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편소설) 세번째 이야기- 리더의 눈물

NSanE 2015-05-24 4

제 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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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2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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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아앗-!!"


스킬 [버스 폭격]을 쓴다.

콰과광-.굉음을 내면서 하늘에서 떨어지는 버스는 그 밑에 있던 물체를 형체를 알아볼 수 없게 짓이긴다.


"후우.......위상력이......."


부족하네.

주머니를 뒤적거려 바닷물의 색보다 푸른.

푸른빛을 띠고 있는 스틱형 회복약을 꺼낸다.


딸깍.

뚜껑을 따고 입술에 가져다대고 꼴깍꼴깍.


몸 안의 에너지가 새롭게 흘러들어오는 것을 느끼면서 마지막 적을 발견. 섬멸한다.


"와아-.다 없앴어요!멋져요 누나!"

"응..?응..응..고마워..테인아..."


자신의 키보다 더 큰 창을 자유롭게 휘두르며 다가오는 귀여운 여자아....이가 아닌 남자아이.미스틸테인이 내게 다가오며 순수한 칭찬을 해줬다.


나보다 어린 아이에게 받은 칭찬인데도 뺨이 붉어지는 걸.어떡하지?


"잘했다.리더."


회색빛 머리카락을 가지고 이상한 색의 선글라스를 쓰고 오는 아저씨.

팀의 든든한 기댐목.제이 아저씨다.


근데 아저씨를 보면...아빠가 생각나서..오래 볼 수가 없다.

눈을 아래로 깔고 우물쭈물 그의 말에 대답한다.


"고마워요 아저씨."

"..............괜찮아,이젠 적응했어..."


그렇게 말하면서 웃음을 짓는 아저씨의 눈치를 살살 본다.

윽,역시....삐졌구나.아저씨 너무 잘 삐져요!!


"그나저나...어디..유리랑 세하는 끝냈을까요?"

"아 그래.그거.그거말이야. 우리 그 아이들에 대해서 내기할래?"


"......무엇에 대해서죠?"

"그 아이들이 언제 사귈지."

".................한 달."

"난 일주일. 솔직히 그 아이들이 너무. 너무. 너무 나도 둔할뿐.주변 사람들은 거의 다 눈치 채고 있잖아?강조하기 위해서 3번 말했다.무시하지 마라.강조한거다.강조."

"....확실히,너무 둔한 건 맞지만......세상에 어떻게 그렇게 눈치를 못 챌까요."


씁쓸한 미소를 지으면서 그들의 모습을 회상해본다.

음.,.


응.**.그대로 커플지옥으로 **버려.


"우웅-?테인이도 할래요!"


갑자기 테인이도 내기에 끼어들겠다고 한다.

응....?테인이가...이해나 했을까...


"아.그럴래?"


그걸 또 뭐 좋다고..방긋 웃으며 테인이에게 말을 거는 저 아저씨가 원흉이지.암.그렇고말고.


"네-!근데 뭐하는 내기에요...?"

"괜찮아.테인아.아저씨 말은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알았지?"

"에..?말을 어떻게 귀로 흘려요?아아아아아-"


직접 소리를 내고 그 소리를 잡아서 흐름을 확인하려는 건지.공중에 손을 뻗어 주먹을 몇 번 쥐어보는 테인이의 모습에 절로 웃음이 났다.


"쿡...쿡쿡...."

"...?..??....?????"

"큭..큭큭큭...푸흐흐....아..이러면 안 되는데..크흡...자..자..아저씨!테인아!유리랑 세하 마중 나가자고?"

"우우....안 느껴지는...에?아!네!"

"잠시만.잠시만 기다려.녹즙 좀 마시고 출발하자고."

"........."


이상하고 불길한 느낌이 마음속에서 자꾸만 자리를 차지해간다.

테인이의 모습 때문에 웃음을 되찾은 내 얼굴은 다시 굳어간다.



왤까. 왜 이렇게 불안할까. 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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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방에 차원종 개체 수.0 확인. 돌입합니다. "


세하와 유리가 확실히 먼저 지나간 곳을 통해 뒤따라가면서 전투의 소리가 나는 곳을 찾는다.


위층에서 격렬한 충격이 느껴지는 것을 보니. 아마 교실에 있나봐?


"......마찬가지로 차원종 0마리 확인.돌입합니다."


계단에 쭈그려서 얼굴만 빼꼼 내놓고 상황을 살피다가 교실 쪽으로 다가간다.

교실에 가까워질수록 커지는 굉음.


콰과과광.쾅.쾅!!

"

.....학교 다 무너지겠다....."


서둘러서 발걸음을 재촉하고 소리의 근원지로 추정되는 2학년 C반 교실 문 앞에 서서 아저씨와 테인이에게 수신호를 보내고 문을 한 번에 열고 돌입한다.



쿠과과과광-!!


건물 전체가 흔들리면서 엄청난 열기의 바람이 이쪽을 향해 불어온다.


뚜둑.뚜두둑.우지직.

건물 벽,바닥에 금이 간다.


지진이 난 것처럼 몸이 이리저리 흔들린다.

내 몸이 균형을 잡지 못해서 겨울바람에 이리저리 흔들리는 마지막 잎새처럼 흔들린다.


하지만.

하지만.


하지만,하지만.

하지만,하지만,하지만.


2학년 C반의 문이 열린 순간.


붉은 피가 공중에 선명한 궤적을 남기고 내 얼굴에 뿌려진다.

동시에 철 조각이 내 바로 옆 기둥에 꽂힌다.


아닐거야.내가 잘못본 거야.에이.그럴리가.


무슨 생각하는 거야.이슬비.

그럴 리가 없잖아.


그래도...그래도...확인...확인을...


스르르.얼굴이 알아서 옆으로 돌아가 내 옆에 꽂힌 물체를 인식한다.


날렵하게 생겨서 빛을 흉흉하게 반사하던 카타나.

하지만, 일부만 꽂혀있었다.

반으로 토막나버린 칼의 절반만,


내가 아는 사람 중. 카타나를 쓰는 사람은....


이슬비.더 이상은 안 돼.하지마.생각하지마.


제발.부탁이야.더 이상은.싫어.보여주지마.


제발....제발....


"아...으....아...-?"


절망적인 광경.

눈앞에 펼쳐진 그 광경.

믿고 싶지 않은 그 광경.



유리.서유리.내 동료.내 친구.내 소중한 새로운 가족.


유리가.유리가.

상반신에 오른쪽에서 왼쪽으로.위에서 아래로.

대각선이.

대각선이.

붉은 대각선이 그려져있다.


유리의 몸을 도화지 삼아 그려진 붉은 대각선에선 붉은 물감이 분수처럼 쏟아져 나와 바닥에 웅덩이를 만들며.

교실 안을 이상한 냄새로 가득 채웠다.


"아.으...아윽...-"


구역질이 난다.

다리에 힘이 풀린다.

스르륵. 문에 기대면서 쓰러지고, 입을 손으로 틀어막으며 소리를 죽인다.


따뜻한 눈물이 먼지로 덮인 내 뺨을 닦으면서 흘러내린다.

한 방울.두 방울. 세 방울. 주룩주룩.


어릴 때 아빠와 같이 보았던 유성우처럼.


검은 우주를 푸른빛으로 가르면서 떨어지는 유성우.

하지만 이번에는, 먼지라는 우주를 가르며 떨어지는 눈물.


그와 같이 내 입에서 새어나오는 소리.

흐느껴 우는 소리가 내 입에서 새어나가 교실 안에 퍼지기 시작한다.


"흐..흐극..흐아..흐으읍..쿨럭!후읍...."


손으로 입을 틀어막으며 소리를 죽인다.

툭.엉덩이에서 느껴지는 신발의 감촉.


아.테인이.

테인이가 걱정되는데, 돌아보고 싶은데,내 눈길은 유리에게 꽂힌 채로 돌아가지 않는다.


".......** 마...테인아......"


다행히도 제이 아저씨의 목소리가 바로 위에서 들리고 테인이는 언제나처럼


"우웅-?왜요?저도 보고싶어요!왜 그래요?"


활기차다.

다행이야.못봐서.



이세하의 검에,차원종의 피가 아닌,사람의 피가 잔뜩 묻어있는 것을 못 봐서.


"...이...세...하...."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이세하를 부른다.


한 번 고개를 갸우뚱거리더만 뒤를 돌아**는 않는다.

그리곤 어느새 땅에 쓰러진 유리의 가녀린 목을 잡고 들어 올리며 칼도 들어올린다.


"안..돼...그건..그것만은...."


하지마.하지말라고.하지마!!!!!!

힘이 들어가지 않는 다리를 주먹으로 때린다.


퍽.아프다.일어나.

퍽퍽.아파.빨리 일어나.

퍽퍽퍽.아프니깐 빨리 일어나.싸워.


단검을 쥐고 종아리를 얇게 벤다.

스걱.차가운 철이 피부를 가볍게 뚫으며 혈관을 자른다.


잘린 혈관에서 뿜어져 나오는 피가 종아리 아래를 적시고 단검도 적신다.


아파.일어나.일어나줘.제발.부탁이야.하지마.하지말아줘.부탁할게.애원할게.제발.제발....


"이세..하아-!!!!!!"


천천히 다리가 일어난다.

꼴사납게 부들부들 떨리지만.


눈물을 닦는다.

먼지가 잔뜩 묻은 장갑의 손등으로 눈물을 훔치고 단검을 잡는다.


이세하를 막는다.

기절시킬 거야.


혹시 막지 못한다면.......?



그런 생각을 하며 황금과도 같은 시간을 낭비하면서 결국.....





푸욱-.투둑,투두둑.


기침소리, 액체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소리를 들었다.


동공이 확장과 수축을 반복한다.


뭐...?안 돼..그럴리..그럴리 없어.....


가정을 (현실을)

부인하며 (부정하며)

'아닐 거야' 생각하며. (내 자신에게 변명하며)




천천히.결과를 (내가 망설여서 일어나게 된 비극을)

확인한다.


유리의 몸에.이세하의 칼이.

유리의 배에.커다란 칼이.


꽂혀있다.


눈동자가 이리저리 흔들리는 게 느껴진다.

이건 꿈이지? 응? 꿈이라 해줘.제발.제발.누가..누가...꿈이라 해줘어...!!


유리의 기침소리가 들리고 액체가 바닥에 떨어지는 소리가 끝없이 들린다.


바닥은 어느새 붉은 웅덩이가 생겨있다.


세하의 블레이드는 피를 머금고 앞부분이 붉게 변해간다.


붉은 피 한 방울이.

유리의 입술에서 떨어진다.



아마,세하의 얼굴에 떨어졌겠지?


제발.그만.이세하.

이세하.이세하.이세하-!!!!


제발....제발.......왜 그러는데..


"이..세하-!그만!그만해!!"


간신히 목소리가 다시 나온다.

엄청나게 떨리지만.


하지만.이세하는 그 목소리를 듣고는 끔찍하게 일그러진 미소를 짓더니 더 끔찍한 짓을 저지른다.



우드득.

칼을 억지로 시계방향으로 돌린다.



안 돼...그런 짓을 하면 유리는..유리는...유리는!!!!



"이....세,하.."


이세하는 칼을 거칠게 유리의 몸에서 빼내고는 유리의 가녀린 목을 쥐고 있는 손에 힘을 뺐다.

이세하의 칼은 절반이 붉게 물들어서 기이한 빛을 내뿜는 것 같았다.


붉은 색의 끔찍한 빛.

붉은 피는 이세하의 칼날을 타고 흘러내려 바닥에 또옥,또옥 떨어진다.


그리고 불쾌한 소리가 들린다.



풍덩.

유리가 피로 이루어진 웅덩이에 빠지면서 찰진 소리가 들린다.


"아....아으...윽..흑..흐..흐악....이..세하....이세하..이세하.이세하.이세하!!!!!!!!!"


이성을 잃고 단검을 쥐고는 이세하를 산산조각 내려고 달려갔다.

하지만 갑자기,뒤에서 팔이 나와 내 몸을 잡고는 끌어당겼다.


퍽.

단단한 무언가에 닿은 느낌이 난다.


"...리더.저 인형.저녀석이 들고 있는 인형조종기에 세하가 연결되어 있어."


제이 아저씨의 흉부에 등을 밀착한 상태로 안긴 건가?

그것보다.지금 뭐라고...?


"뭐...뭐라고요...?"


지금.그 말은....


"한마디로.조종당하는 것 같다.이 말이야."


으득.이빨로 입술을 깨문다.

이세하.이 바보같은..!!


"..제가 세하를 막는동안,아저씨는 인형을 처리해요!테인이는요?"


슥슥.손등으로 눈가를 비빈다.가죽장갑에 스며드는 눈물.


"테인이는...먼저 다른 놈들 상대하라고 보냈어."

"잘하셨어요..."


그 말을 끝맺음과 동시에 제이 아저씨의 품에서 박차고 나와 세하에게 달려든다.



"이세하아-!!!!!"


스킬 [규율의 칼날] 시전.

세하가 믿을 수 없는 반사신경과 몸놀림으로 다 튕겨냈다.


그리고는,



"흐아압-!"



기합을 내지르며 왼손으로 주먹을 쥐고 내 얼굴을 쳤다.

땅을 구르며 몇 미터를 날아가서 책상 무더기에 꽂혔다.


**. 더럽게 아프네..?하지만....유리...유리는..유리는 훨씬 더 아팠을거야...



퉷.

피 섞인 침을 뱉고는 칼을 바로잡는다.


"이세하,이세하,이세하아-!!"



다시 한번 [규율의 칼날]을 쓰고 연계타로 다른 스킬들을 퍼부울려고 했지만 갑자기 세하가 실이 끊긴 인형처럼 픽-,하고 쓰러졌다.



"어......?"



이게 뭐야?

뭐야.이세하.이렇게 만들어 놓고, 기절하면 끝난 거야?

진짜야? 그러니까, 진짜? 일을 벌이고 기절하면 괜찮은 거야?

일어나.

일어나서 칼을 집어.

일어나서 나와 싸워.

싸우라고-!!



욱신욱신.부어오른게 틀림없는 볼이 신경 쓰인다.


"어이-!인형 처리 완료!"

제이 아저씨의 든든한 목소리도 지금은 공포가 느껴진다.

아저씨도....무서워 하는 거다.

유리의 죽음을 확인하는 것을



"유리...유리...살아있어...살아있어야해요...."



이세하를 무시하고 허겁지겁 칼을 아무렇게나 던져버리고 피웅덩이에 무릎을 꿇고 유리의 손을 잡는다.



"유리야...유리야..미안해...너무 늦었..,지,.?"


응?뭔가 이상하다.

차가워.유리의 손이,얼음처럼 차가워.


어?아니지?아니지 유리야?설마.아니지?


"유..유리야...장난치지 말고오-,어..얼른 일어나아..."


유리의 몸을 잡고 흔든다.

장갑이 축축해지면서 약간씩 붉게 변해간다.


아니지?내가 생각하는거 아니지?



"..유..유리야?유리야?정신 차려..나 슬비야.이슬비....."


또르르,뚝.

어느 샌가 다시 눈물샘에서 눈물이 범람하여 눈물 한 방울이 턱에 맺혔다가 유리의 얼굴에 떨어진다.


"유리..유리..유리야..서유리...!!"


끅.큭...

목 안에서부터 뜨거운 무엇인가가 올라오는 느낌.



소름끼치게 기분 나쁘다.


"유..유리..크흡..유리야..아,흑..아..아니지..?정신..큭..정신 차려어....."


말이 제대로 나오지도 않는다.

유리의 몸을 이리저리 흔드는 내 손이 점점 떨려만 간다.


눈물은 점점 많이 분비되어 어느새 끊임없이 내 얼굴에 눈물자국을 남기며 소나기처럼 유리의 얼굴에 떨어진다.

두 눈을 꼬옥 감고,입술은 아주 조그맣게 벌려져있고,얼굴은 전체적으로 먼지와 피로 더러워져있는 유리.


마치, 동화책에서 보던 잠자는 숲속의 공주처럼. 누워있는 유리가 난 이상하게 느껴진다.

유리는 항상....밝게 웃으면서 동료들에게 활기를 준다.

털털한 성격으로 구김살 없이 누구에게나 먼저 다가가서 친하게 지낸다.

그런 유리가...서유리가..누워서 잠만 잔다고?

나는 맹세코, 단 한번도. 그걸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유리...유리야....일어나..웃어줘..제발..다시,다시 한 번만..나를 향해..웃어줄래..?응..?"


눈물이 뺨을 따라 흐르면서 턱에 달렸다가 툭툭 유리의 뺨에 떨어지고 유리의 뺨을 따라 흐른다.


"명령...그래, 명령이야..유리야..리더로써...흑...제발..제바알..."


명령을 무시할건 알고 있었지만 조금이라도 기대를 했던 마음은 결국 부서진다.


몸이 떨린다.

꽉진 주먹에선 손톱이 손바닥을 파고 들어가서 어느새 피가 흘러나와 바닥에 있는 유리의 피로 이루어진 웅덩이와 합쳐진다.



"....리더.세하는..무사해."

"................"

".......유리는, 어떻게 옮길래..?"


뭐?옮겨?유리가..물건이야?


"뭐,라구요..?"

"응..?유리를 어떻게 옮..."

"옮기다니, 유리가 물건인가요?!"

".....아..그게..미안."


알고 있어요.


아저씨는 잘못한 게 없어요. 미안해요.


잠시만..잠시만 어리광 좀 받아주세요..

눈물이 끊이지 않고 흘러나와 유리의 뺨에 자꾸만 투둑,투둑 떨어진다.



미안.미안해 유리야.예쁜 얼굴을 더럽혀서 미안해. 잠시만 참아줘.


제이 아저씨 앞에서 엄청 서럽게 울고 있네.

눈물이 끊이지 않고 계속 흘러나오는 모습을 누군가에게 보이는 건 무척이나 부끄러운 일.

하지만, 어째선지 멈출 수가 없는걸..

장갑으로 계속 눈을 북북, 아플 때까지 닦아봐도 눈물은 계속 송글송글 생겨나서 겨울철 처마 밑에 맺힌 고드름이 녹을 때처럼 턱에 고이고 톡톡, 유리의 뺨으로 떨어진다.



"유리....유리야...춥지..?조금만 기다려 줄래..?나도..,나도 노력할게..."


네 죽음을 인정해볼게.

너의 퇴직을 생각해볼게.


유리가 죽었다는 사실을 겨우겨우 머릿속에 집어넣고 움직인다.

부들거리는 다리를 손으로 붙잡고 일어선다.

주변에 떨어져있는 내 단검을 줍는다.


그리고,

염동력으로 유리의 시신을 들어올린다.

재킷을 벗고 와이셔츠를 서슴없이 벗어서 유리의 얼굴위에 덮어 준다.


"푹..쉬어..유리야..."


다시 재킷을 두르고 지퍼를 올린다.

제이 아저씨가 봤겠지만 봤으면 어때?


와이셔츠의 일부를 단검으로 찢고 유리의 칼 조각 들을 주워서 묶는다.

묶은 칼 조각을 손에 들고 단검은 공중에서 따라오게 만들었다.



항상 내 머리카락을 묶고 다니던 소중한 머리끈을 풀고 머리카락을 아무렇게나 흩뜨린 다음에 내 머리끈을 유리의 손목에 묶어준다.


유리야.나를.이슬비를.그리고 검은양팀을 잊지 말아줘.

기다려. 나도 조만간 널 보러 갈지도 모르겠어. 이건..그때의 이정표로 삼을게. 소중히 보관하고 나중에 다시 만날 때 돌려주는 거다?


"이건...약속이다, 유리야?"

"응?뭐라고?"

"아..아무것도요!"


어느 샌가 눈물은 점점 말라갔을 때쯤 우리는 교무실, 즉 다른 사람들이 있는 곳에 도착했다.



유정이 언니는...모니터링 도중에 껐을까?

송은이 경감님은?

캐롤리엘 언니는?

그 인형의 정체는 밝혀졌을까?

세하의 징계는?

검은양팀은?

유리의 부모님은 유리가 죽었다는 것을 아실까?



알기가 두려운 궁금한 것들을 잔뜩,자안뜩 마음속 깊숙한 곳에 묻어두고 드르륵-, 문을 열고 들어갔다.

2024-10-24 22:27:3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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