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퍼레이션 나인 -제13화- [나는 내 가장 친한 친구를 죽였어.]

호시미야라이린 2015-02-21 1

“......세하 녀석. 잘 있을라나?”

 

‘......그 음성을 들어보는 건 오랜만이군. 서지수.’

 

“......!!”

 

‘지금 세상이 전쟁난 상황이라 정신이 없는데도 여전히 태평하시군, 그래?’

 

“뭐야. 너 ‘마카로프(Makarov)’ 잖아!? 죽지 않고 살아있었네?”

 

‘당연하지. 지금 나는 너에게 협박하기 위해 통신을 취하고 있는 거다.’

 

“......원하는 게 뭐야. 뭐냐고!”

 

‘뭐긴. 차원종들이 세상을 지배하기 위한 ’대의(大義)‘ 는 이미 시작되었다. 너도 북한이 없어지길 바라지? 그건 나도 마찬가지야.’

 

“......”

 

‘북한이 일으킨 김포국제공항 테러사건. 그리고 전쟁까지 먼저 일으킨 북한. 북한이 지구상에서 없어지면 우리의 전쟁은 다시 시작될 거다.’

 

 

북한이란 나라는 철저한 적국이란 것을 마카로프 본인도 인지하고 있다. 본인의 입장에서도 과거 차원전쟁에서의 패배에 대해 복수하기 위해선 1차적으로 북한이란 나라가 반드시 이 지구상에서 사라져야만 한다. 북한이 무너지고 대한민국 주도로 한반도 통일을 이루어야만 본인이 원하는 시나리오대로 갈 수가 있다. 그것을 위해 차원종들을 북한군 특수부대로 위장시키고서 김포공항을 테러했고, 나아가 차원종들을 이용해 신속히 쿠데타를 일으켜 북한 정권을 획득한 이후에 사실상의 왕족들을 싹 다 처형함과 동시에 전쟁을 일으켰다. 테러도 북한이 일으키고 전쟁도 북한이 먼저 일으켰다는 게 된다.

 

 

마카로프와의 통신이 끊어진 이후, 서지수는 과거의 일을 생각한다.

과거 ‘차원전쟁(Dimension Conflict)’ 당시. 이세하의 모친이자 전설의 클로저 요원으로 악명을 떨쳤다고 하는 서지수. 당시 그녀는 ‘알파퀸(Alpha Queen)’ 이란 별칭으로 더 알려진 인물이었다. ‘21세기의 터미네이터’ 라 불러도 손색이 없었던 서지수와 파이터 J 라고 부르면 될까? 과거 차원전쟁 당시에는 J 와 서지수는 그야말로 최강이자 전설 그 자체였다. 그런데 전쟁이 끝난 이후에 그녀는 은퇴하여 그냥 평범한 여인으로 살아가고 있는 상황. 지수는 액자에 있는 사진의 어떤 여인을 바라본다. 총을 든 여인인데 검은양은 아니지만, 붉은별 요원 출신이었던 자라고 한다.

 

 

모든 것이 전설이었던 서지수 본인이 저지른 단 하나의 ‘치명적인’ 실수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본인이 그렇게 생각하는 게 있었다. 사진속의 인물이자 좀 특이한 형상의 총을 든 붉은별 요원인 여자. ‘진서진’ 이라고 하는데 은지와 지수가 둘이서 싸웠던 적이 있었다. 민간인 하나를 인질로 붙잡고서 협박하던 거대 차원종을 혼자 쓰러트리긴 했는데, 역시나 문제는 인질까지 죽였다는 거. 이에 지수가 서진에게 왜 인질까지 죽이는 거냐고 항의하자 이것이 모두 대의를 위해서 그랬다는 거. 대의? 대의를 위해? 그 대의를 이루고자 인질까지 함께 죽였다? 지수가 강하게 분노하더니만 서진의 멱살을 잡고서 왜 그렇게까지 민간인까지 죽이는 거냐고 강하게 항의하는 것은 당연한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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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서진도 지수를 밀쳐내더니만 본인의 전용무기를 뽑아들고 머리를 겨눈다.

서진의 총이라면 당연히 AK-200AWS 돌격소총. 아무리 ‘유니온(UNION)’ 소속의 요원이자 친한 친구라도 자신의 의견에 반한다면 그냥 주저 없이 사살한다. 아마도 이것이 서진의 방식인 모양이다. 그러나 명색이 알파퀸이라 불리는 서지수인데 과연 총을 겨누고 협박하는 서진에게 지겠는가? 재빨리 발을 걸어서 서진을 넘어트린 직후에 재빨리 그 총을 빼앗고서 스위치를 눌러 검으로 변형시키는 지수. 그리고는 서진의 오른팔을 베어 절단시킨다. 당연히 지수의 관점에서 보면 왼팔이란 말이 맞다. 지수가 서진의 팔을 검으로 베어버리자마자 또 스위치를 눌러 총으로 변형시킨다.

 

 

“......”

 

“......으... 으아아아아아아!!”

 

“......”

 

“체... 쳇. 뭐 하냐 서지수. 어서 빨리 내 숨통을 끊어라.”

 

“......서진. 설마 네가 ‘디멘션 나이츠(Dimension Knights)’ 부대의 대장일 줄이야.”

 

“그걸 이제야 안다고 뭐가 달라지지. 내 팔을 베어버렸으면서 정작 내 숨통을 끊을 각오는 없다는 거냐.”

 

“......”

 

“어서 빨리 날 죽이지 않는다면 이 전쟁이 어떻게 될지 뻔할 텐데.”

 

 

이에 지수는 서진의 총을 들고서 검으로 변형을 시킨 이후에 서진의 심장을 찔러 숨통을 끊어버린다. 당연히 검으로 찔렀으니 피가 촤악~! 하고 튀며 지수의 의상을 덮치는 것. 아무리 친한 친구사이라고 해도 비밀을 안 이상 차원전쟁에서 승리하기 위해선 적을 죽이는 것만이 유일한 방법. 차원기사단의 단장이라고 말하는 서진을 자기 손으로 보내버린 지수. 한동안 계속되었던 차원전쟁은 결국 알파퀸 서지수와 J 의 활약으로 그들이 승리하긴 했지만 피해는 만만치 않았다. 전쟁에서 가장 큰 공을 세운 인물은 지수가 맞지만, 가장 친한 친구를 죽였다는 그 죄책감에 시달리다 결국 은퇴를 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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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수는 가끔 집에서 서진과 함께 찍었던 사진을 바라볼 때마다 그 때에 과연 죽이는 방법만이 옳았던 걸까? 라고 생각하며 살아가는 서지수. 지금 전쟁으로 인해 아주 시끄러운 와중에도 그냥 태연한 자세를 유지하는 지수. 알고 보니 그녀에겐 본인만의 비밀의 공간이 따로 있었다. 본인 명의로 된 ‘지하요새(地下要塞)’ 라는 게 있었던 것. 유니온에서 제공해준 개인공간이긴 한데, 무려 지하 150m 공간에 위치하고 있어서 생화학무기는 물론이고, EMP 전자폭탄, 그리고 핵폭탄에도 견딜 수가 있다고 한다. 유니온에서 알파퀸을 위해 거금을 지원하여 지하요새를 만들어 개인생활을 보장해준 것이다.

 

 

전쟁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그녀는 태연하게 길을 걷는다. 아무래도 북한군이 거기까지는 가지 못한 것일까? 아무리 전직 알파퀸인 그녀라도 방심은 금물인데 말이다. 아무래도 뭔가를 사고자 하는데, 역시나 외출을 할 때는 만약을 위해 주머니에 권총을 포함하여 알파퀸이던 시절에 사용하던 무기를 별도로 준비하고서 향한다. 폭탄과 미사일을 포함해 전투기들까지 하늘을 나는 실제 전쟁이 일어나는 상황. 그런데 하수도로 이어진 맨홀 뚜껑이 열리더니만 북한군 특수부대들이 튀어나온다. 아무래도 북한의 땅굴들이 한국의 하수도로도 이어지는 모양이다. 재빨리 숨어서 지켜보던 서지수. 곧바로 총검을 뽑아 공격할 준비를 하는데, 갑자기 어디선가 총성이 여러 번 들리더니 죄다 쓰러진다.

 

 

당황한 지수가 나와 보니 북한군들이 죄다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다.

거기엔 흑발의 긴 생머리를 한 여고생이 총을 들고서 무표정으로 바라보고 있을 뿐. 북한군의 자동보총의 탄창을 빼내 가방에 담는다. 지수가 그 여고생을 보더니만 당황하는 표정을 짓는다. 그 여고생이 뭔가를 직감했는지 아무런 말도 없이 일어선다. 그리고 서지수를 바라보더니 처음 뵙겠습니다, 알파퀸. 붉은별 요원 사야라고 합니다. 라고 말하며 공손히 인사를 한다. 사야가 메고 있는 총도 당연히 AK-200AWS 돌격소총이다.

 

 

“......!!”

 

“처음 뵙겠습니다. 알파퀸 서지수님. ‘키사라기 사야(Kisaragi Saya)’ 라고 합니다.”

 

“......”

 

“하지만 이곳 한국에선 한국명으로 ‘진서희’ 라는 이름으로 쓰고 있습니다.”

 

“진서희?”

 

“네. 지금은 전쟁 중인데도 태연하게 길을 가시면 안 되죠. 조심하십시오.”

2024-10-24 22:23:40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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