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별밤하늘의은하 2024-11-21 3

오늘은 미사여구 없이 읽으러 와주신 모든 분께 감사드리며,



시작합니다 













"중력 전개!"


쿠드드-------!

이슬비가 펼쳐낸 염동 중력이 무스카를 짓누르기 시작했다.
이번엔 상대를 바꿔 자온이 서피드를, 검은양 팀과 은하가 무스카를 맡아 싸우고 있었다.

"받아라앗!!!"   "하아---!!"

투쾅!!

움직임이 제약된 무스카의 품 안으로 파고든 이세하와 제이가 각자의 일격을 펼쳤다.

"크..... 쿠오오오!!"

그러나 터프한 몸으로 공격을 버텨낸 무스카가 품 안에 파고든 두 사람을 붙잡으려 들었고,

"어딜!"   "투창!"   "난사...!"

이에 서유리가 견제 사격을, 미스틸이 투창을, 은하가 나이프를 투척하며 무스카의 궤도를 강제로 틀어내었다.

"으으, 역시 저희만으로 무스카를 상대하기 힘드네요."

클로저 15명이 한꺼번에 달려들어 겨우 제압했던만큼, 원래라면 무스카는 검은양 팀과 은하만으로 상대하기 어려운 난적이였지만,

"그래도 무스카가 정상이 아니라서 다행이에요!"

무스카가 정상이 아닌 덕에 아슬하게나마 버티고 있는 중이였다.

15인의 클로저들, 오메가 나이트, 시궁쥐 팀과 벌였던 전투로 쌓인 피로도 있었지만 송은이와 마주한 이후부터 자아가 불안정해졌고, 결정적으로 전우치가 정신장악으로 머리를 헤집으며 완전히 망가진 그는 역량이 급격하게 떨어진 상태였다.

그런 무스카를 거의 대등히 싸웠던 자온이 상대하지 않고 서피드를 맡게 된 이유는,

"....어디냐. 어디에 숨어 있는 거냐, 전우치...!"

환술로 몸을 숨긴 전우치를 찾아내기 위해서였다. 전투에 변수가 될 수 있는 그를 전투 중에 찾아내려면 조금은 여유가 있어야 했고, 이를 해내고자 순수 전투 능력이 조금 더 떨어지는 서피드를 맡게되었다.

"정말로 전우치를 찾아낼 수 있을까?"

"괜찮아. 저 녀석, 허술해 보여도 자기가 할 수 있다고 말한 건 해내는 녀석이거든."

"....좋아, 알았어. 다시 가자, 은하야!"

"....그래."

"쿠흑..... 크아아아아앍!!!!"

그렇게 검은양 팀이 무스카를 맡아주는 동안, 나는  서피드를 상대하며 주위를 살피고 있었다.
은하가 뭘 하려는지 대충 예상이 가 그 상황을 만들어 주기 위해 놈을 찾고 또 찾아봤고,

"....찾았다!"

수로 한 편 기둥 뒤에 숨어있던 전우치를 찾아내, 그 방향을 향해 창을 투척했다.

"....이얏!"

서피드가 내 창을 급하게 방어했지만,

파측!

"큿....!"

그 과정에서 생긴 힘의 유폭에 전우치의 모습이 일순 드러난 순간,

"경정님!"

"좋아, 보였다고....!"



탕!


내 신호에 맞춰 경정님이 무스카와 서피드의 틈 사이로 전우치를 향해 총을 쏘았다.

쨍그랑!

"큭!?"

그 탄환은 전우치의 단안경을 정확히 깨부쉈고, 깨진 안경알 파편이 박혔는지 전우치는 양눈을 찌푸렸다.

"뭐, 뭐야? 안경이.....?!"

"휴, 위상능력자들이 흔히 하는 실수가 있거든. 워낙에 몸이 튼튼하다 보니까, 쉽게 방심한단 말이지."
"그렇게 과녁으로 삼기 좋은 안경을 쓰고 다니다니, 너무 허술한 거 아니야? 피할 만한 체술도 없으면서 말이지."

난전 속에서, 솔직히 될지 안 될지 모를 희박한 가능성에서 경정님은 내 억지에 가까운 부탁을 너무나도 멋지게 완수해 주셨다.

"검은양 팀! 합류하겠습니다! 은하 넌 가봐!"

"어....!"

나와 은하는 서로 스쳐 지나가며 손뼉을 가볍게 맞추었고, 순식간에 서로 상대를 바꾸었다.

"뭔가 생각이 있나보죠?"

"묻지 말고 일단 빨리! 저 자식 정신차리기 전에요!"

그 사이에 또 모습을 감춘 전우치가 언제 정신 차릴지 몰라 나는 설명을 내팽개친 채 검은양 팀과 함께 무스카의 상대를 시작했고,

"은하! 지금이야!"

"네이, 고마워요....!"

은하는 경정님의 호위를 받으며 전우치 몰래 서피드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어이, 오랜만이네?"

"당신.....은.....?"

"내 충고를 안 들었네? 깡을 좀 보여보라고 했을 텐데 말이야. 저런 **놈이 하는 말에 복종하는 거, 싫지 않아?"

"하, 하지만.... 무서워서....."

"아, 그래. 이거 구제불능이군."

은하는 가볍게 혀를 차곤 손으로 저편을 가리키며 물었다.

"뭐, 너야 그렇다고 치고. 근데..... 네 동생은 무슨 죄인데?"

".....!! 나의 동생?!"

정신을 장악당한 채 그저 처절하게 싸우고 있는 무스카의 모습이 보였다.

"저기 있는 무스카란 녀석, 네 동생인 모양이던데. 저 **놈이 네 동생의 머리속을 엉망으로 만들었고 말이야."

"그...그오옭.......!"

"으, 으으...... 내 동생, 무스카....."

"네 동생도 너처럼, 저 **놈의 꼭두각시가 되게 놔둘거야? 그 정도 깡도 없는 거냐, 너는?"

"으, 으으으윽.....!!"

은하와 무스카, 그 둘을 번갈아 보던 서피드는 파르르 떨더니,


"동생, 지켜야 해. 나는..... 누나니까. 그래.... 나는 누나야. 동생을 지키는...... 누나.....!!"
"동생을 지키기 위해서.... 힘을 내야 해. 내가 누나니까......! 내가, 지켜야 해....!"



이내 결심했는지 눈 안에 독기가 차오르기 시작했다.

"서피드! 뭐하고 있는 거야! 어서 적들을 처치해!"

파편을 얼추 빼내고 전황을 확인한 전우치가 서피드에게 소리치며 명령했지만,

"더, 더이상 당신 말에는 따르지 않을 거야! 내 동생을 풀어 줘! 이 이상 내 동생을 괴롭히지 마!"

서피드는 분노에 찬 얼굴로 전우치를 바라보곤 덜덜 떨며 말하곤 그에게 달려들었다.


쿠쾅!


떨면서 돌격한 탓에 제대로 피핼 주지 못했지만, 그것만으로도 전우치를 동요하기엔 충분했다.

"서피드가.... 반항을 한다고?! 이 녀석, 어떻게 된 거냐! 고분고분하던 녀석이 갑자기 왜....!!"

"큭, 우오오오오!!"

전우치가 동요하자, 무스카의 움직임이 괴악해지더니 이내 날뛰기 시작했다.

"**! 무스카 쪽에 정신을 집중할 수가 없어! 서피드는 계속해서 심리적으로 장악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아아아아-----!!!!"
 
"크, 크오오오옥!!!!"



무스카와 서피드가 각자 날뛰어 가자, 전우치의 얼굴은 점점 일그러져 갔다.

"칫, 내 기량만으로는 두 고위급 차원종 개체를 동시에 제어할 수 없어. 이렇게 되면..... 둘 중 하나는 포기하는 수 밖에....!"

둘을 향해 눈동자를 굴리던 전우치는 무스카를 향해 한참을 바라보았다.

".....그래, 이미 정신장악을 끝마친 무스카 쪽을 택하는 편이 합리적이겠지만. 그래도....."

이내 고개를 돌려 얼굴을 구긴 채 서피드를 바라보며 소리쳤다.

"구태여! 네 녀석을 택하겠다, 서피드! 네 녀석을 정신을 장악해서! 내게 반항한 대가를 치르게 해주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나의 충실한 노예로 이용해 주마!"

전우치는 환술을 펼쳐내며 서피드를 향해 소리쳤다.

"자! 어디 날 따라와 바라! 방해꾼이 없는 곳에서, 천천히 네 정신을 장악해 주겠다!"

"거기 서세요. 거기 서세요.....!"

전우치는 환술로 서피드를 유인하며 점차 수로 안 쪽으로 들어갔고,

"당신을 붙잡겠어요! 당신을..... 붙잡겠어요!"

서피드는 그를 따라 수로 안쪽을 향해 날아가버렸다.

"전우치와 서피드의 퇴각을 확인....!"

"당장 쫓아가고 싶지만, 지금은....!!"

"우리의 할 일을, 마무리 해야겠지....!"

"그극.... 그아아아아아악!!"


후웅!!! 훙훙훙훙!!!!


무스카는 주위를 향해 검기를 흩뿌려 우리를 떨쳐내곤, 전우치와 서피드가 간 방향의 반대 안쪽을 향해 날아가기 시작했다.

"녀석이 도망치려고 해요!"

"얼른 쫓아가요!"

우리도 서둘러 무스카의 뒤를 쫓아가기 시작했다. 가속으로 먼저 따라잡은 내가 무스카를 그 자리에 붙잡아 보려 했지만, 놈은 몸부림을 치면서 나를 떨쳐내곤 점점 더 수로 안쪽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한 10여분을 쫓았을까,

"그, 그으으윽...... 너희, 들.... 이냐?"

갑자기 멈춰선 무스카는 머리를 감싼 채 말을 걸어왔다.

"정신을 차린 모양이군, 무스카."

"무스카,라..... 겨우 주박에서 풀려났건만..... 여전히 혼란스러울 뿐이구나."

뭔가.... 무스카의 반응이 이상해 보였다. 자신이 없는 듯한 말투로 넋두리하던 무스카는 수로 안이라 보이지 않을 하늘을 바라보며 물어왔다.

"나는 대체 누구인 것이냐? 채민우인가? 아니면 무스카인가? 나는 대체 무엇을 위해 태어난 것이냐? 지키기 위해 태어난 것인가? 아니면 파괴하기 위해 태어난 것인가? 내 누이는..... 대체 어디에 있는 것이냐? 누구도 답을 주지 않고, 그저 혼란스럽기만 하구나.....!"

"......"

아무래도 계속된 전투와 전우치에게 정신 장악을 당한 후유증이 한꺼번에 몰려와 정신이 모두 엉켜버린 모양이다. 결국.... 엉켜버린 두 자아와 기억에 의해 이도 저도 되지 못해버린 [그]에게,

"안 됐지만, 넌 그 답을 찾을 수 없어. 너는 결국, 채민우도 무스카도 아니니까."

뒤쫓아온 경정님이 씁쓸히 답을 해주었다.

"그래. 그게 너희의 패인이야. 차원압력을 극복할 방법을 찾아낸 건 좋았지만, 그 결과로 너희는 자기자신을 잃어버리게 됐어."
"분명히 말할게. 너희의 침공은, 실패했어!"

그래. 저들의 침공은 분명히 실패했다. 이슬비 씨의 말대로 차원압력을 극복한다 해도 자신을 잃고 목적을 잃으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일까?

"그런가.... 그런, 것인가......"

그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이슬비 씨의 말을 곱씹는 듯 보였다. 그리곤 이내, 무언가 결심한 듯 천천히 말을 내뱉었다.

"그렇다면, 다른 세계의 강자들이여. 이 채민우도 무스카도 아니게 된 존재에게, 마지막 자비를 베풀어 주지 않겠는가?"
"두 개의 자아가 혼란스러운 가운데, 오직 하나만이 명확한 빛이 되어 내 뇌리를 비추고 있으니 말이다....."

"...그 빛이, 뭐지?"



"그것은, 강자에 대한 동경과 선망."


그는 자신의 손과 경정님을 천천히 번갈아 보며 말을 이어갔다.

"누구보다 강하던, 내 아버지의 등. 누구보다 강하던, 내 상관의 등. 마지막으로..... 그것을 다시 보여주지 않겠느냐? 강자들과 마지막 승부로써, 이 거짓뿐인 삶에 
하나의 진실을 만들어주지 않겠느냐?"

"걱정 마. 애초부터 그럴 생각으로 왔으니까. 네 인생에 의미를 만들어 주러. 그래. [죽음]이라는 의미를."

조금의 망설임도 없는 경정님의 대답에, 무스카는 천천히 웃기 시작했다.

"후, 후후. 좋다. 아주 좋구나. 그렇다면....."

무스카는 강자에 대한 경의를 표하듯 천천히 자세를 잡으며, 선언했다.



"다른 세계의 강자들아. 승부다.....!"


"....그래. 승부야....!"

우리는 무스카도, 채민우도 아니게 된, 그러나 강자를 선망하는 그에게 경의를 표하며 마지막 승부를 시작했다.







그들의 싸움은 강렬하고, 짧았다.

땡그랑------


그의 검이 떨어지며 소리를 내었고,

"여기까지....구나. 후... 후후..."

그의 몸이 천천히 스러져갔다.
그는 그 자리의 모두를 순간 압도할 뻔한 힘을 보여주었지만, 휴식 없는 계속된 연전과 망가진 정신에 의해 이미 한계였던 그는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그대로 스러져 내렸다.
만족한 듯한 웃음을 흘리던 그는 숨을 힘겹게 내쉬며 주위를 둘러보다가, 은하를 향해 말했다.

"....그쪽의 인간. 들리느냐? 나의 누이, 서피드에게 한 말. 무아지경에서도 어렴풋이 들었다."
"누이를 부탁한다. 더 이상 이 낯선 세계에서 수모를 당하지 않도록..... 나처럼......"


"걱정 마. 확실히 끝낼 작정이니까."

"그래.... 좋다....."

은하에게 서피드를 맡긴 그는 다시 천천히 고개를 돌려 경정님을 보며 말했다.

".....그쪽의 인간. 들리느냐?"

"나..... 말이야?"

"나의 누이. 나약하고 보살펴 줘야하는 민희. 누이를..... 부탁한다. 이 세계에서 계속 살아갈 수 있도록....."

"응. 내게 맡겨."

"그래..... 이것으로 여한은 없다."

경정님께 여동생, 채민희를 맡긴 그는 힘겹게 들고 있었던 머리를 바닥에 천천히 떨구었다.

"아버지... 죄송합니다. 저희는.... 패배하고 말았습니다....."

그는 무스카로서 파리의 왕에게 사과를 고하곤,

"그리고.... 송은이 경정님.... 고맙습니다.... 이것으로 우리는 승리했습니.....!"

채민우로서 인류에게 승리의 기쁨을 고하였다.

"....응, 우리가 이겼어! 채민우 경정, 네 활약 덕분이야!"

경정님은 더 이상 말할 기력도 잃은 채 꺼질듯한 숨을 내쉬길 반복하는 그와 함께 기뻐하곤,

"그러니까..... 이젠 쉬어도 돼. 알겠지?"

그의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장전했다.

그는 더이상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허나, 보일리 없을 그의 표정은.... 마치 웃고 있는 것만 같았다.



탕!



총소리가 이내 울렸고...... 무스카였고, 채민우였던 그는 그렇게 숨을 거두었다.

"....자! 다들 고생 많았어! 검은양 팀! 은하랑 자온! 도와줘서 고마워! 이제 돌아가자!"

모두가 고개를 떨군 채 침묵하는 와중, 경정님은 금새 떨쳐내기라도 한 것처럼 당찬 모습을 보여주셨지만,

"....잠시만요."

나는 실을 뻗어 그의 시신을 휘감기 시작했다. 실을 번듯한 관의 형태로 짜내고, 손상되지 않도록 경화를 걸어 튼튼하게 정비했다.

"이제.... 정말 가요. 채민우 경정님의 몸도.... 돌아가야죠."

"...그래. 고마워."

경정님은 눈물 먹은 목소리로 웃으며 어깨를 토닥이셨다.
그의 마지막에 예를 갖춰주기 위해 우리는 그의 시신을 이끌고 거점을 향해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TO BE CONTINUE



안녕하세요, 별밤하늘의은하(비해랑)입니다!
오늘은 2가지 공지하고자 이렇게 써 봅니다!

첫번째는 이번에 클로저스 단편을 2가질 준비하고 있습니다! 좀 더 좋은 내용으로 오고자 센텀시티 2부 다음화는 12월 말, 혹은 내년에 업로드 예정입니다!
이와 별개로 5부 개정은 계속 진행 예정이니 가끔 찾아와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둘째는 올해 열리는 클저 오프 행사존에 당첨돼 갈 예정입니다! 근무 때문에 일요일 참여할 예정입니다! 혹시 만나면 서로 반갑게 인사하기!

더욱 알찬 내용으로 다시 돌아오겠습니다! 감사합니다!
(Short Story 1 : 너와 나의 10년 / Short Story 2 : 가사 도우미들의 은밀한 밤[19세 예정]-N피아 업로드 예정)
2024-12-06 01:50:21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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