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함께했던 한여름(Y시점)

Stardust이세하 2021-09-20 4

벌써 여름이 다가왔다. 이렇게 무더위 속에서는 더울때면 시원한 방에 에어컨을 틀어놓고 편하게 있으면 세상을 다 가진듯 편안해진다. 하지만 이렇게 집에서 시원한 음료를 마시면서 무더위 속에 집에만 있을때면 1년전에 있었던 일이 머릿속에서 지워지지 않았다.

***

당시 나와 세하는 서로 사귄지 얼마 안되었고 여름철이 다가올때는 더위가 심해 데이트를 하려고 해도 카페에서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쐬며 음료를 주문해 시간을 보낸게 대부분이였다.

"좋았어! 이제 곧 보스다!"

이렇게 카페에서 시간을 보낼때마다 나는 가끔씩 후회가 밀려왔다. 좀 더 효율적인 뭔가를 하거나 제대로 된 데이트 아니면 연인끼리 어디 여행이라도 가면 좋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근데 세하는 그런것보다는 태평하게 게임만 하고 있으니 절대 내 마음을 못알아줄거라고 본다.

분명 처음 나와 세하는티격태격 하면서 친구로 지냈는데 어느순간 서로 마음이 맞아 사귀게 되었지만 사귀고 나서도 마땅히 달라진건 없었다. 보시다시피 세하는 나랑 사귀고 나서 좀 나한테 관심을 가져다 주는게 아닐까 싶었지만 지금 이렇게 게임에만 집중하고 있어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그렇다고 이럴거면 왜 사귀었냐 싶었지만 나는 그래도 세하가 좋고 세하또한 아예 나한테 관심 없는것도 아니니 우리는 계속 사귀는 사이로 이어 나가고 있다.

"휴우....드디어 다 깼네."

"그럼 이제 게임 다 끝난거야?"

"아니, 이제는 다른 스테이지로 가서 보스 잡아야지."

정말 그 말을듣고 나는 답답한 나머지 이럴거면 왜 사귀는지 의문이 들었다. 무엇보다 이대로 데이트 하는것도 도저히 못참았던 나는 올 여름을 맞이해 어디 여행이라도 가자고 나는 세하에게 제안했다.


"사람도 많을텐데 가봤자 고생만 할거야. 그럴빠에 집에서 이벤트 퀘스트나 하면서 쉬는게 최고지."


나는 그 말을 듣고 한숨이 나온것도 모자라서 그대로 세하 게임기를 뺏어 버렸다. 그러자 세하는 당황한채 나한테서 게임기를 가져가려고 했지만 나는 그런 세하를 저지하며 이번 여름에 여행갈곳을 정하자고 했고 세하는 계속 거절하자 나는 때를 쓰면서 난동을 피우기까지 해서 어떻게든 세하를 설득하려고 했다.


그런 내 모습에 카페 분위기도 소란스러워 결국 세하는 나를 데리고 나올 수 밖에 없었고 효과가 통했는지 일단 삐져있는 상태로 계속 있기로 했다.


"하아....계속 그러고 있을거야?"


"흥!"


나는 화가난채 세하한테 등을 돌리고 있자 세하는 계속해서 고민하기 시작했고 그러던 그때 아주머니가 소유하고 계신 별장이 있다는 말에 나는 고개를 바로 돌려 세하를 쳐다봤다.


"정말이야? 진짜 별장이 있었어?"


"어....근데 안쓴지 오래됐고 엄마한테 물어봐야 해서...."


"에이, 아줌마라면 틀림없이 허락해줄거야! 얼른 연락해봐!"


설마 기대도 안하던 별장에 갈 생각에 벌써부터 두근거리기 시작했고 당장이라도 출발하고 싶을 정도로 무척 설레였다. 그러던 그때 세하는 아줌마에게 연락을 하자 표정과 대화하는걸 들어보니

상황이 나쁘지 않았고 결국 우린 별장에 가는게 허락 되었다.


"신난다!"


"하아....여름 이벤트 하면서 집에서 시원하게 보내려고 했는데...."


신나서 기뻐하고 있는 나와는 다르게 세하는 다 죽어가는 식물처럼 풀이 죽어 있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우리가 클로저 업무가 있다고 말하자 나는 이미 그럴줄 알고 

리더인 슬비에게 이야기 해서 우리는 휴가를 얻었다는 말에 세하는 깊은 절망을 하고 있었다.


"그나저나 그렇게도 좋아? 괜히 가서는 고생만 할텐데...."


"그럼 넌 안좋아? 우리 솔직히 데이트는 해봤어도 같이 여행간적은 없잖아."


"굳이 여행을 갈 필요가 있나? 가뜩이나 더운데 집에서 그냥 쉬어도 되잖아."


세하는 여행가는것에 부정적으로 대하자 나는 조금 화가났다. 처음으로 가는 여행인데 세하가 저렇게 말하니 기대했던게 무너지는 기분이였다. 

그런 나는 세하를 노려보며 심술을 부리자 세하도 더이상 졌다는듯 아무말 하지않았고 결국 여행 가는게 결정되었다.


솔직히 내가 한번 화내거나 심술 부리면 한동안 말도 안한적도 있어서 그럴때면 세하는 무척 난감했고 내 기분을 풀어줄려고 온갖 수단을 다 동원해야 했다. 사실 그렇게 크게 화를 낼정도가 아닌 경우도 있지만 

그만큼 세하가 무신경한 경우가 많고 연애를 했어도 자기 연인보다 게임에만 몰두하기까지 하니 그런 세하가 조금이라도 나한테 신경을 써주기 위해서 나름대로 생각한 방안이기도 한다.


"아무튼 그럼 엄마랑 좀 더 이야기 해보고 날짜랑 시간 알려줄게."


"그래 좋아~그럼 나는 여행때 입고갈 옷골라야지!"


벌써부터 기대되는 이 기분에 나는 도저히 주체할수 없었고 세하와 헤어지고 나서 집에 오고나서도 바로 방으로 들어가 여행때 입을 옷을 고르고 있었다. 그러는사이에 세하네 별장이 있는 환경에 맞게 입을 옷을 고르기 위해 틈만나면 세하에게 계속 전화를 걸기까지 했다. 그러자 세하도 인내심에 한계가 왔을까 내가 수십번 전화하자 조금 화를내며 나한테 말했다.


"너 자꾸 그러면 안간다."


그 말에 나 혼자 너무 과했나 싶을 정도로 세하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었고 가뜩이나 전화할때면 이상하게 세하가 게임을 하고있어 게임까지 방해해 신경이 날카로워 보였다. 그러는사이에 여행을 가기전까지 세하와 구체적으로 계획을 세웠고 필요한 물건 등 여행갈 짐을 정리했고 드디어 기다리던 여행 당일이 다가왔다.


"괜찮을까? 아직 너희는 애들인데...."


"에이~괜찮다니까요. 뭣보다 저랑 세하는 클로저고 위험한일은 안생겨요."


"그래 여보, 우리 유리 옆에 멋진 남자친구도 있고 놀러가는건데 무슨 문제가 있겠어."


사실 여행을 간다고 했을때 부모님이 반대하셔서 나는 그 말을듣고 충격이였다. 물론 부모님 입장에서는 아무리 남자친구네 별장이라고 해도 아직 나와 세하는 학생이고 애들끼리 단둘이 그런 별장에 보내는것이 마음이 좋지는 않았을것이다. 특히 우리집은 형편도 어려워 남자친구 별장이라는 말에 신세를 지는것 같아 우리 엄마 입장에서는 세하네한테 폐를 끼치는거라고 생각했을거다.


그런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나는 설득당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포기 할 수는없었다. 솔직히 그동안 클로저 임무 하느라 제대로 놀지도 못했고 이번에 가는 여행은 다름아닌 나한테 있는 소중한 남자친구랑 가는 여행이니 더더욱 포기 할 수없었다. 그리고 올 여름에는 꼭 여행을 가기로 마음먹어 애써 게임만 하는 세하를 간신히 설득해서 이번만큼은 어떻게든 가야 했다.


그래서 나는 엄마에게 어떻게든 평생에 소원이라며 애원하기까지 하자 그 모습을 보던 우리 아빠도 엄마를 설득해 간신히 허락을 받았다.


"서유리, 잊지는 않았겠지? 남녀끼리 여행가도 너희는 아직 학생이니까 이상한 행동은 하면 안돼 알았지?"


"옛썰! 당연하죠! 근데 이상한 행동이라면 어떤걸 말하는거죠?"


"자, 자 그런건 둘째치고 얼른 가봐야 하는거 아니야?"


"아, 맞다! 늦으면 세하가 한소리 하겠어. 얼른 다녀올게요!"


세하와 만날 약속 시간에 늦기 시작하자 나는 서둘러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그때 동생들이 잠에서 깨어나서는 내가 나가려는걸 목격하자 나한테 갑자기 달려들어 내 옷을 붙잡으며 말했다.


"뭐야, 누나 나가는거야?"


"여행 가는거지? 우리도 따라갈래!"


"너희도 데려가고 싶지만 안돼, 부탁이니까 이번에는 얌전히 넘어가주라."


"싫어! 우리도 따라갈거야!"


동생들이 어리광 피우며 내가 가는 여행길을 막자 나는 한숨이 나왔고 벌써부터 지치는거 같았다. 사실 이런일이 생길까봐 동생들이 깨기전에 나가려고 한건데 생각보다 준비하는시간이랑 부모님이랑 이야기 하느라 

시간을 너무 오래 잡았다.


그러는사이에도 약속 시간은 점점 다가왔고 나는 불쌍하게 자신들을 데려가달라는 동생들의 표정을 보고 마음이 약해졌지만 그럼에도 세하와 단둘이 여행을 가기 위해서 둘을 떼어놓으며 서둘러 집을 나왔다. 물론 부모님들도 동생들을 말려서 틈이 생겨 겨우 빠져 나왔고 그사이에 나는 서둘러 세하와 만날 장소로 서둘러 향했다.


***



"뭐야, 왜이렇게 늦었어?"


"미안해! 동생들이 자꾸 따라간다고 해서 떼어놓느라고 늦었어!"


"일단 기차시간이 얼마 안남았으니까 서두르자."


세하는 자기가 들고온 짐을 가지고는 서둘러 기차가 있는곳으로 향했고 나도 세하를 뒤따라갔다. 그렇게 우리는 기차에 탑승한 뒤 이동하기 시작하자 기차 안에서 한동안 말없이 있었다. 

나는 오늘을 위해 준비하느라 밤을 새서 그런지 피곤해서 기차 안에서 잠들었고 세하는 평소와 다름없이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냈다.


"야, 일어나."


"으음...."


"서유리!"


"으응....뭐야....?"


한참 깊이 잠들었을까 세하가 크게 소리를 내며 날 부르자 나는 간신히 잠에서 깨어났다.


"역에 도착했어."


"아 벌써 도착한거야? 나 도대체 얼마나 잔거야."


"글쎄 한 2시간 정도는 잤나? 그것도 침까지 흘리고 말이야."


세하는 내가 잔 모습을 봤는지 장난을 치며 말하자 나는 괜히 부끄러운 모습을 보여 얼굴을 붉혔다. 아무튼 역에 도착한 다음 세하는 버스를 한번 더 타고 가서 좀 더 걸어야 별장이 있다고 했고 생각보다 꽤나 외진곳에 있다는걸 알 수 있었다.


결국 세하의 안내에 따라 버스를 타고 내린뒤에 별장까지 남은거리를 걸어 갈때쯤 햇빛이 뜨겁기 시작하자 나와 세하는 땀을 흘리며 더위에 지친채 별장이 있는 숲으로 깊게 들어갔다.


"세하야, 멀었어?"


"하아....조금만 기다려봐, 오랜만에 오는거라 나도 헷갈리네."


"으으....너무 덥고 다리도 아프기 시작했어."


이렇게나 고생할줄은 몰랐는데 설마 세하네 별장이 이런 숲속 외진곳에 있을줄은 예상 밖이였다. 이럴줄 알았으면 안오는게 낫을까 싶었지만 그래도 이번 기회를 날리면 언제 또 같이 여행을 오게 될일이 없을테니 

조금은 고생을 하더라도 이번 여행을 멋지게 보내기로 마음먹고 힘을내며 걸어갔다.


"드디어 도착했다. 저기가 우리 엄마가 사놓은 별장이야!"


나는 도착했다는 말을 듣고 서둘러 달려갔고 숲을 빠져 나오자 근처에서 들리는 물 소리와 함께 한 가운데 있는 집을보며 신기해했다. 겉은 많이 낡아 보였고 문을열자 안에서 먼지가 한가득했다.


"생각보다 먼지가 많다."


"몇년을 안쓰고 방치해서 이렇게 된거야. 아무래도 청소를 해야 할거 같은데 괜찮겠어?"


솔직히 여기까지 무더위속에 오느라 고생했지만 그래도 그뒤에 있을 즐거움을 생각해 이정도는 감수하며 세하와 함께 청소를 시작했다. 그렇게 오자마자 우리는 청소를 하고나서 끝나자 

어느새 점심이 되자 뱃속에서 소리가 났다.


"푸훗, 그러고보니 벌써 점심인가?"


"으으....일단 배고프다. 우리 밥부터 먹자."


"그럼 내가 준비할테니...."


"아니, 잠깐만 모처럼 이렇게 멋진 별장에 데려와줬는데, 나만 받을 수는 없으니까 내가 요리할게!"


나는 이때다 싶어서 세하한테 여기까지 데려다 준 보답을 하기 위해서 맛있는 요리라도 대접을 하려고 했다. 근데 막상 부엌에 와서 재료들과 도구들은 준비했지만 무슨 요리를 만들어야 하는지 머릿속이 새하얗다.


세하는 특히 요리를 잘하니까 세하와 동급이거나 그 이상에 요리를 준비하는게 좋겠지만 내 실력으로는 어림도 없을거라는 생각이 들어서 결국 나는 내 특기인 카레를 만들어 대접했다.


"뭐야, 그렇게 큰 소리치고 만든게 카레야?"


세하의 말에 나는 반박할틈이 없었다. 그동안 사귀면서 가끔씩 세하한테 요리를 대접하는 경우가 있었지만 그동안 그건 전부 카레였다. 으으 그치만 어쩌겠어 나보다는 네가 더 요리를 잘하는건 물론이고 내가 만드는 요리중에서는 이게 가장 최고의 음식인걸 그래도 여행온 오늘만큼은 이번에 만든 카레는 평소와는 다르다는걸 나는 장점을 내세우며 말했다.


"오늘 카레는 다르다고! 재료도 더 비싼걸로 넣고 맛도 평소보다 더 맛있어!"


그 말을 듣고 세하는 한입 먹고는 말했다.


"그냥 네가 평소에 해준 맛이랑 똑같은데?"


"으으...."


"그래도 맛있어. 네가 해준 카레는 나름대로 내 입맛에도 잘 맞는거 같아."


세하는 환하게 웃으며 칭찬해주자 왠지 그 말을듣고 기분이 들뜨는것과 동시에 얼굴을 붉혔다. 설마 매번 무신경한 세하한테서 저런 표정과 함께 맛있다는 말을 들을줄 몰랐다. 평소에는 만들어도 그냥 맛있다는 말만 했는데 오늘은 환하게 웃으며 칭찬하는게 세하답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한편으로 기분이 좋았다.


식사를 마치고 난 후에는 드디어 별장 근처에 있는 계곡에 가서 신나게 놀았다. 세하한테 계곡이 있다는 말에 이날을 위해서 새로 구입한 옷을 입고 물에서 노는데 그동안에 있던 더위가 사라지는것 만큼 무척 시원했다. 하지만 나는 이렇게 신나게 놀고 있어도 세하는 여전히 물에 안들어오고 게임기만 하고 있어서 나는 세하에게 다가가 말했다.


"너도 여기 들어와 엄청 시원해!"


"됐어, 나 지금 보스 잡아야 한다고."


정말인지 세하의 저 게임중독은 어떻게든 해야 할것같다. 기껏 여기까지 왔는데 와서도 게임만 하니 이래서는 나 혼자 여행온거나 다름없잖아. 할수없이 그런 세하를 끌어들이기 위해서 나는 세하한테 손을 물에 담가 위로 올리면서 뿌렸다.


"으앗! 야, 뭐하는 짓이야!"


"여기까지 왔는데 게임만 하니까 그렇지. 같이 안놀거면 계속 뿌릴거다."


"이게 진짜...."


"에잇!"


그사이 나는 한번더 물을 뿌리자 세하도 더는 가만있지 않겠다는듯 게임기를 놔두고 계곡에 들어와 나한테 반격을했다. 그 모습을 보니 이제서야 세하와 둘이서 여행온게 실감이 났고 한참동안 놀던사이 벌써 저녁시간때가 되었다.


"휴우....서유리 너는 진짜...."


"뭐 어때, 그보다 노느라고 시간가는줄 몰랐는데, 벌써 저녁이야! 세하야 우리가 준비한 고기 얼른 먹자!"


나는 여행온 저녁에 하이라이트로 고기 파티를 할 생각에 벌써부터 기대가 되었다. 이번 여행에 계획중 하나로 별장에 오면 저녁으로 고기를 먹는것이였다. 세하는 그런 내 모습을 보고 한숨을 쉬며 별장에 와서는 우리가 준비해온 재료들을 가지고 저녁 준비를 시작했다.


"이제 먹어도 되는거야?"


"음....좋아....이정도면 충분한거 같아."


"앗싸! 잘먹겠습니다!"


세하가 고기를 굽기 시작하면서 나는 불판위에 올린 고기를 기다렸고 마침 다 익어가자 한입 먹었다. 비싼고기여서 그런것도 있지만 세하가 고기굽는 실력도 좋았는지 한입 맛본 고기는 평소와는 다르게 더 맛있었다. 

그러면서 남아있는 고기도 차례차례 먹어가자 그걸 본 세하는 날 쳐다보고는 피식 웃으며 말했다.


"그렇게 맛있어?"


"응! 응! 세하 네 덕분에 이렇게 맛있는 고기도 먹을 수 있고 정말 최고야!"


"뭐, 나도 처음에는 별로라고 생각했는데 너랑 같이와서 나름 재미있었던거 같아."


세하는 자신도 기분이 좋았다며 웃어보이자 나는 그런 세하의 모습을 보며 나 또한 저절로 미소가 나왔다. 그렇게 식사를 마치고 나서 우리는 별장에서 밤을 남은 시간을 이야기 하며 보냈다. 

주로 이야기 하던 내용은 이곳 별장에 관한 이야기로 세하네 아주머니가 세하를 위해 이 별장을 구한것과 어릴때 세하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그 일들을 듣고나니 세하도 한동안 힘든일을 겪었다는 생각이 들고 그동안 고생했다는 생각이 들어 나는 세하를 위로해줬다. 그리고 어느새 시간이 늦어지자 슬슬 우리는 방에 들어가 잘려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이 별장에는 방이 한개인데다 하필이면 침대도 하나밖에 없다는 말에 우리둘은 순간 어색했다.


"내가 어릴때 구한 별장이라 그런지 방이 한개밖에 없나봐."


"그럼....아주머니는 어릴적에 널 데리고 이 침대에서 주무시려고 한거구나. 그래서 방 한개에 침대도 한개...."


세하는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고 우리둘은 어떻게 할지 난감했다.


"나는 일단 소파에서 잘게. 넌 그래도 여자니까 침대에서 자는게 좋잖아?"


그러자 세하는 나한테 침대를 양보한다며 자기는 소파로 내려 가려고 하자 나는 왜인지 모르게 그런 세하를 보내고 싶지 않아 세하를 붙잡으며 말했다.


"저기....그러지말고 나랑 침대에서 같이 자는게 어때?"


내가 무슨말을 한건가 싶어 이야기를 다 마치고 나서 뒤늦게 정신차리자 얼굴은 새빨갛게 변했다. 물론 세하도 내가 방금한 말을 듣고는 얼굴이 붉어지더니 의외인 답변을 나한테 남겼다.


"네가 원한다면....그럴수도 있는데...."


결국 우리둘은 고개를 숙인채 부끄러워서 그런지 고개를 들 수 없었고 세하와 함께 하나뿐인 침대에 누워 잠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하지만 말만 그럴뿐이지 나와 세하는 침대에 눕자 서로 떨어진채 자리를 잡았다. 아무리 연인이라도 한 침대에 같이 있던적도 없어서 그런지 나와 세하는 어색했고 일단 자고 일어나 생각하자는 마음에 얼른 잠에 들려고 힘을썼다.


"으음...."


하지만 이상하게도 전혀 잠이 오지 않았고 몸을 뒤적거리며 움직이기만 하며 너무 답답했다. 그러나 나뿐만이 아닌 옆에서 세하도 몸을 자꾸만 움직이자 나는 조심스럽게 세하에게 말했다.


"혹시 잠이 안와?"



"뭐야, 너도 잠이 안와?"


"으응....아무리 연인끼리 온 여행이지만 이렇게 같이 잔적은 처음이라 그런지 잠자기가 힘드네."


"하아....엄마가 나 어릴때 같이 옆에서 같이 자겠다고 침대를 하나만 놔두셨거든."


"그렇구나...."


세하의 말을듣고 나는 뭔가 더 할말이 없을까 고민했다. 그런 나는 조심스럽게 한번더 세하를 불렀고 세하는 나를 쳐다보자 순간 한가지 아직 너에게 이말을 전하는걸 잊고 있어서 미소를 지은채 말했다.


"오늘 이렇게 여행에 데려다줘서 고마워. 나 지금까지 이런 별장에 온적 한번도 없었거든. 그런데 오늘 덕분에 여기서 재미있게 시간 보냈고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었던거 같아. 정말로 진심으로 고마워!"


세하는 내 말을 듣더니 이상하게 갑자기 얼굴을 붉혔다. 혹시 내가 한말이 좀 오글거린건가? 그게 아니면 따로 뭔가 더 있는걸까? 나는 그런 세하의 표정을 보고 호기심에 있는 말을 내뱉었다.


"뭐야? 갑자기 얼굴이 빨개지고? 혹시 내 웃는 얼굴에 반한거야?"


"그....그런거 아니거든...."


그러자 세하는 고개를 돌리며 자려고 하자 나는 그런 세하의 모습이 무척 귀여웠다. 때로는 게임만하고 무뚝뚝하지만 내가 세하를 좋아하는 이유는 가끔 저렇게 귀여운 모습을 볼때가 있어서 세하가 너무좋다. 

그런데 이렇게 멀리 떨어진 세하를 보고 잡고 싶었는지 나는 이번에도 무심코 세하를 뒤에서 안아버렸다.


"야....너....뭐하는거야?"


"미안, 왠지 모르게 이대로 안은채 자고 싶어서 말이야. 이렇게하면 잠이 잘 올거 같은데...."


그 말을 듣더니 세하도 나를 안으며 작게 속삭였다.


"나도 그럴거 같아...."


이상하다. 오늘따라 세하와 이렇게 가까워지니 도저히 떨어지기 싫었다. 평소에는 그냥 사귀는채 몰랐는데 막상 한 침대에서 가까이 있다보니 나는 세하를 진심으로 좋아한다는걸 알 수 있었다. 

혹시 엄마가 말했던게 이런 경우를 말한걸까? 하지만 나와 세하는 서로 안아준채 떨어질기미는 보이지도 않았다.


으으 엄마가 한말을 지키는건 무리일거 같다. 그렇다고 딱히 이상한 행동도 아니니까 괜찮겠지? 그렇게 우리는 서로를 안아준채 떨어지지 말자는 약속을 하며 잠들어버렸다.


***



그리고 눈을뜨고 일어나자 어느새 서로 안아줬던건 손을 잡은채 자고 있었다. 아무래도 여름이고 계속 달라 붙어있느라 그런지 더워서 잠결에 떨어진거 같았다. 뭐 특히 나는 잠버릇도 심하니까 

아마도 먼저 세하한테서 떨어진건 나였을거다.


그럼에도 이렇게 손을 잡은채 자고 있던건 세하가 날 놓지않고 붙잡았거나 아마도 나도 떨어지기는 싫었는지 그럼에도 손이라도 끝까지 잡고 잠든게 아닌가 싶었다.


"으음...."


"아, 일어났구나."


내가 눈을 뜬것과 동시에 세하도 눈을 떴다. 보아하니 나보다 좀 더 일찍 일어난거 같았고 그런 세하는 평소와 다르게 따스한 표정을 지으며 나한테 고맙다는 말을했다.


"고마워, 네 덕분에 멋진 추억을 만들 수 있었어."


"에이~고맙다는 인사는 내가해야지. 나야말로 고마워, 덕분에 이렇게 멋진곳에 올 수 있었잖아. 그러니까 우리 다음번에 또 놀러오자 어때?"


나는 이번에 함께한 여행이 즐거웠는지 무엇보다 세하랑 이곳에서 함깨 보낸 별장이 마음에 들었다. 그런 세하도 평소라면 몰랐지만 함께 보냈던 이번 여행이 즐거웠는지 흔쾌히 수락했다.


"그래, 또 놀러오자."


어쩐지 세하는 이번 여행을 오면서 좀 더 성숙해진건 기분탓일까? 설마 이렇게 자기도 또 오자는 말을 할줄은 전혀 몰랐고 나는 혹시라도 세하가 딴 소리를 할디 모르니 확인할겸으로 다시한번 약속을 했다.


"정말이지? 약속한거다?"


"그래, 알았다니까 다음에 또 오자."


그렇게 말하고나서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고 결국 나와 세하가 한 약속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세하가 내곁에서 떠나고 작년과 같은 여름이 찾아왔다.


***


"정말 괜찮아요. 아줌마,"


"그래도 한때 세하랑 사귀었잖아. 마침 휴가도 받았을테니 아줌마 별장에서 쉬다와."


1년이 지나 다시 여름이 찾아오자 세하가 없는 시점에서 나는 휴가가 생겼다는걸 알게된 아줌마는 이번에 홀로 별장에서 쉬다 오라며 별장 열쇠를 건네주셨다.


"으으....매번 챙겨주셔서 고마워요. 아줌마도 세하가 없어서 많이 괴로우실텐데...."


"그렇지, 아들이 없는 집에 있을때면 자꾸만 생각나거든. 하지만 나보다는 세하와 가깝게 지내던 네가 더 괴로울거 아니겠어? 그러니 이참에 둘이 함께 보냈던 별장에서 쉬다오는게 좋을거 같아서 말이야."


아줌마는 애써 나를 위로하는 눈치셨지만 표정을 보니 억지로 쓴웃음을 지으며 대답하셨다. 아무래도 역시 아줌마도 세하를 잃은것에 크게 슬퍼하고 계실거다. 

나는 일단 아줌마를 통해 이번 휴가도 별장에가서 보내게 되었다.


그리고 별장에 가는 당일날 나는 간단한 짐만 가지고 갔는데 막상 세하없이 그것도 혼자서 가는것에 너무 허전했다. 작년처럼 기차를 타고 이동하고 또 그렇게 기차에서 내린뒤에 한참을 걸어 무더위속에 별장을 걸어가는데도 더위로 인해 지친것 보다는 세하가 곁에 없다는것에 신경쓰였다.


나는 그럴때면 자꾸만 그날 세하를 잃은것에 머리가 욱씬거렸다.


***


당시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 몇달뒤 차원종이 나타났다는 소식에 우리팀이 출동을 했는데 하필이면 내가 차원종에 함정에 걸려 포위당했다. 당시에 하필 비도 많이오고 통신도 불안해서 지원이 오는건 불가능했고 나 혼자 필사적으로 싸워야 했고 슬슬 지쳐가는 사이 차원종 한마리가 공격하자 그 순간 익숙한 소리가 들렸다.


탕!


"유리야! 괜찮아?"


다름아닌 그 소리는 세하의 건블레이드에서 나온 소리였고 세하가 구조를 하러 온거였다. 하지만 세하의 상태를 보니 곳곳에 상처가 심했고 호흡도 거칠었다. 그런데도 설마 날 구하러 여기까지 오다니 정말 바보같았다. 그리고 그런 세하는 또 다시 내 앞에서 무모한 행동을 벌였다.


"내가 시간을 끌테니까 넌 가서 팀원들에게 지원요청해!"


"그게 무슨 소리야! 나도 같이 싸울거야!"


"빨리! 이대로면 우리 둘다 죽는다고!"


세하는 고집을 부리며 화를내자 나는 할수없이 전속력으로 세하를 뒤로한채 달리며 말했다.


"빨리 다녀올테니까 그때까지 버텨! 우리가 약속한거 지켜야 하니까!"


그런 나는 전속력으로 지원을 요청하러 향했고 팀원들과 돌아왔을때는 무수히 많은 차원종 시체앞에 세하가 비틀거리며 서있었다. 이미 상처는 중상을 넘어 서있는것도 기적이였고 그런 세하는 나를 보자 웃으며 비틀거린채 내품에 안겼다. 그리고 세하가 나한테 안기는것과 동시에 그는 내게 작은 목소리로 속삭였다.


"미안해....약속 못지켰어...."


세하는 그대로 쓰러진것과 동시에 내 곁을 떠나버렸다.



***



그로부터 1년이라는 시간이 지났다. 그동안 세하기 없는 날마다 얼마나 울었을까 매일밤만 되면 울고 자꾸만 너의 사진을 보면서 널 그리워했다. 그런 생각을 하던 와중에 어느새 별장에 도착했다.


참 이곳에서 많은 추억을 만들었는데 올해는 나 혼자만 오게 되다니 정말인지 마음이 아팠다. 하지만 아줌마가 날 위해서 휴가로 쉬다 오라고 한곳이니 일단 즐겨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별장안으로 들어와 우선 청소부터 하며 바로 계곡으로 향했다.


계곡에 물도 발을담그니 무척 시원했다. 이렇게보니 정말 변한게 없구나 굳이 변한게 있다면 세하가 이곳에 없다는거겠지. 어쩐지 계곡에서 쉬고 있어도 별로 쉬는거 같지 않았다. 무엇보다 내가 너한테 물을 뿌리면서 함께 휴식을 취했던거에 비하면 지금은 혼자 물속에서 가만히 있는것뿐이니 말이다.


그런 나는 할것도 없이 계곡에 가만히 앉아있던 사이 어느새 날이 어두워졌고 슬슬 저녁이나 먹을까 생각해 준비해온 재료들로 저녁식사를 했다. 그때도 보면 세하가 고기를 맛있게 구웠는데 내가 구워서 그런가 아니면 네가 곁에 없어서일까 그때 먹었던 맛이 나지 않았다.


"하아....이제는 그 고기맛을 맛볼 수 없는거겠지."


정말 네가 없는걸로 인해 이렇게 많이 변할줄은 몰랐다. 평소에는 같이 있어서 몰랐는데 막상 곁에 없으니 이정도로 허전할줄은 전혀 몰랐다. 그러던사이 순간 내 볼에서 눈물이 흘러 나오려 하자 나는 정신을 차리며 서둘러 닦았다.


"정말....혼자서 뭐하는거야...."


이대로는 안되겠다는 생각에 나는 일찍 잠자리에 들자고 생각해 방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방 한가운데 있는 침대를보며 그날 세하와 함께 붙어 있던게 생각났다.


처음으로 같이 한 침대에서 자게 된 계기이자 소중한 추억을 만들수 있던 여기에는 이제 나밖에 없었고 결국 이 침대에 눕자 한쪽 공간이 비어있는게 느껴졌다.


분명 처음에 세하랑 같이 누웠을때는 서로 붙어있는게 어색해서 떨어져 있었고 뒤에는 세하가 있어서 그런 허전함을 느끼지는 않을 수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막상 네가 없으니 어색한 분위기나 이런것보다는 그저 허전함만이 남았다.


막상 네가 없는 이 자리에는 이제 너를 안을수도 더이상 나를 안아줄수도 없을뿐더러 이렇게 손을 갖다대도 너의 손을 잡을 수 없다. 하지만 그래도 말이야 나는 그럼에도 네가 보고싶어 세하야 게임만 해도 좋으니 내 옆에 있었으면 좋겠다. 그런 세하의 생각에 결국 나는 울음을 터트렸다. 자꾸만 참으려고 했던 감정이 터지자 울음을 멈출수 없었고 그런와중에도 너의 생각으로 가득했다.


이제는 이렇게 네가 옆자리에 누웠던 곳에 손을 뻗어도 너는 내 손을 잡지 못하고 나는 내 옆에 없는 너를 그리워한채 네가 내옆에 누웠던 자리를 바라보며 작게 중얼거렸다.


"보고싶어....세하야...."

​작가의 말


후우 이제야 겨우 올리네요. 생각보다 쓰느라 시간이 많이 걸려 이렇게 늦게나마 올리게 되었습니다.


지난번 세하시점을 바탕으로 한편 올린것에 이어서 이번에는 평행세계로 나눠서 유리시점으로 올려봤는데요.


세하시점에서 빠트린거나 부족한 부분을 좀 넣기도 하면서 이번에 유리시점으로 한편 준비했습니다.


추가로 마지막에는 세하시점에서는 유리가 없는것을 그리워하는것에 반면 이번 유리시점은 반대로 세하가 곁에 없는것을


그리워하는것으로 이야기를 마무리 하게 되었는데요. 앞으로도 가끔씩 이렇게 서로 세하유리처럼 묶어서 한편씩 작품을 준비해볼까 합니다.


일단 이렇게 늦게나마 세하유리를 바탕으로 한 여름편들을 겨우 끝낼 수 있었고요. 그럼 저는 다음 작품에서 찾아 뵙기로 하고


앞으로도 많이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2024-10-24 23:36:33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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