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LOSERS -D- (1)

육덕진유리 2015-05-12 0

부제 -전이-


어느 세계에 용사가 있었다. 용사는 자신들의 동료인 인형술사, 선대의 용사, 그리고 여행중에 만난 서큐버스와 같이 세계를 침략해온 검은 용과 싸우러 거대한 모험을 떠났다.


수많은 만남과 수많은 싸움이 있었다. 용사는 자신의 사명을 위해, 세계의 평화를 위해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계속되는 싸움, 그리고 손에 묻은 마물의 피가 용사의 마음을 어둡게 물들였다.


마침내 용사는 검은 용을 쓰러트렸다. 용사의 동료들은 환호했고 기뻐했다. 이제 진짜로 세계에 평화가 찾아왔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 순간 용사의 검은 선대 용사의 배를 꿰뚫었다. 용사의 눈은 붉게 물들어 있었으며 더 이상 용사의 동료들이 알고 있던 착하고 상냥한 용사는 존재하지 않았다. 용사의 몸에서 나오는 사악한 오라는 나머지 동료들의 숨통을 조여왔다.


지금도 타락한 용사는 거대한 궁전에 앉아서 세계를 파괴하기 위해 자신의 수하를 부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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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흔히하는 말중 만약에.. 라는 말로 시작하는 말이 있다.


만약에 너가 그때 공부를 좀 더 했으면 시험을 더 잘 볼 수 있지 않았을까
만약에 내가 그때 밥을 조금 덜 먹었다면 배탈이 안 나지 않았을까 이런 간단한 상황부터...


만약에 그때, 히틀러가 제 1차 세계대전에서 병사로서 죽었더라면
만약에 그때, 일본에 원자폭탄이 떨어지지 않고 그대로 미국과 소련이 진군했었더라면


만약에... 만약에.. 만약에..


우린 끝없이 그런식으로 상상의 나래를 펼친다. '만약'이라는 말은 가능성의 일종이며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수 많은 미래중 하나니까 말이다.
역으로 말하자면 우리가 선택한 하나의 미래 말고는 그 외의 가능성은 생각할 필요도 없다.  현실은 미연시 게임이 아니니까 어떤 선택지를 고른 이상 그 길로 걸어갈 수 밖에 없다. 현실은 세이브와 로드라는 편리한 기능이 없다. 그리고 그 미래가 다시 당신에게 **올 일은 없으니까 단지 우리는 그 만약의 가능성을 술안주나 이야기거리로 웃으면서 이야기 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에 당신의 앞에 그 하나의 가능성..


그리고 비참하면서도 절망해 있는 가능성이 닥친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지금 한 소년은.. 그것에 대한 답을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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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 검은 머리를 한 소년이 숨을 몰아쉬었다. 어두운 저녁에 교각 아래에서 펼쳐진 처절한 사투의 승리자인 소년은 부들거리는 왼손을 탈탈 털면서 주위를 둘러보았다. 주위에는 여기저기 검게 탄 자국과 폭발자국이 있었다. 그리고 소년의 앞에는 검게 타버린 차원종 하나가 말없이 쓰러져 있었다.
소년은 자신이 입은 하얀털이 나 있던 검은 요원복을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차원종이 날리는 엄청난 속도의 불화살을 피하면서 여기저기가 그을렸다.


'아이작' 그렇게 불린 차원종 잔당의 리더격인 그 하얀 차원종은 그 공격력, 스피드, 체력이 타 차원종과는 격이 다를정도로 강력했다.
처음에 소년은 자신의 오만함을 후회했다. 이럴거면 슬비나 다른 동료들과 같이 올껄.. 이라는 생각이 잠깐이나마 그의 검을 약하게 만들었었고, 그 약함을 차원종은 짐승의 감각으로 놓치지 않고 달려들었다.
하지만 소년은 포기하지 않았다. 설령 자신보다 강한 상대라고 할지라도 악착같이 달려들어서 그 차원종의 팔에 자신의 무기 '건블레이드'의 푸른화염을 폭발시켰다. 아이작은 소년의 공격에 맞대응 했다. 폭발로 날아가버린 한팔은 아랑곳하지 않은채 소년의 머리를 꿰뚫어버리겠다는 의지 하나만으로 남은 팔에서 엄청난 속도의 화염화살을 발사하였다.


소년은 급하게 몸을 움직였고, 화살이 소년의 옷을 스치고 지나갔다.

소년은 남은 위상력을 전부 폭발시켰다.


그 싸움엔 더 이상 긍지가 없었다. 단지 살아남기 위한 사투였고, 소년은 그 사투에서 승리를 거머쥐었던것이다.


"이제.. 돌아가야지." 소년은 자신의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내려고 했다. 하지만 슬프게도 소년의 스마트폰은 아까 차원종의 공격에 액정부분이 관통당한채 말 없이 검은 화면만 표시되고 있었다. 소년은 돌아가면 꼭 유니온한테 스마트폰을 새로 달라고 말한다는 다짐했다. 소년은 사이킥 무브를 이용해서 그 자리를 이탈하려고 했다.


하지만.. 소년의 위상력이 나오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소년을 끌어당기고 있었다. 소년이 당황할 틈도 없었다. 갑자기 소년의 뒤에서 하얀 소용돌이가 일어나기 시작했다. 소년은 그 것이 어떤것인지 기억하고 있었다.


"차..차원문.." 차원의 소용돌이는 소년을 빨아당기고 있었다. 소년은 마치 그물에 걸린 생선처럼 몸을 마구 움직였다. 하지만 그물의 걸린 생선의 말로는 실로 비참하기 그지없다.

소년 역시 아무리 발버둥을 쳐도 소용돌이는 천천히 소년을 빨아당겼다.


처음엔 소년의 발, 다리, 하반신 그리고 몸통과 팔, 마지막으로 소년의 머리가 차원의 소용돌이에 사라졌다.

격렬한 전투가 있었던 신서울에는 이제 고요한 밤바람만이 불어오고 있었다.



소년이 눈을 떴다. 주위는 온통 하얀색이였다. 어떤 방안일까? 그런 생각도 들었다. 그것보단 포근하단 생각이 먼저들었다.
한발자국 앞으로 몸을 움직였다. 놀랍게도 물위를 걷는것처럼 소년의 발자국에 파장이 일어났다. 따뜻하다. 만약 누군가가 자신을 안아주었다면 이런 느낌일거라고 소년은 생각했다.


"안녕? 너가 이세하라는 친구냐?" 이세하라고 불린 소년의 앞에 갑자기 어떤 목소리가 들렸다. 세하는 그 목소리가 들린곳을 자세히 보았다. 그러나 그 목소리를 낸 '어떤것'은 그가 있는 곳처럼 하얀 실루엣만 보일뿐이였다.
"당신은.. 누구시죠?" 세하가 그를 보고 말했다.


"나는.. 뭐 그게 그렇게 중요한거냐?" 아마도 목소리를 들어보니 남자인것 같은 그 사람은 세하를 향해 천천히 다가왔다. 그리곤 세하의 몸을 구석구석 살펴보기 시작했다.


"흠.. 이래선.." 그 목소리에선 아쉬움이 묻어나고 있었다. 마치 함량미달이라는 듯한 아쉬움이 묻어나는 목소리였다. 그리곤 남자가 갑자기 박수를 짝 하고 쳤다. 그러자 방안을 메우고 있던 하얀색들이 서서히 사라지기 시작했고, 그것을 별들이 가득 메우기 시작했다.
세하는 사방을 살펴보았다. 마치 자신이 우주에 있는것 같다는 착각이 들었다. 게임에서 이런 장면은 몇번이고 본 세하였지만, 실제로 이런 장면을 볼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래..그래. 니 표정을 보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다." 남자가 말했다.


"여긴 어디죠? 왜 절 데려온거죠?"


"그래. 짧게 말해주마. 여긴 차원의 바다. 저 별들은 별이 아니라 전부 다 다른 차원이자 다른 세계들이야. 그리고 넌 지금부터 다른 세계로 가게 될 거야."


다른세계.. 세하에겐 처음 듣는 단어가 아니였다. 그가 싸우는 차원종들도 다른세계에서 넘어온 생명체들이니까. 세하는 설마 이 남자가 차원종과 한패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불현듯 들었다. 세하가 싸울 자세를 잡자 남자가 재빠르게 말을 이어나갔다.


"야. 진정해. 난 너의 적이 아니야. 말하자면.. 널 도와주고 싶다고." 남자의 말에도 불구하고 세하는 아직 자세를 풀지 않았다.
"지금 어떤 세계가 너의 도움을 바라고 있어. 너의 그 게임감각에 맞춰서 설명하자면 그 세계는 지금 '용사님'이 필요한 절망적인 세계지. 그래서 그 '용사님'에 이세하! 너가 당첨되었단거야."


"저를 이곳에 소환하신 분이라면 차라리 당신이 가는게 좋지 않을까요?" 세하가 남자를 보고 말했다.


"그래 그 말도 맞아. 다만.. 난 인과율이 부족해서 그쪽으로 못가거든. 어쩔 수 없이 널 선택한건 미안하게 생각하고 있어." 남자의 말투엔 전혀 미안함이 묻어있지 않았다. 남자는 마치 자신의 주머니를 뒤적거리는 시늉을 했다. 그리곤 무언가를 꺼내서 세하를 향해 휙 던졌다. 세하는 그것을 왼손으로 잡았다. 반으로 부숴진 보라색 메달이였다.


"그게.. 너가 앞으로 갈 세계에서 필요한 절대적인 무기야. 잊지말라고. 지금 그 세계로 갔다간 마왕의 칼날에 일격에 죽어버릴 너한테 주는 마지막 선물이니까."
남자가 그 말을 끝내자 다시 한번 세하의 주변이 흰색으로 메워졌다. 하늘을 가득 메웠던 수많은 별들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았다. 그리고 세하의 눈앞이 다시 한번 새하얗게 물들기 시작했다.


"자..잠깐.."

"건투를 빈다고. 용사.. 아니 클로저 이세하."
그 말이 끝나자 하얀색으로 물들었던 세하의 눈앞이 캄캄해져버렸다.


 

-

울지않을거라 다짐했다.

더 이상 울지 않을거라고... 다짐했다.


그렇게 생각한 소녀는 고개를 들었다. 차가운 빗줄기가 한방울 두방울 소녀의 하얀 얼굴에 떨어졌다. 긴 생머리의 소녀는 지금 오토바이를 몰면서 어딘가로 질주하고 있었다. 아직 그렇게 심하게 부숴지지 않은 성수대교... 그러나 사람의 인적은 끊긴지 오래였다.


클로저 서유리는 코를 한번 훌쩍이고 앞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부숴진 차들이 여기저기 나뒹굴고 있었다. 비가 내려서 인지 불은 나고 있지 않았지만, 그 부숴진 차들은 이곳이 얼마나 끔찍한 전장터였는지 알려주고 있었다. 유리가 오토바이를 운전하면서 차들 사이를 지나가자 이미 시커멓게 타버린 차들 사이로 바람이 휭 하고 불었다.

그 바람소리는 미처 차 안에서 자신의 슬픈 인생을 마친 불쌍한 사람들의 원망섞인 목소리로 바껴서 유리의 귀를 때렸다.


그만해요. 그만!


유리는 눈을 질끈 감은채 바이크의 속도를 올렸다. 그리고 성수대교를 빠르게 달려나가기 시작했다. 마치 그곳에서 들리는 그 바람소리를 듣지 않으려는듯 그녀는 미간에 조금 힘을 준채 더욱 빠르게 다리를 질주해나갔다.


하지만 그 바람은 그 자리를 계속 맴돌고 있었다. 그리고 자신들의 슬픈 운명을 들어줄 누군가를 계속 찾을것이다. 계속해서..


성수대교를 지나서 그녀는 부숴지고 망가진 강남 한복판에 도착했다. 이미 차원종들과의 교전은 끝난 상태였지만 아직도 검은 하늘은 햇님을 보여주지 않는다. 유리가 이곳에 온 이유는 단 하나. 만에 하나 있을 생존자를 찾는 일이였다. 그녀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검은 바윗덩어리가 하늘에 떠있었다. 주위를 둘러보았다. 흉측하게 부숴진 유니온 터렛이 기념비처럼 서있었다.
차원종의 승리를 기념하는 비석처럼..


유리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 그때의 일이 떠오른다.



"가지마! 세하야! 가지마!!!"



"동생! 가면 안돼! 다시 한번 생각해!!"



"세하님! 가시면 안돼요! 차원종의 힘을 받아들이시다니.. 그런건 안돼요!!"



자신이 세하라고 불렀던 남자. 검은 머리카락에 언제나 게임만 하는 무뚝뚝한 소년. 그 무뚝뚝함 속에서도 상냥함을 잃지 않았던 소년은 무언가를 마음에 굳힌채 조용히 말했다.


"미안.. 이것말곤 방법이 없어."

그 말을 마지막으로 세하는 그들 앞에서 사라졌다. 그들은 강남을 침공해온 아스타로트를 쓰러트렸다. 이세하라는 목숨을 희생해서.. 아니 그랬을터였다.


유리가 다시 눈을 떴다. 주위에 차원종들이 먹이 냄새를 맡고 몰려들었다. 드래군 타입들이 창을 들어올렸다. 그 뒤에는 크리자리드 통신병이 무전을 요청하려는 자세를 취했다. 유리는 천천히 바이크에서 내렸다. 동시에 드래군 랜서가 그녀를 향해 창을 휘둘렀다. 유리는 마치 뱀처럼 움직여서 단번에 랜서의 뒤로 움직였다.


"어딜 봐?" 그렇게 말하곤 유리의 페이즈건이 용서 없이 불을 뿜었다. 순식간에 랜서의 머리가 날아가버렸다. 동시에 3마리의 랜서가 하늘로 날아올랐다. 한번에 그녀를 머리에서부터 찍어버리려는 심산이였다. 하지만 유리는 조용히 보고 말했다.
"소용없어."

그녀는 몸을 조금 움직였다. 그리고 빠른속도로 자신의 주위에 결계를 치듯검을 휘둘렀고 동시에 총을 난사했다. 그녀가 검을 휘두를때 그녀의 검은 붉은 색으로 빛났고, 그녀의 총은 그 상황에서도 정확하게 차원종의 급소부분을 타격했다. 주위 적들을 일제히 섬멸한다는 그녀의 차가운 눈빛과 검술 실력, 그것이 주위에 있는 차원종들을 속전속결로 제압했다.


유리가 몸을 한바퀴 돌리자 주위로 랜서들이 잘게 조각나서 비처럼 떨어졌다. 그녀는 조용히 앞을 보았다. 예상외의 전투력에 놀란 크리자리드 통신병이 무전을 하지 않고 그대로 도망치려고 했다. 그것은 생물이라면 필연적으로 느낄 공포였다.
순식간에 유리는 자세를 잡았다. 검에 힘이 모아졌고, 위상력때문인지 그녀 주변에 검은 분신들이 생겨났다. 통신병의 발이 땅에서 딱 떨어지졌다.


그러나 동시에 유리는 이미 통신병 앞에 있었다. 검집이 없음에도 그녀는 조용히 검을 넣는 자세를 취했다.


스르르륵..


통신병의 몸이 3등분으로 분해되었다. 이윽고 그 고깃덩어리들은 천천히 바닥에 떨어졌다.



유리는 한숨을 쉬었다. 그때.. 자신이 세하를 힘으로라도 막았더라면.. 이런일은 일어나지 않았을텐데..

그때 하늘에서 푸른 빛이 굉음을 내면서 떨어졌다. 또 차원종의 신병기인가..라고 생각한 유리는 다시 바이크에 올라탔다. 망설일 시간은 없다.



그녀는 스스로 다짐했다. 다시 쳐들어온 차원종, 용의 군단이 강남을 유린할때 이제 상냥한 서유리는 그 날을 기점으로 죽었다고. 이제 차원종들을 쓰러트리는데 모든걸 바치겠다고 그녀는 맹세했다.
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시동을 걸고 달리기 시작했다.



유리가 향한곳은 지금은 기동되지 않는 흉측한 모습을 한 반파된 G타워였다.




이곳은 가능성의 세계. 역사가 바뀐 또 하나의 세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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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다시한번 이 팬소설 게시판에 글을 씁니다.

이번 주제는 다른세계의 세하 VS 원래 세계의 세하입니다.

사실 이 소설을 처음 쓰고 있을때의 아이작은 정말 강했습니다. 지금은 너프먹고 약해졌지만, 그땐 모든 공격이 지금보다 훨씬 빠르게 나가서 저런 느낌으로 써봤습니다.


이틀의 한번은 연재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적은 언제나 환영이고 부족한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4-10-24 22:26:58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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