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 [기태x세린] 산들바람

Lacrimosa 2015-03-01 2

*:이 팬픽은 지난번 단편인 영웅과 이어집니다.


http://bgmstore.net/view/b0EER


맞을지는 모르겠지만 이 BGM을 들으면서 썼으니 들어주실 분들은 들어주세요.


다만 소리가 크니 소리를 좀 줄이는걸 추천드립니다.


지난편 (영웅) 링크: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articlesn=1686


지난편껄 보시면 이해가 더 잘됩니다.




2020년 9월 23일


차원종 헤카톤케일은 A급 요원 김기태에게 소탕 되었으며


헤카톤케일과 교전한 김기태는 그 자리에서 장렬히 전사하였다.




"네...?"


그가 죽었다.


그 말을 들었을때의 심정은 청천벽력과도 같으리라 ─


그렇게 생각했다.


"하.. 하하.. 제이 선배님도 참 농담이 심하시네요. 그러셔도 전혀 웃기지 않으니까..."


"...미안해 후배님..."


부정하려는듯 애써 웃으며 말을 잇는 오세린의 말을 제이가 끊어냈다.


제이의 목소리가 살짝 구슬프게 떨려왔다.


이윽고 제이와 눈이 마주친 그녀는 깨닫기 싫은 진실과 직면 할 수 밖에 없었다.


정말로 자신의 상관 김기태는 죽음을 맞았다는걸,


이제 정말로 그는 돌아오지 않는다는걸, 


그대로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말도 안돼요 그 분이 능글맞긴 해도 실력은 진짜이신 분이세요."


그녀의 목소리가 평정심을 잃고 떨리기 시작했다.


애써 진실을 부정하려는듯한 그녀의 모습이 안쓰러워 보일 정도로 그녀의 눈동자가 가냘프게 떨려왔다.


그녀는 애써 웃으면서 눈 앞에 펼쳐진 절망에서 눈을 돌리며 말을 이었다.


"설령 헤카톤케일과 싸우러 가셨다고 해도 김기태 요원님이시라면 반드시 멀쩡히 돌아오실꺼에요 그러니까...!"


그는 반드시 돌아올것이다.


돌아와서 능글맞게 웃으며 자신을 호박이라고 놀리면서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웃어보일 것이다.


지금까지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런데─


"...그 녀석 위상력 상실증에 걸렸다고 했어..."


충격적인 말이 그녀의 귓속을 예리하게 파고들었다.


위상력 상실증, 위상능력자들에게는 최악의 재앙과도 같은 저주의 낙인.


그러고보면 예전에 그답지 않게 자신에게 질문을 던진 적이 있었다.


자신이 잘못된 길로 가서 나락으로 떨어지면 어쩔 것이냐고.


평상시와 같은 태연한 태도였지만 그때의 그에게는 어딘지 모를 절망감이 스며들어 있었다.


"..그럼 그때 했던 말이 설마..."


"...그 녀석은 우리 앞에서 오만한 A급 요원의 가면을 쓰면서 속으로는 위상력을 잃어가는 공포와 싸우고 있었던거야..."


제이의 어깨가 강하게 떨려왔다. 그는 애써 북받쳐 오르는 감정을 참아내며 말을 이었다.


아마도 지금 그 누구보다 절망스러울 그녀의 앞이었기 때문이리라.


"...그 녀석이 후배님한테 마지막으로 전해달랬어..."


그의 말이 절망을 싣고 묵직하게 이어졌다.


"지부장과 그와 관련된 유니온 상층부의 계획 내용과 그의 관련된 녀석들에 대한건 모두 후배님의 이메일로 보냈으니 그걸 데이비드 형에게 전해달라고... 그리고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미안하단 말도 했어..."


"...이런게 어딨어요..."


오세린, 그녀의 어깨가 목소리와 함께 가냘프게 떨려왔다.


슬픔이 담긴 눈물이 그녀의 뺨을 타고 흐르며 바닥에 뚝 뚝 떨어졌다.


"...계속 함께하자고 약속해놓고...! 이런게 어딨어요...!"


그녀의 얼굴이 비탄으로 일그러지고 다리에 힘이 풀렸는지 그녀가 힘 없이 그 자리에 주저 앉았다.


"김기태 요원님...!"


"....미안해...."


제이가 그녀에게 할 수 있는것은 김기태의 유언을 전해주는것, 그리고 그녀에게 미안하다며 사과하는것 뿐이었다.


그 사실에 분노한듯 제이의 주먹이 강하게 떨려왔다.


떨리는 목소리로 그는 힘겹게 말을 이었다.


"정말로 미안해.. 후배님...."


그녀에게 남은것은 이제 아무것도 없었다.


"...그렇군 김기태가..."


붉은 머리의 남자는 씁쓸한 표정으로 그를 애도하듯이 눈을 감았다.


"...보내준 내용은 이메일로 받았네. 설마 그가 위상력 상실증에 걸렸을 줄이야."


그의 목소리는 평상시와는 달리 침착하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씁쓸함이 느껴졌다.


아마 자신이 아끼던 충복의 죽음이 있었기 때문이었으리라.


이윽고 그는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그의 부관이었던 그녀를 바라보았다.


"...그보다 자네에게는 무슨 말로 위로의 말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군... 미안하네.. 자네의 상관을 감싸주지 못해서..."


"국장님.. 전 이제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제 자신은 무엇을 보고 살아가야 하는가


가족도, 유일하게 자신을 필요로 해줬던 상관까지 모두 잃어버린 지금


자신은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가


앞이 보이지 않는 어둠만이 절망과 함께 모든걸 집어 삼켜갔다.


"이제는 어디로 가야할지.. 뭘 어떻게 해야할지도 보이지 않아요."


평상시와는 달리 빛을 잃은 그녀의 눈을 보고 데이비드는 눈을 감았다. 이윽고 그는 말을 이었다.


"내가 할말은 아니지만 부디 마음을 강하게 먹어주게.. 김기태를 잃어버린 지금 자네까지 잃어버리고 싶진 않네..."


"...알겠습니다.. 그럼 전 이만"


그녀의 침울한 말이 이어졌다. 데이비드 리는 멀어져가는 그녀의 모습을 보며 마지막으로 말을 이었다.


"자네의 상관을 감싸주지 못해서 정말로.. 미안하네..."


어둡게 변한 하늘사이로 대량의 빛줄기가 떨어지는 하늘이 눈에 들어왔다.


그 하늘을 보고 있자니 이제 다시는 들을 수 없는 그리운 음성이 바람과 함께 살랑였다.


'오세린 그러고보니 너 문이 닫히는 순간은 본 적이 있나?'


그는 시민들의 대피를 끝낸 후 나에게 문이 닫히는 순간이 있냐 물었다.


'아니요 이렇게 대량의 차원문이 열린 적은 없어서... 이런 큰 규모는 처음이에요'


'이런 대규모는 나도 처음이긴 하지만 문이 닫히는 순간을 보면 그 무엇으로도 형용할 수 없을정도로 아름답거든.'


그는 내 대답에 순수한 어린아이마냥 눈을 빛내며 말했었다.


'비록 적은 많지만 이 김기태님이 강남에 있으니까 곧 끝날꺼야.'


'그러면 보여주지. 차원문이 닫히는걸 볼때마다 얼마나 그 풍경이 아름다운지. 그리고 그럴때마다 얼마나 보람이 느껴지는지 말이야.'


그는 그렇게 말하며 사탕을 입에 물고는 평상시처럼 웃음을 띄웠었다.


그의 웃는 얼굴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어느덧 두 눈에선 멈춘줄 알았던 눈물이 떨어지고 있었다.


"어라.. 왜 또 눈물이.."


손으로 눈물을 닦아봐도 오히려 눈물은 추억과 함께 더욱 더 선명해질 뿐이었다.


김기태, 그는 그 누구보다 비겁한 인물이었다.


"크흑...! 흑..!"


차원문이 닫히는 그 순간을 보여주겠다 호언장담 해놓고 자기 혼자 저 멀리 사라져버린 악당중의 악당이었다.


그녀의 얼굴이 슬픔으로 일그러지려 할때쯤 저쪽에서 외침이 들려왔다.


"세린 선배!"


검은 머리카락과 마찬가지로 검은 눈동자를 지닌 10대 후반의 소년,


검은양 팀의 소속된 클로저 이세하였다.


이윽고 이세하는 오세린을 바라보며 거친 숨을 몰아쉬며 말을 이었다.


"지금까지 어디 계셨던 거에요 한참 찿았네..."


후 하고 한숨을 몰아쉬는 그의 모습에 그녀가 말했다.


"으..응 미..미안해.. 우읏!?"


이윽고 그녀는 자신의 뺨에 닿은 차가운 무언가에 놀란듯 소리쳤다.


그런 그녀의 모습이 우스꽝스러웠는지 이세하는 살짝 웃으며 말을 이었다.


"하하, 음료수니까 걱정 마세요."


"세하도 참 짗궃다니까.."


그의 장난에 그녀가 웃음을 띄우자 그는 조용히 그녀에게 물었다.


"선배 옆에 앉아도 될까요?"


딱--


음료수의 캔뚜껑을 따는 소리가 시원하게 울려퍼졌다.


이세하는 캔을 딴 그 음료수를 오세린에게 걷네며 말을 이었다.


"조심해서 드세요."


"나..나도 어린애 아니야..."


캔을 걷네 받으며 그녀가 소심하게 말을 이었다.


이윽고 그녀는 캔에 담긴 음료를 한모금 들이 마셨다.


인공적인 달콤함과 음료수의 청량한 느낌이 그녀의 목구멍을 살짝 적시었다.


이윽고 그런 그녀를 보며 이세하가 조용히 말을 이었다.


"김기태 아저씨에 관한 얘기는 제이 아저씨한테 들었어요."


그의 말에 그녀의 눈동자가 살짝 초점을 잃고 떨리었다.


그런 그녀를 바라보며 그가 말을 이었다.


"솔직히 저는 세린 선배랑 김기태 아저씨를 오랫동안 봐오지 않아서 두분이 어땠는지는 저도 잘 몰라요. 아마 저 같은게 위로를 해도 될 정도가 아니겠죠. 하지만..."


이윽고 강한 빛이 켜진 그의 눈동자가 그녀의 눈과 마주쳤다 흔들리지 않는 눈으로 그는 말을 이었다.


"상관과 부관이 서로를 감싸준다면 그건 선배와 후배도 마찬가지에요. 괴로우시다면 조금이나마 저희에게 그 짐을 맡기셔도 되요."


그의 말이 이어질수록 그녀의 어깨가 서서히 떨려왔다. 이윽고 그는 다시 침착하게 말을 이었다.


"이건 선배만의 잘못이 아니에요. 우리 모두의 잘못이죠. 그러니까.."


"아니.. 이건 내 잘못이야.. 내가 조금만 더 빨리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김기태 요원님은 죽지 않아도 됐을지도 몰라. 내가 무능했기 때문에...!"


"아니 이건 후배님의 탓이 아니야."


어느새 나타난 제이가 선글라스를 고쳐쓰며 말했다.


그는 조용히 다가오며 말을 이었다.


"잘못이 있다면 내 탓이겠지. 난 그 녀석이 연기를 하고 있다는것도 눈치채지 못했어 그 녀석을 쓰래기라고 비난하기만했지.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녀석이 남기고 간걸 이대로 방치해둘수는 없어. 그것이 산 사람의 몫이니까."


"확실히 우리는 김기태 요원님을 비난하고 알려고 하지는 않았어요. 하지만 이제 깨달았어요. 그는 오만한 A급 요원이 아닌 한 사람의 훌륭한 클로저라는걸요."


"선배님이 괴로우시다면 저희가 같이 짊어지고 가드릴께요 그러니까 이제 그만 기운 내세요"


이번에는 분홍머리를 단정히 묶은 슬비와 흑발의 긴 장발을 휘날리는 유리가 모습을 드러냈다.


슬비는 살짝 단아한 웃음을, 유리는 평상시 처럼 활기찬 웃음을 띄우며 입을 열었다.


"김기태 아저씨를 대신할 수는 없겠지만 우리가 어느정도 김기태 아저씨의 몫을 대신할 수는 있을꺼에요."


어디서 나타난 것인지 은발의 머리카락을 지닌 소년, 미스틸 테인까지 그 자리를 같이했다.


소년은 평상시와 같은 순수한 미소를 띄우며 말하였다.


"김기태 요원의 관한건 데이비드 국장님에게 들었어요. 그의 죽음은 애도해야하지만 그렇다고 이대로 주저앉아있을 수만은 없어요."


이번에는 갈색의 머리카락을 지닌 30대 초반의 여성, 검은양 팀의 관리요원인 김유정이 말했다.


이윽고 그녀는 웃음을 띄우며 당당한 목소리로 말을 잇는다.


"김기태 요원이 자신의 목숨을 바쳐 우리에게 승리의 길을 열어주었어요. 그렇다면 우리는 그에 답하여 아스타로트에게 승리하면 되요. 그의 희생을 헛되이 할 수는 없잖아요?"


"김유정씨..."


오세린이 주위를 둘러보자 모두 웃음을 띄우고 있었다.


어느덧 그녀의 뺨을 타고 흐르던 눈물은 사라진 뒤였다.


"...아이 참 사람들 앞에서 한심하게 이게 뭔 꼴이람.."


그녀의 표정에 미소가 띄워졌다.


자신의 상관이던 김기태는 죽음을 맞았다.


비록 그와의 약속을 함께 할 수는 없게 되었지만 자신의 주변에는 또 다시 소중한 인연들이 가득 차 있었다.


비가 내린뒤에 땅은 더욱 단단하게 굳는다. 슬픔으로 주저 앉았다면 이제는 일어서야할 차례다.


어느덧 슬픔은 저 멀리 사라진 후였다.


그의 뜻을 받들어 이 전투를 승리로 이끈다, 그것이 그녀가 죽은 그에게 해줄 수 있는 최고의 보답임을 알았기에.


그녀는 다시 일어섰다.


이제 더 이상의 희생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김기태의 죽음이 있은 후 기세는 클로저 쪽으로 기울었다.


검은양 팀에 분투에 용의 군단의 기세는 더욱 더 크게 꺾였고 사기가 높은 클로저와 특경대들의 승리가 계속되었다.


그리고 2020년 9월 31일 마침내 차원종 아스타로트는 검은양팀의 손에 소탕되었다.


어두컴컴한 하늘을 가득 채우던 절망의 빛줄기가 서서히 얕아지며 사라져갔다.


어두침침한 하늘이 다시 원래의 푸른 빛을 되찿고 다시 모습을 드러낸 태양이 따스한 온기를 전하며 뺨에 열을 전하였다.


검은양팀은 전원 생존해 돌아왔고. 차원문이 닫히는 모습을 바라보던 오세린은 김기태의 말을 떠올렸다.


'그러면 보여주지. 차원문이 닫히는걸 볼때마다 얼마나 그 풍경이 아름다운지. 그리고 그럴때마다 얼마나 보람이 느껴지는지 말이야.'


"네, 정말로 아름답네요.. 김기태 요원님..."


그녀의 눈에서 기쁨의 눈물이 흘러내렸다.


이후 그녀는 데이비드 리의 추천으로 A급 요원으로 승급되었고


김기태와 함께했던 G타워를 떠나 재해복구를 위해 떠나게 되었다.


김기태 없이 그녀 혼자서 처음으로 나아가는 한 걸음 이었다.


청량한 하늘을 바라보며 그녀는 G타워를 향해 인사하듯이 입을 열었다.


"김기태 요원님, 이제 전 이곳을 떠납니다. 처음으로 혼자 때는 발걸음이지만 그래도 저 그래도 힘낼테니까... 그러니까 지켜봐주세요.."


그것은 그녀가 김기태에게 올리는 작별의 인사이며, 동시에 그의 의지를 잇겠다는 선언 그 자체였다.


이윽고 인사를 마친 그녀가 고개를 돌리며 헬기쪽으로 향하자


마치 그런 그녀를 격려하듯이 산들바람과 함께 따스한 음성이 상냥하게 속삭였다.


"...강해졌구나 오세린─"


살랑이는 음성과 함께 그녀의 눈이 커졌다.


그대로 놀란 그녀가 고개를 돌아보자 청량한 푸른 하늘이 그녀를 조용히 반기었다.


이윽고 그녀는 산들바람이 지나간 하늘을 향해 미소를 띄우며 조용히 말을 이었다.


"안녕... 산들바람의 클로저...."  


푸른 하늘에서 산들바람이 조용히 살랑였다.


-END-




예 내일이 개학인 관계로 멘탈이 붕괴된 관계로(....)


어제 썼던 단편인 영웅에 이어서 써보았습니다. 원래는 이 후에 글을 이을지 말지 엄청 망설이다가 썼는데


결과는 망이네요. 클창질이라는건 필력을 망쳐먹긴 아주 좋은것 같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대사는 여러분이 아시다시피 짱구 극장판 10기에서 나왔던 대사의 패러디입니다.


(써놓고 오글토글했다는건 안비밀 으아아 시공간이 오그라든다<<)


근데 이 미천한 작품에 덧글이 달릴지는 모르겠군요.

2024-10-24 22:24:02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