제가 세하를 싫어하게 되는 일은 없을 거에요….”

 

정미가 지수의 눈을 마주하며 말한다.

 

“아시다시피 저….집에 아빠가 일찍 돌아가셔서 엄마랑 둘이서만 살았어요….그래서 다른 애들이 놀리고 괴롭히고 그랬어

 

요….”

 

정미의 말에 지수가 아무 말 없이 잡고 있는 정미의 손을 꼭 잡으며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저 스스로 독해지게 되고….남들을 안 믿게 됬어요….그렇게…고등학교에 올라왔는데….거기서….세하를 만났어

요.”

 

정미가 그 때 생각이 나는 지 자신도 모르게 웃음을 지으며 말을 이어간다.

 

“되게 틱틱 거리고 짜증 잘 내고 답답한 행동만 하던 저인데….남들이었으면 몇 번이고 떠났을 만한 행동이었는데….세하는 그

 

런 제 곁에 끝까지 있어줬어요….그 이후로 부터였던 거 같아요 제가 세하를 좋아하게 된 게….”

 

정미가 미소를 지으며 지수를 보며 말한다.

 

“그런 제 마음에 들어온 세하를…제가 싫어하게 될 리가 없잖아요?”

 

“…..고맙구나…정미야…”

 

“어…어머님?”

 

지수가 눈물을 뚝뚝 흘리며 정미에게 말한다.

 

“내가 못 해준….내가 제대로 주지 못했던 사랑을….정미 네가 세하에게 줘서 너무 고맙구나….”

 

“어…어머님…..”

 

“고마워…..정말로…고마워…."

 

지수의 말에 정미가 손을 꼭 잡으며 말한다.

 

“그런 말 하지 마세요, 어머님….세하….어머님 원망 안 해요….”

 

“……..”

 

“세상 사람들이 어머님의 모습을 세하한테 기대하는 거에 대해서는 짜증을 내지만….어머님 이야기 할 때의 세하는 자랑스러

 

워하는 듯한 표정이었어요.”

 

“………”

 

“그러니까 어머님….그렇게 자책 하지 마세요….”

 

정미의 말에 지수가 눈물에 젖은 눈으로 정미를 보며 웃으며 말한다.

 

“그래…고맙다 정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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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점심시간이 지나고 어느 백화점 앞 정미와 지수가 차를 타고 도착한다.

 

“그럼 정미야 여기 내려다주면 되는 거니?”

 

“아, 네!책 좀 사고 한 번 둘러보고 오려고요.”

 

“후훗….그래. 오늘 점심 굉장히 즐거웠단다~우리 아들의 몰랐던 면도 알게 되고 말이야.”

 

“저도 재밌었어요. 세하의 의외의 면을 알게되서요.”

 

정미의 말에 지수가 웃으며 말한다.

 

“그럼 내일 우리 아들 잘 가지고(?) 가렴~아줌마는 일하러 간다~?”

 

“아, 네! 안녕히 가세요 어머님…”

 

“응~다음에 보자 정미야~”

 

지수가 배시시 웃으며 차를 몰고 떠나자 정미가 자신의 볼에 손을 올리고 고개를 흔든다.

 

‘으아아아아아아아아!!!!!이게 뭐야!!!!!이…일단 예쁘게는 입고 있었다지만….이…이렇게 어머님을 갑작스럽게 만날 거라고는

 

생각 못했는데?!시…실수 한 건 없겠지?!이…이상한 말 같은 건 안 했지?!아 진짜….점수 잘 따 놔야 하는데!!!’

 

정미가 도리질을 하며 백화점으로 들어오다가 어디선가 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돌린다.

 

“자자!다음은 저기 가보자!”

 

“야, 서유리. 좀 천천히 가자. 뭐가 그렇게 급해?”

 

“이….세하?”

 

고개를 돌린 곳에는 팔짱을 낀 채 세하랑 다니고 있는 유리가 있었다….

 

마치….

 

“어머 저기 학생들 봐봐 커플인가봐….”

 

“선남선녀네.”

 

“와 여자 몸매 죽인다.”

 

“남자도 되게 잘 생겼다….”

 

커플처럼 딱 달라붙어있는 모습에 정미가 멍하게 바라보다가 정신이 들었는지 두 사람의 뒤를 조용히 따라간다.

 

‘이…이건 그래!바….바람피는 지를 감시하는 거라고!나…나한테 그런 식으로 호감있는 것 처럼 행동해놓고 이렇게 행동하면

 

안되지!’

 

정확히 바람이라 하기에는 정미와 세하가 사귀는 사이가 아니기 때문에 성립이 되지 않는 개념이긴 하지만 정미에게는 지금

 

그것은 중요하지가 않다.

 

‘어째서 하필이면 내가 제일 경계하는 유리인건데!!!!’

 

상대가 하필이면 나이에 맞지 않는 몸매를 지닌 유리라는 것이 정미의 머리 속을 채운다.

 

‘슬비라면 내 몸매라도 어필이 될 텐데……왜 하필이면 성격도 나 보다 좋고 몸매도 나 보다 훨씬 좋은 유리냐고오오오!!!!!’

 

기둥 뒤에 숨어서 분노의 눈빛을 쏘는 정미….

 

그 눈빛을 느꼈는지 세하가 고개를 갸웃거린다.

 

“응?왜 그래 세하야?”

 

“아니….뭔가….뒤에서 엄청난 살기가 느껴지는 것 같아서….”

 

세하가 고개를 갸웃거리자 유리가 배시시 웃으며 말한다.

 

“뒤에 아무도 없거든요~?혹시 나 때문에 긴장해서 그런 거 아니야?”

 

“내가 너랑 있는 데 왜 긴장을 해?이상한 소리 하지말고 빨리 가기나 해.”

 

“어허 성급하게 굴지 말라고~여자는 쇼핑을 진득하게 해**다구!”

 

유리가 배시시 웃으며 세하에게 말하자 세하가 피식 웃으며 말한다.

 

“못 당하겠다, 너한테는.”

 

그러더니 유리의 머리를 손으로 몇 번 쓰다듬더니 유리와 함께 다른 가게로 이동한다.

 

두 사람이 움직이자 정미도 두 사람한테 들키지 않게 조심조심 뒤를 따른다.

 

‘또 어딜 가는 거야…..많이도 돌아다니네….’

 

정미가 속으로 궁시렁거리며 따라가다가 세하가 멈추자 정미도 따라 멈춰서 기둥 뒤로 숨는다.

 

“……잘못 봤나….”

 

세하가 뒤를 돌아보다가 고개를 돌려 다시 유리랑 함께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기 시작한다.

 

물론 뒤에서 따라가고 있는 정미는….

 

‘얼른 데이트 끝내라고오오오!!!!!’

 

살기를 뿜고 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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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몇 분 후 유리와 세하가 앉은 푸드코트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서 정미가 아이스크림을 먹으며 뚫어져라 지켜본다.

 

‘대체 둘이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거야?게다가….뭐야…이세하 저렇게 장난 잘 치고 스킨쉽 잘 하는 애였어?’

 

정미가 애꿏은 휴지를 구기며 생각한다.

 

‘나한테는 저렇게 안 해주면서….장난도 안 걸면서….스킨쉽도…안 해주면서…왜…왜…유리랑은….그렇게 친하게 지내는 건

 

데?’

 

그 순간 유리와 세하가 다시 이동하려는 듯 일어서자 정미도 황급히 일어나서 따라가려고 하는데….

 

쿵 콰당

 

앞을 지나가던 남자와 부딪혀 바닥에 엉덩방아를 찍고 만다.

 

“아야야야…..죄송합니다. 어디 다치신….”

 

정미가 일어서며 사과하자 남자가 자신의 옷을 보며 말한다.

 

“이거 안 보여?!네가 먹던 아이스크림이 비싼 내 옷에 묻었잖아, 이 XX야!”

 

“뭐…뭐라고요?!XX이요?!저기요!말이 너무 심하시네요!”

 

“XX보고 XX이라고 하지 뭐라고 하냐!어쨌든!이 옷 어떻게 할 거냐고,이 XX아!”

 

“세탁비를 요구하신다면 드릴게요. 대신에 저 보고 하신 말에 대해서는 사과를 받아야 겠어요!”

 

정미의 말에 남자가 어이 없다는 말투로 정미에게 말한다.

 

“하아?야!내가 누군지 알아?!나, 이 구역에서 잘 나가는 놈이야, 알아?!”

 

“그게 뭐 어쨌다고요!사과하세요!그렇지 않으면 변상 못 해드려요!”

 

정미가 짜증난 표정으로 말하자 남자가 화가 난 표정으로 말한다.

 

“코딱지만 한 게 까분다?!이걸 확!”

 

“쳐봐!쳐 보라고!사람들 많은데 한 번 쳐봐!”

 

“이런 XX이!!!!”

 

남자의 손이 정미를 향해 날아오자 정미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고 몸을 움츠리며 속으로 생각한다.

 

‘맞는다!!!’

 

그 순간….

 

날아오던 손이 멈춘 듯 아무 일도 없다고 생각하던 그 때….

 

“…..지금 제 일행한테 무슨 짓을 하시는 겁니까?”

 

자신의 앞에 선 남자의 모습과 들려오는 목소리에 자신의 귀와 눈을 의심했다….그도 그럴 것이….이미 두 사람은 자신이 남자

 

와 싸우는 중에 이미 자리를 떠났을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지만….

 

“세…하야?”

 

“응. 맞아, 정미야. 나 맞아.”

 

세하가 자신을 보며 미소를 지으며 서 있는 것이 현실임을 안 정미는 자신도 모르게 그 자리에 털썩 주저앉는다….그런 정미의

 

곁으로….

 

“저어어엉미이이이야아아아!!!!!”

 

로켓처럼 날아오는 듯 다가오는 유리.

 

“유리야….”

 

“괜찮아?!어디 안 맞았어?!다친 데나 협박 당했거나 위협당했거나 그런 거는?!”

 

“괜찮아….안 맞았어….”

 

“다행이다….다행이야….”

 

유리가 정미를 덥썩 껴안으며 말하는 그 때…세하는 남자의 손목을 잡고 그를 냉정한 눈으로 보며 말한다.

 

“화가 난다고 해서 이런 식으로 폭력을 휘두르시면 안되죠, 형씨.”

 

“너희들 뭐야?!뭐냐고!이 재수 없는 여자랑 같은….”

 

“뭐?”

 

순간 세하의 표정에 분노가 서리더니 잡고 있는 남자의 손에 힘을 주며 말한다.

 

“지금….누구보고 재수 없는 여자라고 한 거냐, *** 자식아....”

 

아까 전과 다르게 차가움이 풀풀 풍기는 세하의 모습에도 남자는 화를 내며 말한다.

 

“뭐냐고 대체! 너희들도 저 재수 없는 여자랑 한 패냐?!”

 

“…..후우…..유니온 검은 양 팀 소속 이세하 요원과 서유리 요원입니다. 방금 당신은 유니온 소속 우정미 연구원을 폭행하려고

했으며 주변에 있는 시민들에게 공포 조장과 소란을 일으켰기에 제재를 위해 왔습니다.”

 

세하의 말에 남자가 갑자기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한다.

 

“아~그럼 그 말은….네가 클로저라는 말이구나?그럼 너희들은……날 못 때리겠네?”

 

남자가 비릿한 미소를 짓더니 잡히지 않은 손으로 세하의 얼굴에 주먹을 날린다.

 

퍽 하는 소리와 함께 세하가 손목을 놓고 비틀거리자 남자가 기회라는 듯 계속 때리며 신난다듯 말한다.

 

“크하하하하!!!!어디 때려봐, 괴물 자식아!!!때리고 감옥 가서 사형이나 받아서 죽어버려, 괴물아!!!크하하하하!!!”

 

그 순간….

 

“이야야얍!!!”

 

정미가 옆에 있던 의자를 들어 남자의 등을 세게 치자 남자가 주먹질을 멈추고 정미를 보더니 화난 표정으로 그대로 손찌검을

 

해버린다.

 

“이 XX가 미쳤나!!!”

 

“꺄악!!”

 

정미가 바닥에 널부러지는 순간 세하의 눈에 불꽃이 튀더니 남자를 향해 말한다.

 

“바보 자식아....네가 착각하고 있는가본데….우리가 일반인에 대해서 선제공격은 불가능하지만….”

 

세하의 눈빛이 강렬해지더니 그를 그대로 땅바닥에 매다꽂더니 그 위에 올라탄 채로 남자의 멱살을 잡고 비릿한 미소를 지으

 

며 말한다.

 

“시민들에게 손찌검이나 위협 행위가 있으며 요원에게도 위협행위가 가해졌을 경우에는 말이다….”

 

세하가 주먹을 꽉 쥐더니 카리스마 있는 말투로 말한다.

 

“[제압]이라는 명목하에….두들겨 팰 수 있거든, 자식아!!!”

 

그리고….

 

쾅 하는 소리와 함께 남자의 머리 옆 바닥에 세하가 주먹을 꽂는다.

 

“꼬로로록….”

 

남자는 그 주먹이 진짜 자신의 머리에 닿을 거라고 생각했는지 기절하며 거품을 내뿜는다.

 

“후우….”

 

세하가 남자의 멱살을 풀고 일어서며 머리를 정돈하더니 남자를 바라보며 낮게 읊조른다.

 

“넌 건들면 안되는 여자를 건드렸다, 자식아….쯧…괜히 힘 빼게 하고 있어.”

 

맞은 부위를 몇 번 만지고는 정미에게 다가가 정미의 상태를 보며 말한다.

 

“괜찮아, 정미야?방금 손찌검 당했는데….”

 

세하가 남자를 상대 할 때와 다르게 상냥하게 미소를 지으며 다가오자 정미가 울먹거리다가 세하에게 덥썩 안겨서 울기 시작

한다.

 

“흐아아아앙!!!!세하야!!!세하야!!!!흐윽….무서웠어….무서웠어….”

 

“저…정미야?!저…저기 진정해….이…이제 다 끝났으니까…..”

 

방금 전까지 잘 말 하던 세하가 더듬거리며 정미를 위로하면서 속으로 생각한다.

 

‘저…정미가 많이 무서웠구나….그…그치만…이….이렇게….안겨온다는 건…..전례가 없는 일인데…그…그리고….다…닿고….

 

아니 나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대체?!’

 

한참을 속으로 여러가지를 생각을 한 후….정미가 울음을 멈추고 품에서 떨어져서 세하를 보며 말한다.

 

“훌쩍….고마워 세하야….너 아니었으면….훌쩍….”

 

“괜찮아, 정미야. 신경 쓰지마.”

 

세하가 정미를 향해 따뜻한 미소를 지어주자 정미도 똑같이 미소를 짓는다.

 

“그러고보니까 정미야, 여긴 무슨 일로 온 거야?”

 

“어?!아…그…그게 말이지….”

 

세하가 정미에게 의문을 표하자 정미가 당황해서 변명거리를 찾고 있는 그 때….

 

“그러고보니까 아까 전부터 쭉~따라오고 있었는데 왜 따라오고 있었어?”

 

유리의 폭탄발언에 정미의 사고가 얼어붙는다.

 

“따라오고…있었다고?”

 

세하가 정미를 보며 묻자 정미가 더듬거리기 시작한다.

 

“아…그…그….그….그게…..”

 

정미가 더듬거리며 뒤로 물러나다가 얼굴을 빨갛게 물들은 채 꽥 소리를 지른다.

 

“모…몰라, 이 바보야!!!!나 갈거야!!!”

 

정미가 후다닥 도망가버리자 세하가 정미를 부르다가 놓쳐버리고 만다….

 

“…….아….정말……또 타이밍을 잃었잖아….”

 

정미가 없어진 푸드코트에 세하의 중얼거림이 흐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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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날 밤……

 

정미가 이불을 미리 끝까지 끌어올리고는 이불을 발로 차며 속으로 생각한다.

 

‘들켰어,들켰어,들켰어,들켰어,들켰다고오오오오!!!!나 망했어!!!!’

 

정미가 침대에서 데굴데굴 구르며 생각한다.

 

‘바보 같아….그냥 문자 해서 뭐하냐고 묻기만 했다면…..그랬다면….이렇게 되지는 않았을텐데!!!!’

 

이내 정미가 베개에 얼굴을 묻고 울면서 생각한다.

 

‘이대로….이대로 내 첫사랑은 끝나는 거야?이대로….나….세하한테 고백도 못해보고….데이트도 못해보고….세하를 떠나보내

 

야하는거야?’

 

한참을 울던 그 때….문자 알림음이 울린다.

 

“훌쩍….이 시간에….누구야…..”

 

정미가 손을 뻗어 화면을 터치하자 나오는 문자의 주인은….

 

[정미야, 지금 통화 괜찮아? 통화 괜찮으면 전화 해 줄래?]

 

그토록 정미가 원하던 세하다.

 

한참을 멍하니 문자를 보던 정미가 황급히 단축번호 1번을 눌러 전화를 건다.

 

몇 번의 통화연결음이 지나더니…..

 

“여보세요?”

 

정미가 그토록 듣고 싶어하던 세하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여….여…여…여보세요?세하….야?”

 

“응, 정미야…..빨리 전화 줘서 고마워…..”

 

“아….아…..다….당연한 거 아니야?!내…내가 머…먼저 전화를 했는데 고마워 해야지!”

 

‘야, 우정미!!!!!!!!’

 

솔직하지 못한 자신의 입에 욕이란 욕을 속으로 하는 정미….

 

“고마워할게, 정미야.”

 

“흐흥….그…그래서….이 밤중에 전화하라고 한 이유가 뭐야?”

 

“아….내일 1시 강남 CGV에서 보자고. 그 말 하려고 전화해달라고 한 거야….이런 거는 직접 말해야 할 거 같아서….”

 

“그….그것땜에 전화하라고 한 거야? 그럼 용건 끝났으니, 난 끊는다.”

 

정미가 도도하게 전화를 끊은 뒤 한참을 가만히 있다가 몸을 부르르 떨며 기뻐한다.

 

“아아앗싸아아아아!!!!!오~예!!!!데이트다~데이트~세하랑 행복한 데이트~히히히~”

 

정미가 행복한 표정으로 웃으며 집안을 방방 뛰며 좋아하고 있는 이 때….

 

“어머?우리 딸 데이트 신청 성공?”

 

현관에서 들려오는 미영의 목소리에 화들짝 놀라며 정미가 더듬거리며 말한다.

 

“어….엄마?!어….어…언제 왔어?!”

 

“데이트 한다고 방방 뛸 때부터?”

 

“그…그 때부터 봤다고?!”

 

정미가 얼굴을 붉히며 당황하다가 문득 유리랑 세하가 같이 있던 모습이 신경이 쓰이는 지 미영을 보며 묻는다.

 

“저기….엄마….나….묻고 싶은 게 있는데…..”

 

“응?뭐가 묻고 싶은 걸까, 우리 딸?”

 

“그게…..”

 

정미가 오늘 있었던 일을 말하기 시작하자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들으며 반응하는 미영.

 

이윽고 이야기가 끝나자 미영이 입을 연다.

 

“그러니까….우리 딸은 그 둘이 조금 불안하다?”

 

“부….불안하다기보단….지….질투가 난다고 할까….”

 

“너한테는 안하는 스킨쉽을 해서?”

 

미영의 말에 정미가 움찔하자 미영이 웃으며 말한다.

 

“음….우리 딸이 말해준 정황증거만 봤을 때는…..이 서방은 유죄의 가능성이 있는 걸?”

 

“세하는 그런 애가 아니야!!!”

 

정미가 다급하게 말하자 미영이 웃으며 말을 이어간다.

 

“하지만 우리 딸한테 안 하는 스킨쉽을 유리한테는 하잖아?”

 

“그….그건 그렇지만…!!”

 

정미가 말하다가 이내 울먹거리기 시작한다.

 

“나…날 위해서 달려와주고….날 지켜주는….그런 남자란 말이야…우리 세하는…..흑….”

 

“…..아~정말이지. 우리 딸도 날 닮았나봐....사랑에 빠지더니 심리전에 너무 잘 걸리잖아?....이건 좀 위험한데?”

 

“뭐…가?”

 

“우리 딸이 벌써부터 끌려다니기 시작하는 거 같아서 엄마는 너무 가슴이 아프다~이러다가 우리 딸 이서방이랑 진짜 사귀기

 

시작하면 밀당 같은 건 못하고 이서방이 하자는 대로 질질 끌려다니겠는데?”

 

“무….무슨 소리에요!!!나 밀당 잘 할 수 있어요!!내가 얼마나 밖에서는 도도한데!!”

 

정미의 말에 미영이 생글생글 웃으며 말한다.

 

“전~혀 그렇게 안 보이는데?아까 전에 데이트 한다는 사실만으로도 그렇게 좋아하던 애가 밀당을 잘한다고 누가 이야기 할 수

 

있을까나~”

 

“그….그거야…..처….첫 데이트이니까….그리고 저 밖에서는 도도하다고요!!!”

 

“음….그건 그냥 솔직하지 못한 거지 도도한 건 아닐텐데?”

 

“으아아아아!!!!!아니라고요오오!!!!나 밀당 잘한다고요오오오!!!”

 

정미의 말에 미영이 꿀밤을 먹이며 말한다.

 

“네가 내 딸인데 내가 모르겠니?옛날에 엄마가 하던 거랑 똑같이 하고 있는데.”

 

미영의 말에 그대로 멈추는 정미.

 

“뭐….엄마가 밀당 하지 못한다고 한 건 그냥 놀려보려고 한 말이지만~”

 

미영이 정미를 보고 빙그레 웃더니 정미의 뺨을 만지며 말한다.

 

“우리 딸 내일 데이트 긴장 안 할 자신 있지?”

 

“내가 무슨 긴장을 해….잘 놀다가 올게요.”

 

“그래….그리고 정미야….”

 

“응?”

 

“……되도록이면 엄마가 돌아오라고 할 때 까지는 집에 오지마. 알았지?”

 

“……이모들 때문에 그래?”

 

“응. 왠지 우리 딸 보면 괜히 뭐라고 할 거 같고 그런 걸 보면…..엄마가 어른답지 않게 행동할까봐 그래….”

 

“엄마……”

 

“그러니까……길~게 이서방이랑 데이트를 즐기고 오렴~”

 

미영이 끝에 와서 애써 밝게 이야기를 하지만….정미는 눈치를 챘다….

 

최대한 늦게 들어오라는 그 말은…..그 아수라장에서….서로를 비난하는 그 곳에서 너만은 피해있으라는 소리라는 것을 정미

 

는 눈치채버린 것이다.

 

“……엄마….”

 

정미가 주먹을 꼭 쥐며 중얼거린다.

 

“…..빨리 돌아올게….세하를 데리고….”

 

“우정미!!!”

 

미영이 화난 목소리로 자신을 부르자 정미가 움찔하며 미영을 바라본다.

 

“마음만은 고마워….하지만….우리 딸의 경사스러운 첫 데이트 날이자….어쩌면 우리 딸의 마음이 보상 받는 세상에서 둘도 없

 

이 기쁜 날이 될 지도 모르는 날인 걸….끝까지….너는 행복하게 있어야지….”

 

“엄마…..”

 

“…..내일 이모들 올 때를 대비해야하니까 엄마 먼저 잘게…..그리고 엄마가 부탁할게 정미야….”

 

미영이 정미를 미안한 눈으로….그리고 사랑하는 눈으로 바라보며 말한다.

 

“최대한 늦게 오렴, 정미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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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돌아올 준비중이다라고 이야기하던 firsteve입니다

 

....결국 초콜릿사랑 3화 3 콘티가 막혔습니다.

 

그래서 추석쯤에 개강에 맞춰서 기다려주시는 분들을 위해서 단편 준비를 했더니....

 

중편급 단편이 나오네요?!

 

그래서 일단은 완성된 상편 부분을 업로드합니다.

 

아 참고로 다음화는 다음주 쯤에 업로드 될 듯 싶습니다.

 

전공 레포트가 남아서 금요일까지는 레포트를 붙잡고 있어야하는 판입니다.

 

어떻게든 이번만큼은 여러분들께 실망시켜드리지 않고 빠른 복귀를 택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참고로 하편은 분량이 어떻게 될 지 모르겠지만....이 뒤 이야기는 데이트 당일 날의 이야기가 있습니다.

 

우리의 답답이 세하가 데이트 전날 벌인 유리와의 데이트 현장은 과연 무엇일지, 정미와 세하의 사랑이 이루어질지, 또 이모들

 

이라는 변수는 어떻게 작용할 것인지!는 이미 다 생각해놨습니다. 이번엔 백업까지 확실히 준비중이니 중도에 포멧됬다는 말

 

은 안 나올 겁니다.

 

주저리주저리 말이 길어지는 군요. 복귀는 빠르게 분량은 많이 를 모토로 복귀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아 참고로 하편 끝나면 이벤트 할 예정이니 애정을 가지고 이걸 봐 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firsteve였습니다

 

 

다음화: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2&n4articlesn=6595

2024-10-24 22:40:1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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