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하, 방과후의 기억

단수 2015-07-22 6

“차원문이 세상을 가르고 차원종의 무차별한 유린 속에 궤멸의 위기가 닥처왔다. 끝나지 않던 아비규환 속에 각성한 자들이 차원문을 닫으니 그들을 클로저라 하였다.” -『UNION 차원전쟁보고 문서번호 no.627』



누구나 사람들은 생각에서 악마를 만든다.

그러나 사람마다 악마를 만드는 과정은 다르다.



이런 생각을 해본 적도 있다. 클로저라는 것은, 어른들의 권력싸움을 위한 도구나 그저 높은사람 조종 아래 행동하는 보드게임위의 말과 같지않을까하고 생각을 해봤던 적도 있다.
그나저나, 이게 무슨 소설도 아니고 주인공 마냥 내가 왜 이런 말을 하는거지…

강남이 최악의 상황 이었을 때, '나'의 형상을 띄었던 차원종의 말이 생각났다.


「난 너완 달라, 너 처럼 어른들에게 이끌리지 않거든.」
「나는 네 미래의 가능성중 하나야. 차원종들에게 몸과 마음을 바쳐서.. 차원종으로 거듭난 이세하의 가능성이지. 」
「마음에 안드는 건 다 부수면 돼… 귀찮은 일만 떠넘기는 어른들도 모두 없앨 수 있어… 」
「부수고 죽이는게 이렇게 재밌는 건 줄 알았으면… 게임 따윈 그만두고, 더 일찍 차원종이 되는거였는데 말이야.. 」

그 말을 들었을때 정말 내가 그때 차원종이 됐었더라면… 지금 내가 못봤던 세계를 봤을까?

유리 『세~하~야~』

차원종이 말한 그 미래의 '가능성. '나'에 의해서 생겨났다는 것은 아직 나는 감정에 휩쌓여있는 것 일지도 모른다.
그들은 정말 강했고…


유리 『이!세!하!』
세하 『깜, 깜짝이야! 언제 불쑥 튀어나온거야?』
유리 『나, 아까부터 있었거든? 그것 보다… 무슨 생각 하길래 그렇게 피곤한 마나나폰 처럼 있는거야?』
세하 『아, 아하하.. 음.. 게임…생각을 잠시 하고있었어. 』

게임 생각이 아니지만… 어쩐지 말하기가 싫었다. 복잡하기도 하고…
무엇보다 그 때 녀석을 쓰러뜨리고 난 뒤, 녀석은 기분나쁜 웃음소리를 지으며 이번이 끝이 아니라는 듯이, 쓰러졌기 때문이다.

세하 『그보다도, 왜 갑자기 이렇게 불쑥 튀어나온건데?』
유리 『아, 맞다 이번에 저 앞에 빙수가 새로생겼는데~ 학교 끝나고 같이가자! 슬비도 같이간대!』
세하 『빙수? 음… 테인이이랑 아저씨(제이)는?』
유리 『아, 그게 말이지 테인이는 학교가 빨리 끝난 김에 훈련프로그램 한다고 하고, 아저씨는 내가 '아저씨아저씨! 요~~~앞 빙수가 하나 새로생겼는데 같이 가실래요??' 라고 했더니』

제이 『음 유리야, 아무리 덥다고해도 건강을 생각해야지. 빙수는 당분이 많아서~ 주절주절』

유리 『라면서, '어린나이에 건강챙겨야지 건강은 어릴 때 챙기는거야!' 이런 재미없는 소리를 하길래 그냥 확! 데리고오려고 했더니 그 자리에서 피토를 하시더라고…』
세하 『…….』

언제한번 아저씨께 비타민제 하나 사드려야겠다.
빙수는… 확실히 귀찮긴 하지만 뭐, 오늘은 일도 없는 것 같으니, 한번 가볼까…?


세하 『그래. 같이가자. 가서 게임만 할 것 같지만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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빙수를 먹으러 가는 길, 나는 평소와 다름없이 옷 주머니에서 게임기를 꺼낸 뒤
게임을 하며 길을 걷고있다.

그리고 평소와 다름 없이…


슬비 『야, 이세하 게임기 안 집어 넣을래?』

슬비에게 구박을 받고있다. 하지만 난 굴하지 않는다. 언제나 그랬듯이.
내가 이럴만큼 게임에 집중에 요하는건 다른 이유도 있지만…

어쩌면 받아들이기 싫은 마음 때문일지도 모른다.

슬비 『야, 너 진짜 그렇게 할래?』
세하 『게이머는… 자세부터 중요하다고!』
유리 『아무리 임무 중이 아니라도 그렇지, 길을 걸으면서 게임기화면을 보면 사고가 날 수도 있다고.』

왜 다들 내 열정에 몰라주는 거냐…
단순히 게임때문에, 석봉이를 이기기위해는 아니다.

나도 잘 모르겠지만 내가 이렇게 된 것도 진짜 이유는 아마…

삐리릭-삐리리릭-

슬비 『검은양 팀 이슬비, 전화 받았습니다. 네… 네… 네? 알겠습니다. 즉시 수색에 들어가도록 하겠습니다.』
유리 『무슨 일이야 슬비야?』


슬비가 한숨을 쉬며 대답했다. 마치 언제 한번 이런 일이 있었다라는 듯이.

슬비 『큐브에서의 차원종이 탈출한 것 같아. 재난 복구 지역에서 강한 위상력이 느껴진다고해.』
유리 『뭐? 애초에 큐브는 입체영상이잖아? 그런데 어떻게..』

짐작이 간다. 큐브 사건 이후 몇몇 우리를 닮은 차원종이 신서울 일대 등에 나타나고 있다.
아마도 그것과 관련이 있을 것이다. 그것들 때문에 애를 좀 먹었는데 또 큐브 차원종 이라니…
유니온은 대체 관리를 어떻게 하는거야?

슬비 『아마 그 입체영상이 위상력을 흡수하게 되서 '영상'이 아닌 '물체'가 탄생한 것 같아. 아, 그리고 그 세린선배를 닮은 차원종 이라고 하니 주의가 필요해.』
유리 『으아, 모 처럼 다 같이 모여서 빙수를 먹을 수 있는 기회였는데!! 다 물건너 갔잖아!!』
세하 『하아… 그럼. 일단 이 부분에서 세이브.』

우리는 서로 흩어져서 세린선배를 닮은 차원종을 찾기로 했다.
그 동안 우리는 우리와 형태가 비슷한 차원종을 상대했지만, 세린선배를 닮은 차원종을 찾으라니… 기분이 묘하다.


유정 치직 치이익  『아, 아아!! 오늘 따라 전파가 왜이리 안잡히는거야! 으 열받네! 』
유리 『저, 저어 유정언니??』
유정 『아? 아하하…; 잘 들리니? 음, 흠흠. 아까 슬비에게 대충 상황을 전해받았겠지만, 현재 오세린 요원과 비슷한 검은 그림자 차원종이 복구 지역 일대 중 하나에 숨어있는 듯 해.』
세하 『그러면 각각 따로 찾으면 되겠네요.』

개인 플레이로 임무를 수행하면 간섭 받을 일도 없을 것이다.
뭐, 위험한건 맞는 말이지만 지금까지 해온게 얼만데 임무하면서 게임하는 것 정도는 익숙하다.
즉, 멀티태스킹이 가능하기 때문.

​슬비 『그럼, 세하는 쇼핑몰, 유리는 신서울, 나는 구로 일대로 갈께. 유정언니, 제이 씨랑 테인이는 강남을 맡아달라고 해주세요.』
유리 『OK~ 그럼, 사냥하러 가보실까?』
슬비 『아, 그리고 이세하. 단독임무라고 해서 게임기 만지면 안되는거 알지? 이번 임무가 종료될 때 까지 게임기는 압수야.』
세하 『뭐? 야, 야 잠, 잠깐!!』

​변명할 조차도 없이 게임기가 붕- 뜨더니 슬비의 손에 들어갔다.
뭐라고 소리를 치고 싶지만, 매사에 진지한 슬비의 눈빛을 이기지 못했다.

유정 『아, 그리고 이번엔 특히 조심해. 오세린 요원의 정신장악 능력을 사용한다고 하니 휘둘리지 않도록 유의할 필요가 있어.』
유리 『옛써!』
세하 『하아아… 바로 다녀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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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가 된 쇼핑몰에, 아직 진행중인 공사현장.
위상력이 강한 차원종이 지나갔다치면.. 너무 조용한데…
지나가다가 나랑 비슷한 차원종만 안만났으면 좋을텐데 말이지.
혼자 이기도 하고, 기분도 뭐하니 왠만하면 미러전 같은거는 하고싶지도 않고.
몇 십년 전 이었다면 이런 일도 없었을텐데.


치익 치이익-
세린 『세하야! 들리니? 후우… 일단 미안해. 내가 큐브에 들어가버리는 바람에 이런 일이 생겨버렸네…』
세하 『아니에요, 그래도 이쯤이면 유니온은 관리에 제대로 신경쓰고 있는지나 모르겠네요…』


대체, 같은 일이 두 번이나 터지면 얼마나 관리를 소홀히 하고있는건지…
이것도 어른들의 권력싸움 때문인가?


세린 『일단, 네게 이렇게 무전을 수신하는 이유는 내 능력이 세하 네가 있는 곳에서 차원종이 감지됬어. 현재 다른 요원들도 그 쪽으로 가고있는 중이야.』
세린 『그리고, 아마 아까부터 전파혼란이 오는 이유는 차원종이 전파를 방해하기 때문 일거야. 나와 비슷해서 전투능력은 없겠지만, 그래도 조심해!』
세하 『네, 알겠어요. 뭐가 어찌됬든 일단 공격만 하면 되는거네요.』

내 주변에 그 차원종이 있다고 하니 진지한 마음을 먹고 자세를 잡았다.
앞서 아무리 차원종이라고 해도 오세린 선배를 닮은 차원종 처치에 두려움이 없지않아 있었고 정신장악 능력이라는 것 때문에 살짝 긴장이 된 나는 침을 여러번 삼켰다.

세린 『조심해! 지금 매우 가까운곳에 차원종…ㅇ…ㅣ… 』

이 말을 듣고 난 뒤, 수신이 끊겼다.
아마도 내가 이 주변에 있다는 것을 인지 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걸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세하 『너구나, 큐브에서 빠져나온 차원종이!』

검은그림자 『….』

그러나, 저 검은그림자를 보고 난 뒤, 불안한 느낌이 들었다. 위상력이 강하게 느껴지는 것도 아니다.
이유는…


검은그림자 『난 너에 대해 잘 알고있어. 어른들에 대한 증오, 어렸을 때 위상력으로 차별을 당해왔었지.』
세하 『너 뭐야, 나에 대해 어떻게 잘 아는거지?』
검은그림자 『잊은 모양이네. 나는 오세린의 심층심리를 이용해 만들어진 또 하나의 가능성. 즉, 남의 기억을 엿 볼 수 있다는걸.』
세하 『… 어?』

'소리'가 아닌 텔레파시로 말을 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검은그림자 『너, 남의 기대에는 못미치면서 왜 클로저를 하고있는 거지?』
세하 『뭐..라고?』
검은그림자 『넌, 한마디로  「가치가 없다」라는 거야.』


검은그림자는 그 말을 뒤로 한 채 사라졌다.
그것이 무엇 때문에 내 기억을 훔친 것인지는 모른다.
하지만 없애고 싶었다. 화가났다.
그러나 차원종이 한 말이 신경쓰였다. 「가치가 없다」라는 말에 마음이 씁쓸해졌다.
마음 한 구석에서 억울함이 사무라치도록 역동했다.

세하 『가치가… 없다고?』


그리고 얼마 멀지 않은 곳에서, 목소리가 들렸다.

유리 『저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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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검은양 동아리실로 복귀했다.
나는 그 차원종을 처리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린 선배가 말하길, 위상력 반응이 곧바로 사라졌다고 했다.

슬비 『야, 너 괜찮은거야?』
세하 『어…응. 괜찮아.』
제이 『뭔가 마음에 걸리는 일이 있으면 바로 말하라고 동생. 아픈건 짊어지는게 아니야.』
세하 『…그 차원종, 제 기억을 알고있었어요. 제가 과거에 무슨일을 당했는지, 제가 무슨 감정을 가지고있는지 알고 있는 말투였어요.』
제이 『오세린 요원의 능력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차원종이라고 했지. 그럼 답은 간단해. 넌 누구야?』

갑자기 아저씨가 뜬금없이 내가 누군지를 질문했다.
아저씨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대충 감이 잡혔다. 하지만 답이 생각이 나질 않았다.

세하 『…아는 줄 알았는데 차원종의 말을 듣고 이젠 모르겠네요.』
제이 『난 네가 누군지 알고있어.』
세하 『네?』
제이 『나도 동생처럼 아픔은 있지. 사람은 누구에게나 아픔이있어. 나는 전쟁을 매우 싫어하지. 목숨을 지키고 싶어했었고. 그래서 나는 평화를 원했어. 하지만 나는 지금까지 잘못 알고있었지 그때의 나는, 평화가 아닌 침묵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었어.』
제이 『지금의 넌 네가 아니야. 네가 그 차원종에게 무슨 말을 들었든 「나」를 기억해.』

제이 『그리고 넌 지금 클로저잖아? 그럼 큐브에서 일을 생각해봐.』

'나'를 기억하라니.



「난 너완 달라, 너 처럼 어른들에게 이끌리지 않거든.」
큐브. '나'의 심층심리에 차원종화 되었던 '나'.

 


세하 『…솔직히 이런 진지한 말을 듣는건 제 타입은 아니지만, 알 것 같네요.』
세하 『저는 엄마와 같은 영웅이 되라는 부담감과 위상력으로 인한 차별을 받은적이 있어요. 그래서 저는 그동안 제가 기억하는건 그림자 뿐이었다고 생각했었어요. 엄마의 그늘아래에서 살았고요.』
세하 『그런데 아저씨말을 듣고 생각을 바꿀 필요가 있다고 느껴지네요.. 정말 제가 기억해야하는걸.』
제이 『아저씨 아니라니까…』

세하 『전 어른들의 꼭두각시가 아니에요, 엄마처럼 뛰어난 영웅이 되기위한 로봇도 아니구요. 답은 정해져있었는데… 나는… 나였어요.』

슬비 『…네가 무슨 아픔을 겪었는지는 잘 알았어.』

슬비가 나에게 게임기를 던져주며 말했다.

슬비 『왜 게임에 집착하는지도 대충 이해가 가고… 하지만, 역시 넌 너다운게 좋아.』
유리 『맞아, 세하야! 이거, 대화가 너무 무거워서 어디서부터 끼어들어야할지 모르겠지만 드디어 낄틈을 주네! 우리가 있다는걸 잊은거 아냐? 아무튼 네 기분을 더 더 케어시킬겸 빙수먹으러가자!』
테인 『우웅, 저도 있었는데… 형 누나들만 이야기하고 너무해요』
유리 『그래, 테인이랑 아저씨도 빙수 먹으러가요!』
제이 『아저씨 아니라니까, 그리고 빙수는 몸에 해로… 부웩-!』
유리 『으악, 아저씨 피! 피!!』


세하 『뭐, 오늘따라 저답지 않았던 것 같네요… 그러므로, 새 게임을 시작할게요. 튜토리얼 부터 천천히.』





우리는 스스로 악마을 만들어요.

게임은  잠시동안 악마로부터 벗어날 수 있던 수단이었지만,

이제는 생각을 바꿔야했어요, 계속 끊임없이 생각했고 생각했지만 결국엔 해답을 찾지못했어요.

그런데 제이아저씨가 하는 말을 듣고, 위상력이 느껴지더군요. 더 깊히 생각하게됬어요.


그리고 얽매이지않고, 노력하고, 보여주고, 나 자신을 인증해보여야만 했어요.

하지만 누구나 뜻이 그대로 되지는 않죠.


사람 한명이 바뀌어도, 다른 여러명이 바뀌지는 않고요.


하지만 보여줘야죠.


제 안의, 검은그림자마저 읽지못한 어둠에 가려진 기억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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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다 신경쓰다보니 제대로 소화해내지 못한 소설이라 약간 아쉽네요..

2024-10-24 22:37:00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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