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차원종이 나오지 않아 검은양 백수되는 소설 -上中

교선 2015-08-13 3

"여보세요."

 

 

"아저씨 접니다."

 

 

"아저씨 아니라고..."

 

 

 언제나 같은 방식으로 아저씨와 나는 대화를 시작한다. 오늘도 마찬가지였지만 아저씨의 목소리에 힘이 없었다. 전에 술을 먹었는지 늦은 새벽에 전화를 한적이 있었는데 애절한 목소리로 살려달라는 아저씨의 전화. 매일 밤만되면 유정누나가 고삐풀린 망아지마냥 달려든다고 한다.

 

 

"아저씨. 오늘도 목소리에 힘이 없군요."

 

 

"야, 말도 마라. 내가 리드할 줄 알았것만 유정씨가 아예 주도권을... 크흠, 됐고 무슨 이유 때문에 전화한거냐?"

 

 

"오호, 아저씨 이상한약 먹지마시고 보약이라도 달여드십쇼. 저희 졸업하기 전에 애 낳는다고 큰 소리 치셨잖아요."

 

 

"자꾸 놀리면 끊는다."

 

 

"아 끊지마요! 상담할게 있어서 그래요."

 

 

 전화를 끊으려고 하는 아저씨때문에 허겁지겁 그를 말렸다. 보통때라면 이런 장난도 웃으면서 받아주던데...유정누나가 의외로 강한가보다.

 나는 현재 유리와 슬비의 행동에 대해서 아저씨에게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말을 할 때마다 아저씨는 '이 부러운 녀석...' 이라는 말을 하며 이를 가는 소리가 전화기 속에서 크게 들려왔다. 나중에 유정누나에게 일러바쳐서 밥이나 얻어먹야지.

 

 

"그 애들이 왜 이런 짓을 하는 질 모르겠어요."

 

 

"크으...이 부럽고도 불쌍한 녀석..."

 

 

"네?"

 

 

"유리하고 슬비가 너를 버팀목으로 정한 것 같다."

 

 

"버팀목이요?'

 

 

 이게 무슨 뚱딴지같은 소린가? 유리하고 슬비가 나를 버팀목으로 정했다니 무슨 의미인지 도저히 감을 못잡겠다. 매일 달라붙는게 아니고 넘어지려고 할 때 붙는건가?

 

 

"아이고, 지수누님은 이렇게 눈치없이 남자를 키우다니 쯧쯧..."

 

 

"갑자기 엄마얘긴 왜 나와요...다른 얘기 말고 알고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쯧, 그래 알려주마. 일단 슬비부터 얘기를 꺼내보자면..."

 

 

 아저씨의 얘기는 이러했다. 슬비는 어릴 적 부모를 차원종에게 잃고 유니온에서 길러와 키워졌다. 부모님의 복수심 때문에 그 누구보다도 열심히 노력해 유니온아카데미에 수석까지 받은 엘리트 중에 엘리트였다.

 

 

"그랬던 슬비였는데 세계에선 클로저라는 직업을 지워버렸지. 어릴적부터 차원종을 없애기 위해 자신의 인생을 대부분 포기한 슬비가 어떤 마음이었을 것 같냐?"

 

 

"...힘들지 않았을까요..."

 

 

"그래. 힘들었겠지. 슬비는 그런 힘든 상황에서 너를 본거다. 쉽게 말하자면 구원자를 본거라고 할 수 있겠군."

 

 

"구원자라고 하니 뭔가 거창한데요...?"

 

 

"아이고 이 답답아. 까놓고 말하지. 슬비는 너를 좋아해서 그런거야 임마."

 

 

"저를요? 에이 말도 안되는 소리 마세요."

 

 

"큭, 너무 답답해서 몸이 안좋아지려는군. 한 가지 더 말하자면 유리도 마찬가지 널 좋아하고 있다."

 

 

"아저씨, 약대신 술마신거 아니에요?"

 

 

 아저씨가 약대신 술을 먹은 게 틀림없다고 확신했다. 유리와 슬비가 나를 좋아한다니?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늘 잔소리를 하며 나에게 투덜부리는 게 슬비였고 '또 게임하냐 이 게임페인아!' 라고 하며 늘 놀리는게 유리였다. 그런 둘이 나를 좋아한다니...

 

 

"지금 내 앞에 네가 있었다면 널 한대 쳤을거다..."

 

 

"아저씨. 그 얘긴 넘어가고 유리는 또 왜그러는건데요?"

 

 

"어이고 좀 눈치 좀 채라! 잘 들어 유리는....끄헉! 아내가 왔다!"

 

 

"유정누나요?"

 

"그래...아직 체력보충제의 효과가 있으려면 30분은 더있어야 하는데 **! 내일은 꼼짝없이 누워있겠군."

 

 

"아저씨...졸업하기전에 애를 볼 수 있겠군요! 힘내십쇼."

 

 

"이 녀석이 나를 놀리는거냐! 크헉, 유정씨 오늘 술마시고 들어온거야? 난 죽었군."

 

 

"아아, 힘내세요."

 

 

 전화를 끊으려 하자 전화기 속에서 희미하게 아저씨의 목소리가 들렸다.

 

 

"동생의 애를 먼저 볼 수도 있겠군."

 

 

 이 소리와 함께 전화는 끊어졌다. 아무래도 유정누나가 정말 꽉 잡고 살고 있는 모양이다. 이런 헛소리를 하는 거 보면 이제 정신약까지 드셔야 하는 걸까...걱정되는 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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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드 스토리로 제이의 무정자증으로 인해 애를 못낳는다라는 설정을 넣고 싶군요.

 

 

 

 

2024-10-24 22:38:0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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