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는 산다 - 2

HighIQuality 2015-09-23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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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화

게임을 하는데 어느 새 한 시가 되었다.

김유정 누나와 함께 제이 아저씨가 건물에서 나왔다.

"어! 아저씨도 신강고 가세요?"

김유정 누나가 상황을 알기 쉽게 설명해주었다.

"방에서 빈둥빈둥거리길래 같이 데리고 왔다."

"아..."

"세하야, 너 혼자 잘 할 수 있지? 그치?"

"글쎄요, 아저씨..."

"것 봐요, 세하도 혼자는 자신 없대잖아요! 빨리 와요!"

제이 아저씨가 나를 보는 눈빛이 왠지 불안하지만.

"누나가 제이 아저씨 끌고 갈거면 저는 헥사부사 타고 갈게요!"

"그래, 그럼 거기서 보자!"

김유정 누나가 그렇게 환하게 웃는 것은 처음 본다.

곧 나는 란이 누나가 있는 헥사부사 옆으로 갔다.

"누나!"

"... 또 학교에 차원종 나타났다고."

"네."

"... 빨리 타."

운전을 안 할 때는 원래 말이 없는 누나이기는 하지만 말이 이렇게 짧았던 것도 처음 같다.

나는 헥사부사에 탔고, 곧 누나는 헥사부사에 시동을 걸고 언제 멈춰있었냐는듯이 앞으로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세하야!"

"네?"

"내가 이렇게 달릴 때 어떻냐?"

"과격한 첫 출발하고 달리는 동안 계속 바람이랑 마찰 일으키는 거 빼면 다 괜찮은데요."

"그래?"

"네. 그 외에는 빠르고 시원하고... 다 좋은데요."

안전은 보장 못 하겠다.

"그래?"

그 후 란이 누나랑은 말을 안 했다.



신강고에 도착했을 때는 예상대로 김유정 누나보다 먼저 도착했다. 

"엑, 헥사부사는 아무리 타도 적응이 안 돼..."

"......"

"오늘도 태워줘서 고마워요!"

"그럼 잘 해 봐..."

란이 누나 특유의 힘 빠진 소리... 언제나 무슨 이유가 있는 것일까 생각하게 된다.

이 때 뒤에서 친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이세하!"

뒤를 돌아보니 역시, 우정미가 서 있었다.

"야, 아무 말도 없이 이렇게 와도 되는거야?"

"나도 한 시간 전에야 출동명령 받은 거여서 어쩔 수가 없었어."

물론 연락할 생각도 없었다.

"그럼 그 사이에 연락할 시간이 있었다는 거잖아. 왜 안 했어?"

"알았어, 다음부터 할게."

"아니, 됐어. 지금 네가 이렇게 온 것만으로도 기..기쁘니까."

"그래도 기쁘다니까 다행이네. 그럼, 난 지금 어디로 출동하면 되는거야?"

"지금은 차원종이 어디에 있는지조차 확인이 안 됬어."

"그럼, 그동안 쉬고 있어도 되지?"



몇 분 뒤에 김유정 누나가 신강고에 도착을 했다.

"내가 아무리 봐도 놀랍구나. 그 오토바이는 어떻게 해야 그렇게 빨리 달릴 수 있는 거니?"

김유정 누나가 늘 하는 말 중 하나이다. 

"헥사부사거든요."

그 물음에 대답하는 멘트도 다 정해져 있다.

"별칭이 헥사부사라는거 모르는 사람도 있나."

김유정 누나는 그 오토바이의 이름에서 헥사부사라는 이름을 따왔다는 것을 영원히 모를 것이다.

"그런데 너 그렇게 쉬고만 있을 거니? 정미야, 지금 뭐 할거 없는거야?"

"네, 당장은 주변에서 차원종을 찾지 못해서 잠시 쉬어도 된다고 했어요."

"정미야, 그런데 너는 지금 뭐하니?"

"ㄴ..네? 아..."

"뭐, 그러면, 오늘 하루도 잘 보내 봐!"

누나, 지금 우정미는 제가 게임하는 것을 방해하고 있어요. 분명 자기 입으로 쉬어도 된다고 했는데 게임하면 눈 나빠진다고 게임기를 뺏어가는 것은 절도 아닌가요?

김유정 누나는 그렇게 유유히 떠나갔다.

"자, 김유정 누나도 쉬라고 했으니까 이제 돌려 줘!"

"시..싫어."

"뭐야? 약속이랑 다르잖아."

"어..어딜 봐서 약속이랑 다르다는 거야! 하나도 안 다르거든!"

"야, 그럼 내가 이 게임을 하면서 눈이라도 나빠질 거 같아?"

"그래, 세하야. 적어도 너처럼 게임하면 눈 나빠진다."

뒤에 누가 서있는지는 안 봐도 안다.

"그런데 내 특제 약을 먹으면 그렇게 나빠진 눈을 다시 좋게 만들 수 있지! 세하야, 이 약을 먹는게 어떠니?"

"사양할게요 아저씨."

그렇게 내 게임기는 우정미가 가지게 되었다. 우정미는 제이 아저씨가 도와주면서까지 내 게임기를 뺏어가는 것이 그렇게 좋은지 얼굴에 새침한 표정이 다 사라지고 얇은 미소가 그 자리를 채웠다.

어느 새 학교 본관의 약간 부서진 괘종시계가 5시를 가리켰다. 몇몇 특경대원들은 자리를 뜨는 등 경비가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제이 아저씨와 나는 클로저인 이유로, 김유정 누나는 클로저의 관리자인 이유로 남게 되었다. 

"그럼, 정미도 슬슬 집에 가야겠네."

"아뇨, 이번에는 저희 학교에 있게 됬으니까 상황 종료될 때까지 여기 있으려고요. 그리고 저기 가면맨도 24시간 내로는 절대 차원종이 나타날 수 없다고 했으니까 아마 안전할거예요."

그 때 전화가 걸려 왔다.

"여보세요?"

"어, 엄마야."

이 쯤 되면 전화가 올 줄 알았다.

"차원종 때문에 또 학교 갔다면서?"

"네..."

위상력 다 떨어지신 분이 또...

"간식이라도 가져가주려고 하는데, 혹시 야식으로라도 뭐 먹고 싶으면 말해!"

"학교가 지금 약간 위험한데 굳이 부르지는 않을게요."

"그래, 그럼, 열심히 싸워라!"

툭.

옛날에는 가장 강하셨다는데, 지금은 위상력을 상당량 잃어버려서 약간 위험하다는 것은 자신도 알고 있을텐데, 왜 맨날 도와주겠다는건지...

"야. 이세하."

?

"자, 게임기."

"왜, 업무 중 사용으로 압수한 거 아니었어?"

"어, 어짜피 할 짓 없잖아."

"아무리 그래도 업무 중이잖아. 그냥 니가 가지고 있어."

"그... 그래."

맨날 압수해놓고는 잘 갖고 노는 것을 알고 있기에, 압수당한 게임기를 돌려준다는 것은 곧 게임기가 방전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저녁 노을에 비친 우정미의 뺨이 오늘따라 더 붉게 보인다.

슬슬 캐롤 누나가 퇴든을 하려 한다.

"어, 제이 아저씨, 오랜만이예요!"

"......"

아저씨는 이번에도 말이 없습니다.

"어, 세하도! 오랜만이야!"

"안녕하세요."

그러고 보니 왜 오늘 하루동안 캐롤 누나를 못 만났지?

"당장은 급한게 없으니까 퇴근할게요! 잠도 좀 자고..."

"지금까지 잠 안 잤니?"

라는 김유정 누나의 물음에

"에이, 안 잤어요."

라고 대답하는 캐롤리엘 누나의 말 속에는 분명 잤다는 뜻이 내포되어 있으리라.

"누나! 혹시나 해서 약 좀 사려는데..."

"내 책상 위에 돈 올려놓고 가져가, 나 퇴근할거니까."

진짜 퇴근하고 싶으셨나보다.

그렇게 캐롤 누나는 퇴근을 하고, 학교에 남은 사람은 나, 우정미, 김유정 누나와 제이 아저씨, 그리고 특경대원 몇 명이다.

시간은 생각보다 빠르게 지나갔고, 곧 시계가 열 시를 가리키자, 우리 검은양 팀과 우정미는 자는 것을 선택했다.

"자, 그래서, 교실은 어떻게 나눌까요?"

김유정 누나가 방배치를 하려고 하는데,

따르르릉.

이 벨소리가 내 휴대폰에서 나오는 소리라는 것을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모두가 나를 쳐다본 후였다.

'내가 이 벨소리로 설정한 사람이 있었나?'

"죄송합니다, 전화 좀 받고 올게요. 여보세요?"

"세하야, 나 심심해."

서유리다.

"심심하면 테-"

"테인아, 잠깐만. - 아니, 내가 소영 누나네를 갔는데, 테인이가 떡볶이를 먹고 있는 거야. 그래서 테인이한테 더 먹고 싶냐고 하니까, 그건 또 공짜로 주는 거라는거야. 그래서 소영 누나한테 나도 공짜로 주라고 하니까, 테인이만 귀여워서 주는 거라고, 나는 안 준다는거야! 그래서 나도 귀여운 척을 했다. 그랬더니, 테인이가 나 보고 귀여운 척 하지 말라고 하는 거 있지?"

"아, 기분 상했구나."

"그런데, 세하야, 나 귀엽지 않아?"

"어 잠깐만, 방배치만 하고 다시 전화 줄게."

"엎-"

그렇게 곤란한 질문은 대답 못하는데.



예상했던 결과이지만, 여자는 여자끼리, 남자는 남자끼리 자게 되었다.

"유정씨, 그런데 적어도 위상능력자 한 명이 한 방을 지키는게 맞지 않나?"

"24시간동안 차원종은 안 들어온다니까 안심하고 자도 될 거 같아요."

그래도 혹시 모르기 때문에 이웃한 교실을 사용하기로 했다.

"세하야..."

우정미가 졸음에 물들은 듯한 얼굴로 다가왔다.

"응?"

"게임기 좀 충전해주라."

역시, 방전되어 있었다.

"알았어. 잘 자!"

우정미는 뭐라고 웅얼거리면서 옆 교실로 들어갔다.

귀엽기는 우정미가 더 귀여운 거 같은데...

어찌 되었든 나도 얼른 들어가서 잘 준비나 해야겠다.

혹시 모르니까 건블레이드는 머리맡에, 게임기는 총전기랑 연결시켜서 옷 속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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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화도 기대해주세요!
2024-10-24 22:39:3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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