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저스-거울속의 나 3화

검은아리 2015-07-09 1

클로저스-거울의 속의 나

안녕하세요. 처음 글써보는 검은아리입니다. 조금 이상하더라도 재미있게 봐주세요.

※이 소설은 본 스토리와 관련없는 이야기이며, 픽션 스토리가 입니다.

※게임 성격과 소설에 차이가 좀 있을 수 있습니다.

※오글 거림 주의바랍니다.

※본 스토리는 정식 요원이 되었지만 아직 아스타로트를 만나지 못했다는 설정입니다.






3화 아버지의 유품


"그런데 어떻게 된거야? 아직 4시 밖에 안됬는데? 둘은 그렇다 치고 정미는 학교에 있어야되는 시간아니야?"


"오늘 단축수업이었어. 그래서 나도 온거야. 그...다쳤다고...들었으니까."


"그래? 걱정해줘서 고마워."


세하의 말에 우정미는 고개를 돌렸다.


"흐...흥! 누..누가 걱정했다는거야?"


"아니면 말고..."


"몸은 좀 어때?"


슬비가 묻자 세하는 다쳤던 갈비뼈 쪽으 만졌다.


"아직 좀 욱신 거리긴하는데 일에 지장은 없을거 같아."


"그래? 그럼 다행이고, 다행히 그동안 차원종 출현도 없었으니까. 어찌보면 정말 운이 좋다고 해**다니까?"


슬비의 말에 유리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결국 뭐하러 온거야 너희들?"


이세하는 3명에게 묻자 유리가 재빠르게 덧니를 보이며 대답했다.


"히~ 당연히 세하 퇴원 축하 파티하러왔지!"


"아, 그러세요? 그런데 왜 손에는 아무것도 없냐?"


그렇다. 축하파티하러 왔다면 선물이 있어야 할것이다. 그런데 그들의 손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음~그게...원래는 슬비랑 나랑만 가려했는데 정미정미도 갑자기 같이 가자고 해서 말이야. 그냥 세하 집에 있는 재료로 맛있

는 저녁 만들어주자고 해서...헤헤."


그 말에 세하는 어이가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하아...뭐, 원래 전골 해먹으려고 이것저것 사오긴 했는데..."


전골이라는 말에 유리가 눈을 반짝였다.


"전골?! 고기있는거야? 고기고기!"


"넌 고기가 그렇게 좋냐?"


세하가 장 봐온 식재료를 꺼내 요리하려 하자 우정미가 다가왔다.


"내...내가 할게. 환자는...무리하면 안되니까."


"...어? 아니 괜찮은데...너희는 손님이고....."


"괜...괜찮긴! 딱...딱히 널 걱...걱정하는게 아니야! 환자를 부려먹는게 좀 그래서 그렇지. 갑자기 온 경우도 있고."


"그...그래? 그럼...같이하지뭐. 야채좀 다듬어 줄래?"


"으..응."


얼굴을 살짝 붉히며 츤츤 거리는 모습을 보자 세희는 감탄했다.


'와아~ 의외로 적극적이네, 정미는? 자, 그럼 이슬비는 어떨까나?'


저런 모습을 보면 이슬비도 나설게 당연했다. 그런데 의외의 복병인 유리가 슬비를 TV앞에 있는 플레이스테이션을 같이 하자

고 제안했다.


슬비는 눈치를 보다가 친구인 유리의 부탁을 거절할 수 없었고, 게임을 같이 하기 시작했다.


'...하아~ 안되는데.... 유리는 정미의 마음을 알고 그러는거 같은데, 안됬지만 나도 슬비를 좀 응원해줘야겠는걸? 2:1은 치사하

잖아?'


세희는 슬비에게 다가갔다.


"유리야. 나랑 한판 어때? 슬비 넌 이세하 좀 도와주고."


그 말에 유리가 시원한 미소를 지었다.


"하하하! 그거 좋지. 그럼 슬비랑 한판하고...."


"아니, 지금도 괜찮아. 원래 핸디캡은 좀 있는 편이 좋거든?"


지금 둘이서 하는 게임은 클로저 파이터 라는 게임인데, 게임속 인물들 모두 위상력을 가졌는데 그런 사람들이 대인전을 하는 

게임이였다.


그리고 슬비는 체력이 30퍼 정도 남았고 유리가 77퍼정도 남아있는 상황이었다.


"에이, 그래도 정정당당한게 좋지않아?"


유리가 그렇게 말하자 세희는 차가운 미소를 지었다.


"정정당당이라....그렇게 하면 내가 무조건 이길텐데?"


그 말에 유리는 승부욕이 올랐다. 세희의 도발에 넘어가 버린것이다. 자신이 무슨 목적이었는지 잊은채.


"좋아, 붙어보자! 내가 세하 옆에서 같이 게임한 실력을 보여주겠어."


'후후, 단순하긴. 유리는 일단 됬고.'


세희는 슬비를 보며 귀에 들릴정도로 작게 말하였다.


"어머, 저거 봐 저렇게 있으니까 부부같다."


슬비는 그 말에 슬쩍 보았는데 세하가 정미 뒤에 껴안은 채로 재료를 다듬고 있었다.


세하는 별로 신경 안쓰고 있었지만 정미 얼굴은 홍당무가 되어 있었다. 슬비는 그 모습에 왠지 속이 부글부글 끓어 올랐다.


'이...이세하! 어떻게...그...그! 여자를 뒤에...그! 아우우우.....'


뭐라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지적 안하자니 알 수 없는 짜증이 솓았다.


그 때 슬비 손에 있던 조작패드를 가져간 세희가 속삭였다.


"대장으로서 아픈 대원을 챙겨주는게 당연한거 아닐까? 어디까지나 대장으로서 말이야."


이럴때 더 자극하면 도리어 역효과가 난다. 그래서 세희의 선택은 약간의 우회적으로 말을 돌려 '대장'으로써의 책임감을 더해

주었다. 그러자 슬비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그래, 맞아. 이건 어디까지나 아픈 세하를 부려먹을 수 없..없으니까. 하..할 수 없이 하는거니까.'


자리에 일어난 슬비는 세하에게 가서 도와주겠다고 말하곤 전골 준비를 하였다.


삐리링- 유 윈!


TV 화면에서 누군가 승리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어? 난 **도 않았는데, 어떻게 이긴거지?'


"우아아아! 어떻게 된거지? 한석봉이랑 이세하 외엔 져본적이 없는 게임인데?! 세희 너 대단하다! 꼭 이세하랑 하는 기분이야!"


"그...그래? 난 잘 모르겠던데...."


사실 세희는 유리를 도발하긴 했지만 정작 본인은 게임의 게자도 모르고 살았다. 조작법이라던지 유리랑 슬비가 하는 걸 보고 

대충알았지만 그 외 다른건 할 줄 몰랐다.


"한판더해! 이번엔 안질거야!"


"그래. 열심히해봐. 뭐, 나한테는 안되겠지만."


그렇게 세희는 유리랑 같이 게임삼매경에 빠지고 세하와 정미, 슬비는 요리에 집중했다.


'....그러고보니 오늘 따라 그립네.'


갑자기 무언가 생각난 세하는 정미와 슬비에게 요리를 맡기고 자신의 방에 들어갔다.


옷장을 열자 세하는 황당했다.


"이...이게 다 뭐냐?"


자기가 입던 옷은 전부 없어지고 왼쪽엔 남자옷 오른쪽에 여자옷으로 가득했다.


"설마 그녀석....내 옷다 갔다 버리고 전부 새로 산거냐?"


세하는 옷에 대해 그리 큰 집착이 없었다. 그저 입기만 하면 되지 라는 정도였다. 하지만 세희는 달랐다. 그녀는 패션잡지에 관

심이 많았고, 세하의 옷을 보고 이건 심하다는 생각에 대부분 버리고 새로 사준것이다.


'에휴, 뭐 됬다. 난 그거나 꺼내...야...'


그런데 뭔가 이상했다. 세하는 옷장 바닥을 살펴보았다. 없었다. 혹시나 싶어 다른 옷장도 살펴보았지만 없었다. 천장에도 침

대 바닥에도 없었다.


지금까지 모아놓은 게임기가 전부 없어졌다.


'.....설마!'


세하는 방을 나와 게임을 하고 있는 세희에게 다가갔다.


"야, 이세희."


약간 화가난 목소리에 세희는 즉답했다.


"어, 왜그래?"


"너 설마...저 안에 있던 게임기가 들어있는 박스...전부 버린거야?"


게임기 박스라는 말에 세희는 아 하고 고개를 끄덕였다.


"응. 전부 벌쳐스에 팔아버렸어. 오래된 게임기들이라 작동 안되는것도 많았고, 배터리 나간건 지금은 판매하지 않는 기종들이 

대부분이라, 버리기도 뭐하고 벌쳐스가 생각나서 팔아버렸어."


"언제야...? 언제 팔았는데?"


점점 차가워지는 목소리에 세희는 움찔했다. 세하가 위상력을 일으키자 분위기가 싸해졌다.


그걸 유리가 어색하게 웃으며 세하를 말리려했다.


"세, 세하야 왜그래? 게임기 때문에 그래? 어, 어차피 오래된 게임기니까...."


"조용히해, 서유리."


서유리는 깜짝 놀랐다. 지금까지 세하가 이렇게 차가워진 목소리로 자신을 대한적이 없었다.


상황이 심각해지자 이슬비도 우정미도 침묵하였다.


"언제 팔았어, 이세희."


주먹까지 꽉 쥐자 이세희는 약간 반발심이 생겼다.


"2일전에 팔았어. 고작 게임기 가지고 그러니? 정말 한심.....큭!"


세희 말이 끝나기 전에 이세하는 이세희의 멱살을 잡아 일으켰다.


와이셔츠에 짧은 팬츠를 입고 있었지만 세하의 눈에는 오로지 이세희만 보였다.


"이세하!"


"세...세하야!"


"?!"


모두 세하를 말리려 했지만 조금만 건드려도 일이 잘못 될거 같았다.


"고작....게임기라고? 그깟 게임기?"


멱살에 들어가는 힘이 강해지자 이세희는 위상력을 일으키려 하였다.


"그 게임기 박스에...내 아버지의 유품이 들어있었다고!!!"


".....뭐?"


유품이라는 말에 모두 경악했다. 특히 세희는 더더욱 그랬다.


유품. 죽은 사람이 남긴 물건. 세하의 아버지는 예전에 죽었다. 그건 세하가 7살 때 일이었다. 어머니는 바빠서 세하의 생일을 

챙겨줄 수 없어서 아버지만이 챙겨줄 수 있었는데, 같이 놀이동산에 가 일이 터졌다. 갑작스러운 차원의 균열에 많은 사람들이 죽었다.


늦어버린 클로저의 출동에 시민이 다치자 영웅의 남편인 아버지는 세하를 먼저 피신시키고 자신이 미끼가 되었다.


"세하야! 잘들어라. 아빠는 미끼가 될테니까 너 먼저 도망치거라."


그 때 아버지와 같이 도망쳐야했다. 영웅의 남편이고 뭐고 같이 갔어야했다.


"차안에 니 생일 선물이 들어있다. 걱정마라! 이 아빠가 누구니? 그 유명한 알파퀸의 남편이다. 적어도 시간을 끌 수 있으니. 니

가 도망친걸 확인하면 이 아빠도 도망치마."


그런 말도 안되는 거짓말 믿어선 안됬어야했다. 하지만 난 그때 믿었다. 아니 사실은 무서웠다. 그래서 도망쳤고, 벌로 그날 아

버지를 잃은 걸지도...


클로저스가 왔고, 차원종은 죽였지만 아버지는 돌아오지 않았다.


차안에는 그 당시에 가장 좋은 게임기가 있었다. 그 때 부터였던거 같다. 내가 정말 게임 세계에 빠지게 된건.


"...크윽."


이세하는 세희를 거칠게 놓아버리고 사이킥 무브로 빠르게 밖으로 나갔다.


"콜록...콜록! 하아...."


세희는 겨우 숨통이 트이자 기침을 몇 번하였다. 그제야 정신을 차린 슬비가 세하를 쫓아갔다.


유리와 정미는 세희가 괜찮은지 살폈다.


"....흐윽! 우으...."


그런데 돌연 세희가 울기 시작했다. 눈물이 몇방울 떨어지자 유리는 세희를 안아 주었다.


"괜찮아. 알고 그런것도 아니고, 세하가 오면 사과해보자. 알겠지 세희야?"


"흐윽! 으아아아앙!"


그런 세희를 보고 있자 정미도 유리도 세하를 쫓아 갈 수 없었다. 그저 서럽게 울고 있는 세희를 위로해 줄 수밖에 없었다.


***


세하는 가장 가까운 벌쳐스 요원을 찾기 시작했다. 아직 여름이라 그런지 7시가 다됬는데도 아직 조금 밝았다. 하지만 가까운 

벌쳐스 요원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었다. 쇼핑몰 근처도 시장 근처에도 가봤지만 보이지 않았다.


노을이 지고 있었다. 세하는 위상력을 많이 써버려 꽤나 지쳐버렸다. 공원 근처에 있는 벤치에 앉아 잠깐 쉬기로 하였다.


"...하아."


잠깐 머리를 식히자 세하는 아까 한 행동을 생각하였다.


세희가 알고 한것도 아니고, 여자였는데 너무 거칠게 대해버렸다.


'엄마가 이 사실을 안다면 나를 죽일지도?'


세하의 머릿속에 어떤 상상이 떠올랐다.


-어머, 우리 아들이 여자의 멱살을 잡았다면서?


-어...엄마 그게...


-아무리 화가나도 그러면 안되지 세하야.


부드럽게 말하는 엄마의 말에 약간은 안심하였다. 그런데 자신과 비슷한 무기인 건블레이드가 들려있는 이유가 뭘까?


-아무래도 엄마가 교육을 잘 못 시킨 모양이야. 오랜만에 몸으로 대화해볼까?


-...어....엄마?


-우리 아들 기술쓸 때 별빛이라고 외친다면서? 그럼 엄마는....후훗. 달빛에....


-살려줘!


-잠겨라~♡


'헉!'


얼굴에 핏기가 싹가시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그렇다고 내가 먼저 사과하기엔...'


사실 이세하는 아버지의 유품을 일부로 그쪽에 둔것이었다. 아버지의 죽음을 인정하지 않으면서도 그쪽 기억을 떠올리지 않으

려고 말이다.


그러면서도 아주 가끔 그 게임기를 보고 힘을 내기도 했었다.


'그래...그냥 인정해야지. 아버지를 언제까지 그렇게 두실수도 없고...'


"어라? 요원님 아니십니까? 하하하하!"


그때 어디선가 활기찬 중년의 목소리가 들렸다.


"어, 아저씨는?!"


"하하하! 벌쳐스는 항상 고객님의 곁에 있습니다! 그곳이 어디든 말이죠. 하하하하!"


그 사람은 한기남이였다. 길가에서 보면 조폭같이 생겼는데, 알고보면 의외로 정이 많은 사람이었다.


"마침 잘 만났어요, 아저씨!"


"음? 요원님이 절 찾으실 만한....아."


한기남은 사진을 꺼내 이세하에게 보여주었다.


"혹시 이런거 찾으십니까?"


그건 이세하의 게임기 박스였다.


"네! 맞아요. 아직 갖고 계세요?"


"물론이죠. 처음에 왠 어여쁜 아가씨가 이 게임기를 팔았을 때 뭔가 있다 싶었는데 요원님의 이름이 적혀있는거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몰래 뒤를 따라갔는데 요원님의 집에서 살고 있다는 것을 알게됬죠. 뭐, 저희측 사람도 좀 다치기했지만..."


세하는 뒤에 말은 무시한채 한기남을 재촉했다.


"어디에 있어요?! 게임기 박스요!"


"저를 따라오시죠. 혹시나 싶어서 내버려두긴 했는데, 내버려두길 잘했군요.


한기남을 따라 얼마 안가 왠 가게에 들어가 사진을 보여주었다.


그러자 직원은 고개를 끄덕이고 창고안에서 게임기 박스 3개를 가져왔다.


세하는 박스를 열어보고 안을 뒤지기 시작했다.


한참을 찾았을까 세하는 때가 약간 묻은 오래된 게임기를 꺼내었다.


"어? 그거 혹시 10년 전쯤인가 나온 게임기 아닙니까? 하하! 이거 추억의 물건인데요?"


한기남이 웃자 이세하는 밖으로 나가 앞에 있는 벤치에 앉아 게임기 배터리 케이스를 뜯었다. 안에는 낡은 편지 하나가 있었

다.


"...편지 아닙니까?"


"유품이에요. 이건 그날 아버지께서 남긴 마지막 편지구요."


"아...그렇군요."


한기남은 안타까운 표정을 지으며 선글라스를 살짝 올렸다.


세하는 편지를 열어보았다.


세하에게


우리 아들, 생일 축하한다! 이 아빠가 오늘 너의 7번째 생일을 위해 준비 특별 선물이다. 어떠냐? 마음에 드냐? 하하하, 사실 이

거 살려고 아빠가 엄마 몰래 비상금을 숨겨 모아놓은 돈으로 산거란다. 뭐, 네 엄마는 눈치 챘을수도 있지만... 뭐, 그렇다면 사

준다는걸 인정한 거니까 더 좋지만 하하하하! 아, 기쁜 소식이 하나 있단다. 네 엄마가 2일 뒤에 휴가를 낸다는 구나. 원래 네 

생일에 맞추려 했지만, 아쉽게도 그리 되지 않았구나.


3일 동안 쉬신다니 그동안 못갔던 바닷가에 가서 놀자구나. 엄마랑 아빠랑 우리 세하랑 이렇게 3명이서 말이다.


크흠! 그리고 엄마한테 동생 갖고 싶다고 말해보렴. 혹시 아니? 얼마 안있으면 동생이 생길지. 하하하하!


우리 사랑하는 세하야. 생일 축하한다. 아빠도 엄마도 너를 사랑한단다.


사랑하는 아빠가.


세하는 눈물이 흘렀다. 처음 이 편지를 읽었을때 다 필요없다고 제발 살아만 돌아와달라고 부탁했다.


하지만 이제 그 말을 들어줄 아버지는 이제 없었다. 차원종의 갑작스러운 출현에 엄마는 휴가도 취소되고 바쁘게 돌아다니고, 

온다고 해도 아주 잠깐이었다. 결국 마음엔 고독함만이 자리 잡았고, 부모가 아닌 게임만이 유일한 안식처가 되었다. 다 잊을 

수 있으니까. 게임안속의 주인공은 늘 해피엔딩이니까.


세하는 눈물을 닦고 한기남을 보았다.


"이 일...비밀로 해주세요."


"하하하! 물론이죠, 요원님. 오늘은 휴가 중이거든요. 제가 아무리 돈 귀신이라도 이런 일까지 정보로 팔 정도는 아닙니다. 그

리고...."


한기남은 장난스러운 표정이 아닌 진지함 아니 뭔가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한명의 어른으로서 아프다는 비명을 지르지 못한 아이를 팔지 않을 겁니다."


이세하는 왠지 한기남이 굉장히 어른다운 말을 한것에 놀라웠다.


선글라스를 벗고 안경닦기로 닦은 후 다시 쓴 한기남은 물었다.


"요원님은 그때...그러니까 저를 구했을 때 생각나십니까?"


이세하는 그때 한기남을 떠올렸다. 왠 칠칠맞지않은 사람이 여기 있는지 의문을 가졌고 굉장히 한심해보였다.


"네...뭐."


"그때 요원님의 표정은 안심했다는 표정이었습니다. 다행이다. 아직 늦지 않았어. 한명의 사람을 구했다는 뭐...그런 얼굴이었

죠."


"제가...그랬나요?"


"네, 그랬죠. 그리고 생각했죠. 얼마나 많은 상처를 받았으면 나 같은 것을 구했는데도 저런 표정을 지을 수 있을까 하고 말이

죠."


문득 주변이 붉게 물들고 있음을 알았다. 노을이 지고 있었다.


"또 있었죠. 칼바크에게 협력했던 난민들을 구했을 때도, 학교 친구를 구했을 때도, 요원님의 그런 표정을 볼 수 있었다고, 보

고가 올라왔죠."


"...그거 사생활 침해아닌가요?"


잘나가다가 갑자기 스토킹하는 아저씨가 되어버린 한기남은 시원하게 웃었다.


"하핫! 그렇게 되나요? 아무튼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이겁니다."


한기남은 이세하의 머리를 쓰다듬었다.


"괜찮아. 넌 아직 안 늦었다. 자랑스럽고, 미안하구나. 좀 더 일찍 봐주지 못해서...."


"고맙..습니다."


세하는 진심으로 고마웠다. 이렇게 자신이 위로 받을거라고, 생각지도 못한채 말이다.


해가 지고 저녁이 되자 가로등에 불이 들어왔다.


"그러고보니 말입니다, 요원님."


한기남이 문득 생각났는지 궁금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 집에 같이 사는 여자 말입니다. 과거도 아무리 조사해도 없고 외국에도 그런 사람이 없다는데, 어떤 사람입니까? 혹시...."


한기남은 장난기 넘치는 표정을 ** 손가락을 들어올렸다.


"혹시, 이거입니까? 아니면, 벌써 한거에요? 한거죠? 하하하하하핫!"


한기남이 장난을 치자 이세하는 극구부인했다.


"아...아니거든요?! 그런 사이아니에요!"


"아니면 마시지....아니면 뭐 찔리는 짓이라도 하셨나? 하하하핫!"


움찔


순간 세하의 표정이 바뀐 것을 본 한기남은 혹시? 했지만 오늘은 벌쳐스로서의 한기남이 아니니 이건 묻어버리기로 하였다.


"아, 농담입니다 농담! 자, 그럼 어서 집으로 돌아가세요. 저도 이제 집으로 가야되서!"


한기남이 자리에서 일어 가버리자 이세하도 자리에 일어났다.


"아저씨!"


"네?"


한기남은 이세하가 부르자 고개만 살짝 돌렸다.


"오늘...고마웠습니다. 조심히 들어가세요."


"하하하하! 제가 누굽니까? 벌쳐스의 한기남입니다! 요원님도 조심히 들어가세요. 벌쳐스는 언제나 고객님 곁에 있습니다!"


등을 보인채 손을 흔들며 한기남은 걸어가고 이세하도 가볍게 한숨을 쉬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데 뒤에 익숙한 사람이 서있

었다.


분홍색 단발 머리에 귀여워보이는 여자애. 이슬비였다.


"어, 이슬비잖아?"


세하가 부르자 팔을 뒷짐진채 조신하게 다가왔다.


"그...데리러...왔어. 어서 가자."


"아, 그...고마..워."


그런데 이슬비가 세하에게 팔짱을 끼자 세하는 약간 놀랐다.


"어...슬..슬비야?"


세하는 당황해서 빼려했지만 이슬비는 고개를 살짝 들었다.


"안...될까? 딱...딱히 널 위한게 아니라....그, 그저...."


안절부절 못하는 그녀를 보자 가슴이 두근두근거렸다.


'귀...귀여워...'


"그...그래 알았어. 어쨌든 빨리 가자. 생각해보니 저녁도 못먹고 나왔네...."


"으...응."


빨리 가자 해놓고 세하와 슬비는 천천히 집으로 돌아갔다.


그런 둘을 뒤에서 한기남이 지켜보고 있었다.


"캬하! 청춘이로세!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는데."


옷매를 바로 잡은 한기남은 미련 없이 돌아갔다.


"힘내세요 요원님. 요원님을 응원하는건 저뿐만이 아니고, 주변을 살펴보면 당신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으니까요."


한기남은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별과 보름달이 참으로 아름답게 빛나고 있었다.


"정말 아름답군! 노래가 다 생각 나는걸? 하하하하핫!"


화사한 거리에는 한기남의 노래 소리가 조용하게 울려퍼졌다.


***


집에 돌아온 세하는 세희에게 먼저 사과를 받았다. 세하는 진심으로 사과하는 세희를 용서하고 자신도 사과하자 분위기 좋아

졌다. 유리는 시원하게 웃으면서 세하의 퇴원 기념 파티를 열었다.


역시 서유리는 분위기를 밝게 만들어주는 힘을 가지고 있었다. 10시가 되자 세하는 모두를 바래다 주고 11시쯤 되자 다시 집으

로 돌아왔다.


그런데 갑자기 둘만 있게 되자 급어색해지기 시작했다. 세희는 아직 미안한 마음이 가시지 않았고 이세하는 아까 한기남의 말 

때문이었다.


-혹시, 이거입니까? 아니면, 벌써 한거에요? 한거죠? 하하하하하핫!


-아니면 마시지....아니면 뭐 찔리는 짓이라도 하셨나? 하하하핫!


'으으으으....아까 괜히 고맙다고 했어!!'


세하는 계속 한기남의 말이 울려퍼졌고, 얼굴을 붉혔다.


"저, 세하야..."


"어, 어, 네?"


세희 목소리가 들리자 자기도 모르게 존댓말이 나왔다.


"시간도 늦었고....이제...자야되지 않을까..해서..."


세희는 정말 작게 말했지만 세하는 지금 정신이 없어서 얼떨결에 대답했다.


"어, 그...그래야지. 자야지 어...."


그런데 생각해보니 침대는 하나였다. 예전에는 엄마것도 있었지만 자주 오시지 않고 지금은 창고로 전락해버렸다.


둘다 아까 일이 떠올랐는지 얼굴이 서로 붉어 졌다.


'으으, 아까 그 일 때문에 열이 안떨어져!'


서로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 걸 모르는채 세희가 말했다.


"내...내가 바닥에서 잘게. 니가 침대에서 자. 여기 주인은 너고..."


그 말에 세하가 반박했다.


"무슨말이야! 어떻게 여자애를 바닥에서 재워? 남자인 내가 바닥에서 자는게 당연하지."


"그럴순 없어! 어찌보면 주인을 밀쳐내는 거잖아."


"무슨 고집이야? 그냥 주인이 그러라는데."


"너야 말로 무슨 고집이야?"


서로 어색한 분위기는 사라지고 서로 자기가 바닥에서 자겠느니 마느니 하며 싸웠다.


"좋아! 그럼 같이자!"


"...뭐?"


'우아아아! 내가 무슨 말을!'


"같이..자자고. 나한테 이상한짓 할것도 아닌데. 서로 바닥에 안재우려니까 이 방법 뿐이잖아?"


"그...그건 그렇지만....그래도!"


이세하는 이건 뭔가 아니다 했지만 이세희가 손을 뒷짐진채로 고개를 살짝 숙인채로 세하를 보고 있었다.


"할거야? 이상한...짓."


화악-!


"아...안할거야! 절대로...."


"그래...그럼....옷 갈아입을테니까 잠깐 나가있어."


“어, 어.”


방에서 나온 세하는 숨을 고르고 있었다.


스륵. 스르륵


하지만 방에서 옷 갈아입는 소리가 나자 가라앉던 열이 올라가는 건 어쩔 수가 없었다.


“아니야, 아니야. 다른 생각하자.”


세하는 겨우 복구한 게임 공략을 생각하고 있었다. 잠시 후 옷을 다 입은 세희가 문을 두드렸다.


“다입었어. 들어와도되.”


세하는 그 말에 방문을 열고 들어갔다가 다시 방문을 닫아버렸다.


‘뭐...뭐였지?’


문을 다시 열자 자신이 잘못본게 아님을 알았다.


흰색 셔츠레 짧은 팬츠를 입어 하의 실종이라 셔츠만 입은 듯 하였다.


“너, 너 그거 뭐야?!”


“응? 이상해? 나 원래 잘 때 이렇게 입는데?”


“아, 아니 그게 아니라! 너 나랑 자...자는건데 그거 입고 같이 잘 셈이야?”


“답답한건 싫단 말이야. 너 이상한 짓 안한다고 맹세했으니까 입은거지.”


“야 아무리....하아, 됬다.”


세하는 웃옷을 벗고 가벼운 반팔티를 입었다.


“네가 안쪽에서 자도록해. 불끈다?”


“응, 꺼도되.”


불을 끈채 남녀가 서로 다른 방향을 본채 한 침대위에 누워있었다.


'자...잠이 안와!'


이세하는 게임이라도 할까 했지만 지금 상태로 해봤자 집중도 되지 않을뿐더러 세희가 옆에 있으니 시끄럽게 할 수 없었다.


"저기...세하야. 자?"


"아니...아직."


잠깐의 침묵. 뭔가 어색함이 다시 나려고했다.


"저기...게임기 판일...미안해. 난 그저...."


"됬어. 신경쓰지마."


"어떻게 신경을...."


"하아, 괜찮아. 다 정리됬어. 안그래도 조만간 마음 정리 하려했는데, 그게 좀 빨리 와서 당황했을 뿐이야. 너도 마음쓰지마."


"....그래도...."


"이세희, 너 자꾸 말하....면...."


이세하는 자꾸 자기탓하는 세희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곳엔 울것 같은 세희가 보였다. 어둠속에 눈이 익숙해졌는지 어느 정

도 보였고, 세희의 모습은 정말 아름다웠다.


‘...아!’


세하는 자신이 실수 했음을 알고 바로 돌아 누으려했다.


하지만 세희가 상체만 일으켜 세하의 양어깨를 눌렀다.


“진짜....용서하는거야?”


그녀의 긴머리가 사르르하고 내려오는 소리가 들리는 듯했다. 셔츠 때문에 매혹적으로 보여 세하는 눈을 위로 향했다.


“그...그래.”


“...하아, 알았어. 진심인거같네.”


그녀는 안심했는지 팔에 힘을 풀자 세하의 가슴에 얼굴을 묻었다.


두근두근두근두근


세하는 심장이 뛰었다. 세희가 또 다른 자신이라는 것도 잊어버린 채 말이다.


그런데 문득 이슬비가 슬퍼보이는 표정이 생각났다.


‘아, 빨리 떼어내야....’


“아, 저...저기 이세희.”


“음?”


“이..이제 그만...비켜...줄래?”


“......”


흠칫


이세희는 자기 추태를 알아채고 바로 몸을 일으켰다. 어두워서 잘 안보였지만 세희의 얼굴은 빨개져 있었다.


“미안! 빨리 자.”


세희는 몸을 돌려 잠을 청했고 세하역시 몸을 돌렸고 그대로 잠에 빠졌다.


***


시간은 빠르게 갔다. 벌써 월요일이 되었다.


“하아....학교가기 싫다.”


“왜? 학교가면 영웅의 아들로 동경의 대상이 되어 있을텐데?”


“과연 그럴까? 난 그저 게임폐인이자 클로저의 검은양의 이세하일 뿐인데?”


“게임폐인이라는 말은 본인 입으로 잘도 말하네. 빨리 가기나 해.”


“좋겠다. 난 집에서 게임하고 싶....커흑!”


퍽!


이세희가 옆구리를 때리고 자신의 주머니에서 휴대폰을 꺼내 들었다.


“어머, 이세하 요원님. 제가 지금 들고 있는 이 휴대폰으로 이슬비 대장님께 전화하면 대장의 애프터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데 

받으시겠....”


“갔다올게. 집에 얌전히 있어. 괜히 나가서 사고치지말고.”


휴대폰을 건내받고 이세하치곤 일찍 등교하였다.


이세하가 밖으로 나가자 옷장안을 열었다.


“후훗, 다른 세계의 학교라....”


세희는 옷을 꺼내었다.


“재미있겠네~ 헤헷.”


그것은 신강고 여학생 교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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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썼지만 뭔가 오글 거려요. ㄷㄷㄷ

저번에 어떤 분이 추천해주셨는데 감사해요. 그래도 재미있게 읽어 주신다는거겠죠?

튤립나무님처럼 잘쓰고파요....추천과 댓글은 저의 큰 힘이 되어주죠. 후후....

2024-10-24 22:36:24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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