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식의 계승자 EP.3 국제공항 7화 지배되지 않은 이유

Heleneker 2022-03-02 0

24년 개정판으로 변경되었습니다.




아이들을, 그 아이를 찾는 너희에게, 어찌 그런 끔찍하고 잔혹한 진실을 말할 수 있을까.

아이들의 비명과 눈물, 피와 살점이 뒤섞인 그 끔찍한 한 순간을, 그 누구에게 토로할 수 있을까.
    
그렇기에 침묵한다. 너희들이 스스로 진실에 다가갈 때까지 나는 그저 침묵할 뿐이야.

언젠간 알겠지. 그럼에도 지금은 아니야. 이런 절망은 천천히 받아들이는 게 덜 아플테니까.
    
그러니까 나는 침묵할게. 침묵의 죄를 쌓아갈게. 마음 속에 내리는 비는, 아직은 나 혼자만 감당할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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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휴, 많기도 해라..."

테러리스트들의 제압을 어느정도 정리하곤 거점으로 돌아와 한숨 돌리기 시작했다.
    
"...수현. 지금 상황 어떻게 생각해?"

지금의 서피드는 아라가 동경했던 아이돌이라는 것에 기반한 것으로 보였지만, 나는 아이돌이라는 것은 어떤 건지 잘 모르니까, 왜 이런 행동인지 알 수 없었다.
    
"음.... 일단은 서피드에게 열광하는 테러리스트들이 생각보다 굉장히 많아요. 정말로 종잡을 수가 없네요. 그 서피드란 차원종은. 차원종들의 목적은 인류에 대한 침공일텐데 말이죠."
"그런데 굳이 인류를 팬이라 부르며 그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춤을 춘다니.... 녀석의 습성을 이해하기가 어렵네요."
    
....역시 말 못하겠지. 그 아이를 닮아서 그렇다고는.
    
"그건 나중에 같이 분석해 보자고. 문제는 전우치, 그 놈도 있으니까."

못내 하지 못한 말은 삼키며 화재를 돌렸다.
    
"그래요. 일단... 전우치는 서피드를 진심으로 신봉하는 것 같아요. 일부러 테러리스트들의 정신을 지배해서 서피드의 팬으로 만든 걸 보면요."
"그 자의 능력을 알고 나니, 쓰레기 섬의 수수께끼가 하나 풀린 것 같아요. 자원봉사자들은 그 작자에 의해 만들어진 거예요. 정신 지배를 당해 지시를 받아 섬에 모여든 거죠. 아이를 하나 둘 납치해서...말이죠. 그렇게 아이들을 핑키로써 양육한거죠. 섬의 주인에게 공급하기 위해선지, 아니면 그 외 목적이 더 있어서 인지는....어느 쪽인지 모르겠어요."
    
"누나는.... 그런 놈들 때문에..."
    
"누나? 무슨 얘기야?"
    
"자온 씨께 이야기 드린 적 없었죠. 제 누나도.... 자원봉사자 중의 한 명이였을 가능성이 있어요. 저는 누나를 찾기위해 쓰레기 섬으로 들어갔었죠. 그러다 이곳까지 오게 된 거고요."
"아직 누나에 대한 단서는 아무것도 찾지 못했지만.... 전우치를 쫓다 보면 알 수 있을 거라 생각해요."

그냥 단순히 1분대를 따라온 것이 아니라 목적이 있었구나. 가족.... 가족이라....
    
"...네 누나 찾는 거 같이 도와줄게. 살아서, 쫓다보면 찾을 수 있을거야. 내가 할 수 있는 건 열심히 할테니까, 너도 도와줘. 함께면 빨리 찾을 수도 있잖냐. .....힘내보자고."
    
"아, 네. .....고맙습니다. 잠시 흥분한 것 같아요."
    
민수현은 가볍게 심호흡하면서 다시 이야기를 이어갔다.
    
"후.... 일단은 차근차근 테러리스트들을 해방시키면서 서피드와 전우치를 수색해 나가죠."
    
"그래야겠어. 테러리스트들이 많이 돌아다녀서도 있지만 서피드...는 날고 있으니 색적이 안 되어서 말이지. ....서포트 잘 부탁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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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롤리엘 씨, 여기에 사람들 내려놓으면 될까요?"
    
"Yes. 그 쪽에 내려놔 주세요."  
    
생포해 온 테러리스트를 한 곳에 내려놓으며 말했다.     
    
"그나저나 차원종들도 지배당하는 모양입니다. 인분이 묻어 있던 차원종들도 테러리스트들처럼 배회하면서 다니더군요."
    
"정신 지배 능력... 차원종까지 수중에 넣었었군요. 오세린 감찰관 님처럼 차원종까지 지배할 정도로 지배력이 높다면 여러 방면으로 활용할 수 있을거예요. "
    
"차원종들한테는 공격을, 테러리스트들 한테는 고기 방패 시킬 확률이 높겠죠."
    
"Agree. 정신을 지배당한 테러리스트들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면 일이 더 편해질 것 같은데..."
    
"당장은 감찰관을 믿어보는 수 밖에요. .....근데 그 유하나인가? 그 대장이라던 걔는 왜 멀쩡한거죠? 딱히 강한 힘은 가지고 있던 것 같지는 않았던것 같은데."
    
"타당한 의문이네요. 유하나 양에게 확인해 볼 필요가 있겠네요."
    
"그럼 감찰관한테 중간 보고 하러 가야하니까 그 김에 제가 확인하러 가볼게요."
    
    

*****
    

    
"뭐야, 무슨 볼일이라도 있어?"

말은 쌀쌀 맞게 하고 있지만, 막상 다리 밑은 초조한 듯 발을 굴리고 있었다.
    
"뭐. 딴건 아니고, 혹시 네 부하들 조종당하는 이유에 관해서 뭐 아는거 있나 싶어서."
    
"내 부하들이 조종당하는 이유? 그런 걸 내가 어떻게 알아? 말했잖아. 영문도 모른 채 당해버렸다고. 그것도 하나 둘 정도가 아니라 전원이 단숨에 자리를 이탈했다고. ...이제 내게 남은 건...."
    
"남은 건? 누가 남아있나 봐?"
    
"흥! 유니온의 관계자에게 그런건 알려줄 수 없지! 우리 병대에 방해만 될 테니까. 지난 번에도 도와줬더니 해결되자마자 언제 협력했냐는 듯이 배신이나 하고..."
    
"고여있는 그놈들은 언제나 그랬지. 딱 필요할 때 쓸만한 장기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닐테니까."
    
"....형님이 그런 취급을 당했던 것처럼 말이지."

배신당했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말이 나와버렸다. 실험체와 살수 취급 당하곤 마지막엔 동료였던 이들의 손에 돌아가신 나의 형님...
    
"뭐, 뭐야. 그런 표정이나 하고."

유하나의 말에 유리창의 내 얼굴을 보니, 세월의 풍파에 찌들어 체념한 얼굴이였다. 나 참....
서둘러 얼굴을 문질러 초췌함을 지우기 시작했다.

"무슨 일이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유니온의 클로저들은 믿을 수가 없으니까 말할 생각은 추호도 없어."
    
"나 유니온 관계자 아니거든. 엄밀히는 임시클로저일 뿐이고 지금은 같이 해야 할 필요가 있으니까 같이 있을 뿐이지."
"어쨌든, 입씨름하는 시간도 아까우니까 얼른 말해봐. 누가 남아있는건데?"
    
"너도 그 은하라는 얘처럼 협박하려는 거야? 그런 식으로 나올거면, 적어도 감찰관의 허가라도 받으라고!"
    
".....딱히 협박할 생각은 없었는데 말이지. 협박해도 된다면야 허가 받으러 갔다 올게."

"응? 잠깐, 뭐라고? 야, 잠깐만!"

진짜 협박 생각이라곤 없었는데 잘 됐네. 허가만 받아오면 미래가 매달았던 것보다 더 높게 매달고 물어봐주마!
당황해하며 나를 붙잡으려는 유하나를 서둘러 떼어놓고 감찰관에게로 걸음을 서두르기 시작했다.

    
    
******
    
    

"아, 감찰ㄱ....."
    
"윽.....으으.. 여기는....? 나는 대체.....?"
    
오세린 옆에 누워있엇던 테러리스트 중 한명이 정신을 차렸는지 일어나고 있었다.
    
"괜찮으신가요? 정신이 좀 드세요?"
    
".........!!"

잠시 멍하니 오세린을 바라보던 테러리스트가 유니온 요원복을 알아보곤 적의를 드러냈다.

"넌!! 유니온의 클로저로군! 내게 무슨 짓을 했지!?"
    
"지, 진정하세요. 저는 단지..."
    
"우리 병대를 또다시 가로막을 셈인가! 허튼 수작 부리지 마라!"
    
"꺄악...!!"

테러리스트가 오세린에게 위해를 가하려는 순간,
    
    
쉬릭!!
    
    
구득......구드득.......!

    
    
테러리스트의 발치에서 솟아난 실이 테러리스트의 전신을 빈틈없이 구속시켰다.
    
"으.... 크윽!! 이, 이건..... 뭐지? 이거 놔라!"
    
"아이....가만있어요. 뭘 잘했다고 난동질이야? 댁 때문에 또 매핑 다시해야 하잖아. 할 때마다 피곤한데 진짜..."
         
실을 제어해 순식간에 테러리스트를 제압했다. 급한 나머지 매핑용으로 쓰던 실을 또 소모하긴 했지만... 뭐, 안전이 더 중요하니까.
    
"큭...... 다른 클로저가 있었나!"
    
"감찰관, 괜찮습니까? 늦지는 않은 것 같은데."
    
"네. 고마워요. 덕분에 살았어요."
    
"천만에요. 근데 저 사람, 제정신으로 돌아온 것 같은데 맞나요?"
    
"네. 제 능력으로 전우치의 정신지배를 해제했어요. 생각보다 강제성이 강한 능력이 아니라 해제하는 것 자체는 어렵지 않았지만 숫자가 많다보니, 조금 힘이 드네요. 슬슬 제 체력에 한계가 온 것 같아요. 그래도 잠시만요..."
    
"뭐, 뭐하려는 거냐? 이 유니온ㅇ....."
    
감찰관이 테러리스트의 머리에 손을 얹더니, 반항하던 테러리스트가 이내 잠에 빠져들었다.
    
"우리가 끌고 온 사람들의 지배를 해제했다고요? 저기 누워있는 사람들까지 다 이런 방식으로?"
    
"네. 정신 지배가 해제된 사람은 방금처럼 날뛰지 않도록 잠들게 유도했죠. 방금 분은 조금 실수해서 유도에 실패했지만요."

조금 놀랐다. 정신에 간섭하는 능력은 꽤나 까다로운 편이니까. 게다가, 우리가 잡아온 테러리스트들은 100을 조금 넘어가고 있었는데 그걸 일일이 조심스레 풀어 놓고 있는게 얼마나 굉장한 건지 알고 하는 말일까.
    
".....당신, 생각보다 훨씬 뛰어난 위상능력자였군요. 이 많은 사람들의 지배를 계속해서 풀어내다니. 대단해요."
    
"그, 그정도는 아니예요. 그런데 무슨 일이신가요? 조사 중에 이변이라도 생겼나요?"
    
"저 테러리스트 대장인 유하나가 숨기는 사람이 있는거 같은데 말을 안 해서 말이죠. 그래서 협박 좀 가해도 되나 싶어서 허가 받으러 왔죠."
    
"그, 그러지 마세요. 그러지 않으셔도 짐작이 가는 사람이 있어요. 일명, 번개의 마녀라 불리는....카밀라라는 이름의 소녀죠."
    
"카밀라 양은 적에게 조종당하지 않았나봐요. 그나마 기쁜 소식이네요. 제가 아는 클로저 후배들 덕분에 유하나 양과 카밀라 양에 대해서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죠."
    
"정말 다행이네요. 만약 카밀라 양이 조종당하고 있었다면 공항이 이 정도로 평화롭지 않았을 거예요."
    
"그 애가 그렇게나 강한가요?"
    
"네. 우선 전기 계통 능력자들 중에서도 톱클래스에 해당되는 출력을 가졌고... 또 상대방의 위상력을 강제로 흡수해 본인의 힘으로 환원하는 능력까지 갖고 있거든요."
    
"알겠지? 우리 칼바크의 병대가 얼마나 대단한 능력을 가졌는지."
        
무력이 허가 될까봐 몰래 쫓아와 숨어 듣고 있던 유하나는 카밀라의 칭찬에 앞으로 나왔다. 나오기 전에 허가 받았어야 했는데. 쳇....
    
"일찍도 말한다. 그 전에 그건 그 카밀라인가 하는 애의 능력이지 네 능력은 아니잖아."
    
"그렇지만 유하나 양의 능력도 대단해요. 타인을 치유하는 능력도 굉장히 보기 드문 능력이거든요."
    
"그래요? 그건 좀.... 아니, 많이 부럽네요. 그날의 내게도 있었다면 좋았을텐데..."
    
"응? 너 뭐라고 말했어?"
    
"아니. 그래서 감찰관, 이 얼빵한거 같은 대장이랑 카밀라라는 애가 멀쩡한 이유는 뭐라고 생각해요?"
    
"일단 두분이 지배당하지 않은 것은 아마.... 위상력의 순도 차이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다른 분들은 위상력 시술을 받은 분들지만 두 분은 아니시니까요. 아마 자신의 위상력으로 전우치의 지배로부터 정신을 지킨거죠."
    
"다른 분들을 해방시키려면 같은 정신계 능력자의 개입이 반드시 필요할 거예요. 솔직히 조금 부담스러운 일이고 제가 잘 해낼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같은 능력이 악용되는 것은 무척 슬픈 일이니까요. 모두 함께 힘을 합쳐서, 전우치를 쓰러트려봐요."

...이제야 영감이 감찰관에게 나의 관한 모든 걸 알려줬는지 알 것 같다. 전우치와 능력은 같지만 악용하지 않는다. 되려, 그 힘으로 사람을 도우려 하고 이해하며, 필요하다면 위험을 감수하면서 움직이는 이 사람은, 정말로 선인이라는 걸...
    
"...왜 영감이 잘 알지도 못하는 당신에게 많은 걸 보여줬는지 조금은 이해가 되네요. 그래요, 해보죠. 그럼 일단, 테러리스트들 더 데려오도록 할게요."
         
"야, 너 우리 대원들 너무 함부로 다루는 거 같던데. 조금만 더 신경써서 제압해 오란 말이야."
         
"하..... 네, 네...."

유하나의 말엔 대충 대답하고 나섰다. 확 진짜....

    
    
******

   
    
"많기도 해라. 아직도 더 나가야 하니 원."

서피드의 인분이 묻은 차원종까지 합세하니 생각보다 테러리스트들의 생포를 못 해왔다.
가볍게 몸을 풀며 다시 나가려다가, 저편에서 저수지가 제자리를 빙글빙글 돌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저수지, 뭔 생각을 그렇게 하고 있어?"
    
"아...."
    
저수지가 잠시 아랫 입술을 가볍게 깨물면서 고민하다 말했다.

"고민이야. 병실에 남은 아이들에게 뭐라고 말해줘야 할지."

TO BE CONTINUE.......



또 늦어졌습니다.
그.... 취직 당했습니다. 일도 바쁜데 퇴근하면 11시가 넘으니 거의 쓰지를 못 하겠더군요. 늦은 시간에 조금씩 시간 내서 써가고 있습니다..
그래도 최대한 노력해서 써가겠습니다.
외전인 그림자요원 1편도 조금씩 마무리 되어갑니다. 센텀시티 이후의 이야기라 설정의 스포성이 좀 커서 걱정입니다만... 센텀까지 갈려면 멀어서...
마무리하며 오늘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2024-10-24 23:36:4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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