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벤트] [이슬비] 축복 받은 자-3-

SehaL 2014-12-28 0

[이세하] 너는 내가 누군지 알고 있어?-1-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3&n4articlesn=403


[이세하] 너는 내가 누군지 알고 있어?-2-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2&n4articlesn=412


-이번 편은 슬비 Side 입니다!-


"..이하 훈련생 이슬비는 '검은 양' 프로젝트의 리더로 임명한다."


"네. 유니온 임시 클로저 요원 이슬비. 임무를 받았습니다."

 

애써 올라 가려는 입가를 잡아 내렸다. 드디어..드디어 실전을 나갈 수 있는 것이다. 훈련에서만 보던, 교본에서만 보던 시뮬레이션이나 그림이 아닌 실제 차원종을 잡으러 파견 되는 클로저가 된 것이다!


이제 복수를 할 수 있어..!


프로젝트의 명단을 받아 들고 임시 본부로 향하는 발걸음은 가벼운 듯 무거워 발판 없는 허공을 내딛는 것 같았다.

10년 가까이 키워온 복수의 꿈은 가벼워 지기는 커녕 재능의 부족에 허덕여 끊임 없는 노력과 뼈를 깎는 훈련과 함께 무게만 더 해갔다.


클로저, 그것이란 무엇인가. 그들은 '위상력'을 이용해 끊임 없이 침입해 오는 차원종을 제거하는 일종의 공무원이자 군대였다.

그래 '위상력'은..축복 받은 능력이지.

그들은 민간인 보다 더욱 강력하며, 그들 스스로를 지킬 수 있다.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긴급 사태에 어떻게든 자신을 지킬 수 있는 것이다. 물론 재능이 발견 된 직후 부터 유니온에 의해 철저히 위상력 훈련을 받을 테니 어찌 해야 할지 몰라 허둥거리다 죽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하지만 '축복'에도 정도가 있는 법이다.

어떤 자는 넘치는 축복을 받아 훌륭하고 빠른 성장을 하는 반면, 어떤 자는 손에 겨우 잡힐듯 말듯 흔들 거리는 축복을 받아 불안과 차별 속에서 조바심만 키워 가는 사람도 있었다.


그 흔들리는 축복을 받은 자가 나이고 말이다.

어렸을 때 부터 받은 훈련은 지독하고 그것을 그대로, 오히려 그것보다 더 지독하게 훈련한 것은 나였다. 재능 있는 자는 하루 수업을 훌륭히 따라 잡았으며, 또는 '하나'가 아닌 '열'을 깨우칠 때도 있었다. 그것이 지독히도 부러웠고, 질투 났고, 혐오 했다. 그들은 오만 했으며 재능이 부족한 자를 비웃었다.


'대충 대충 하니까 다 되던데?'

'야, 이건 이렇게 하면 되지!'

'뭘 그렇게 어렵게 생각 해? 이렇게 쉬운 걸.'


나는 3을 물었다.

그들은 '아 3말이야? 3 다음엔 4랑 5가 있는데 5의 앞에 앞에 3이 있고 4의 앞에 3이 있는 거야!' 이라 대답한다.

내가 알고 싶은 것은 '1과 2가 있는데 1다음이 2이고 그 다음이 3이야!' 하는 것이었다.

어찌 이리도 불친절한가!

나는 그들에게 묻는 것을 그만 뒀다.

오로지 내가, 나 혼자가 그것을 이해하고 응용할 것이며 그럼으로 인해 그들 보다 강해지겠다 다짐 했다.


그렇게 보낸 것이 10년.

나는 그들 보다 앞서 있으며, 결국 실전에 나가는 '클로저'가 되었다. 클로저가 된걸로 모자라 리더까지 맡았다. 아직 임시이긴 하나 나는 정식 요원으로 나아갈 것이다.


나는 너희보다 우월해! 그 오만함으로 인해 너희는 죽었지만, 난 이제 한 팀의 리더가 되었어!


참을 수 없는 승리감이었다. 아무리 노려 봐도, 울어도, 소리쳐도 움직이지 않던 곰인형은 이제 자유로이 움직이는 단검이 되었고 나의 무기가 되었다. 이 기분을 누가 알까.

 

임시 본부에 들어서 의자에 앉고는 명단을 훑어 봤다.


-이세하. 18살 신강 고등학교 C반. '영웅'의 아들-현 클로저 최상의 잠재력 예상. 주 무기 : 건 블레이드.-


-서유리.18살 신강 고등학교 C반. 15살 이후에 재능이 나타난 특이 케이스.아직 능력 사용에 어려움을 보이나 검도를 해왔기에 전투능력은 상. 보조 무기로 프로텍터와 총을 씀-


-미스틸 테인

-제이(J)

(미스틸 테인과 제이의 프로필은 추후에 추가 하겠습니다..! 혹시 알고 계시면 알려 주세요!)


..이세하..유명인이네. '영웅'의 아들이니까. 부디 성격이 원만 했으면 좋겠는데..
'현 클로저 최상의 잠재력 예상' 이라는 문장이 그리도 야속해 보인다는 건 내가 가진 열등감 때문이겠지.
'리더' 라는 단어 보다도 훨씬 가치 있고, 훨씬 믿음직한 문장이었다.

 

아냐. 이런 생각 가지고 일 하다가는 평판이 더 낮아질 지도 모른다. 어쩌면 아직은 미숙한 사람일지도 몰라. 그럼 내가 잘 돌봐 줘야지..! 난 리더니까..
앞으로의 포부와 다짐을 쉴 새 없이 되새기며 3시가 되기 까지 기다렸다.

 

 

2시 30분. 이제 앞으로 30분...

 

콰앙!

 

"여기가 검은 양 임시 본부인가!"

 

남았는데 벌써 오시는 분이 있군요. 외양을 보아하니 서유리..나쁘지 않은 사람 같아.

 

"일찍 오셨군요 서유리양. 검은 양의 리더 이슬비 라고 합니다."

 

"오오! 네가 우리 리더야? 대충 나이도 비슷해 보이는데 말 놔 말 놔!"

 

눈에 반짝거리는 무언가가 보이는 건 착각일까. 필요 이상으로 하이 텐션인 사람이었다.
이상한 건..그것도 딱히 싫지 않았다. 처음 느껴보는 조건 없는 호의 였다. 말을 놓으라..처음 들어 보는 말..

 

"..말을 놓는 것은 좀 더 나중에 차차 하겠습니다. 좀..익숙치가 않아서.. 일단 유리 당신이 제일 일찍 오셨습니다."

 

"뭐 네가 그렇다면야! 흠. 역시 내가 제일 빠르군. 솔직히 할 것도 없었고, 두근두근 거리는데 검도 연습이 제대로 될 리가 없잖아? 히히!"

 

"하긴 그렇죠. 처음으로 나가는 실전이니까."

 

두근두근 거린다..처음으로 실제 차원종을 상대해야 할 상황에서 어울리지 않는 말이었지만 유리 다운 말이었고 나 또한 분명 두근 거리고 있었다.

 

복수심?
아니면 세계를 구하겠다는 영웅심?
그것도 아니면..
두려움?

 

속 깊은 곳에서 가늘게 삐져 나와 어지럽히는 단어들을 가차 없이 비웃었다.
..아니야. 이건..
분명한 '환희'
인정 받았다는 환희와 만족감. 이제 더욱 뛰어나 보이겠다는 각오.

 

유리가 조잘거리는 것과 속에서 시끄럽게 어지럽히는 것들을 들어주고 깊숙히 묻어 두는 동안 또 다른 사람이 들어 왔다.

 

"안녕하세요!!미스틸 테인 입니다!"

 

"꼬맹아 이거 좀 놓고 가라 좀.."

 

키가 작은 남자아이와 키 큰 남성 어른.
랜서인 미스틸 테인과 격투가인 J..
J라는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미스틸 테인은 유니온에게서 많은 기대를 받고 있었다. 그래서 저렇게 어린데도 실전에 투입 되는 것이겠지.

 

"검은 양의 리더 이슬비 입니다. 미스틸 테인, J"

 

"오! 난 서유리! 잘 부탁해!"

 

고개를 까딱이며 인사하는 나와 밝게 웃으며 손을 흔드는 유리에게 둘은 상반된 반응을 보였다.

 

"와아 잘 부탁해요 누나들!"

 

"그래 그래..너네가 내가 돌봐야 할 꼬맹이들이란 거지.."

 

생글생글 웃으며 두 손을 힘차게 흔드는 미스틸 테인과 달리 J란 아저씨는 ..아 그래 홀아비 같은 분위기 였다. 아저씨라 불러도 전혀 위화감이 없을 것만 같은 그런..
점점 이상하게 이어지는 생각을 애써 떨쳐내고 3시 2분 전을 가리키는 시계를 힐끗 봤다.

 

..마지막으로 이세하..

 

"으음..그나저나 이세하 얘가 여기 올지 모르겠네."

 

내가 보고 있던 명단을 보며 미스틸 테인과 얘기를 나누던 유리는 난감한 듯 읊조렸다.

 

"..그게 무슨 소리죠? 유리"

 

"엉 그러니까 얘는 그..클로저 라는 걸 별로 안 좋아하거든. 유니온 사람들이 여기 억지로 넣은 거일걸?"

 

뭐라 해야할 지 모르겠다는 듯 말을 고르고 하는 유리의 말은 어이 없었다.

가장 '축복 받은 자'가 클로저가 되지 않으려 한다?
이 무슨 오만한..!
사정 없이 찌푸려지는 미간을 막지 않았다. 가졌을 수록 베풀어야 할 자가 그 가진 것을 썩히고 있다니.

 

"어리석군요. 자신이 가진 것을 베풀지는 못할 망정.."

 

"하하..얘가 좀 힘들게 살았을 거야. 맨날 기대한다느니 네가 세계의 미래라느니.."

 

축복을 축복인줄 모르고 자랐네. 제발 성격만큼은 괜찮았으면..좋겠지만..

 


지각.
그것도 무려 15분이나 지각했다.
안 그래도 마이너스를 찍던 호감도는 이제 회생 불가능일 정도였다.

 

"당신이 이세하 입니까?"

 

삐죽 솟은 불쾌감에 조금 날카로워진 어조로 묻는 말에 유리와 대답하던 시선을 뒤쪽의 나에게 돌렸다.
미묘하게 시선은 불쾌했다.

 

"어 내가 이세하인데-"


게다가 말투조차 무례해. 자신이 늦었다는걸 자각하지 못하는 걸까? 사과의 말은 일언반구도 없나?

 

"당신은 지각 하셨습니다. 그런데도 사과는 커녕 말투조차 무례하기 그지 없군요. 기다린 우리는 뭐가 되는건지.."


이렇게 말하는 것도 웬지 한심스러워 갈수록 한숨 쉬듯 말했다.

 

"아 예예 그것 참 미안하네"


유리의 중재에 사과하는 말이 그따구로 해서 되겠느냐 쏘아 붙이려던 것은 생각으로 그쳤다.
유리는 어쩌면 중재하는 역으로 왔을지도 모르겠다.

 

이리저리 통성명을 하고 떠들썩하게 떠들다가 내가 리더라는 것에 놀라는 것 하나하나가 전부 한심스러웠다.
저런게 세계의 미래란 말이야..? 흥 웃기지도 않아.
미약하게 드는 혐오감에 머리를 흔들고는 회의를 시작하자는 소리에 이성을 찾았다.

 

 

필요한 정보만 정확히.
12월 23일 오후 2시 강남 CGV. 첫 실전.

 

여기서 나는 확실히 '무엇이든' 내보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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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비 시점입니다 :) 역시 재능이 좀 부족한 노력파는 좋은 소재에요. 다음엔..어쩌면 전투씬이.......하 전투씬..처으..ㅁ인데..

2024-10-24 22:21:26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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