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144화- [강철폭풍의 시간(鋼鐵暴風の時間)]

호시미야라이린 2015-06-04 1

살인자는 살인죄로 엄히 문책하는 것이 당연한 상식이다. 진서희가 알파퀸 서지수를 바라보며 가한 직언. 살인자를 상대로 사형시키지 않는 이 나라의 현행법은 약해빠지기 그지없다며 본인이 제대로 심판을 해주겠다고 벼른다. 보통은 복수심에 불타오르듯 말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진서희는 역시나 기대를 저버리지 않듯 표정변화가 전혀 없다. 아무런 감정도 없고, 생명력도 없는 인형과 같이 말하는 진서희. 알파퀸은 아무런 말도 할 수가 없다. 어차피 사실은 사실일 뿐만 아니라 뭐라고 말을 해봐야 통하지 않는다는 것을 누구보다도 바로 본인이 잘 알고 있다. 그리고 귀천총검을 보는 것도 이제는 정말 무섭다고나 할까? 그 누구도 사용해선 안 되는 금단의 무기이기 때문이다.

 

 

특경대의 채민우가 만들라고 했다가 이내 분해를 요청했다던 모듈 넘버 666’ 이라는 이름의 무기가 있다. 그게 금지된 무기라고 알려져 있는데, 진짜 금지된 무기는 귀천총검이다. 왜냐하면 귀천총검은 군단에서 섬긴다는 그 분이라는 존재의 대리인이란 것을 간접적으로 증명하는 무기이기 때문이다. 그러니까 그 분이란 존재를 마왕으로 비유할 경우, 마왕의 대리인이라 불러도 된다는 의미. 마왕이 아니라 마신이라면 마신의 대리인이라 봐도 된다. 진서희의 몸에서 검은 위상력이 방출되고 있는데 위상 게이트가 또 열리더니만 진서희와 똑같이 생긴 존재가 나타난다. 저 자도 귀천총검을 가지고 있지만, 진서희의 것보다 더욱 강력한 느낌이다. 초월적 진 귀천총검이기 때문이다.

 

 

서희는 그 자를 향해 언니가 직접 나서주다니 이거 왠지 영광이라고 말한다. 알파퀸은 놀라는 것이 당연한 일. 딸이 하나 있다는 것은 알고 있었지만, 설마 하나 더 있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다. 어째 20대의 나이로 보이는데 진서희와 정말 판박이인 외모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키가 크다고 알려진 서희보다 더 크다는 것. 진서희가 190cm ~ 200cm 이상으로 추정되는 신장이라면, 진서연은 아무리 보더라도 230cm 이상은 되어 보인다. 물론 일각의 주장이긴 하지만 280cm 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고, 또 일각에선 300cm 의 신장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자매가 참으로 키가 크다. 알파퀸이 서연에게 이름이 뭐냐고 묻자, 서연은 진서연이란다. 그리고 진서희의 언니라는 것도 덤으로 밝히는데, 조금의 미소도 느껴지지가 않고 냉혈한의 극치다.

 

 

“......”

 

너희들. 귀천총검(鬼天銃劒)’ 이라는 무기. 혹시 그거라도 되냐?!”

 

“......”

 

그거라니요. 천하의 알파퀸이신 당신께서 그것이 궁금하신 겁니까.”

 

너희들. 혹시 차원종들이 말하는 그 분이란 존재의 대리인이냐?!”

 

“......대리인.”

 

“......그 분의 대리인. 에이전트. 맞다면 어떡하실 생각이시죠.”

 

“......!!”

 

우리는 엄마를 죽인 살인자인 당신을 살인죄로 처형해 보복하기 위해 여기까지 왔습니다. 그건 알고 계시겠죠.”

 

 

어떤 상황에서도 무표정 및 무감각 자세로 말하는 것은 서연과 서희가 모두 공통된 점이라고 보면 될까? 하지만 면밀하게 분석할 수가 있게 된다면, 서연이 더하다고 생각하면 된다. 서희는 요리대접을 하는 것으로 의외의 모습이라도 보여줬지만 서연은 그런 성의도 없는 것만 같다. 적들은 무조건 척결하고 본다! 그것이 바로 서연의 신조. 어떤 나라에서도 포로는 필요 없다, 동무들! 라고 외치듯이 서연도 적을 절대로 붙잡아서 인질로 삼지 않는다. 포로는 그냥 처리할 뿐. 국제법? 국제법상으로 포로를 해쳐선 안 된다? 그런 거 서연에겐 일절 통하지 않는다. 어차피 본인도 최악의 상황을 모두 염두하고서 가하는 행동이기에 뭐라고 말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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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이 아수라장인 이 상황에서도 신강 고등학교의 특수F반은 피해가 전혀 없다.

근데 그것이 당연하다. 지하 150m 깊이에 위치하고 있는 철저한 지하요새(地下要塞)’ 라고 불러도 될 정도로 매우 견고하다. 게다가 최근에는 잡담금지 고정포대란 이름의 최신형 군사기술이 적용된 슈퍼컴퓨터이자 강철폭풍이 배치되었다. 고정포대란 저 컴퓨터가 5분당 15,000여 발을 쏜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그거보다 더 하다고 한다. 그 포대가 실제로는 ‘1분당 무려 9,000여 발발포가 가능하다고 한다. 사실상 강철의 폭풍이라 불러도 되는 수준의 연사능력을 보유한 포대. ‘메탈 스톰(Metal Storm)’ 이라고 부르면 되려나? 학생들은 잡담을 할 때마다 그 컴퓨터에게 걸린다.

 

 

검은양 멤버들은 물론이고, 벌처스의 늑대개 멤버들도 저 무지막지한 수의 차원종들을 상대로 아주 필사적으로 잘 싸워준다. 붉은별의 멤버들은 저 멀리서 상황을 지켜보기만 할 뿐. 붉은별 멤버들은 군단의 편에 설 수도 없고, 그렇다고 유니온의 편에 설 수도 없다. 그렇기에 이기는 쪽의 편을 들기만 하면 된다. 아무리 유니온에서 그녀들을 체포하고자 하더라도 결코 그들을 상대할 실력이 되지 않음은 물론이고, 지금과 같은 대규모 전쟁 상황에서는 붉은별 멤버들을 체포할 여력도 없다. 더군다나 차원종들에 대항하기 위한 특경대 병력들이 과거 여성부 청사의 사건으로 인해 상당한 피해를 입은 형국이라 어떻게 쉽사리 대항하는 것이 어렵다. 서연은 이런 것도 계산했다는 걸까?

 

 

한국군의 K2 흑표전차들이 열심히 쏘고 있다고는 하나, 압록강과 두만강 전역을 일제히 넘어서 몰려드는 T-14 아르마타 전차들을 상대하는 것은 정말로 힘들다. 전차와 전차가 싸우는 것은 흔히들 말하는 대칭전력(對稱戰力)’ 인데 아무리 보더라도 너무한 수준인데 50,000여 대인지 100,000여 대인지 도저히 짐작하기가 어렵다. 중국 당국에서도 클로저 제국에 항의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중국에 피해를 주지 않겠다는 전제 하에서 클로저 제국이 행동한 일이기에 사실상의 묵인을 해주는 식으로 승인한다. 그리고 중국 선양지구를 통해 침공하는 제국의 기갑부대의 경우는 제국의 깃발을 꽂아서 그것이 휘날리도록 했다. 확실하게 구분할 수가 있도록 하기 위해서인 거다.

 

 

역시 상황은 지켜보는 재미가 있다니까?”

 

뭐가 그렇게 재밌다는 거냐. 성유란.”

 

아저씨야말로 너무 그렇게 나오실 필요는 없습니다.”

 

뭐가 나온다는 거냐.”

 

뭐긴요? 아저씨도 군단장님처럼 너무 진지하게 나올 필요가 없다는 거죠.”

 

“......”

 

이 작전의 성공여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실패할 확률이 높으니까요.”

 

왜지?”

 

왜긴요. 이런 대규모 계획에는 반드시 어느 부분이 비틀어지기 마련이니까요?”

 

 

유란이 잘 지적했다. 대규모 계획에는 반드시 어딘가 한두 군데의 부분이 꼭 비틀어지기 마련이다. 작전대로 계획해도, 작전대로 성공할 확률은 지극히 낮기 때문이다. 진서연도 그것을 모르지는 않을 터. 명색이 군단장인데 그것을 간과하고 있을 수는 없는 법. 작전이 알파퀸 제거작전인데 이렇게 대규모 병력이 동원된다는 거 자체가 엄청난 무리수가 아닐 수가 없다. 진서연의 귀천총검에서 수없이 많은 사념의 소리가 들려온다. 서연의 귀천총검이 서희의 귀천총검보다 강력한 것은 당연지사. 유란과 그 아저씨는 모든 상황을 지켜볼 뿐. 어차피 실패하게 될 거라는 것을 다 예상하고 다음 차선책을 준비하는 그녀. 명색이 진서연의 부하 유란인데 손 놓고 가만히만 있을 이유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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