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의 아들 31화

검은코트의사내 2019-06-26 2

 A급 차원종과 복귀 클로저들의 충돌음이 들린다. 거대한 몸집을 가진 붉은 트룹 계열의 차원종, 부하들을 이끄는 지휘관처럼 보였다. 아무튼 지금은 유리를 찾는 게 우선이었기에 고층 건물 옥상으로 올라와서 사방을 둘러보다가 폭발이 일어난 옥상 쪽으로 달려간다. 왜 갑자기 폭발이 일어난 건지는 몰라도 적어도 화재는 아니다. 옥상 위에 화재를 일으킬만한 게 있을 리가 없으니 곧바로 사이킥 무브로 뛰어갔다.


 그녀의 모습이 보인다. 아직 무사한 거 같아서 다행이라고 생각했지만 그녀의 좌측에 푸른색 스파크를 일으키는 남자가 보였다. 저 남자의 복장을 보니 전에 봤던 그 가면을 쓴 남자처럼 보였다. 그리고 녀석이 한 손에서 뭔가를 꺼내는 게 보였다. 붉은색 버튼이 있는 리모컨, 사내가 그것을 누르자 커다란 폭발이 일어났고, 충격파로 인해 나는 뒤로 밀려났다.


"우왓!"


 엄청난 폭발이다. 건물 5층 정도는 집어삼킬만한 수준의 규모였다. 폭발과 동시에 그녀의 비명이 들렸다. 저 멀리 공중 위로 떠오른 채로 새카만 연기를 내뿜는 것이 보였다. 마치 날아다니는 경비행기가 불이 붙어서 연기를 낸 채로 멀리서 추락하고 있는 모습처럼 보였다. 아니, 내가 이런 생각을 할 때가 아니지. 아무리 위상력 능력자라도 높은 곳에서 추락하게 된다면 심각한 부상을 입을 수도 있다.


"유리야!"

 위상력을 방출하면서까지 최대한 빠르게 뛰어간다. 그녀는 누운 자세로 추락하고 있었다. 검과 총은 이미 다른 곳으로 날아가버렸는지 보이지 않는다. 정황상 그 남자와 교전을 벌이다가 자폭공격에 휘말렸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조금만 더 빨리 합류했으면 폭발이 나에게 휘말렸을지도 모르겠다.


"차앗!"


 그녀를 받아냈다. 전형적인 공주님 안기로 잡아낸 채 지상으로 내려와 착지했다. 커다란 굉음을 울리면서 무사히 착지했고, 그녀를 조심스럽게 내려놓은 다음, 왼 손으로 그녀의 등을 잡은 채로 그녀의 이름을 불렀다. 완전히 의식을 잃었다. 거기다가 폭발에 휘말린 것 때문에 온몸에 화상을 입은 상황이다. 타버린 것은 그녀의 복장도 마찬가지였다. 노출된 부위가 있었지만 그런 걸 신경쓸 때가 아니다. 휴대폰을 꺼낼까 생각했지만 그냥 병원으로 먼저 가는 게 낫겠다.


"유리야. 조금만 더 참아."

 이런 곳에 구급차가 올 수 있을 리가 없다. 차원종이 아직 건재하는데 신고한다고 해서 오지 않을 테니까. 다시 한 번 그녀를 안아들고 사이킥 무브로 다시 이동한다.



*  *  *



 복귀 클로저들은 A급 차원종인 트룹 맹장과 대치하고 있었다. 하얀머리 격투가 클로저인 제이, 그는 저 차원종과 싸워본 경험이 있기는 하지만 예전만큼이나 힘을 내는 것도 힘들 노릇이었지만 힘을 낸다면 어떻게든 잘 될 거라고 믿었다. 복귀 클로저들은 각자 무기를 들어서 달려들었다. 트룹 맹장은 바위검을 오른손으로 든 채로 팔을 자신의 가슴에 접촉시킬 정도로 바위검을 이동시킨 뒤에 클로저들이 접근하는 타이밍에 맞춰서 시계방향 수평으로 휘둘러 서너 명의 복귀 클로저들을 날려버렸다. 공격을 피한 요원도 있었지만 한 번 휘두르는 것만으로도 풍압이 심하게 발생해서 뒤로 나가떨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풍압만으로 이렇게나."


 도끼를 든 복귀클로저가 두 발로 지면을 박은 채로 도끼를 들어서 풍압을 방어한다. 제이도 양 손을 방어해서 풍압에 견뎌냈지만 녀석의 공격에 견디기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이 무리해서라도 자신의 능력을 발휘해야 된다고 판단했다.


"흐이아아압!"


 그의 전신에서 금색의 불꽃이 휘감고 있었다. 복귀 클로저들은 한층 더 강해져보이는 그의 힘을 보고 하나같이 눈을 동그랗게 뜬 채로 놀라워하고 있었다. 더 놀라운 것은 지금부터였다. 트룹 맹장이 제이를 향해 바위검을 내리쳤다. 피하기는 했으나 지면의 커다란 균열이 생기면서 무수한 파편이 사방으로 날아간다. 순간 제이의 신형이 놈의 얼굴 앞에 나타났고, 노란색 위상력으로 미리 주입시켜놨던 황금색 주먹으로 녀석의 머리를 강타했다.


쾅!


"꾸워어어어!"
"크헉! 버텨라. 내 몸!"

 공격을 했을 뿐인데 그의 입가에서 피가 한움큼 흘러나오고 있었다. 트룹 맹장은 그의 주먹을 정통으로 맞고 뒤로 그대로 넘어갔고, 제이는 놈의 앞에 착지한 뒤에 자신이 입고 있던 검은색 요원복 속 주머니에서 약병을 하나 꺼내 그것을 마셨다.


"후욱, 훅."

"어이, 이봐. 괜찮은 거야? 안 그래도 몸이 정상이 아닌데 무리하지 마!"


 도끼를 든 클로저가 와서 말했지만 제이는 괜찮다면서 다시 자세를 잡았다. 트룹맹장도 다시 일어나면서 바위검을 들었다. 머리를 정면으로 맞아서인지 약간 비틀거리는 게 보였지만 화가 났다는 것을 보여주듯이 붉은색 위상력이 놈의 전신에서 피어오르고 있었다.


타타타탕! - 핑핑핑핑-


 총으로 무장한 클로저의 연발사격이 이어졌지만 위상력이 실린 총탄이라도 피부를 뚫지 못한 채 그대로 튕겨져 나갔다. 마치 트룹 맹장에게는 장난감 BB탄 총으로 느껴지듯이 말이다. 제이는 다시 한 번 위상력을 주입하면서 놈을 향해 돌진한다. 트룹 맹장은 아까처럼 당하지 않겠다고 말하듯이 크게 한 번 포효하다가 이번에는 바위검을 양손으로 잡은 채 그대로 날을 수직으로 세워서 제이를 쳐냈다.


쾅!


 방금 전보다 더 빠른데다가 사람 크기의 절반 만큼의 크기를 가진 거대한 바위검이었기에 날을 세워서 야구공을 배트로 치는 타자선수처럼 쳐냈다. 제이는 그대로 뒤로 나가떨어져서 어느 고층 건물의 벽을 뚫고, 들어가버렸다. 다른 복귀 클로저들은 강해진 녀석의 힘을 보며 당황했지만 이대로 물러선다고 해서 이미 늦었다고 판단했기에 각자 무기를 들어서 일제히 공격한다.


"흐아아압!"


서걱-


 트룹 맹장의 바위검이 그들을 쳐내고 있었다. 어떤 클로저들은 그대로 반토막이 난 채 즉사하기도 했다. 워낙에 커다란 바위검이라 그들이 가진 무기로 방어하는 건 내구력에서 차이가 난다. 녀석은 크게 포효를 한 뒤에 마구 휘두르기만 하면 되는 일이었다. 피한다해도 풍압이 그들의 움직임을 불규칙적으로 강제로 만드니까.


 제이는 건물의 잔해를 치워낸 뒤에 밖으로 드러냈다. 안 그래도 상처투성이인 몸으로 싸웠는데 그 상처가 더 벌어진 느낌이었다. 이마에서 피가 흘러나올 정도였다. 그의 눈에는 복귀 클로저들이 하나하나 녀석에게 당하는 모습이 보였다. 공격은 먹히지 않았고, 오히려 차원종의 공격에 일방적으로 밀리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대로 가다가는 안 될 거 같아서 다시 한 번 위상력으로 전신을 강화한 뒤에 달려간다.


"쿠와아아아!"


 트룹 맹장은 제이가 달려오는 것을 보고 다시 한 번 양 손으로 바위검을 잡은 뒤에 아까처럼 공격하려고 했다. 하지만 제이는 두 번째는 안당할 자신이 있었다. 달려가면서 양 손에 위상력을 동시에 주입해서 만들어낸 황금 손바닥으로 지면을 내리쳤고, 그 충격파의 힘만으로 자신의 몸을 공중으로 빠르게 띄워 녀석이 수평방향으로 휘두르는 바위검을 피해냈다. 간발의 차로 피해냈지만 풍압이 그의 몸을 강제로 공중제비를 돌게 했다. 그래도 제이는 자세를 갖춘 채로 이번에는 다리 한 쪽에 위상력을 실어서 황금발로 녀석의 머리를 겨냥해서 빠르게 하강한다.


 마치 조그마한 유성이 빠르게 내려오듯이 녀석의 머리에 다시 한 번 강타하자 트룹 맹장의 비명과 함께 섬광이 발생했다. 녀석이 발차기에 맞고 멀리 나가떨어지는 모습을 본 복귀 클로저들은 제이의 전투력을 보고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본인들의 공격은 통하지 않았는데 그의 공격에는 통했던 것이었다. 그들도 원래 약한 편은 아니다. 오랜 시간동안 일반인으로 지내왔었기에 전투적인 감각을 완전히 되찾지 못한 거 뿐이었다. 반면에 제이는 베테랑 클로저 출신이기 때문이고, 실전 경험이 그들보다 훨씬 많았기 때문에 전투 감각을 되찾을 수 있었다.


 그러나 예전 힘은 완전히 돌아오지 못했다. 몸이 상처투성이였기 때문이다. 기술을 쓸 때마다 몸에 통증이 가서 힘겨워할 수준이었으니까. 예전 힘을 완전히 개방한 채로 장시간 싸우게 된다면 그의 몸이 버티지 못하게 된다. 그래도 입가에는 미소가 흐르고 있었다. 적어도 미성년자 클로저들은 전부 후퇴했으니까.


 다른 복귀 클로저들도 전투불능이었다. 제이는 그들이 저렇게 된 것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들도 실전감각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아서 그런 것 뿐이니까. 가상 훈련을 받더라도 실제 느낌의 70% 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훈련이 완벽하게 그들의 전**를 돌아오게 할 수는 없는 법이었다.


"이이야아아!"

 녀석이 다시 몸을 일으키려고 할 때 제이의 신형이 이동하면서 황금 주먹으로 녀석의 머리를 또 한 번 강타했다. 일어날 틈을 주지 않으려는 의도였다. 트룹 맹장은 쓰러지면서까지 바위검을 휘두르려고 했지만 머리가 계속 강타당해서 그런 건지 제이가 아닌 허공에다가 휘둘러서 맞추지 못했다. 그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녀석이 뒤로 넘어갈 때쯤에 몸을 4번 정도 돌아서 회전한 뒤에 위상력이 실린 황금발을 머리 위로 올린 채 그대로 빠르게 하강하면서 머리를 향해 다시 한 번 내리찍었다.


쿠와아앙!


 내려찍은 부위에서 불길이 솟아나왔고, 트룹 맹장의 머리는 그대로 지면에 쳐박혀버렸다. 제이는 뒤로 점프해서 녀석과 거리를 벌리며 약을 또 한 번 마셨고, 다시 일어나는지 주시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녀석은 일어나지 않았고, 양 손이 추욱 늘어져 있는 것으로 보아 완전히 죽었다는 것을 알았다.


"후우, 임무 완료군. 크헉!"


 한 손으로 가슴을 댄 채로 피를 한움큼 토해냈다. 안 그래도 상처입은 몸으로 나서고 있는데 무리하게 전투를 했으니까 이렇게 된 것이었다. 살아남은 복귀클로저들이 달려와서 제이를 부축였고, 휴대폰으로 본부에 연락을 한 뒤에 곧바로 그를 병원으로 옮기기 시작했다.


To Be Continued......

2024-10-24 23:23:29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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