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AGONAL

덕후나하는캐릭 2015-07-0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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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정말 힘들단 말이지..."

플레인 게이트 작전을 무사히 마친 제이는 특제 음료를 벌컥 벌컥 들이키면서 기운 빠진 몸을 여기저기 움직인다. 뚜두둑 거리는 꽤나 듣기 호쾌한 뼈마디의 비명들이 세하의 귀를 간지럽힌다.

"와 무슨 뼈 소리가 그렇게 크게 나지? 아저씨 진짜 괜찮은거 맞아요?"

"아저씨 아니라니깐 동생, 아직은 현역이라구."

제이가 세하의 놀림을 가볍게 받아 치며 웃어 보인다. 둘의 대화가 한창 투닥 거리는 가벼운 말다툼으로 번질때 쯤. 다른 곳에서 별개의 작전을 끝낸 두명의 소녀가 익숙한듯 걸어 나온다.


"서유리님 오늘도 가볍게 임무 완료! 꺄하하 둘이 또 투닥거리고 있던거야?"

"어? 우리랑 비슷하게 끝났네? 그러면 빨리 보고하고 조기 퇴근 할수도 있겠는데?"

세하와 제이, 유리와 슬비로 이루어진 각기 다른 두팀의 작전이 비슷하게 끝나고 세하는 자신의 게임기가 들어있는 주머니를 힐끗 쳐다본다.

"이세하! 게임기는 퇴근할때까지는 참아! 이제 바로 모여서 보나에게 보고하러 갈거니깐."

"아 네이네이~ 그래야지요~"

"꺄하하 세하 너 그 표정 진짜 웃겨!"

셋의 일상적인 대화를 듣던 제이는 피식 웃어 보이며 몸을 다 잡고 기지개를 펴며 일어난다.

"자~자~ 빨리 퇴근하러 가자구 대장. 오늘 작전은 유독 고생했으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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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슬비 외 3명 탐사 작전 완료 했습니다. 특이사항은 없습니다."


절도있는 동작으로 경례를 하며 이 순간만큼은 상관인 보나에게 작전 보고를 마친다.

작디작은 소녀 연구원 최보나도 경례를 받으며 보고서를 작성한다.


"다들 고생했어. 너희들이 투입된 덕분에 탐사 일지의 작성이 더욱 가속화 되고 있어 앞으로도 분발해줘."

검은양 팀들은 보고를 마치고 해산명령을 기다리며 퇴근 준비를 하려다 보나가 꺼낸 또 다른 보고서를 보자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가장 먼저 이세하가 반발한다.

"이봐~ 나 빨리 퇴근해서 엔딩 봐야 한단 말이야. 다른 건 내일 출근해서 하면 안돼?"

보나는 이세하를 그 동그란 눈망울을 살짝 옆으로 찢으며 노려**만 이내 익숙한듯 세하의 발을 밟아 그의 불만을 잠재운다.

"끄아아아아아악!!"

"이건 오늘 전국 클로저들에게 전파되야 할 중요 사항이야. 지금부터 잘 들어. 이번에 유니온에서 새로운 프로젝트를 진행할거야."


제이는 조용히 팔짱을 끼고 보고가 끝나기를 기다리다 유니온이란 단어에 표정이 굳더니 프로젝트란 말까지 합쳐지자 그 온화한 얼굴은 일그러지고 있었다.

항상 의욕적인 리더 이슬비는 흥미롭다는 듯 진지한 표정으로 보나의 다음 설명을 기다리며 경청하였고 이세하와 서유리는 지루하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차원전쟁 시절 시행했던 '위상력 강화 프로젝트A' 라는게 있었어.  제이 요원은 알고 있겠죠?"


묵묵히 듣던 제이는 프로젝트 명을 듣자 흠칫하다 이내 마음을 다 잡고 보나의 물음에 고개를 끄덕인다.


"분명 관련 시설이 차원종에 의해 무너져 중단된 그 프로젝트 말이군... 프로젝트 참여자들이 급습에 한꺼번에 몰살당해 대부분의 기록이 말소된 이야기... 차원전쟁 참여 클로저라면 대부분이 알고있는 사건이지."

보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어간다.

"그 파괴된 시설이 이번에 유니온에서 관련 보고서를 기반으로 복구 되었다고 해. 그래서 이번에 그 프로젝트B의 참여자를 모집하고 있어."

"아 그게 끝? 난 관심 없으니까 퇴근해도 되지? 별로 강해지고 싶다는 마음도 없고..."

이세하는 귀찮다는 듯 건블레이드를 휘휘 장난스럽게 저으며 거부 의사를 밝힌다.

"...위상력이 강화된다면 우리 작전이 더욱 수월하게 수행할수도 있을거 같은데..꽤 흥미로운 이야기야."

슬비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며 보나의 이야기를 경청한다. 최보나는 어느새 귀찮다는 듯 게임기를 두들기는 이세하를 노려보다 이슬비가 관심을 보이자 

이세하는 무시한채 다시 설명을 이어간다.

"다만...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면 더이상 검은양 활동을 이어갈수는 없어..."

최보나가 조심스럽게 설명을 이어나가자 이슬비는 고려할 가치도 없다는 듯 고개를 절레절레 젓는다.

"그런 이야기라면...고려할 수 없겠어. 나도 그런 조건이라면 흥미 없어."

이슬비의 확고한 거절에 의사를 존중한다는 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 외에 전달해야 할 사항은...지금 일반적으로 책정된 클로저 요원의 봉급보다 꽤나 많이 받는다는 거지."

지루하게 관심 없다는 듯 자신의 페이즈 건을 그 가늘고 여린 손가락으로 빙글빙글 돌리다가 귀를 쫑긋 세우고 최보나 앞으로 다가간다.

"어...얼마나?! 얼마나 주는데?!"

"이봐...유리!"

제이는 엄하게 유리를 말리려고 하나 유리의 표정은 이미 초롱초롱해져 있었고 최보나는 그 큰 가슴이 자신의 얼굴에 가까워지자 당황하며 한발짝 뒤로 물러선다.

"음...참여자의 봉급에 비례해서 책정하기 때문에...지금 받는 급여가 어느정도지?"

유리는 최보나의 귀에 대고 속닥속닥 거린다 자신이 현재 받고있는 봉급을 속삭이자 보나는 끄덕이며

계산기를 꺼내 두들긴다. 그리고 유리에게 내밀어 보이자 유리의 그 푸른 호수 같은 눈이 휘둥그레진다.


그리고 서유리는 뒤를 돌아본다.

유리의 시선끝에는 자신을 빤히 쳐다보는 남은 멤버들이 있었다.


"사실... 저번에 내 동생이 꽤 큰 병에 걸려있었거든... 내가 지금 받는 급여와 보너스 만으로는...수술비를..."


갑작스러운 유리의 고백에 그녀를 기점으로 근처가 숙연해지고 있었다.



"유리야..."

슬비는 검은양 팀을 탈퇴해서 진행해야 한다는 프로젝트에 관심을 보인 서유리에게 섭섭하다가 서유리의 고백에 안타깝다는 표정을 감추지 못하고 그녀를 바라본다.

제이는 그 차가운 시선을 거두지 않은채 최보나에게 옮겨 질문한다.

"그 프로젝트...안전은 확실한 건가?"


"당연하죠! 유니온에서 최고라고 불리는 의료팀 기술팀이 모여서 확정지은 프로젝트라구요!"


제이의 질문에 다들 의아함을 느꼈다.


유리는 보나의 확신하는 듯한 대답에 고개를 끄덕이며 그 가녀린 두 손을 자신의 풍만한 가슴위에 올린다. 그리고는 결심했다는 듯 말한다.

"나...할래! 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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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가 관련 서류를 작성하러 보나와 보고실로 이동한 사이.

남은 멤버 세명은 퇴근도 하지 않은채 작전 회의실에서 무거운 분위기를 느끼고 있었다.

그 불편한 침묵을 깬건 이세하였다.


"아저씨..아까 안전이니 뭐니 한건 왜 물어본거에요?"

".....그 프로젝트 A라는건 전쟁당시 클로저들 사이에서 꽤나 괴담처럼 여겨지는 이야기였지."


세하와 슬비는 흥미롭다는 듯 제이를 빤히 쳐다본다.

제이는 그 시선에 마지못해 자신이 알고있던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위상력을 강화하기 위해 유니온은 서슴치 않고 각종 약물투여,고문을 통해 강화시킨다는 괴담이었어. 공포와 극한의 증오가 이루어지면 위상력이 폭발한다는 게 당시에는 정설처럼 받아들여 졌거든."

제이의 이야기에 오싹함을 느낀 이슬비는 손이 덜덜 떨리고 있음을 느꼈다. 제이는 슬비의 손을 잡아 떨림을 진정시켜 주었다.

그러나 자신이 알고 있는 정보에 대해서는 한치의 물러섬도 없이 설명을 이어나갔다.

"그러니까 그걸 인위적으로 끌어 내는 프로젝트 아니냐는 괴담이 돌은거지. 극단적으로 살가죽을 산채로 벗기기까지 한다는 엄청난 소문도 돌았지만. 말그대로 괴담이야.

프로젝트 인원이 돌아오지 못한 이유는 그런 것 때문이 아닌 보안철저에 무언가 결과물이 나오기도 전에 차원종의 습격에 의해 파괴되었으니깐."


이세하는 제이의 설명에 눈을 찡그리고 자리를 박차고 일어난다.

그리고는 망설임 없이 회의실의 문고리를 돌리는 찰나 제이가 그에게 무거운 톤의 목소리로 가로 막는다.

"동생. 어디 가려는거야?"

"당연히 유리를 말리러 가야죠! 그런...그런 말도 안되는 프로젝트를!!"

이슬비도 동의 하듯 끄덕이고는 자리를 박차고 있었다. 제이는 고개를 절레 절레 젓는다.

"나도 사람인지라 솔직히 신경이 안 쓰일수는 없어.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그냥 전쟁시절 여흥으로 돌던 괴담일 뿐이야. 근거는 전혀 없어. 원래 힘든 전쟁 시절에는 그런 이야깃 거리가 유일한 여흥이었거든, 이런 류의 괴담은 헛소리로 밝혀졌고."


"그치만...."


이세하는 찝찝하다는 표정을 차마 감추지 못했다.


"나도 유리가 팀에서 빠지는건 안타깝지만 그런 괴담때문에 선택을 말릴순 없는거야. 우리가 유리 동생의 수술비를 지원해줄 경제력이 있는것도 아니고 말이..."


콰앙


세하는 제이의 말이 끝나기도 전에 문을 박차고 뛰쳐나가 버렸다.


"허억...허억..."


헐레벌떡 뛰어가 신청서를 접수하는 곳에 도착했지만 돌아온 대답은 그녀는 이미 가버렸다는 말뿐이었다.

터덜터덜 힘없이 빠져나온 세하는 다음날 진지하게 얘기해야 겠다고 다짐하다. 건물의 옥상에 보이는 한명의 여인에게 시선이 고정되었다.

"유...유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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옥상으로 급하게 올라간 세하는 유리와 눈이 마주치자 자신이 해주려던 말을 망설였다.

괜히 유리의 앞길을 막는거 아닐까? 단순한 헛소문인데. 그러나 말없이 자신을 보며 웃는 유리를 바라보자 울컥한 자신은 이내 제이에게 들었던 괴담들을 횡설수설 하며 늘어 놓았다.


유리는 처음에는 놀란 기색을 감출수 없었으나 이내 차분한 표정으로 돌아가 세하에게 다가갔다.

"...근거 없는...이야기 잖아...? 세하야.. 너무 걱정하지마. 알잖아 내 몸 튼튼한거! 그런 비윤리적인 행위는 괴담속에서나 존재하는 이야기야. 실제로 괴담이라고 했잖아?"


세하는 흘러내리는 눈물을 감출 수 없었다.

사실 괴담은 유리를 말리려는 좋은 핑계거리라는걸 알기에, 자신이 유리를 생각하는 그 마음은 이미 이성에 대한 감정이라는걸 알기에, 그녀가 떠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에.


유리는 그의 눈물에 정식요원의 가슴팍에 꽂아둔 손수건을 꺼내 그의 눈물을 닦아준다.

세하는 자신의 눈을 닦아주던 유리의 손을 조심스레 잡는다.

유리와 세하는 얼굴을 붉히며 깍지 낀 손을 잡은채로 옥상너머 경치를 바라본다.

그녀는 손끝으로 대각선을 가리키며 설명한다.

"나... 어느 지역으로 가냐고 물었더니... 외국지부로 간대... 지도로 찾아봤더니 저쪽이라더라... 저 대각선 너머의 그곳..."


세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인다.


"프로젝트 잘 마치고 더 강한 모습으로 돌아올게...그때...다시 한번 날 팀으로 받아줘...더 강한 모습으로 너와 함께 작전을 하는것! 그게 내 꿈이야!"


이세하와 유리는 **손가락을 걸며 엄지로 도장을 찍어 자신들의 굳은 약속을 맹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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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후로 수개월이 지났다.

작전 탐사는 처음에는 힘들었으나.

항상 유리와 합을 맞추던 세하는 미스틸 테인과의 새로운 호흡에도 익숙해질 무렵.

다들 유리의 존재가 희미해질 그 무렵. 그 만큼은 유리를 생각하며 하루하루 클로저의 삶에 충실했다.


"이세하씨? 편지요!"


간만에 휴일을 만끽하던 그에게 집에 자그마한 편지 한봉투가 날아왔다.

서유리의 이름으로 되있는 그 봉투에 이세하는 뛰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조심스레 편지를 꺼내 읽어본다.





역시 기우였어!

"유리야... 돌아와... 언제까지고 기다리고 있을게..."

세하는 조심스레 편지를 고이 접어 자신의 사물함에 보관한다.

"자 그럼 나도 석봉이랑 오락실이나 가볼까?!"


그는 미소 지은채 가벼운 발걸음으로 집을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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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10-24 22:36:1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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