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기분 최하지만 열심히 쓰는 슬비가 세하의 게임기 안으로 들어와버린...?

chizru 2015-04-08 5

"아, 큰일났다..."

 

 

익숙한 벨소리의 주인공은 바로 녀석의 핸드폰에서 울리던 소리였다.

 

그리고 그 벨소리를 들은 녀석의 표정은 점점 사색이 되어갔다.

 

나는 그런 녀석의 반응에 의아해 하며 고개를 갸웃거렸다.

 

녀석은 한동안 자신의 주머니에서 꺼낸 핸드폰 화면에 적힌 발신자 번호만 묵묵히 바라보고 있었고,

 

이내 힘차게 울려대던 벨소리는 뚝 끊기고 말았다.

 

 

"......."

 

 

벨소리가 끊기자 마자, 녀석의 얼굴은 죽은 사람처럼 새하얗게 변해갔고,

 

나는 그런 녀석의 표정변화에 무언가 조짐이 안 좋다는 것을 직감적으로 느끼고는 녀석에게 말했다.

 

 

"아까 그 전화... 안 받아도 되는거였어?"

 

".....아니."

 

 

그 말을 끝으로 또 다시 녀석의 벨소리가 힘차게 울려댔고,

 

웬지 모르게 그 벨소리에서 느껴지는 '안 받으면 죽는다.'의 오라가 너무 심했기 때문에,

 

나는 슬쩍 녀석에게 찔러봤다.

 

 

"전화... 받아 봐. 중요한 전화 아냐?..."

 

"....그리 중요한 내용도 아냐."

 

 

이내 녀석은 한숨을 푹 내쉬더니 드디어 핸드폰의 전화를 받았다.

 

그리고는 덜덜 떨리는 손으로 핸드폰을 귓가에 대고는 조심스럽게 내뱉었다.

 

 

"여, 여보세요...."

 

 

말 더듬었다.

 

 

'여보세요.'라는 녀석의 말이 끝나자마자, 수화기 속에서는 의외로 자상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렸다.

 

하지만 그 목소리와는 다르게 내용은 그리 자상하지 못했는지 통화가 계속 되며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올 때마다,

 

녀석의 표정은 사색이 되다 못해 울 것 같았다.

 

녀석은전화 통화를 하며 "지, 지금 갈려고 했어!" 라던가, "네, 네...." 라는 불쌍해 보이는 말투만 연신 내뱉었다.

 

대체 누구랑 통화를 하길래 천하의 이세하가 저렇게 쩔쩔 매는걸까.

 

쓸 때없는 궁금증에 머릿속을 물음표로 가득 채우고 있을 때,

 

드디어 전화가 끝났는지 녀석은 전화가 끊긴 핸드폰을 말 없이 주머니 속으로 넣으며 테이블 위로 힘없이 쓰러졌다.

 

 

"...집에 가기 싫다."

 

"방금 그 전화가 누군데?"

 

 

이내 나는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녀석에게 물었다.

 

그러자 녀석은 한순간의 통화로 인해 급 피곤해진 얼굴을 들어올리더니 나를 보며 말했다.

 

 

"우리 엄마."

 

"아, 어머니 시구... 어, 그러면..."

 

 

녀석의 평범한 대답에 잠시동안 정지된 나의 사고 회로.

 

하지만 이내 녀석의 어머니를 생각 했더니 나도 모르게 비명이 터져나올 뻔 했다.

 

 

"아, 알파 퀸이신 서지수 씨?!"

 

"아아, 그래. 그 유명한 서지수님이다."

 

 

녀석은 별 거 아니라는 듯이 태평하게 대답하고는 테이블에서 일어나, 자신의 책가방에 넣어두었던 교복을 꺼내들었다.

 

'알파 퀸, 서지수'라고 하면 클로저들 사이에서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유명한 차원 전쟁 때의 영웅.

 

차원 전쟁 당시, 차원종들을 공포로 몰아 넣었던 그녀가 바로 '알파 퀸, 서지수'씨다.

 

나는 클로저의 일을 하며 줄곧 그녀를 존경했다.

 

그녀는 차원종들로 부터 많은 사람을 구하고, 차원 전쟁을 승리로 이끌었으니까.

 

하지만 그런 그녀가 갑자기 잠적해버린 것은 차원 전쟁이 끝난 직후였다.

 

왜 갑자기 클로저에서 은퇴를 해버린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중요한 것은 이게 아니다!

 

 

"어, 어머니께서 뭐라셨는데?"

 

 

나는 처음으로 알파 퀸의 사적인 이야기를 들을 수 있게 되어서 흥분한 나머지 게임기 화면에 착 달라 붙고는 녀석에게 물었다.

 

그러자 녀석은 그런 나를 한 번 힐끗 보더니 이내 탈의실로 들어가며 말했다.

 

 

"장 봐오랜다. 집에 먹을 게 없데."

 

 

...천하의 알파 퀸이라고 해도 일상은 다들 똑같은가 보다.

 

 

 

 

 

 

 

 

*

 

 

 

 

 

 

 

 

"옆에꺼가 더 신선해보여."

 

"이게 더 양이 많아."

 

"양보단 질이야. 저거 사."

 

"우리 집은 양 많으면 장땡이야."

 

"양 보단 질이랬지. 그거 내려놓고 빨리 저거 집어."

 

"네네, 시어머니 납셨네요. 하지만 전 이거 살렵니다."

 

"야, 이세하!"

 

 

녀석의 집과 그리 멀지 않은 대형 백화점.

 

장을 봐오라는 알파 퀸의 명령에 녀석은 아무래도 내가 들어있다고는 해도 게임기의 미련을 버리지는 못하겠는지 나를 챙겨들고는 장을 보러 왔다.

 

덕분에 나는 녀석과 함께 백화점에서 오늘 저녁 때 먹을 카레를 위해서 당근을 고르고 있는 중인데...

 

...이 녀석... 집에서 온갖 살림을 한다고는 해도 식재료 보는 눈이 영 꽝이다.

 

양 많으면 장땡이라니... 무슨 배만 채우면 장땡이다! 라고 말하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아까부터 질을 따지라는 내 말은 모두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보내고 있다.

 

그래서 덕분에 장 바구니 안에는 '양'을 우선시 한 야채들이 잔뜩...

 

...나는 하필 이런 때에 게임기 안에 갖혀있는 현재 상황을 원망했다.

 

 

"이제 버섯만 사면 돼."

 

"...이세하. 질이 먼저라니까? 저기 있는 당근이 더 신선해 보인다고."

 

"네, 알겠습니다. 그래서 버섯은 어디 있나..."

 

"이세하. 아까부터 너 내 말 무시하는데...!"

 

 

그 순간, 갑자기 게임기 내부에서 '삐빗' 소리가 나더니 갑자기 배가 허기지기 시작했다.

 

나는 갑작스러운 반응에 당황하고 있을 때, 녀석이 게임기 화면을 쳐다보며 말했다.

 

 

"아, 벌써 배터리가 다 됐나..."

 

"으.. 이세하... 갑자기 배가 고파졌어... 게임기 안에서 밥을 먹을 순 없는거지..."

 

 

나는 참을 수 없는 공복에 배를 부여잡고는 녀석을 쳐다봤다.

 

녀석은 곤란하다는 표정으로 나를 보며 말했다.

 

 

"당연하지. 아, 어쩌지... 오늘은 보조 배터리도 들고오지 않았는데..."

 

 

한참을 고민하던 녀석은 이내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어쩔 수 없지만 지금은 좀 참아줘. 집에 가면 배터리를 채워줄게."

 

"야, 잠깐...!"

 

 

그 말을 끝으로 녀석은 게임기의 전원을 끄려는 듯이 어떤 것을 꾹 눌렀다.

 

그러자 이내 내 눈 앞에는 '게임을 종료하시겠습니까?'라는 문구가 떠올랐고,

 

녀석은 내가 말을 다 하기도 전에 재빠르게 확인 버튼을 눌렀다.

 

그 순간, 게임 속 안은 아까처럼 컴컴해지더니

 

이내 누군가가 수면제를 먹인 것처럼 잠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나는 그런 잠을 이기지 못한 채 스르르 바닥에 누웠고, 조용히 눈을 감았다.

 

배터리를 채워준다는 녀석을 믿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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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에도 길지도 짧지도 않은 글을 여기까지 내려주셔서 감사합니다.(웃음)

 

제목에 적어 놓았다시피 오늘 저의 기분은 정말 최악 중에 최악이였습니다.

 

....오늘 정말로 좋아하던 애니가 재개하는 경사스러운 날인데

 

본방을 놓쳐버리고 말았죠.

 

제가 그거 볼려고 친구가 떡볶이 먹자고 했던 것도 뿌리치고 왔는데!!(분노)

 

그래서 그냥 오늘 본방을 놓치고 컴퓨터에 본방을 챙겨볼 수 있게 해주는 프로그램을 깔았습니다.(웃음)

 

다시 기분이 좋아졌군요.(뭐지?)

 

아무튼 오늘 내용은 세하가 어머니의 명으로 게임기 안으로 들어간 슬비와 함께 마트에서 장을 보는 내용입니다.

 

저번보다는 나름 잘 쓴듯 (웃음)

 

여튼... 남은 오늘도 즐겁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

 

 

 

 

 

 

 

 

 

 

 

 

 

 

2024-10-24 22:25:23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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