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저는 나쁜 아이에요.

매자냥이 2024-01-08 2

저는 루시 플라티니예요.

“가증스러운 녀석!”

거대한 게이트에 끌려가는 그녀는 티어메트 우리 가족을 위협하던 존재죠.

“저주하겠어! 그 힘으로 모두 죽게 될 거야! 아하하!”

-

“루시, 빵 진열 부탁한단다.”

“네~.”

아빠가 맛있는 빵을 구웠어요.

저는 따끈따끈한 빵을 손님들이 보기 좋게 진열하고 있어요.

-딸랑

“역시 여기는 빵 냄새가 아주 좋아.”

“그렇지? 내가 추천하는 가계라니까?”

손님들이 문을 열고 대화하며 들어왔어요.

“어서 오세요!”

“어라? 귀여운 꼬마 점주인가?”

“안녕, 꼬마 점주”

아저씨들은 웃으며 손을 흔들어주었어요.

“꼬마 점주 오늘 추천하는 빵 있어?”

“네! 방금 아빠가 갓구운 빵이 있어요!”

“오! 그럼 그걸 주게.”

아저씨들에게 빵을 건네주고 돈을 받았어요.

“이거 참 맛있는 냄새야. 잘 먹을게.”

-딸랑

아저씨들이 인사를 하며 문을 열고 나가며 손을 흔들어주었어요.

-촤악!

“어?”

저를 반겨주며 미소를 보인 아저씨는 문밖으로 나가자마자 시뻘건 피를 보이며 스러졌어요.

“이, 이봐! 이게 뭐야!”

“도, 도망쳐! 괴물이야!”

가게 밖에서 수많은 사람이 도망치고 괴물에 물려 죽거나 찢어 죽어가는 게 보였어요.

“어, 엄마? 아빠? 바, 밖에!”

“루시! 당장 이리 와!”

엄마의 부름에 급하게 가게 뒤편으로 나갔어요.

“여보! 지금 당장 군이 있는 곳으로 도망쳐야 해!”

아빠는 부엌에서 가져온 식칼과 프라이팬을 들고 있었어요.

많은 사람 사이에 달리며 군대가 있다는 장소로 이동했어요.

“여, 여보 어디쯤이야?”

“조금만 남았어!.”

“허억, 허억.”

오래 뛰어서인지 숨 쉬는 것이 너무 함들이었어요.

“여, 여보 루시가 지친 것 같아.”

“루시! 아빠한테 업히렴!”

아빠는 들고 있던 부엌칼과 프라이팬을 엄마에게 넘겨주고 저를 엎고 달리기 시작했어요.

“허억, 허억ㅡ, 조금만 더 가면 황제 폐하가 우리를 지켜줄 거야!”

열심히 뛰던 아빠의 발걸음이 서서히 느려지더니 이윽고 멈추었어요.

“아, 아빠?”

“그럴 리가 없어.”

아빠의 어깨너머 고개를 빼꼼 내밀자 순간 보인 것은 시뻘건 바다였어요.

“여, 여보!”

괴물이 날아 주변에 있던 사람을 물어뜯는 게 보였어요.

“루시, 잠시 내려오렴.”

“응.”

아빠는 엄마가 들고 있던 부엌칼을 받아서 들고 괴물에게 겨누었어요.

“여보! 루시를 데리고 달려!”

“하, 하지만!”

“잔말 말고 달리라고! 아직 살아있는 군대가 있을 거야!”

엄마가 저를 안고 달리기 시작했어요.

그때 엄마를 향해 달려오는 괴물이 보였어요.

“크아앙!”

-푸직!

부엌칼이 괴물 어깨에 꽂혔고 괴물은 달려오던 걸 멈추고 고개를 아빠 쪽으로 돌렸어요.

“네녀석 상대는 나야!”

“크릉! 크아앙!”

포효를 지르던 괴물은 아빠 쪽을 달려가기 시작했어요.

-촤악!

“크악!”

허공에 팔이 날아갔고 얼굴을 찌푸린 아빠의 얼굴이 보였어요.

“그래! 네 상대는 나야! 제빵사의 힘을 보여주마!”

괴물에게 아직 멀쩡한 주먹을 날리는 모습으로 아빠의 기억은 끝이었어요.

“허억, 허억”

거친 숨을 내쉬는 엄마 곁에서 열심히 달리고, 달리고, 달려서 도착한 곳은 시뻘건 피바다뿐이었어요.

“제, **!”

엄마는 주변을 두리번거렸고 괴물의 모습이 저 멀리 보였어요.

“루, 루시 엄마랑 달리기 시합할래?”

“어, 엄마?”

거친 숨을 내쉬는 엄마 입가에는 침이 조금 흐르고 있었어요.

한 걸음 한 걸음 무겁게 떼며 엄마는 미소를 지었고 천천히 손을 올렸어요.

“저기 입구가 보이지?”

“응.”

“저기까지 달리기 시합이야.”

어떻게 해야 할지 몰라 그대로 엄마를 바라보았어요.

“루시는 착한 아이지? 그러니 달리렴?”

“응….”

엄마의 말에 무거운 발을 떼 엄마가 가리킨 곳으로 달리기 시작했어요.

“크아앙!”

-쿵!

“윽!”

작은 앓는 소리가 들려 고개를 돌리려고 했어요.

“달리렴! 루시! 엄마는 괜찮단다!”

-촤악!

지금까지 들었던 비슷한 소리가 들렸어요.

시야 근처에 팔이 날아가는 게 보였어요.

그런데도 앞만 보고 달렸어요.

정신없이 달려 문에 도착해 엄마를 바라보았어요.

“어, 엄마!”

그곳에는 형태도 알아보기 힘들 무언가가 있었어요.

“엄마!!!”

엄마를 외친 목소리에 고개를 돌린 괴물들과 눈이 마주쳤어요.

“크릉!”

“크아앙!”

포효를 하며 달려오는 괴물에 겁에 질려 문에 등을 기대자 서서히 문이 열렸어요.

“윽!”

-끼이익ㅡ 쿵!

뒤로 넘어지며 굴러 들어가자 문이 닫혔어요.

-쿵! 쿵! 쿵!

문밖에서 문을 부시려 하는지 엄청난 충격 소리가 들렸어요.

“어, 엄마….”

“흐음, 이곳에 사람이 오다니.”

등 뒤에서 목소리가 들려 급하게 뒤를 돌았죠.

그곳에는 커다란 빛을 뿜고 있던 사람이 보였어요.

“누, 누구세요?”

“하하, 짐은 신이다. 그대들은 이렇게 부르더군 지고라고.”

“지고님? 저, 저는 루시 플라티니예요.”

“허허, 예의범절도 잘 갖추어진 착한 아이로구나.”

착한 아이라는 말에 마음이 찢어질 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저는 착한 아이가 아니에요.”

“어째서지?”

“엄마, 아빠를 두고 이곳으로 왔어요.”

“엄마, 아빠를 두고? 어디에 두고 온 것이냐?”

“괴물들이 있는 곳에 두고 왔어요.”

“괴물들?”

“네. 사람을 마구 물고 상처를 주는 괴물들이에요.”

“…그건 두고 온 게 아니잖니?”

“같이 이곳으로 달려왔으면!”

지고는 천천히 걸어와 저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어요.

마치 엄마가 제가 잘못했을 때 혼을 내던 아빠와 다르게 달래주던 손 길 것처럼 부드러웠죠.

“그것은 어쩔 수 없었잖니?”

“하, 하지만!”

이것은 저의 고집이었겠지만 그때의 저는 잃고 싶지 않았어요.

아침에 일어나면 엄마의 미소를 보고

열심히 빵을 반죽하는 아빠의 열정을 보고

아빠의 빵을 맛있다며 칭찬해주는 아저씨와 아줌마를 보고

가끔 놀러 오는 친구들이 모든 것을 잃고 싶지 않았어요.

욕심쟁이 같은 이야기죠.

“그럼, 힘이 필요하니?”

“네?”

“밖에 있는 괴물을 물리칠 수 있는 힘 말이야.”

“괴물을 물리칠 수 있나요?”

“힘을 얻으면 가능하단다.”

“모두를 구할 수 있는 건가요?”

“가능하단다.”

“그러면 다시 엄마, 아빠와 같이 빵을 만들 수 있는 건가요?”

“그래.”

“받겠어요!”

“그래, 잘 선택했어.”

-쿵!

엄청난 기백을 보이며 지고는 저에게 원반 형태의 물건을 주었어요.

물건은 천천히 제 몸속으로 스며들었고 몸에 방대한 힘이 흘러들어왔어요.

“축하해 이 세상에서 첫 위상능력자야”

“위상능력자?”

“음, 그렇게 부르니 이상하니 성녀라고 하자.”

-쾅!

괴물들이 문을 부수고 들어오기 시작했어요.

“어디 한번 힘을 볼까? 저 녀석들을 죽여봐.”

지고의 말에 무의식으로 손을 뻗자 입이 움직였어요.

“씹어 삼키어라 : 사마쉬”

-촤악!

검은색의 물체가 나타나더니 괴물을 물어 뜯어버렸죠.

“좋아, 힘은 이상이 없는 것 같네.”

지고는 손뼉을 치며 자리로 돌아가 앉았어요.

“이젠 가봐, 나머지는 알아서 해결해.”

“네?”

“그 괴물을 만드는 원흉을 해결하라는 말이야.”

“그, 그곳이 어디 인가요?”

지고는 손을 올려 밖을 가리켰어요.

“마중 온 거 같네, 루시 성녀로서 첫 임무다 티어메트를 죽여라.”

-

“사마쉬!”

-쿵!

검은색 그림자가 뻗어 티어메트를 물려 했지만 빠른 속도로 피했어요.

“설마 이만한 힘을 가진 인간이 있을 줄이야. 오산이야.”

-쿵!

티어메트 주위로 엄청난 기백이 모이기 시작했죠.

“이 힘까지 쓸 생각은 없었지만, 가증스러운 인간 놈들을 죽일 수 있다면!”

-콰아앙!

티어메트 주위로 방대한 불길이 위협적으로 뿜어져 나왔어요.

“마르두크!”

-쿵! 쿠우웅!

거대한 거신이 몸을 바쳐 불길에서 보호해주었다.

“아무리 강해도 진룡의 힘에는 다 똑같아!”

뿜어져 나오는 불길이 날아오기 시작했어요.

“구갈안나 달려줘요!”

빠른 속도로 하늘을 날아가는 그림자에 타며 수많은 불길을 피했어요.

“아하하!”

점점 많아지는 불길에 도주할 퇴로까지 막아버려 위기에 놓였어요.

“이걸로 끝이야!”

도망칠 방법이 없어 모든 게 끝날 때 저는 손을 모아 기도를 올렸어요.

-쿵! 화르륵!

“그럴 수가. 어째서 살아있는 거지!”

[아카드의 광채]

주변에 불길이 더 이상 접근하지 못하고 분쇄되며 사라졌어요.

“티어메트. 저는 당신을 용서하지 않아요.”

“하? 그렇다고 해서 네가 할 수 있는 건 없어! 이 대군이 인간을 몰살 시킬 거야!”

티어메트의 지시에 수많은 괴물이 달려들어 오기 시작했어요.

다시 한 번 더 기도를 올려 부탁했어요.

괴물이 우리의 미소를 가져가지 못하도록.

[이르칼라의 영봉]

그러자 하늘에 거대한 문양이 나타나더니 빛의 비가 내리기 시작했어요.

-촤아아

“크악!”

“깨갱!”

“크억!”

대량의 괴물들은 순식간에 시체로 변해갔고 이윽고 티어메트에게도 큰 피해를 줬죠.

“바빌론의 쐐기 바늘”

-쿵!

거대한 대못을 소환해 티어매트의 오른쪽 손에 꽂혀 움직임을 막았어요.

“크아악! 소, 손이!”

“파빌사그”

고통을 호소하며 반대 손을 올리는 것을 노려 공격했죠.

“크아악! 네 이년!”

“더 이상, 저희의 미래를 뺏어가게 하지 않아요!”

힘을 응집해 마지막 공격을 날렸어요.

“몬스트르!”

그러자 거대한 사슬이 나타나 티어매트를 묶기 시작했고 바닥에 거대한 입이 열렸어요.

“**! **! 이렇게 끝낼 수 없어!”

광적으로 날뛰기 시작한 티어매트 하지만 단단히 묶인 사슬은 꿈적도 하지 않았고 서서히 거대한 입으로 끌려 내려가기 시작했어요.

“가증스러운 녀석! 그 힘으로 구하던 자를 모두 죽일 것이야!”

-끼이익! 쾅!

완전하게 거대한 입으로 끌려들어 간 티어매트는 입이 닫히는 그 순간까지 저를 노려보았어요.

-

“괴, 괴물 녀석!”

-촤아아ㅡ

“사, 살려줘! 수, 숨이!”

-촤아아ㅡ

저는 티어매트를 해치우고 마을에 내려오자 이변이 생겼어요.

사람들은 제 주변에 있으면 불이 타들어 가는 고통을 호소하고

어떤 사람은 숨을 쉬지 못하며 그대로 질식했죠.

-톡

“당장 이곳에서 사라져라. 괴물아!”

“어….”

돌이 날아와 맞아 그곳을 바라보자 익숙한 얼굴이 보였어요.

어른들 품속에서 덜덜 떨고 있는 얼굴.

빵집에 놀러 와 저와 놀아주던 친구였어요.

“다행이야. 살아있었어.”

“루, 루시?”

덜덜 떨고 있던 소녀가 한걸음 나오자 어른들이 막아섰어요.

“안돼! 괴물한테 다가가면 죽는다고!”

“루, 루시는 괴물이 아니야!”

소녀는 어른의 제지를 뿌리쳐 달려오기 시작하는 순간 겁이 났어요.

지금까지 내 주변에 오자 고통을 호소하며 죽었던 사람들의 모습이.

“오지 마!”

“어? 루, 루시?”

“저는… 저는 괴물이에요.”

속에도 없는 말을 했죠.

“그, 그럴 리가? 루시는 괴물이 아니야!”

“으윽.”

눈가에 눈물이 흐를 것 같았지만 참았어요.

“미안해 속여서, 저는 괴물이에요.”

그대로 등을 돌린 채 지고 가 있던 곳으로 달려갔어요.

“모두를 구할 수 있는 힘이라고 했는데!”

모두의 시선이 느껴졌지만 아랑곳하지 않고 달렸죠.

아빠가 있던 장소에 도착하자 피투성이가 된 아빠의 시체가 눈에 보였죠.

“아빠….”

몸이 절단된 상태의 아빠 곁에 가서 어깨를 흔들었어요.

“아빠, 일어나봐.”

꿈적도 하지 않는 아빠.

“분명 지킬 수 있다고 했는데.”

검은색 그림자를 이용해 시체를 들어 올려 앞으로 걸어갔어요.

도착한 곳은 엄마의 시체로 추정되는 곳이었죠.

“엄마, 아빠 데려왔어.”

아무런 대답이 돌아오지 않았죠.

저는 계속 자각했어요.

이미 죽었다는 것을

죽었다는 개념을 이해하지는 못했지만, 할아버지가 먼저 세상을 떠났을 때

엄마가 울었고 아빠는 큰 통을 가져왔죠.

그리고 움직이지 않는 할아버지를 통 속에 넣어드리고 뚜껑을 닫았어요..

주변 사람들이 말하더라고요.

수명이 끝나 돌아가셨다고.

우리도 언젠간 똑같을 것이라고.

그러니 지금은 슬퍼도 미래는 웃자고.

아빠도 말했죠.

“엄마, 아빠 기다려줘요.”

검은색 그림자는 서서히 형태를 들어내더니 엄마와 아빠 주변에 큰 박스의 모양을 하고 뚜껑을 닫고 바닥으로 사라졌어요.

-끼익

방금처럼 사각형 박스가 나타났어요.

크기는 조금 전과 다르게 다소 짝지었죠.

저는 조심스럽게 자리에서 일어나 박스로 들어가 누웠어요.

누워있자 푸른 하늘이 보였어요.

“이젠 같이 지낼 수 있겠죠?”

-끼이익ㅡ 쿵!

뚜껑이 닫히자 어둠이 찾아왔고 그대로 저는 아주 긴 꿈을 꾸기 시작했죠.

항상 웃으며 반겨주는 엄마.

언제나 맛있는 빵을 열정적으로 만들어 선보이는 아빠.

맛있게 먹어주는 아저씨와 아줌마.

항상 놀러 오는 친구들.

꿈 쏙에서 많은 욕심을 부리며 지냈죠.

“그러니 루시 저는 나쁜 아이랍니다.”

조심스럽게 잠들어 있는 또 다른 루시의 머리를 쓰다듬었으며 말했죠.

“루시는 저와 다르게 착한 아이가 되어주세요.”

-끼이익ㅡ 쿵.

“저의 분신이라고 해도 저와 다른 길을 걸어줄 거라 믿어요. 루시 플라티니.”

조심스럽게 관에 머리를 기대고 부디 전해지기를 기도했어요.

“그래도 기억해주세요. 미소를.”

-

-촤아아

“이건 뭐지? 관?”

-끼이익ㅡ.

“뭐, 뭐야! 여자애?”



----------작가의 말


루시 시작 스토리를  한번 각색해보았습니다.

원인과 끝은 공식 소재로 했기 때문에 별 차이가 없을 거라 생각하지만 그것도 재미있지 않을까 했거든요.

추가적인 글은 연재소설이 있어 작성할 예정은 없지만 단편인 이 글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그럼 즐거운 클로저스!

2024-10-24 23:37:3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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