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궁쥐팀/미래,철수] 외출 下(完) + 후기

Forgetter 2020-03-09 15

※ 배경 시점은 시궁쥐 시즌1 재해복구지역쯤

※ 시궁쥐 팀 시즌1 스토리 배경은 정확히 잘 모르지만, 크리스마스 기념 마을에서 자주 돌아다니다보니 12~1월 쯤으로 자리잡고 썼습니다.

※ 이전편 : (上) http://closers.nexon.com/board/16777337/15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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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꽤나 감격적인 재회를 했는데도 불구하고 두 사람 사이의 공기는 아침과 별로 다를 것 없이 어색했다. 그리고 이 감격적인 재회를 한 장소는 우연의 일치인지는 모르겠으나, 처음 여기 구역에 도착했을 때, 철수와 미래가 처음으로 같이 서 있었던 광장이었다. 바로 오늘 이 두 사람의 특별한 외출이 시작되었던 출발 지점이었다.

 

 처음 이 구역에 와본 미래가 유일하게 기억하고 있는 철수와의 추억이 그나마 있는 장소, 그리고 철수가 무의식적으로 가고 있었던 그 장소.

 

 우연일까, 필연일까. 이 두 사람이 의식적으로 생각했든, 무의식적으로 이끌리는 대로 갔던 장소는 똑같았다. 그래도 그 덕분에 이렇게 헤어진 지 3시간 48분 만에 다시 만나게 되었으니, 미래와 다시 만났다 혹은 철수와 다시 만났다는 사실 자체가 더 중요하지 않을까.

 

 혼자가 아니라는 것에 대해, 혹은 무사하다는 것에 대해 이렇게나 안심이 된다. 무슨 이름을 알 수 없는 마법 같다.

 

 철수가 미래를 조용히 불렀다.

 

 “...미래.”

 

 그에 대해 미래는 대답했다.

 

 “...응, 김철수.”

 

 철수의 얼굴은 주변이 어두워진 탓에 잘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표정 변화가 미래보다도 없는 사람이니, 지금 현재 표정을 보아도 철수가 어떤 기분인지 알아차릴 수도 없었을 터이다. 그리고 미래는 타인의 표정을 보고 감정을 읽는 것에 대해 많이 서툰 편이었다.

 

 평소보다 더 내리깔아진 목소리, 이것 하나로만 봤을 때 미래는 철수가 자신에게 엄청 화가 난 줄 알았다. 그래서 그 다음에 이렇게 따스하고 상냥한 말이 나올 줄은 꿈에도 몰랐다.

 

 “어디 다친 데는 없나?”

 “...?”

 

 심지어 철수는 미래와 시선을 맞추기 위해 다리도 살짝 굽혔다. 두 쌍의 눈동자가 마주쳤다. 이 정도의 거리가 되고 나서야 미래는 철수의 현재 감정을 조금 읽을 수 있었다. 철수는 지금 자신에게 화를 내고 있지 않았다. 오히려...

 

 “무섭지 않았나?”

 

 ...미래에 대해 걱정을 하고 있었다. 철수의 처음으로 흔들리는 홍채를 눈앞에서 본 미래는 잠시 아무 생각도 할 수 없었다. 철수가 동요를 하는 건 몇 번이나 본 적 있었다. 하지만 그 때의 철수에게서 볼 수 있었던 것은 어쩐지 씁쓸함만 보이는 뒷모습 뿐, 이렇게 정면에서 자신의 감정을 직접 토로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리고 미래는 철수의 이런 모습을 보고서 동요하는 자신을 발견했다. 별로 어울려본 적도 없고, 주로 의뢰 때문에 붙어 다닌 것이 많았는데도 어느 덧 이렇게나 많이, 철수에게 물들어버린 자신을 발견하고 나니,

 

 ...철수에게 이 순간만큼은 거짓말을 쳐야겠다고는 판단이 들었다.

 

 “...안 무서웠어.”

 

 이건 누가 봐도 티가 확 나는 거짓말인데. 철수에게 걱정을 끼치고 싶지 않은 미래의 필사적인 하얀 거짓말이었다. 최대한 평소처럼 덤덤히 말을 꺼내는 것에는 성공했는데, 그와 동시에 심장이 다 들릴 만큼 아주 크게 뜀박질을 해서 하마터면 들킬 거 같다는 생각을 했었다.

 

 “그래...”

 

 다행히 철수는 잘 속아 넘어가 주었다.

 

 “그러면 다행이군.”

 

 그리고 미래의 머리를 쓰다듬어주었다. 철수의 손은 제법 커서, 다 자란 미래의 머리를 한 손으로 쓰다듬는 데에도 충분한 크기였다.

 

 “미안하다.”

 “...”

 

 어쩌면 지금 이 순간에, 철수가 미래에게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의 집합점이 저거일지도 모른다. 미안하다...도대체 뭐가? 미래는 살짝 당혹스러웠다.

 

 “너희를 지켜주겠다고 말했으면서, 그깟 인파 때문에 널 잃어버렸다는 사실에...죄책감을 뿌리칠 수가 없었다.”

 “죄책감...당신은 그걸 느꼈던 거야?”

 

 미래는 입술을 깨물었다. 하늘을 보면서, 과거에 남아버린 동생들을 보면서 자신이 가지고 있던 덩어리째로 뭉쳐진 감정 중 하나에게 감히 이름을 붙일 수 있는 것.

 

 과연 이 사람이 이렇게 자신들을 바라보는 것에 대하여 어떤 일이 있었던 걸까?

 

 “너희는 모르겠다만, 나는 결코 좋은 사람이 아니다.”

 “...정말?”

 

 미래의 싸늘한 반문에 철수는 잠시 머뭇거렸다.

 

 “그럴 가능성이 있다고 민수현이 말은 해주었다만, 나는 확신하고 있다. 나는 아마도...”

 “그런 이야기는 정확히 다 밝혀진 다음에 말해.”

 

 단호한 미래의 말투에 이번에는 철수 쪽이 놀랄 차례였다.

 

 “미래...?”

 “그리고 당신이 나를 걱정해주는 거 잘 알고 있어. 나를 계속 보느라, 다쳤던 적도 있잖아.”

 

 어느 밤중에 몰래 철수가 구석에서 팔에 붕대를 감고 있던 걸 떠올리며 미래가 말했다. 미래의 눈짓이 자신이 다쳤던 팔 부근에 있다는 걸 알아챈 철수는 그 부위를 감추려는 듯이 손으로 있는 힘껏 잡았다.

 

 “그건 별 거 아닌 상처다.”

 “그렇다고 해도 항상 작게 다치리란 보장은 없잖아. 다음에 더 크게 다칠 수도 있다는 거잖아.”

 

 미래로서는 도저히 어울리지 않게, 한숨 같은 걸 내쉬고 있었다. 저런 미래의 모습에서 언뜻 저수지가 철수에게 항상 대하는 태도 같은 것이 겹쳐보였다.

 

 “저수지 말대로야.”

 “...”

 “과잉보호야, 그건. 우리는 그 섬에서도 계속 살기 위한 방법을 배워왔어. 그리고 이건 섬 밖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해.”

 

 언젠가 철수와 저수지가 하는 대화를 어쩌다 들은 모양이다. 그 때 미래의 기척을 느낄 수 없었는데. 하긴, 미래는 기척을 알아차리는 것도 잘하지만 기척을 감추는 것도 잘하는 편이었다.

 

 미래는 물들기 쉬워 금방 사람들 사이에서 녹을 수 있는 아이였다. 어딘가 모난 듯이 툭 튀어나온 자신과 달리. 좋은 사람들이 주변에 있으니 미래는 분명 좋은 사람이 될 것이다. 그 증거로 저렇게 자신의 주장을 올곧게, 그러나 감정에 호소하지 않고 좋은 흐름으로 자신에게 말하고 있지 않은가.

 

 어찌 되었든 철수는 결국 항복의 개념으로 푸념 같은 소리를 내뱉었다.

 

 “너희는 정말 강한 아이들이군.”

 “강하면...안 돼?”

 “그건 아니다만, 경이롭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

 “김철수는 가끔 못 알아듣는 말만 해.”

 

 미래가 불만이라는 듯 볼을 크게 부풀렸다. 그리고 그런 미래의 뺨을 장난치듯이 철수는 손가락으로 툭- 건드렸다. 그러자 미래는 곧장 볼에 있던 바람을 풀었다.

 

 이들 사이에서 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작은 장난이었다.

 

  

 

* * *

 

 

 

 저수지를 비롯한 일행들이 기다리고 있을 거점으로 돌아가면서 둘은 대화를 했다. 아침, 적어도 쇼핑몰에 왔던 직후와 달리 대화는 자연스럽게 잘 흘러만 갔다.

 

 철수가 주머니 속에서 무언가를 꺼냈다. 미래에게 주려는 모양이었다. 선물 받는 당사자인 미래는 좀 부루퉁한 반응이었다.

 

 “...이게 뭐야?”

 “머리 장식...이라고 하더군.”

 

 나비 모양의 머리 장신구였다. 아까 광장으로 걸음을 옮겨가면서, 파하는 잡화점들 사이에서 유독 철수의 눈에 띄어서 충동적으로 산 것이었다.

 

 미래는 마침 묶고 있던 포니테일 위에다가 머리 장식을 고정했다. 몇 차례의 씨름이 있은 후, 자세가 반듯해진 나비를 보며 철수가 피식 웃었다.

 

 “잘 어울릴 거라 생각했는데,”

 “...”

 

 이상하게 철수가 미래를 볼 때마다 주변에, 계절에 맞지 않게 나비들이 맴돌고 있는 거 같았다. 그래서 충동적으로 나비 모양의 장신구를 사지 않았나 싶다.

 

 철수에게는 흡족한 결과였다.

 

 “잘 어울리는군.”

 “...난 아니라고 생각하는데.”

 

 미래는 살짝 뺨이 빨개진 상태였다. 아마 자신은 철수에게 무언가를 주자, 라는 생각조차 못했다는 것이 부끄러운 모양이었다. 그런데 그게 당연한 게, 지금 금전 관련으로는 다 철수가 가지고 있으니 미래로서는 생각 못할 만한 일이긴 했다. 철수는 미래가 무안한 감정이 들지 말라고 차분히 설명해주었다.

 

 “그저 미래, 너에게 선물을 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선물? 이것도 있잖아.”

 

 미래는 자신이 안고 있는 쥐 인형을 철수에게 내보이며 말했다. 그 말에 철수는 자신의 말을 덧붙여 설명했다.

 

 “그냥 그 장신구를 보자마자 미래 너와 잘 어울리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산거야?”

 “...그래.”

 

 철수 눈에만 보일지도 모르는 나비 광경은 설명을 안 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서 철수는 답을 뭉그러뜨렸다.

 

 철수는 슬슬 화제를 돌리기 시작했다.

 

 “그러고 보니 아까 어떤 소년과 만났다.”

 

 대화를 그래도 많이 한 덕인지, 이제는 대화가 다른 주제로 넘어가도 제법 어색하지 않게 되었다. 미래가 반응했다. 어느 새 자신의 머리에 있는 나비는 잊어버린 모양이다.

 

 “소년?”

 “그 소년이 이런 말을 했던 게 떠오르는군. 소년에게도 나와 같은 보호자라고 할 수 있는 존재가 있던 모양이다.”

   

 보호자라는 단어에 조금 미묘한 반응을 하는 미래에게 철수가 물었다.

 

 “무슨 일 있나? 표현이 좀 이상했나?”

 “...아니, 계속 이야기해.”

 “그 소년이 그 소년의 보호자에게 가장 듣고 싶다던 말이 이거라고 하더군.”

 

 철수가 걸음을 멈췄다. 정작 말은 좀 뜸을 들이면서 했지만.

 

 “...고맙다.”

 “...”

 

 이 말에 미래도 철수처럼 발걸음을 멈추었다. 정말, 저 짧은 말에 신비한 힘이라도 깃들여있는 듯이.

 

 “자신도 언젠가 그 사람의 힘이 되어주고 싶기에, 그런 말을 듣고 싶어 한다더군.”

 “...”

 “너는 언제나 나에게 힘이 되어주고 있다. 그렇기에 조금 늦은 말인지도 모르겠지만...꼭 말하고 싶었다.”

 

 고맙다고. 말을 끝내 앞서서 다시 걸어가는 철수와 달리 미래는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서 있었다.

 

 지금 이 순간, 미래는 모든 타이밍이란 타이밍을 김철수에게 빼앗긴 기분이 들었다.

 

 그래서 달음박질로 달려가 철수의 코트 자락을 잡아당긴 건 그런 연유일지도 모르겠다.



 갑작스러운 끌림에 철수는 뒤를 돌아보았다. 뒤돌아서 본 미래의 표정 참 오묘했다. 눈과 입이 따로 논다고 해야 할까. 눈동자가 아직도 갈팡질팡하고 있는 것과 달리 입은 이미 결정한 듯이 단호했다.

 

 미래가 철수에게 말했다.

 

 “나도...”

 “...?”

 “나도 고마워, 김철수.”

 

 이런 말을, 그것도 미래에게서 들을 거라 생각하지 못한 철수는 잠깐 엉거주춤한 자세로 서 있었다. 코트 자락을 쥔 미래의 손이 어느 덧 두 개로 늘어났고, 당기는 힘은 점점 세졌다.

 

 “...생각해보면 나도 엄청 늦어버린 거 같아.”

 “...”

 “그래도 여기서보다 더 늦어지는 것보다는 나을 거 같아서...”

 

 바깥 온도는 한기가 뼈를 타고 느껴질 정도로 추운데, 이상하게 별 다른 반응이 없는 철수의 옷자락을 쥔 손은 계속 뜨거워져만 갔다.

 

 “과잉보호라고 저수지의 말을 따라 하긴 했지만...그 점이 고마워.”

 “...”

 “말을 제대로 할 수는 없었어...처음이었으니까. 하늘 언니 이후로 이런 기분 들게 해준 사람이 너무 오랜만이었으니까.”

 “...”

 “그런데 저수지 말이 맞는 거 같아. 과잉보호가 맞는 거 같아. 그래서...”

 

 미래는 오늘 만났던 소녀의 말이 떠올랐다. 그 애와 같은 위치에 있을 수 있다면, 절대로 뒤처지고 싶지 않다고. 같이 나란히 걸어가고 싶다고.

 

 그 마음이 지금 현재, 미래는 이해가 되었다.

 

 “난 김철수가 나와 같이 있었으면 좋겠어.”

 “...”

 “내가 앞서 있든지, 뒤쳐져 있든지 그런 거 싫어.”

 

 눈에 보이지 않으면...어느 순간 사라져버릴 거 같거든. 그 점이 정말 싫었다.

 

 한편 미래의 진심을 전해들은 철수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 그리고 미래가 자신을 찾아왔을 때에 자신이 그토록 원하지만, 그럼에도 슬그머니 접을 수밖에 없었던 소망이 슬쩍 고개를 들어올렸다.

 

 사실 철수는 미래를 비롯한 섬 아이들과 같이, 계속 있고 싶었다. 하지만 감찰관과 수현의 말을 토대로 본 결과...자신이 그 섬 아이들에게 나쁜 짓을 한 세력과 관련이 있을 확률이 매우 높았다.

 

 그럼에도 이런 강단을 내보인다는 점에서 철수는 감탄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철수는 가죽 장갑을 낀 손으로 얼굴을 쓸어내렸다. 가죽 특유의 냄새가 순간적으로 철수에게 덮쳐졌다.

 

 “정말이지, 너희는 참 강한 아이들이군.”

 “강한 아이는 싫어?”

 “아니.”

 

 그냥 벅차오를 뿐이다. 이건 또 나중에...언젠가 말하기로 하고. 오늘 두 사람 다 너무 많은 것을 배웠고, 말했다. 그러니 이건 나중에 해도 되겠지. 먼 훗날에 혹은 머지않은 훗날에.

 

 철수가 미래에게 손을 내밀었다.

 

 “그럼 가볼까?”

 

 그리고 미래는 그 손을 망설임 없이 잡았다.

 

 “응.”

 

 

 

* * *

 

 

 

 “잘 다녀왔어?”

 “응. 여기 선물.”

 “아, 이런 거 필요 없대도...”

 “저수지, 입술이 실룩거리고 있어.”

 

 외출을 마치고 돌아온 미래는 저수지에게 향했다. 선물이라며 저수지에게 준 것은 패션 관련 잡지 몇 권이었다. 선물은 필요 없으니 재밌게 즐기고 오라고 했던 것과 달리, 기쁨을 얼굴에서 지울 수 없는 저수지를 보며 미래가 작게 심통을 부렸다. 그러자 곧장 표정을 가다듬고 저수지가 다시 물었다.

 

 “그래서? 아저씨랑 좀 친해진 거 같아?”

 “잘 모르겠어.”

 “잘 모르겠다니...”

 

 일부러 미래와의 사이가 미칠 듯이 어색한 거 같아서 자리를 주선해준 건데. 좀 낙담하려는 저수지의 앞에서 미래는 약 올리듯이 덧붙였다.

 

 “원래부터 많이 친했으니까.”

 

 그냥, 둘 다 표현의 정도가 너무 서툴렀던 것뿐이다.

 

 저수지는 반신반의하는 표정으로 미래를 보았다. 미래 본인이 그렇게 말하기는 하는데, 도저히 믿을 수가 있어야지 말이다.

 

 그래도 그 후로 어색하지 않게 서로 인사도 나누고, 진지한 농담도 주고받는 걸 보면 미래가 마냥 거짓말만은 하지 않은 모양이었다.

 

 그렇게 겨울이 가고, 봄이 찾아왔다. 섬 밖에서 처음으로 겪는 봄이었다.

 

-Fin.

 

 

 

 

 

[작가의 말 + 후기]

 

안녕하세요, 글쓴이입니다. 총 5편짜리 중편 시리즈물이 끝난 기념으로 작가말 겸 후기를 써봅니다.

 

1. 처음부터 이렇게까지 길어지리라고 생각지 못했습니다. 플롯 구성했을 때는 짧아야 7천자? 8천자 정도였고, 쓰기 시작했을 무렵 ‘아, 1만자 좀 넘는 긴 단편 하나가 나오겠구나’ 싶었는데...약 2.3배 분량이 2.6만자가 이 시리즈의 전체 분량입니다. 본래 철수와 미래가 일상을 살아가는 모습을 훈훈하게 보여주고 끝내려했는데, 중간에 철수와 미래가 각자 만남을 가지게 되는 부분이 추가되면서 이렇게 길어지게 되었네요.(아이디어 주신 모 지인님 땡큐!)

 

2. 저는 철수와 미래를 주로 ‘보호자와 아이’ 혹은 ‘아빠와 딸’ 관계로 봅니다. 실제로 시궁쥐 관련 글 쓸 때마다 ‘가족’ 느낌의 분위기로 많이 씁니다. 커플링이 들어간 소설을 많이 쓰기는 하지만 이렇게 가족 같은 분위기의 글을 쓰는 것도 제가 많이 좋아합니다.

 

3. 삽화도 있는데, 삽화 버전은 여기에서 볼 수 있습니다. 소설게시판이 그림을 중간에 삽입하기에 힘든 구조라서...아마 삽화로 표현된 장면을 보기 위해 나는 이렇게 글을 쓰지 않았나 싶습니다.

 

4. 공홈에 몇 번 글을 올렸지만 이렇게 많은 응원을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제가 공홈에서 주로 단편만 써서 이야기가 이어져 있지 않고, 그 편에서 결말을 마무리 짓기 때문에 그런 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장편은 아니고, 중편 느낌으로(3~5편 정도) 플롯을 구상하고 직접 쓰는 과정은 참 힘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여러분의 응원이 많은 힘이 되어주었습니다. 감사합니다.

 

5. 이야기의 시점을 겨울로 잡아서 겨울이 다 가기 전에 끝내고 싶었는데...3월이 왔네요.

 

6. 이와 같이 짧지도 그렇다고 길지도 않은 시리즈물 계획이 2개 정도 있습니다. 그 중 하나는 철수 단독 시리즈입니다. 작년에 받은 GM분의 편지에서 ‘다시 쓰는 철수 단독 스토리를 기대하겠습니다.’ 라는 문장에 대한 약속입니다. 작년에 철수 나오기 전에 ‘이런 설정을 가지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에 쓴 글을 보시고서 GM분이 편지에다가 저런 말을 쓰신 거 같습니다. 실제로 철수가 나와 보니 설정이 제가 쓴 것과 판이하게 달라서 언젠가 다시 쓰리라고 마음을 먹었습니다.

 

7. 5편을 쓰면서 많은 부분을 고민했습니다. 이 캐릭터는 이럴 때 어떤 대사를 하고, 행동을 할까? 어떻게 해야 읽으시는 분들이 이 캐릭터가 이런 말을 하거나 행동을 한 이유에 대해 납득을 할까? 라는 게 주된 질문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와 관련된 피드백은 언제나 받기에, 의견을 남겨주시면 다음 글을 쓸 때 참고하겠습니다.

 

8. 플롯대로 전부 쓰여진 건 아닙니다. 빠진 것 중에 지하철(혹은 버스)에서 보는 한강 야경이 있었는데, 여러모로 작품 분위기에 안 맞다고 생각하여 부득이하게 생략하게 되었습니다.

 

이 글을 끝까지 봐주신 모든 독자님들, 그리고 아이디어에 도움을 준 지인분들 모두에게 감사의 말을 꺼냅니다. 저는 다음 작품으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4-10-24 23:35:20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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