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하의 죽음 [부제 : 군단의 주인] 1

SHOTKY 2015-08-04 23

 

정식요원 이세하

 

사망

 

 

이라는 소식을 알려온 프린터가 검은 양팀의 회의실 테이블에 아무렇게나 널부러 져있었다. 양팀의 전원은 아무말도 하지 못한 채 그저 사망 이라는 두 글자만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

 

이세하가 떠난 것은 고작 5일 전이었다. 유니온에서 알파퀸의 아들인 이세하에게만 단독 특별임무를 지시했고 세하는 늘 그렇듯 별거 아닐거란 얼굴로 자신들의 팀에게 다녀올게- 라는 언제나 그적인 짧은 이별만을 남겨놓고 떠났다.

 

그리고 그는 돌아오지 못하게 되었다.

 

 

" 거짓말이죠 언니 ? "

 

 

유리가 반쯤 정신이 나간 표정으로 유정을 쳐다보았다. 유정은 차마 유리의 눈을 바라 볼 수가 없었다. 언제나 기운넘치게 푸른 빛이 너울거렸던 유리의 눈이 썩은 동태 마냥 죽어있었다. 소꿉친구의 죽음을 이런 종이 쪼가리로 받아들이는게 이제 고등학생에게 가당키나 한 일일까.

 

 

유리는 마치 시체같은 손으로 힘없이 유정의 코트 깃자락을 붙잡았다. 하지만 유니온의 공문은 절대로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그 사실을 여기 모두가 누구보다도 잘 알고있었다. 그래서 유리는 더욱더 이 것이 거짓이길 바라면서 유정을 쳐다보았지만 돌아오는건 그녀의 외면 뿐이었다.

 

 

제이는 국장에게 거는 전화를 들며 회의실을 나갔고 슬비는 전혀 그녀답지 않게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펑펑 울어댔다.

 

테인은 그런 그녀 옆에서 어쩔줄 몰라했고 여전히 유정의 옷깃을 잡고있던 유리는 더이상 유정에게 기대하지 않는듯이 그녀의 옷깃을 놓았다.

 

 

" 그럼 시체라도 보게해줘요.. 시체라도 봐야.. "

 

 

넋이 나간 사람처럼 중얼거리는 유리를 쳐다보던 유정이 기어이 눈물을 터트리며 힘겹게 말했다.

 

 

" 세하는 고농축 위상력이 있던 차원에서..갈갈이...몸이 찢겨서... "

 

 

더이상 말을 이어가지 못한 유정은 바닥에 주저앉은채 슬비처럼 펑펑 울어댔다. 유리만이 그 슬픔속에서 공허한 눈으로 옷걸이에 걸린 세하의 수습요원 시절의 자켓을 바라볼 뿐이었다.

 

 

 

-

 

 

3일 동안 양팀은 침묵으로 생활을 일관했다. 그 누구도 쉽사리 말을 꺼내지 않았고 특히 유리는 거의 죽은 사람처럼 있어서 다가가기 조차 힘들었다. 유정역시 아직 세하의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기계적으로 브리핑을 했고 차원종의 임무는 제이와 테인이 도맡아서 하는 실정이었다. 슬비 역시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쉽사리 일상에 적응하지 못했다.

 

그런 침묵을 깬 건 회의실 문을 열고들어온 우정미였다. 유니온에 케롤라인의 조수로 들어가게 된 그녀가 교복이 아닌 사원복을 입고 한 손에 무언가를 들고 들어왔다. 양 팀이라면 누구나 눈에 익은 물건, 세하의 건 블레이드 였다.

 

피투성이가 된 건 블레이드는 수많은 흠집과 매캐한 탄내를 풍기고 있었다. 얼마나 격발을 많이 해댔는지 아직도 탄내가 남아있었다. 그만큼 이세하는 죽음과 홀로 싸우다 죽어간 것이었다.

 

 

" 이게.. 세하가 있던 곳에서 발견된 유일한 소지품이야. "

 

 

우정미 역시 엄청나게 울었는지 눈이 퉁퉁부어있었다.

 

 

" 정미.. "

 

 

유리가 그녀의 이름을 힘없이 불렀다. 정미가 그녀 머리를 끌어앉았다.

 

슬퍼해도되..유리. 정미가 조용히 읊조렸다. 그러자 3일 내내 눈물 한 방울 없던 유리가 눈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

 

 

이세하는 정신만이 남아 어딘지 모를곳에서 부유하고 있었다. 유니온이 그를 속였다. 어딘지 모를 차원속으로 그를 던져놓고 가둬버렸다. 유니온에 대한 증오만이 가득히 남은 그의 사념이 아직도 그가 죽은 곳을 떠돌고 있었다.

 

그런 그의 앞에 익숙한 얼굴이 나타났다. 애쉬와 더스트.

 

 

애쉬는 마치 세하가 보이는 듯 말을하며 그 특유의 웃음을 지었다.

 

 

" 어때 ? 이세하. 인간이란 놈들은 얼마나 추악한지.. 그들은 강한 힘을 원하면서도 또 동시에 두려워하지.. 혹시 그거 알어?네 엄마인 알파퀸도 이런식으로 버려졌지만 말도 안되는 힘으로 혼자서 살아나갔지만.. 결국 너는 죽어버리고 말았군 그래, 이래서 인간들은 역겹다니까~ "

 

 

" 불쌍해라 ~ "

 

더스트가 옆에서 추임새를 넣었다.

 

 

" 어때 ? 이제 좀 우리가 했던 제안이 솔깃 해질려나 모르겠군 , 이세하군 "

 

 

' 복수만 할 수 있다면 상관없어 '

 

 

이세하의 사념이 그의 말에 강하게 동조하듯 공간이 파르르 떨렸다.

 

 

" 대단하군 , 정신만 남았는데 이 정도일줄이야.. 역시 넌 내가 바로봤다니까 "

 

 

" 맞어! 역시 내 남자가 될 사람 ! "

 

 

" 그렇다면 시작하지, 진지하게 많이 집중해야될거야 누나, 죽은걸 차원종으로 다시 되살려내는건 우리 둘의 힘을 거의다 써야되니까 "

 

 

" 상관없어, 세하를 다시 볼 수 있으니까 "

 

 

더스트가 유쾌하게 웃으며 애쉬와 손을 맞잡았다.

 

 

' 역시 넌 군단을 이끌기 위해 태어난거다. 이세하 , 이게 운명인거지 '

 

 

애쉬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며 집중을 위해 눈을 감았다.

2024-10-24 22:37:37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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