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랑(龍狼) - 12

플루ton 2019-11-26 0

"으음……."

조용한 방안. 짧음 신음과 함께 레비아는 잠에서 깨어났다. 멍한 보라색 자안이 한동안 천장을 응시했다.

"…… 그렇군요 ."

잠시 후 정신을 차린 레비아는 어제 있었던 일을  상기했다. 한참을 눈물을 흘린 그녀는 그대로 힘을 다해 다시 잠이 들었다가 저녁이 되어서야 다시 눈을 떴다. 그 후 늑대개의 팀원들과 트레이너가 찾아와 안부를 확인하고 그녀의 처우에 관해 알려주었고 이어서 다른 사람들도 찾아와 그녀의 상태를 확인하고 안도의 말을 건넸다. 그렇게 시간은 순식간에 흘러 밤이 되었고 그렇게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가 지금 다시 눈을 뜬 것이다.

"정말로 돌아온 거네요……."

자신이 다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온 게 실감이 나지 않는 레비아. 한동안 가만히 천장을 올려다보던 레비아는 양손으로 뺨을 살짝 강하게 때렸다.

-! -! -!

경쾌한 소리가 방안에 울리며 레비아는 침대에서 일어났다.

"계속 이러고 있으면 안 되겠죠. 아직 전쟁 중이고. 고민 같은 건 전쟁이 끝난 뒤에 해도 늦지 않으니까요."

마음을 다잡을 레비아는 옷을 갈아입고 방을 나섰다. 밖으로 나온 그녀는 복도를 걸어 건물 지하로 이동하였다. 건물 지하에는 클로저들이 훈련을 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구비되어 있어 시간이 비는 클로저들이 긴장을 유지하기 위해 수시로 찾아와서 훈련에 힘쓰고 있다.

'아직 이른 시간이니 지금이라면 혼자서 조용히 훈련할 수 있겠죠.'

그런 생각을 하며 레비아는 입구를 열고 훈련소 안으로 들어섰고 먼저 온 사람들과 눈이 마주쳤다.

"! 레비아. 훈련하러 온 거야?"

"후후. 우리 막내는 정말로 성실하다니까요."

". 슬비님 하피님. 두 분 모두 일찍 일어나셨네요."

먼저 훈련실에 와있던 검은양팀의 리더 이슬비와 팀원인 하피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건네는 레비아.

"두 분 모두 훈련을 하시려고 일찍 일어나신 건가요?"

". 그렇지. 조금이라도 더 강해져야만 하니까."

", 제 경우엔 해장하러 나왔다가 잡혀 온 거지만요~."

평범하게 대화를 주고받는 세 사람. 특별할 것 없는 일상적인 대화였지만 레비아는 이것에서 묘한 감동을 느끼며 돌아온 것을 실감했다.

"그데 두 분 모두 왜 여기 서서. 훈련실은 더 안쪽으로 들어가야."

그렇게 이야기를 하던 도중 레비아는 순간 든 의문점을 지적하였다. 이에 두 사람은 조금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 그게 말이지……."

"지금은 좀 들어가기 힘든 상황이라서요.'

두 사람의 말에 레비아는 이해할 수 없다는 듯 고개를 갸웃거리자 하피가 쓴웃음을 지으며 그녀의 손목을 잡고  훈련실 쪽으로 데려갔다.

" 대체 무슨……?!"

훈련소 안으로 들어간 레비아는 눈 앞에 펼쳐진 광경에 놀라 할 말을 잃었다.

"후우……! 후우……!!"

거기엔 나타가 홀로 훈련을 하고 있었다. 훈련용 트레이닝 복만 입은 그는 한쪽 팔로 물구나무를 서서 그 상태로 팔굽혀펴기를 하고 있었다. 한점 전부터 하고 있었던 건지 그의 피부를 타고 흘러내린 땀 탓에 주변이 흥건했다. 하지만 그녀가 정말로 놀란 이유는 다른 곳에 있었다.

"중력 증가치가 30?!"

지하 훈련실은 차원압 조절장치에 적용된 기술을 이용하여 훈련실 안의 중력을 임의로 조작할 수 있다. 그래서 일부 클로저들은 훈련의 강도를 높이기 높은 중력에서 훈련을 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그 경우 증가시키는 중력은 기껏해야 4~5배였고 최고로 조정했을 때가 15배였던 걸로 알려져 있다.

"무슨 저 정도면 몸을 가누는 게 거의 불가능하실 텐데."

"맞아요. 위상력을 몸에 두르면 중력에 눌려 압사당하지는 않겠지만 움직이는 건 또 다른 이야기죠."

놀란 레비아의 혼잣말에 하피가 한숨을 내쉬며 동의했다. 그녀도 이슬비와 함께 여기 왔을 때 눈에 들어온 정신 나간 수준의 트레이닝에 술기운이 달아났을 정도였다. 레비아가 멍하니 나타가 훈련하는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 이슬비가 어느새 다가와 옆에 섰다.

"처음엔 놀라서 말려보려 했는데 훈련실 안과 여기는 완전히 방음 상태고 그렇다고 함부로 문을 열고 들어가자니 조금 부담돼서 밖에서 기다리던 중이었어."

이슬비의 말에 레비아도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의 말대로 중력을 조절하는 장치는 훈련실 안에 존재한다. 그녀들이 그걸 끄고 나타의 훈련을 간섭하려면 훈련실의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가야 하는데 그랬다간 너무 높은 중력에 제대로 움직이지도 못하게 될 수가 있었다.

"뭐 정 급하면 내 염동력으로 원격으로 중단시키면 그만이지만 그렇게 할 정도로 위험해 보이진 않아서."

이슬비가 말끝을 흐리며 나타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말대로 그가 훈련하는 모습은 확실히 강도가 높아 보이긴 했지만, 그의 생명이 위험하단 생각이 들어 보이지 않았다. 이에 레비아도 조금 진정하고 세 명이 그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길 십여 분이 지났을 때였다.

"후으읍---!!!!"

갑자기 숨을 들이쉰 나타가 팔을 튕기는 것과 동시에 공중으로 몸을 날렸다. 그리곤 재빨리 자세를 가다듬곤 바닥에 내려앉았다. 강해진 중력 탓에 내려선 바닥에 발자국이 선명하게 찍히고 주변에 금이 갔지만 이를 신경 쓰지 않고 나타는 출구 쪽으로 걸어갔다. 중력조절장치의 전원을 끈 나타는 그대로 문을 열고 나와서 세 사람과 마주했다.

"뭐야? 아까부터 사람을 뚫어지라 쳐다보고. 내가 트레이닝하는 게 그렇게 신기하냐?"

흘러내리는 땀을 닦으며 불평을 토하는 나타. 이에 세 사람은 뭐라 변명하려 했지만 당황해서 계속 말이 꼬였다. 그런 모습을 바라보던 나타는 한숨을 내쉬며 앞머리를 쓸어올렸다.

"뭐 몸 상태를 점검한다고 훈련실을 독점한 건 미안하군. 난 이만 돌아갈 테니 이젠 너희들이 사용하라고. 그럼."

짧은 인사를 남기며 나타는 그렇게 훈련실을 나섰고 세 사람은 그가 나간 문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

.

.

" 시원하군……."

방으로 돌아온 나타는 곧바로 샤워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었다. 머리카락에선 아직 물방울이 떨어졌지만 이를 신경 쓰지 않으며 나타는 침대에 쓰러지듯 누웠다. 잠시 천장을 바라보던 나타는 손을 뻗어 자신의 손등을 응시했다.

" 어느 정도 조정은 된 것 같은데. 역시 실전에서 사용해** 않으면."

고개를 갸우뚱거리며 중얼거리던 나타는 허리를 튕기며 침대에서 일어서곤 위상력을 사용해 몸에서 열을 발생시키는 것으로 몸에 남아있던 물기를 말렸다. 물기가 다 사라진 것을 확인한 나타는 방을 나와 조식을 나눠주는 식당으로 향했다.

". 여기 오늘 자 보급입니다. 맛있게 드세요~"

식판에 음식을 받은 나타는 주위를 둘러보며 앉을 자리를 물색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비어있는 자리를 발견하곤 거기에 앉았다. 자리에 앉은 나타는 곧바로 식사에 돌입했다.

"……. ? 뭐야? 벌써 다 먹었나?"

음식을 먹던 나타는 어느새 바닥을 들어낸 식판을 바라보곤 눈을 껌뻑였다. 의아해하며 아랫배를 만져봤지만 이렇다 할 포만감은 느껴지지 않았다.

"~ 눈으로 봤을 때 양은 이전과 차이가 없었는데. 역시 육체가 바뀐 탓인가?"

고개를 갸웃거리던 나타는 그 후 몇 번 더 배식대에서 추가 배식을 받고 나서야 배를 채우고 식당을 나설 수 있었다.

.

.

.

"모두 모였나? 그렇다면 작전을 설명하지."

트레이너가 회의실을 둘러보며 말했다. 회의실 안에는 나타를 포함한 늑대개 5인이 모두 그의 말에 경청하고 있었다.

"뭐 조금 불미스러운 사건이 있었지만 이미 지나간 일이다. 그 일에 대해선 모두 잠시 잊고 지금은 이 전쟁을 끝내는 것에 집중하도록 하지. 모두 알겠나?"

트레이너의 말에 팀원들 모두 각자의 방식으로 긍정의 뜻을 표했다. 이후 트레이너의 작전설명이 이어졌고 회의가 끝난 그들을 작전 수행을 위해 작전구역으로 이동했다. 작전구역에는 특경대들이 바리케이드를 설치하고 곧 있을 싸움을 준비하고 있었다.

" 아직 차원종이 출현하기까진 시간이 조금 남았군."

시간은 확인하며 작전을 준비하는 트레이너. 한창 작전을 점검하던 그의 등을 누군가 두드렸다.

"? 나타 무슨 일이지?"

"아 꼰대. 미안하지만 한 가지 부탁이 있는데."

뒤를 돌아보니 나타가 난감하단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뭐지? 급한 게 아니면 작전이 끝나고 해줬으면 좋겠다만"

" 그게 말이지. 미안한데 이번 작전. 나한테 전부 맡길 수 없겠냐?"

"?!그게 무슨 소리지 나타?"

갑작스러운 나타의 부탁에 트레이너는 놀란 기색을 숨기지 않고 그에게 물었다.

"그게 내 몸이 좀 변했잖아. 그러면서 몸의 움직임이라던가 반응이 묘하게 어긋나있어서. 훈련실에서 얼추 조정하긴 했는데 역시 실전을 통해서 최종점검을 하는 게 좋을 것 같아서."

"네 뜻을 알겠다. 하지만 너 혼자에게 모두 맡기는 건."

"위험하다 싶으면 언제든 끼어들어도 상관없어. 그러니 일단은 나 혼자 상대할 수 있게 해줘."

"으음 알겠다. 그럼 그렇게 하도록 하지."

결국, 고민끝에 트레이너는 나타의 부탁을 수락했고 이에 나타도 감사를 표하며 물러났다. 그 뒤 트레이너는 팀원들과 특경대에게 작전을 설명했고 그 설명이 끝났을 때쯤이었다.

"전방에 차원압에 이상 발생! 차원문이 열립니다---!!!"

관측담당의 다급히 소리쳤고 곧이어 전방의 공간이 일그러지더니 차원의 통로, '차원문'이 열리며 문으로부터 수많은 차원종들이 쏟아져 나왔다.

■□▽□△□▽◎■◎◎◎◎-!!!!!!!

기괴한 소리를 내지르며 점점 바리케이드 쪽으로 진군해오는 차원종의 무리를 보며 모여있던 사람 모두 팀을 삼켰다. 하지만 그 와중에 나타만은 여유를 유지라며 가뿐히 바리케이드를 뛰어넘어 홀로 차원종의 무리 쪽으로 걸어나갔다.

". 그럼 시작해볼까?"

가벼운 발걸음으로 전진하던 나타는 자연스러운 움직임으로 허리춤에 걸어뒀던 검을 뽑아 들었다. 그런 그의 모습을 팀원들과 트레이너가 걱정스러운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었다.

"■■⊙⊙□□□-!!!!!"

자신들에게 다가오는 나타를 보고 흥분한 차원종의 무리. 선두에 있던 인간형 차원종들이 손에든 검을 높이 치켜들고 나타에게 달려들었고 이를 바라보며 나타는

스르---.....!

가볍게, 그리고 자연스럽게 검을 휘둘렀다. 휘둘러진 검은 깔끔한 궤적을 그리며 차원종의 목을 베어냈다. 베어진 차원종의 목은 소리 없이 땅에 떨어졌고 나타는 이를 곁눈질로 확인하고 곧바로 다음 적을 향해 검을 뻗었다. 검은 이번에도 완벽한 궤적을 그리며 적의 몸통을 베어냈고 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싸움이 벌어졌다.

"간다……!"

조용히 중얼거린 나타는 차원종의 무리 속으로 빠르게 파고들었고 그러면서 수차례 검을 휘둘렀다. 휘두른 검에선 일말의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차원종들을 스치듯 지나갈 뿐이었지만 그것만으로 차원종들의 신체는 절단되고 흩어져서 날아다녔다. 반격하기 위해 달려드는 차원종들도 있었지만, 나타는 차분히 검을 뻗어 다가오는 순서대로 적을 베어 넘겼다. 고요하고 조용하게 하지만 그러면서도 확실하게 차원종들의 수는 빠른 속도로 줄어 들어갔다.

"...대단하네요."

이 모습을 바리케이드 너머에서 지켜보던 바이올렛이 탄성을 내뱉었다. 종류는 다르지만 똑같은 검을 사용하는 사람으로서 나타가 지금 하고 있는 기술이 얼마나 높은 수준의 것인지 그녀는 알고 있다. 날붙이를 휘두르면 바람을 가르는 듯한 풍절음이 울리는 것은 당연한 현상이다. 그 소리는 검에 가하는 힘이 클수록 더 커지는 게 순리이다. 하지만 지금의 나타의 검에선 일절 소리가 들리지 않았다. 그러면서도 목표를 베는데 아무런 문제도 보이지 않았다. 물론 차원종을 베기 위해 위상력을 두르고 있었지만 그렇다고 딱히 참격을 강화하거나 하는 등의 다른 조작은 보이지 않고 검 전체에 위상력을 두르고 있을 뿐이었다.

"저런 게 가능하게 하려면 일절 힘을 낭비하지 않고 최소한의 힘을 한점에 집중시켜야만 하는데. 저런 1대 다수의 싸움에서 그걸 유지하면서 싸우시다니. 역시 대단한 전투센스네요."

"그것만이 아니에요."

바이올렛의 말에 레비아가 끼어들며 말했다. 그녀는 근접전에 딱히 정통하지는 않지만 가장 오랜 시간 나타와 함께 팀을 짜서 싸우고 포지션 상 나타의 뒷모습을 보며 싸우는 경우가 많았던 탓에 그의 움직임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런 그녀가 보기에도 지금 나타의 움직임은.

"이전과 비교해서. 나타님의 움직임이 눈에 띄게 달라졌어요."

"레비아의 말대로예요. 확실히 저런 움직임 이전에는 본 적이 없네요."

레비아의 말에 하피도 동의의 뜻을 표했다. 그녀들이 알고 있던 나타의 움직임은 효율적이고 정확하긴 했지만, 지금의 광경처럼 고요한 느낌은 없었다. 오히려 그 반대로 강렬하다는 말이 더 어울리는 움직임이었다.

"...아마 새로운 육체의 신체 능력이 이전보다 훨씬 증가했기 때문이겠지. 덕분에 전에는 하지 못했던 움직임을 시도해볼 수 있었던 거고."

차분히 나타의 움직임을 관찰하던 티나가 자신의 추측을 설명했고 이에 다른 팀원들도 이해의 뜻을 보였다. 이전 나타의 몸 상태가 말로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망가져 있었단 걸 그들도 은연중에 알고 있었고 그 탓에 그가 전투 중에 많은 제약을 가지고 싸운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지금의 나타는 그런 제약을 모두 내려놓고 싸우고 있지. 그 덕분에 이미 수준급이던 체술이 더욱 진화하여 완벽에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겠지."

팔짱을 끼고 나타의 모습을 지긋이 바라는 트레이너. 그의 눈은 지금 싸우고 있는 나타의 등을 대견스럽게 바라보고 있었다.

'정말로 믿을 수 없네…….'

한편 한창 싸우고 있던 나타는 인상을 찡그리며 속으로 욕을 내뱉었다. 늑대개들의 추측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하지만 그들의 추측은 정확히 반만 적중했다.

'대체 나. 그동안 얼마나 쓸데없이 움직인 거야?!'

이전의 나타는 자신의 육체를 완벽히 스스로의 지배하에 두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생각을 뒷받침 하듯 그의 움직임을 겉보기엔 최고로 효율적인 형태로 싸우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것은 완전한 착각이었다. 뚜껑을 열고 보면 지금까지의 움직임은 몸에 부담을 최소한으로 하는 조건 하에서 최적의 움직임이었다. 주변은 물론 나타 본인도 모르는 사이에 몸이 자신에게 주는 부담을 줄이는 형태를 취했고 그 탓에 알게 모르게 효율이 미묘하게 줄어들고 있었다.

'나도 모르게. 몸의 안전을 생각하며 싸우고 있던 건가? 한심하네. 죽을 각오는 언제든 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자조의 미소를 지으며 나타는 자신에게 달려드는 차원종의 머리에서부터 몸을 반으로 갈라버리고 뒤에 있던 차원종의 목도 연달아 베어냈다. 그런 움직임 속에서도 나타에게선 일말의 소음도 나오지 않고 있었다.

'최상의 육체와 최고의 기술이 완전히 손에 들어왔군.'

"흐으으읍-----!!!!!"

순간 숨을 크게 들이쉬고 빠르게 몸을 회전시키는 나타. 회전하며 빠르게 가속된 칼날로 근처에 있던 차원종들을 가차 없이 베어나가며 더욱 가열차게 회전하는 그 모습은 마치 작은 폭풍과도 같았다. 하지만 그러는 와중에도 나타의 공격에선 소리가 나지 않았다. 고요하게 하지만 무자비하게 밀려드는 폭풍을 마주하며 차원종들을 본능적으로 두려움을 느껴 몸이 경직되었고 그때마다 날아든 칼날이 그 목숨을 앗아갔다.

"[무간옥·참절(斬切)]……!"

조용히 읊조리며 강하게 검을 휘두르며 한 바퀴 회전하는 것으로 움직임을 멈춘 나타. 그 순간 휘둘러진 검을 따라 일어난 참격의 폭풍이 주위로 퍼져나가며 차원종들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리고…….

촤아아아아아악------!!!!!!

차원종들의 신체가 반으로 잘려나가며 그 피가 일제히 분수처럼 쏟아져 나왔다. 자신에게 튀는 피를 손으로 쳐내며 나타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자신을 중심으로 10m 안의 차원종들이 모두 신체가 분리되어 바닥에 나뒹굴고 있었다. 공격 범위 밖의 차원종들은 나타와 자신들의 실력 차를 느꼈는지 겁먹고 뒷걸음질 치고 있었다.

" 좋아~. 신체 능력 쪽은 이제 확인이 끝났어. 다음은."

자신이 벌인 일을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바라본 나타는 숨을 내뱉으며 차분히 위상력을 끌어올렸다. 그의 의지에 반응해 전신에서 선명한 푸른색의 위상력이 솟구쳐 나왔다. 하늘을 찌를 듯 솟아 나오는 푸른 기운에 차원종들은 물론 지켜보던 팀원들 또한 놀란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지금부턴 위상력 쪽을 시험해봐야겠어. 끝까지 어울려달라고? 차원종 놈들아!"

이에 나타는 자신에 몸에서 나오는 위상력을 훑어보며 천진난만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앞으로 나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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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 오늘도 무사히 한번에 올렸네요. 그럼 다음주에 뵐게요^^/

 

2024-10-24 23:28:03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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