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rgotten Memory - L e v i a - #0. Prologue 레비아

SpeerRitter 2015-04-19 1



Forgotten Memory - L e v i a - #0. Prologue 

잊혀진 나의 기억 - 레비아






나는 무엇일까. 나의 존재는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 까. 하루하루 매시간마다 곱씹으며 나의 물음에 대한

실마리를 찾기 위해 노력하지만, 돌아오는 것은 아무것도 없는 공허함. 그렇다고 해서 우울해지지 않는다. 

인간이라면 갖는 감정과 추억의 실타래들은 나에게는 가시적으로 잡히지 않는 것 처럼. 나는 아무 말 없이 묵직한

낫의 질감을 느끼면서 내 앞에 있는 차원종들을 차례차례 베어나간다. 이 일에 대해서 살육에 대한 흥미던 

베어나감에 오는 성취감이던 그런것은 나에게 있어서 아무것도 아닌 무(無)의 영향이다. 


다만 내가 가진 위상력으로 수차례 베지 않는 다면, 마음 속 어딘가가 편하지 않는다. 일반인도 들기 힘든

무거운 낫을 가볍게 자유자재로 휘두르며 광기에 사로잡히는 짓 따위 하지 않았지만 나의 행동에는 불필요한 동작도 

없다. 행복, 슬픔, 미움 과 같은 감정이 아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무언가가 나를 움직이게 만든다. 자발적으로 

감각이 둔해진 것일지도 모르지만 늘상 있는 일이니까 아무렇지 않게 나보다 큰 몸집을 가진 차원종이라도 

베어버린다. 


오늘도 나는 어김없이 낫을 들었다. 늑대개의 용병으로 지낸지 어느 덧 수 년.. 나와 같이 일을 하는 용병들은

나름 생색이던 즐거움이던 인간으로서 당연한 감정표현을 하며 전투에 나서고, 작전에 임한다. 그들은 그것을 쾌락마냥

즐기며 자신들의 여흥거리 삼아 이야기를 나누고 웃음꽃을 피운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느끼는 그러한 감정을

알지 못한다. 차원종을 소멸시켜도 공허함은 공허할 뿐. 무의식적인지 의식적인 지 조차 애매할 때가 많다. 

내 몸이 아닌 것 같으면서도 내 몸인 기분으로.. 


그러나 시간의 흐름 속에서 사라져가는 동료 용병들을 보고 나는 그들과 함께한 기억따위에 부질없음을 느낀다. 

오랜기간동안 내가 이 용병단에 들어오고 난 이후로 나는 수십명의 동료들을 잃었다. 처음에는 안타까움과 같은

무언가가 초조해지는 느낌이 만연했지만 지금 동료가 죽어도 아무렇지 않다. 모르는 게 더 맞는 표현일 것이다.

그들이 왜 죽어가는 지, 왜 그래야만 하는 지에 대한 의문에 대한 답 따위 고려하지 않는 다. 마치 나는 감정없는

기계처럼 내가 할 일을 묵묵히 할 뿐이다. 나에게 있어서 나는 나 혼자. 그리고 그 이외의 것은 내 주변에 일어나는 

자연현상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소중하다는 느낌도 사전적인 의미만 이해하려고 노력할 뿐. 생명이 소중하다와

같은 말에 감명을 받고 애정을 나누는 인간과는 거리가 아주 멀다.

그래서 이번 싸움에도 내 몫을 위해서 걸어나갔다. 당연히 반복되는 전개에.. 나는 당연히 수천번 째 하는 

이 전투가 당연히 다음 전투로 이어지지라라고 여겼다.

하지만 그것은 내 착각 이였다.




".................!"


  시야가 흐려진다. 앞이 캄캄해진다. 땅이 서있다. 그리고 판단을 내린다.

내가 쓰러졌구나. 작전을 실패한 거구나. 나도 여태까지 동료들이 마지막에 그랬던 것처럼 이제 나도 끝인 건가.

마음 속으로 내 자신에게 말하면서 한편으로는 

차가운 아스.팔트의 느낌은 냉랭한 나의 기운과 잘 어울린다 생각했다.

몸 전체가 맞닿으면서 난 느낄 수 없었던 무언가 따뜻해지는 느낌을 처음으로 느꼈다. 

인간이 아닌 인간인 내가 그 존재 이유가 희미해지는 순간에...

분명히 나는 이제 생명이 끊어지는 데 아쉽거나 슬프지 않았다.

단지 내가 느끼는 감정이라는 이 기묘함에 부모의 품에 안긴 아이처럼 이 따스함에 눈을 감고 몸을 맡길 뿐. 







그게 다였다.







.
.
.

.

.

.





나의 이름은 레비아, 나는 왜 존재하는 가.


그 이야기를 지금부터 하나씩 풀어나가고자 한다.


풀어가는 실타래를 다시 감아줄 너를 위해서.




- Prologue The End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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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비야는 사랑입니다. 봐주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2024-10-24 22:25:50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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