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식의 계승자 외전-검은 손의 흉성[凶城](하편)

DianBurned 2021-02-14 1

상편 : https://closers.nexon.com/Ucc/FanFic/View?n4ArticleSN=15687



"크윽....크아아아아악!!!!"




"제군, 괜찮나? 집중하게, 그건 모두 악몽일세!"



"커흑, 커어억...."



D백작이 이목을 집중시켜준다. 곧 자온이 정신을 차리더니 D백작에게 짜증이 잔뜩 섞인 어조로 격앙하며 말하기 시작한다.



"**! 그딴 짓을 하는게 나였다고? 더럽게 기분 나쁘네! 형님의 기술, 형님의 무기로 그딴 짓을? 내가? 말도 안 된다고!!!!!"



"제군, 다시 한번 말하지만 그것은 수십, 수만 개의 IF, 그 중 최악과 최악이 겹쳐서 만들어진 세계라네."

"현재의 제군이라면 절대 하지 않을 그것을, 미래의 무한한 제군중 한 명은... 분명이 그 일을 했다네."

"제군의 동료 중 한명의 IF가 겹쳐지면서 생긴 제군의 최악의 미래는 제군의 계약이 파기되고 망가진 마음으로 수많은 사람을 죽이고 파멸로 이끌게 된것이야."

"그 미래가 최악의 순간이 된 것은 망가진 마음 속 마지막 희망마저 꺼뜨린 순간이기 때문이지."

"그 후의 제군은 자네의 패밀리에게 접근하던 모든 정예 클로저를 죽이고, 일부는 일부로 살려서 망가진 자네의 패밀리의 양식으로 주게 되었지."



담담히 말하는 D백작의 축음기를 박살내는 자온이지만 축음기는 뒷편에서 새롭게 생겨난다.



"그래서......결국 그 미래는 못 막는 거냐고?"



"제군, 이건 그저 불운이 계속 겹치는 최악의 미래의 만약일 뿐이네. 나도 그런 제군을 보는 것은 정말로 슬플걸세."

"그러니 이것을 수십번 반복하는 것은 나로써도 추천하지는 않네. 물론 그만두어도 되고 말이야. 나는 언제나 인간, 제군의 팬이니까."



이를 악물던 자온이 천천히 입을 연다.



".....계속한다... 분명 그곳의 나는 최악이지만... 내게 힘을 빌려준 그 녀석을, 내게 힘을 계승시켜준 그 분을, 그리고 이런 나와 함께 해주는 그 녀석들을 위해!!!! 최악의 나조차 꿰뚫어 주지!!!"



"흐흐...하하하핫!! 역시 제군이야! 강렬한 각오, 실로 근사하네!"

"그 각오면 제군은 비극 속에서도 마음의 힘을 얻어낼 수 있을거네! 분명히!"



"하, 당연하잖아. 그러면, 다시 들어간다."



"잠깐, 미안하지만 하나만 더... 해줘야 할 일이 있네."



각오를 굳히고 다시 극장에 입장하려는 자온을 멈추는 D백작.


"제군의 각오는 조금 전 확인했어. 굳이 다시 확인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내가 아닌, 자네의 동료들에게도 같은 각오를 보여줄 수 있는지 궁금하군."

"만에 하나 제군이 무너질 것을 염려한, 나의 배려라고 생각해주면 고맙겠군."

"원래는 과거 《큐브》라고 불리던 물건처럼, 또 다른 자네와 싸우는 형태의 악몽도 생각해 봤지만...."


잠시 망설이던 D백작이 다시 말을 이어간다.


"자네에겐 그 정돈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말이야. 다른 상대를 준비했지. 자네 입장에 더 처리하기 까다로운 상대를."

"이제부터 자네는 악의에 물든, 자네의 패밀리의 일원과 마주하게 될거야."

"그자에게 휩쓸리지 말게. 그리고 그자에게 제군의 각오를 보여주게."

"그래. 한마디로, 자네의 동료를 자네 손으로 쓰러뜨리라는 뜻이야."

"그것으로 자네의 각오를 증명하는 것일세. 시험하는 듯한 짓을 해서 미안하군."

"하지만 제군이 각오가 안 된 채로 비극을 바라보다 처절히 무너지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다네."

"부디.... 이러한 내 뜻을 헤아려 주게나."

"자, 그럼 막을 열겠네. 준비가 끝나면 눈을 감게나."



눈을 감았다가 뜨니 어느 뒷골목이다. 밤은 구름이 잔뜩 껴서 달빛조차 비춰지지 않는다.



"자, 무대에 무사히 올랐는가? 본격적인 상연에 앞서, 다시 주의 사항을 말하겠네."

"이제부터 제군은 동료, 패밀리의 일원과 만나게 될 거야. 하지만 그건 진짜가 아닌, 어디까지나 최악의 가능성에서 사는 동료의 모습일 거야."

"그러니 부디 오해하지 말게. 그리고 명심하게. 진짜가 아닌 허상에 불과하여도.... 그자가 가진 악의는 무시무시한 것일 거야."

"그 악의에 먹히지 말게. 마지막까지 싸워서, 자신을 지켜내게나."

"자. 그럼 시작하지."



그 말을 마지막으로 주변이 생기를 갖고 움직이기 시작한다.



또각, 또각, 또각


"흠, 흠, 흠~"


어두운 골목길 속 어울리지 않는 콧노래가 들려온다. 어둠 속엔 붉은 두 불빛이 돌아다닌다.
곧  달빛이 구름 틈새에서 비집고 주변을 비추기 시작한다.

콧노래와 불빛의 주인이 보이기 시작한다.
그 주인은 주변에 신음하는 사람을 주워다 관 속에 넣고 생명을 흡수하고 있었다.
관을 보고야 알았다. 자신의 동료, 최악의 미래에 존재하는 팀의 막내면서 막내아닌 막내, 루시 플라티니였다.
루시가 흥얼거리다 뒤돌아 말한다.


"아~ 역시 달콤하네요. 자온 씨가 나서주면 좀 더 달콤한 맛이 난단 말이예요."



황홀한 표정인 루시의 눈동자는 예전의 금빛이 아닌 핏빛과도 같은 붉은 빛이 돌고 있었다.



"....이게 내가 한 짓이라고?"



주변의 시신은 전부 심장 쪽에만 구멍이 뚫려 있었으며 살아있는 사람은 다리나 팔이 한 두개씩 멀리 떨어져 있었다.



"자온씨는 항상 이렇게 맛있게 만들어 주시잖아요! 새삼스럽게 뭘 그러세요?"


해맑고도 광기 서린 얼굴의 루시가 새삼스럽 다는듯 의문을 표한다.


"읏.....**. 못해먹을 짓이군. 루시, 이제 이 짓은 그만...그만 두자."


"...? 자온씨, 그게 무슨 말이세요? 그만 두자뇨?"

"당신이 우리를 지켜주신다고 당신의 신과의 계약도 망가뜨리면서 활만 쓰던 당신은 수많은 분들을 제게 맛있게 만들어서 주시고, 좀 더 준비해 주신다면서 민간인들을 향해 아무렇지 않게 활을 쏘셨잖아요."

"아! 오늘은 좀 무리했군요! 그럴 수도 있죠. 돌아가요! 오랜만에 맛있는 쿠키를 구워드릴께요!"



루시는 자온의 손을 잡고 이끄려 하지만 자온은 이를 가볍게 뿌리치며 말한다.



"아니, 오히려 오늘이 가장 멀쩡해. 이런건 우리가 바랜 소망도, 구원도 아니잖아. 이젠....멈출 때야."


뿌리쳤던 루시의 손을 가볍게 잡아주며 바라본다.
하지만, 루시는 그 손을 거칠게 뿌리치고 노려본다. 눈빛을 다시 붉게 물들이면서.


"당신이...저와 가족들을 지켜주었던 당신이....! 그런, 그딴 말을 한다고? 당신의 형도 못지키고, 당신의 신과의 인연도 망가뜨리고, 그리고 저조차 지켜주지도 못한 당신 따위가?!"


격앙하는 루시, 그러더니 좋은 생각이 났다는 듯 표정을 밝힌다.


"아하! 이제 지쳐서 하기 싫어진 거군요? 좋네요! 가족들이라 먹지 않았는데 이제 먹을 명분이 생긴 거군요? 미래언니나 은하 언니가 좀 아쉬워 하겠지만... 뭐, 이젠 가족들도 많으니 한 분이야 필요없겠죠."

"예전에 살짝씩 맛 봤을 땐 고급진 오페라 케이크 맛이 나던데, 몇일 정도는 맛있게 먹을 수 있겠네요!"



붉은 안광의 루시가 자온을 향해 입맛을 다신다.



"루시.......!"



"우리의 성채님! 이제 이 안에서 편히 쉬어요! 그럼....잘 먹겠습니다!"



"......젠자아앙!"



관의 형태를 바꿔내며 접근하는 루시에게 저격을 시작한다.



핑! 슈우웅!



퉁! 퉁! 콰직!



루시는 화살을 관으로 막고, 먹어 치운다.



"꺄아핫, 그 날 이후로 잃었던 당신의 무기들도 못 쓰시니, 제가 먹기 편하네요!"



실제로 극장에 입장한 후론 칼날, 검, 창을 구현시키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루시를 노리는 화살들은 관에 막히거나 먹히거나. 둘 중 하나가 되었으니.



"큭, 하아앗!"



접근전으로 전환해서 공격하니, 관에 가로막힌다.



"!??"



"하핫! 이제는 옛날의 관이 아닌걸요. 제가 부숴버린 본체도 다시 가둘 수 있을만큼, 강해졌어요! "



광기가 서린 루시가 환하게 웃으며 위협적으로 몰아부친다.



자신의 동료였던 루시에게 제대로 공격을 하지못하고 겨우겨우 막으면서 밀리는 자온.


지금 이것이 우리가 언젠가 맞이 할 수 있는 최악의 미래... 

이런 미래를 막을 수 없다면? 결국 이런 미래를 맞이하여 모두 망가진다면?


부정적인, 비극의 장면이, 상황만이 계속 머리 속을 헤집어 놓는다.
D백작이 염려할 만 하였다. 전 극장에서의 감찰관을 죽이고, 동료는 더이상 자신이 알던 기도하고 다른이를 보듬던 작은 소녀가 아니다.


죽이고, 망가지는 것을 보고, 죽이고, 보고, 죽이고, 보고, 죽이고, 보고. 죽이고.

악몽이 반복된다. 마음이 무너질 듯 하다. 

차라리 그냥 내려놓고 이 검은 마음을 받아 들이는 것이 편하지 않을까.

그저 악귀가 되어버린 이 소녀의 바램을 이뤄주는 것이 낫지 않을까.







내려놓는다.










가라앉는다.









가라앉고








가라앉아,







가라앉는다.





".........."


















‐-----------이걸 봐. 이건 보기엔 아주 얇은 실이지. 이게 내가 가진 아주 작은 소망이지. 너무 작고 여려서 이 마음은 언제든 끊길 수 있어.


"..........!"


절대 잊을 수 없는, 햇빛과도 같은 다정한 목소리가 들려온다.


그래서 이 작은 소망들을 하나 하나 엮고, 엮어서 무엇으로도 끊을 수 없는 강인한 마음을 만들어 내는거야.


붉은 태양같은 눈색에 머리칼, 언제나 그리워한 나의 태양, 나의 자랑스런 형 [비운]


그리고 이 마음을 별에 닿을 수 있도록 모든 걸 담아 쏘는 거지. 너를 위해 만든 나의 최강의 기술, 이 이름은----------













눈이 떠진다.



눈 앞에 루시의 관이 이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을 재빨리 뒤로 굴러 피한다.



콰드드득!!!



헛것을 물어뜯는 소리.



"응? 자온씨. 방금 다 내려놓셨잖아요. 갑자기 왜 피하세요?"

"걱정말아요! 천천히 제 간식이 되어주는 거니까 아프지 않을꺼예요! 자, 다시 들어오세요."



루시가 관을 가볍게 두드리며 웃는다.



"아니, 이제 못 내려놔. 아주. 아주 작고, 여린 소망을 찾아냈거든."



자온이 발을 크게 찍어 내려 자신을 고정시킨 후, 활시위를 크게 당기며 이어말한다.



"너희와 함께, 좀 더 좋은 미래를 찾아 보려고. 그래서 이젠 못 내려놔."



활시위를 당기는 자온의 오른손에 수많은 얇은 실이 집속되고 엮어진다.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네요! 게다가 그 날 이후 한번도 성공시키지 못한 기술로 절 향하다니. 후훗, 역시 피곤한듯 하시니 여기 편히 들어가 쉬세요!"



루시가 관을 크게 열어 젖히며 빠르게 접근한다.

그리고,

화살은 완성되어, 쏘아진다.















‐‐‐‐‐‐‐‐‐‐[결전기 : 별 하나에 작은 소망을]
















섬광 뒤에, 루시가 쓰러져 있다.
그리고 조금씩, 루시의 몸이 흩어져 가고 있다.


".......미안해, 루시... 너를, 너희들을 지켜주지 못해서..."


뚝, 뚝 


눈물이 흘리는 자온

"미안.....미..안...미안....해...."



"울지....마세요. 노력하셨잖아...요."



"루시....."



"헤헤. 죽을 때 다 되가니까 이제야 정신이...좀 드네요."



점점 몸이 사라지는 루시의 눈엔 더이상 광기가 그늘져 있지 않았다.



"오히려 제가 미안하죠. 그 때, 고집만...부리지 않았다면, 그때 가지 않았다면... 지금의 저나 자온씨가 이렇게까지 오지 않았을텐데.."



"선택은 우리도 같이 했어. 그러니 자책....하지 않아도 돼...."



"히히... 자온씨, 우리의 가족들... 미래씨, 철수씨, 그리고 은하씨를 예전의 우리로 돌아갈 수 있도록 부탁 좀 할께요."



눈물이 더욱 더 떨어지는 자온을 향해 루시가 부탁을 하며 미소짓는다.



"아까의 당신의 소망, 잘 봤거든요. 저는...당신의 소망이 이뤄지도록 기도...하고 있을....께요...."



루시의 몸이 흩어져 완전히 사라진다.

루시가 사라진 후, 멈출줄 모르는 눈물은 통곡으로 변한다.


"흐윽...으아아아아아아악악!!!!!"


"약속할께, 반드시! 그딴 거지같은 미래가 오지 않도록!!!! 너희와 함께, 같이 걸어가면서!!!! 서로를 지킬 수 있도록!!! 강해질테니!!!" 


"이 작은 소망이 결코 꺾이지 않도록!!! 모든 것을 다해!!!!!!!!!!!"







그리고‐‐‐---------‐‐‐
무대는 다시 한 번 반복된다. 자신이 죽인 목숨을 다시 끊는, 마음을 망가뜨릴 것과도 같은 잔혹의, 비극의 악몽을.

다시.

또다시.






TO BE EPILOGUE.....






마지막 에필로그는 짧게 들어갈 예정입니다.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2024-10-24 23:36:1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