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편][유리&세하] 잊을 수 없는 것. 에필로그 中편

수민혜 2015-02-19 9









이 글의 이전편은 이 곳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http://closers.nexon.com/ucc/fanfic/view.aspx?n4pageno=1&emsearchtype=WriterName&strsearch=%ec%88%98%eb%af%bc%ed%98%9c&n4articlesn=1276 <ㅡ 상편 바로보기!







이번엔 둘과 관련된 인물들의 이야기도 소개됩니다.


둘에게 있어 소중한, 없어선 안될 인물들이죠.


과연, 둘은 누구일까요?






자, 앞의 두서는 이쯤 해두고! 둘의 두번째 이야기를 한번 지켜보기로 할까요?



P.s : 이 두 사람의 설정은, 제가 임의로 스토리를 조절했습니다.


자세한건 내용이 모두 끝나고 그 아래를 확인해주세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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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진아. 상견례는 어떻게 할래? "


세하와 유리가 영화를 본 이후에 점심 시간을 보내는 그 시각. 세하의 어머니인 지수는 유리의 어머니인 유진을 카페에서 만나고 있었다.


지수의 앞에 있는... 이 모습이 7년 이후 유리의 모습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젋은 그녀는, 서유리와 유리의 동생인 서유신의 친엄마인 서유진이다.




차원 전쟁 중에 남편을 잃고,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단신으로 유리와 유신을 건사한 그녀.


그 과정이 매우 힘들고 어려운 삶이었지만 유리와 유신만 보고서 엄마의 힘이 얼마나 위대한지 알려주려는 듯 두 자식이 엇나가지 않고 바르게 나아가도록 건사한 그녀였다.


이후론 정부의 미약한 지원과 그녀가 생계 전선에 뛰어드는 것으로 간신히 세 가족의 입에 풀칠할 정도로는 살만해 졌었지만, 작은 사고 하나 때문에 자신이 일하던 곳에서 해고를 당하는 사태가 일어난다.


하지만 말이 작은 사고였지, 일방적인 누명을 쓰고 그간 일해온 것에 대한 급여를 지급하지 않는 저조한 방식을 택했던 악덕 회사의 만행이었던 것이었다.


그 때, 일방적으로 당할 뻔했던 상황이었던 것을 유진의 앞에 있는 지수가 유진을 도와 그 상황을 역전하기에 이른다.


지수에게 있어 유진은, 아주 이전부터 클로저로써 명성을 떨쳤던 지수를 유일하게 동경하며 지지해주고 마음의 휴식처가 되어준... 누구보다 그녀를 이해하는 진정한 친구였기 때문이었다.


그런 그녀가 차원 전쟁의 영향으로 남편과 사별을 했을 때, 가장 먼저 그녀를 찾아와준 지수를 보며 클로저 요원이기 때문에, 클로저 요원인데 어째서 자신의 남편을 구하지 못했느냐고 원망을 했을 수 있었으나... 그러긴 커녕 지수를 향해 가장 먼저 찾아와줘서 고맙다는 진심어린 한마디에 의하여 단 한순간.


서지수 그녀는, 학살 마녀 알파 퀸 클로저가 아닌... '서지수 라는 한 사람' 으로써 그녀의 슬픔을 함께 나누었다.


여차저차 지수의 도움으로 유진에게 불이익을 주려던 회사를, 지수 그녀의 모든 인력을 동원해 그 일방적인 태도에 대한 정보들을 끌어모아 증거로 제출한 뒤 소송을 걸어 징계를 피할 수 없을 정도로 빼도박도 못하게 만들어 버렸다.


그러나 유진은 그런 유리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일한 만큼만 받을 것을 해당 회사 측에 제안함과 동시에, 그들에게 이후 다신 이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각서를 받는 것과 더불어 강한 경고를 주는 것으로 일단락 시켰다.


이후, 유진의 그런 모습을 지수가 보고, 어째서 소송을 걸고도 돈을 뜯지 않느냐고 화를 내며 한소리 했던것에,



"사람끼리 헐뜯고 살면 그 이전까지 사람을 믿고 살아온 자신에 대한 믿음의 상실감을 견딜 수 없을 것 같아서..."



라는 이유를 지수에게 드러낸 유진이었다.


자신의 그런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사별한 남편을 만났고, 그와의 사이에서 태어난 생명인 유리와 유신을 건사하며 지금까지 오게 된 것인데... 그렇게 하면 그 것을 부정해버리는 것이나 다름 없는것이 아니냐며 지수에게 얘기했던 것이다. 유진의 완고한 뜻에 의해 지수는 결국 그녀의 의견을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고, 소송은 그 것으로 끝나게 됬다.


그 일이 있은 이후로부터, 지수는 유진과 이전보다 더욱 가까이 지내며 자신의 모든 인맥을 그녀 모르게 동원하여 그녀가 자리를 잡을 수 있게끔 도와주게 되었다.


물론, 유진 그녀가 자신이 일자리를 찾게 되어 기뻐하면서 지수에게 찾아왔을 때마다 약간- 의 어설픈 연기를 해야했지만 말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그녀는 유진에게 자신의 아들인 세하를 소개시켰고, 유진 역시 유리와 유신을 소개했다. 이 이야기는, 세하와 유리가 아주 어렸을 적의 일이었기 때문에 미약하게 기억하거나 기억하지 못하는 일화 중 하나이기도 하다.




" 당연히 해야지. 그런데... "


현재로 돌아와, 지수의 말에 유진은 말을 흐렸다. 무언가 말을 하길 주저하는 듯 보였다.


유진이 주저하고 있는 이유를 알고 있었던 지수는 속으로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곧 그녀는, 곱게 모아진 유진의 양손을 꼭 잡고서 말했다.


" 상견례 자리에서도 말할거지만, 난 유진이 너희 가족에게 부담을 주고 싶은 생각 없어. 내가 하려는 일에, 너희 가족이 부담스럽다고 말한다면 기꺼이 그 하려는 일을 중단할게. 대신, 유진이 네가 도움이 절실하다면 내게 먼저 부탁해줘. 그래줄 수 있지? "


지수는 본래 타인의 어려움을 보면 참지 못하고 도와주는 성향이 짙었다. 항상 자신보단 남을 위해 먼저 움직이고 행동했다. 그녀가 알파 퀸이라는 클로저 요원으로써 있을 수 있었던 원동력도, 자신 주변의 사람들을 지키기 위한 원동력임을 가장 잘 알고 있었던 유진이었기 때문에 그 말의 의미가 어떤 것인지 알고 있었던 유진은 눈동자가 크게 동요했다.


" ... 너란 애는... 정말... "


유진은 그 말 이후로 목이 메었는지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결국 고개를 숙이며 조용히 흐느끼는 유진을 보며, 따뜻하게 다독이는 지수. 그리고 지수는 그녀가 그렇게까지 주저하며 말을 꺼내지 못하는지도 알고 있었고, 곧 그 것을 떠올렸다.




차원 전쟁 이후. 시간이 흘러서 어느 순간 클로저 적성에 눈을 뜬 그녀의 딸, 유리.


클로저 적성 능력이 뒤늦게 나타나기 시작한 순간부터 신입 요원으로 발탁되는 과정과 수습 요원의 절차를 거쳐 정식 요원으로 승급되자 진심으로 기뻐하던 모습을 볼 수 있었다고 했다.


유리가 클로저 적성이 드러나기 이전까진 검도 대회를 준비하며, 인고와 노력의 시간 끝에 결국 우승까지 거머쥐게 되었으나... 그마저도 위상 능력이 이전부터 눈을 떴다는 것이 원인이 되서 대회 우승 수상과 더불어 능력이 눈뜬 시점까지의 수상 경력을 전부 박탈 당하기까지 한 유리의 상실감을 보고서 크게 보듬어주지 못한 자신을 원망한다며 지수에게 하소연 했었던 유진이었다.


그러한 상실감을 억지로 참아내며 클로저 요원으로써 다시 자신의 길을 찾아가려는... 그 힘겨운 과정을 모두 거친 유리가 정식 요원으로 승급 됬을 때, 그 날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온 유리는 자신의 어머니인 유진을 붙잡고 이제부턴 자신이 생계를 책임지겠다고 선언을 해버렸다.


지금까지 자신들을 건사한 엄마에 대한 딸의 진심어린 약속 같은 것이었다.


그런 유리의 선언을 듣는 순간, 유리를 끌어안은채 눈물을 흘리며 미안하다는 말 밖에는 해주지 못한 유진이 있었다고 했다.


어린 나이에 친구들과 누리고 싶은 것을 누리지 못하게 한 것이 마음에 걸리고 있었는데, 이젠 그 조차도 자신 때문에 완전히 못하게 한 것 같아서 슬퍼했던 것이 가장 큰 이유라고 일전에 지수 와의 술자리에서 털어놓은 적이 있었다.


지수와 유진의 술자리에서 이러한 얘기가 나올 수 있었던 것은 다름아닌, 신입 요원 시기 때부터 약속한 지수와 세하 간의 약속으로 인한 정보 공유 덕분이었다.


그러니까... 세하가 지수와의 약속으로 보냈던 요원 활동 중에 있었던 일을 지수 그녀만이 아닌, 지수의 정보 공유로 인해 유진도 그 정보를 알게 되었다는 얘기였고, 그 과정에서 유진은 유리에 대한 세하의 마음도 확실히 알 수 있게 됬다.


그래서 유진은, 세하와 유리가 서로 원한다면... 진정으로 서로를 원한다면, 유리를 세하에게 맡겨도 괜찮을 것이라고 여겨 자신이 손발을 드러내고 나서서 결혼식을 올리자는 얘기를 용기있게 꺼낸 것이다.





" 유진아. 우리 장 보러가자. "


잠깐의 회상을 마쳤던 지수가 한 말에, 유진은 고개를 들기 전에 눈을 살짝 비비고서 곧 지수와 시선을 맞춘 유진은 어째서? 라는 표정을 지어보였다.


" 오랜만에 같이 한잔 하면서 얘기나 하려구. 우리 집은 세하가 가사 전담이라서... 내가 요리를 잘 못해. 오랜만에 유진이 네 요리가 먹고 싶어서 그런 것도 있고. 나 지금 우리 집에 너 초대 하려는거야. 어때? "


기분 전환이라도 하는 것이 어떻겠냐는 지수의 제안이었다.


" 으이그, 쯧쯧... 이제부터 좋은 일들만 생길텐데 그렇게 눈물을 보여서야 쓰겠어? 아, 그러면 우리 상견례 예행 연습 해보는건 어때? "


갑자기 생각났다는 듯이 자신의 양손을 맞대며 의견을 다시 제안하는 지수.


" 예... 예행 연습...? "


지수의 말에 유진 역시 관심을 보이며 떨린 목소리로 물었다.


" 그래! 상견례를 할거면 미리 손발을 맞춰보는 것도 중요할 것 같아서 말야. 나 예전에... 결혼식 때 상견례도 제대로 못치르고 결혼해버려서... 꼭 해보고 싶었거든. 어떻게... 안될까? "


말을 잇다가 조금씩 목소리가 작아진 지수의 모습을 보던 유진은, 나머지 얘기를 어떻게 이어야하나 이도저도 못해하는 지수의 당황스런 모습을 보고서 웃음을 작게 터트리다가, 이내 청아하게 웃음을 터트려버렸다.


" 야... 야...! 너 이러기야...? 아... 아무튼! 장 보러갈래, 말래? "


쿡쿡 웃던 유진은 부끄러워하던 지수의 모습을 보면서, 지수에게도 이런 면이 있었지 라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그리고...


" 응. 좋아. 뭐 먹고 싶은데? 말만 해. "


지수의 그 제안을 기꺼이 받아들이며 유진은 미소를 지어보였다.






" 유진아! 이거, 이거! "


카페에서 나오자마자 대형 마트로 행차한 지수와 유진. 곧 식자재 코너에 와서 재료 선정을 위해 움직이고 있던 때였다.


지수가 선택한 메뉴는 샤브샤브. 평소 고기를 좋아하는 유리와, 의외로 채소류를 좋아하는 세하의 먹성을 고려한 지수의 안목이었다. 그 안목을 믿고, 유진은 샤브샤브에 필요한 재료들을 장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지수가 필요한 재료를 들고와준 지수를 보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 어, 그거 좋아. 방금 지나치면서 생각났던건데 가져와줬구나? 언제 갔다왔어? "

" 히힛, 내 능력을 무시하지 말라구! "


유진과 지수는 서로 싱글벙글 하면서 장보기 삼매경에 빠져있었다. 메뉴를 고른 순간, 재료를 고르는 것은 순조로웠고, 그럴 때마다 장바구니에 쌓여가는 품목의 수가 많아졌다.


얼마나 먹을 생각인지는 몰라도, 정말 한가득 장바구니를 가득 채울 정도였다.


" 우리, 이거 다 먹을 수 있을까? "

" 그럼! 얘, 우리 세하가 안 먹어서 그렇지 진짜 가끔 차려주면 다 먹고 그런다니깐? "


유진은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방금 지수가 말한 것을 자신이 제대로 들었는지 고개를 기웃거린 뒤 지수를 보며 물었다.


" 지수야... 너, 가사 일은 못한다 하지 않았어? "


그 말을 듣고서 순간 당황했는지 한편에 땀을 삐질 흘리면서 시선을 슬쩍 돌리는 지수였다.


" 응? 아... 아, 그게 말야... 가끔 세하가 늦게 일어나면 내가 차리고 하거든... 가끔 태워먹긴 하지만... "


자신이 한 말에 대해서 부끄러움이 느껴졌는지 점차 말을 흐리면서 끝마디는 정말 집중하지 않고 들었다면 듣지 못했을 정도로 말한 그녀.


그 모습을 보며, 유진은 속으로 지수한테 이런 면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의문을 가지며 혼란스러웠던 것과 동시에 이런 면이 세하로 인해 나오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과 함께 이런 모습이 있었지 하며 깨달은 유진은 다시 한번 청아하게 웃음을 터트렸다.


" 아으, 유진아! "


입이 열개여도 할 말이 없었는지 처절하게 유진의 이름밖에 부르지 못하는 지수의 모습. 그 모습이 너무나도 신선하여 평소에 알던 유진은 그녀의 그런 모습을 보는 재미가 너무나도 충분했다.


" 항상 당당해보이던 지수가 이런 모습을 보이니까, 나로서도 그 모습이 너무 신선해서 그래. 이런 모습이 있었으면 전부터 보여주지, 왜 이제서 보여주고 그러니? "

" 야, 그거랑 이건... 에이, 몰라! "


결국 지수는 얼굴이 석류마냥 빨개진 상태로 토라졌는지 고개를 획 돌려버린다. 너무 일방적으로 당하고 있다 느낀 것 때문인지 유진과의 대화를 잠깐 중단해버린 것이다.


그 모습을 본 유진은 자신이 너무 웃어서 지수를 삐지게 했다는 것을 깨닫고는, 어떻게 달래야할지 고민하다가 결국 지수의 등 쪽으로 다가가 그대로 껴안아버린다.


" 아이~, 지수야~ 삐지지 마~. "


여자라도 넘어갈 것 같은 애교섞인 목소리로 지수를 껴안은 유진은 어쩐지 사랑스럽다는 모습으로 지수를 대했다. 그게 본능이던, 계획적이던 어땠던 간에, 그 모습 한번으로...


" 으... 으앗!? 유진아! 왜 이래! "


지수가 땀을 뻘뻘 흘리면서 난감한 기색을 보여버렸다. 그 모습을 세하나 그녀의 지인이 봤다면, 굉장히 신선한 모습을 본다면서 충격을 받을 정도였다.


" 너 삐진 모습 보는게 미안해서 그래! 그러니까 화 풀어주라~, 응? "


밝게 웃으며 지수를 달래는 유진의 모습에선, 정말 천사가 있다면 눈 앞의 유진은 아닐까 하는 기운이 농밀하게 느껴졌다.


그 모습을 보며 단번에 무너진 지수는 헛기침을 하며 토라진 자신을 떨쳐내곤 유진의 머리를 쓰다듬는다.


" 으휴, 그래. 알았어. 그래도, 다음엔 그렇게 웃는거 아니다? 알았지? "

" 응! 알았어. 헤헤... "

" ... 못 말려, 증말. "


지수는 자신의 상황이 너무 바보 같다고 느꼈는지 머리를 긁적였다.


그녀는 항상 유진의 앞에만 있으면 강자일 때도 있지만, 약자일 때가 더 많았고, 지금 상황에선 자신은 약자였다. 자신의 마음을 너무나도 잘 알고서 그 부분을 캐치하는 유진이었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지수는 유진을 친구로서 가까이 하고 싶었다. 자신의 진심을 제대로 아는 사람은 세하 이전에 유진이었기에.


" 참, 지수야. 상견례 예행 연습 할거면 애들한테 전화 해야하지 않을까? "

" 응? "


생각하지 못한 변수라도 되는 듯 반응하는 지수를 보고선, 다시 한번 미소를 보이는 유진.


" 우리가 장을 보고서 집으로 돌아갈 때 즈음이면 애들도 저녁 때 즈음에 오늘의 마지막 데이트 장소로 향할거야. 그 이전에, 애들의 시간을 가로채서 상견례 예행 연습을 하는거구. 어때? "


유진의 말을 끝까지 듣던 지수는, 의견을 들으면서 그럴 듯 하다면서 고개를 끄덕이다가 결국엔 그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는 핸드폰을 꺼내 어딘가로 통화를 걸었다.


" 으, 이 자식... 아무리 깨가 쏟아져도 그렇지, 감히 엄마의 전화를 안받아? 내 이걸 그냥... "


그런데, 그 대상이 전화를 받지 않자 조금 화가 났는지 알 수 없는 분노를 드러낸 지수.


그 것을 본 유진은 지수의 화가 더 커질 것이라는 걸 감지하곤 그녀를 말리면서 다시 한번 달랬다.


" 애들끼리 좋은 시간 가지고 있을텐데 너무 화내지마~. 조금 있으면 저녁 시간 다 되가니까, 저녁 먹으러 갈 시간때 즈음에 전화 걸어보면 그 때는 받을거야. 너무 조급해하지 말구. 응? "

" ... 응... 그래. 장 다 보고서 전화해도 되는 걸. 너무 성급했나보다. "


지수는 유진의 말에 분노를 누그러트리며 미소를 지어보였다.


이후로 둘의 장보기는 계속됬고, 재료를 담아갈 수록 둘은 이후에 있을 상견례 예행 연습에 대한 기대치가 더욱 높아져만 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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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네, 엄마. "


난 엄마에게 걸려온 통화를 받았다.


- " 아들! 깨가 쏟아지더냐! 전화 했더니 애가 받질 않아서 아들이 엄마 버린 줄 알았다? "

" 네? 그게 무슨... "


그렇게 말을 꺼내면서 동시에 핸드폰의 통화 상태를 확인했다.


아뿔싸, 엄마가 한번 전화했었구나. 시간대를 보니 유리와 내가 오락실에서 그 투혼을 불사르고 있을 때였다.


" 이런, 죄송해요. "

- " 죄송은 하더냐? "

" ... 솔직히 놀랐는데요. "

- " 그래야 내 아들답지! 하하핫! "


... 어디에서 내 아들답다고 말씀하시는건지는 몰라도... 엄마, 지금 엄청난 하이텐션이다. 소위, 기분이 굉장히 업 되있는 상태라는 얘기다.


- " 아, 다름이 아니고. 지금 유진이랑 우리 집에서 저녁 먹으려고 하고 있거든? 그러니까, 너 유리 데리고 거기가 어디든 간에 당장 우리 집으로 무사히 잘 돌아와라. 알겠지? "


내가 약간의 날벼락이 내 정수리에 떨어진 것 같은 느낌이 든 이유. 바로, 내가 듣는 엄마의 이 얘기 때문이었다.


" 네? 집으로 바로 돌아오라니,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


얘기를 듣자마자 나는 곧바로 전화로 듣는 엄마의 목소리가 진심인지 묻고 싶었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게, 이 저녁 시간때 즈음에 유리를 이끌고 전날 밤잠을 설쳐가면서 물색한 분위기 좋은 레스토랑을 알아놓고 예약을 했던 상황이기 때문이었다.


기적같이 남아있는 창가의 전망 좋은 자리를 예약했기 때문에, 그 곳에 출발할 상황에서 들려오는 엄마의 얘기는... 정말 당혹스럽고, 너무나도 계획적인 상황이었다. 이럴 수는 없다구!


... 일단 무슨 상황인지부터 알고 싶어서 엄마한테 그렇게 되물었다. 하지만...


- " 엄마 진심이야. 중요한 얘기 할거니까 유리랑 꼭 같이와. 그렇게 됬으니까, 너희 앞에 잡은 약속 다 거두고 집으로 당장 들어와. 알았지? "


... 내가 뭘 물으려고 했는지 알고 계셨는지 그렇게 말씀하셨다.


이정도면 정말 날벼락 중에서 피뢰침도 감당 못할 날벼락이었다. 결국, 난 체념하면서 한숨을 쉬어버렸다.


" ... 알겠어요. 바로 갈게요. "

- " 그럼 조심해서 와~! "


난 그렇게 엄마와의 통화를 마쳤다.


... 오, 하느님... 저에게 왜 이런 시련을 내리시나이까. 통화를 마친 난 속으로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 세하야. 무슨 일 있어? "


옆에서 통화하는 것을 지켜보던 유리가 걱정이 됬는지 물었다. 내가 굉장히 절망적인 표정을 지은 것을 보고선, 약간 걱정 된다는 듯이 물어본 것이었다.


그런 유리를 보고서,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 ... 우리 둘, 당장 집으로 돌아오래. 그리고 우리 집에 우리 엄마랑 너희 엄마랑 같이 계신다고 하시네. "


내 얘기를 듣던 유리도 놀란 모습을 보였다. 하긴, 아주 늦은 시간도 아닌데 걸려오는 통화가 의심스럽긴 유리도 마찬가지 였던 모양이었다.


" 에엣? 그럼 세하가 잡은 이후의 일정은...? "


걱정스레 묻는 유리의 모습을 본 나는, 결국 유리에게 비보를 전하기로 했다.


" 그거... 다 취소하래. "

" 에에에엑? 너무해! "


내가 그렇게 답하자, 유리가 바로 울적한 표정을 지어버렸다.


' 으아, 이 녀석... 어떻게 달래지... '


다음 장소에 가려는 기대감을 안고 있었던 것 같았는데, 그 것이 취소되니까 유리도 나처럼 날벼락 떨어졌다는 듯 반응했던 것 같다. 그래서 유리를 어떻게 달래야하나, 갈피가 잡히지 않았다.


나도 굉장히 기대하며 고대하던 순간이었는데, 유리는 오죽했을까.


그렇게 이해 하면서도, 곧 유리를 향해 입을 여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 ... 오늘은 두분이 중요한 얘기를 하려고 하시는 것 같으니까 장단 맞춰드리자. 다음엔 두분 연락 받지 않고 ' 몰래 ' 우리끼리 시간 보내고 그러는걸로 하고. "


내가 은근슬쩍 강조한 몰래, 라는 말을 꺼내자마자 유리의 두 눈동자가 격동하는 것이 보였다. 대체 무슨 일인가 싶어 물어보려 했지만, 일단 얘기는 마쳐야했기 때문에 얘기를 이었다.


" 그리고 그 때는 우리가 두 분의 연락을 받지 않아도 이해해 주실거니까, 이 상황 때문에 너무 울적해하지마. 응? 그래줄 수 있지? "


... 내가 생각해도, 내가 이렇게 말을 잘하나 싶을 정도로 내가 하는 얘기에 감탄해버렸다.


나 의외로 이런 언변에 소질 있는거 아냐? 싶기도 했지만... 그 것은 유리에 한해서 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런 상상은 하지 않기로 다짐했다.


" ... 헤헷. 알았어! 약속한거다? "


내 노력 섞인 설득이 통했는지, 유리는 나를 보며 활짝 웃어주었다.


와... 진짜... 그 모습에 참을 수 없었던 나는 곧 유리를 와락 소리가 나도록 껴안아버렸다. 나로선 진심으로, 그런 유리의 모습을 보고선 버틸 수가 없었다.


" 꺄악...! 세하야...! 주변 사람들이 다 보잖아! "


나의 그런 행동 때문에 주변 사람들의 시선을 받아버렸기 때문일까, 유리가 부끄러워 하면서 나를 보며 말했다.


마치, 다른 사람의 시선이 자꾸 의식되는데 그렇다고 내 품에서 떨어지기 싫은... 그런 유리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았다.


" 보라 그래. 우리 둘보고 질투하는거니까. 염장 제대로 지르지 뭐. "


그래서 난, 다른 사람들 보는 앞에서 그렇게 말해버렸다.


이렇게 유리와 있을 수 있다는 이 순간이, 너무나도 고마웠다. 유리야... 정말, 고마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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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그래서, 그런 이유 때문에 저랑 유리를 저희 집으로 급히 부르신 거였어요? "

" 에헤헤... "


엄마는 시선을 돌리면서 난감한 웃음을 지어보였고, 유리네 엄마는 활짝 미소를 지어주셨다.


... 아무래도, 지금 엄마가 말씀하신 ' 상견례 예행연습 ' 은 진심이셨던 모양이다.


" 참, 요리 준비중이었는데 이만 부엌으로 가있을게. "

" 응? 어... 그래. 유진아. "


유리네 엄마는 그대로 부엌으로 발걸음을 옮기셨다.


좋아. 이 사태를 만드신 분만 남았으니...


" ... "

" 저... "


이 사태를 만든 원인과 그 해명을 들어보기로 할까?


" ... "

" 으... "


평소때면 나를 제압하던 엄마였지만,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는 것을 알았던 엄마였기 때문에 나를 혼내진 못하셨다.


" ... "

" ... "


난 다른 말 없이, 엄마를 지긋이 보기만 했다. 내 시선은 마치 ' 아, 엄마... 이러기에요? ' 라는 눈빛으로 보이길 바라면서 드린 시선이었다.


약간의 정적. 옆에 있던 유리도 나의 그런 면에 아무런 말도 못했고, 엄마는 꼼짝하지 못하셨다.


끝내 그 것이 통했는지, 엄마는 결국...


" ... 으으, 아들! 미안해! "


... 그렇게 말씀해주셨다.


" 이 못난 엄마 때문에 좋은 시간 못보내게 해서 미안! 하지만... 사실 엄마 결혼하기 전에, 상견례도 제대로 못 치르고 결혼을 하는 바람에... 나도 한번 쯤은 상견례 분위기좀 한번 잡아보고 싶어서... 그랬어... 으으... 면목 없어, 아들... 미안해... "


나는, 그 때 내가 알지 못했던 얘기를 엄마에게 들었던 것 때문인지 속으로 굉장히 놀랄 수밖에 없었다.


차원 전쟁이 끝날 시기 즈음에 나를 낳으신 엄마, 그리고 전쟁의 막바지 영향으로 돌아가신 내 아버지. 결국 내가 눈 뜨기도 전에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얘기를 듣곤, 그냥 그러려니 하고 있었다.


항상 엄마는 바쁘셨고, 그럴 때마다 난 혼자였기 때문에 딱히 외로움에 대한 것은 신경쓰지 않았다. 아버지가 있었다면? 의 상상은 단 한번도 한 적은 없었다.


그래서인지 가끔 지나가는 얘기로 아버지 얘기를 해달라고는 해도, 엄마는 항상 웃어넘기며 아버지를 좋은 사람이었다고만 했었다. 그 때마다 엄마의 웃음이 부자연스럽다는 것을 알았어야 했었는데...


엄마의 성격상, 지금까지 재혼하지 않으셨던 것을 보아... 엄마는 아버지를 진심으로 사랑하셨다는 것을 이제서 알았는지도 모르겠다.


상견례를 못해봤다는 엄마의 말을 듣고서, 내가 이 상황에서 왜 이렇게 삐지고 화를 내고 있어야했나... 라는 생각이 앞섰다.


나 진짜, 못되먹은 아들이었나 싶을 정도로... 말이다.


" ... 죄송해요, 엄마. 그런 줄 모르고... "


나는 진심으로 엄마에게 그렇게 말했다.


그런 내 말에 엄마는 놀라셨고, 유리도 나를 바라보았다. 갑작스럽게 받은 시선이 조금 부담스러웠던 나는 어디에다 시선을 둘지 몰라서 그냥 바닥에 고개를 숙여버렸다.


그리고...


꼬옥... 하면서 내 손을 각각 다른 온기로 잡아주는 손길이 있었다. 왼손은 내 옆에 있던 유리가, 오른손은... 엄마였다.


" 이제서 말해줘서 미안해, 세하야. 엄마가 씩씩한 모습만 보이려고 하다보니까, 너무 많이 숨기게 되버렸네. 너무 기회를 보고서 사과한게 되버려서 조금 미안하기는 하지만... 이런 엄마, 용서해주겠니? "


엄마의 눈망울에 맺힌 눈물이 내 심장을 저리게 만들었다. 그 때문인지 쉽게 말을 꺼내길 주저했다. 어떻게 하지...


했을 때, 내 왼손을 양손으로 꼭 잡는 유리의 손길이 느껴졌다. 그리고, 유리와의 시선이 맞았고... 유리는 내게 미소를 지어주었다.


그 미소에, 난 고개를 끄덕이는 대신 눈을 깜박였다. 그리고 저릿한 그 아픔이 무엇인지 알았던 이전부터 알고 있었던 나는...


" ... 저야말로... 말씀하기 어려우셨을텐데... 말씀해주셔서 고마워요... 엄마. "


내 답에, 엄마는 내게 다가와 끌어안아주셨다. 아... 병원에서도 엄마의 품을 느꼈었는데, 오늘따라 그 품이 더 따뜻하게 느껴진 것 같았다.


이후에 엄마가 나를 품에서 잠깐 떨어트리셨고, 생각났다는 듯이 나한테 말씀하셨다.


" 아, 아들. 그러니까 부탁좀 해도 될까? "

" 네? 무슨... "

" 엄마가 딱히 가사일을 잘 하는게 아니라서, 누군가 유진이를 도와줘야할 것 같아서. 그래서 말인데, 아들이 우리 유진이 좀 도와주지 않을래? "

" ... 네? "


지... 진심이신가? 하고 생각했지만 엄마는 다시 미소를 지어보이셨다. 그 미소가 마치...


" 너, 유리네 엄마한테 높은 점수 딸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고 싶은거야? "


회심의 미소라도 되었는지 씨익 웃어보이셨다.


... 맙소사. 나 그럼 이러고 있을때가 아니잖아.


" ... 옷 갈아입고 당장 갈게요. "


내가 그렇게 자리를 벗어날 때였다.


" 세하야, 같이... "

" 어허, 우리 아가씨는 나랑 같이 있자구요~? "


유리가 내 뒤를 따르려고 했던 것을, 엄마가 막았다. 그에, 유리는 어째서? 라는 표정을 지어보였고...


" 세하의 약점이 게임 말고 또 다른 약점이 있는데, 알고 싶지 않니? "


... 라는 말과 함께 내게 보였던 회심의 미소를 지어주셨다.

그 때문인지... 나를 붙잡던 시선은 곧 우리 엄마에게 향한 유리였다.


... 망했다, 싶은 생각이었지만 지금은 유리네 엄마를 도울 상황이었기 때문에 그 자리에서 벗어났다.


제발, 내게 재앙이 일어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으로 옷을 갈아입은 뒤, 유리네 엄마가 있는 부엌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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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유진 : 서유리와 서유신의 친엄마.


차원 전쟁 당시에 남편과 사별하고, 전쟁이 끝난 이후에도 힘겹게 생활하며 유리와 유신을 건사했다.


성품이 온화하여 타인과의 친화력이 굉장히 뛰어나고, 특히 클로저들을 동경하며 존중해주고 있음.

지수와는 학창 시절부터 절친한 친구였으며, 유진만이 유일하게 지수가 클로저 요원이 된 것을 지지하고 믿어줌.

(당시에도 마찬가지로 클로저라는 이유만으로 괴물 취급을 당했음.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는 얘기)


사람을 잘 믿는 편이며, 그 때문에 상처를 많이 받으며 살아왔었으나 그런 그녀의 곁에 진심으로 다가와준 이들이 있었기에 굳게 마음먹고 현재까지 살아오게 됨.

(지수의 소개를 받아 사별한 남편을 만나게 됨. 자신을 끝까지 지지해준 유진을 지수 역시 아끼고 있다.)












... 주... 중편 나왔습니다!




그리고, 너무 늦게 나와서 죄송합니다 ㅠㅠㅠ


3부작 진행이라서 내용 전개를 어떻게 해줘야할지 고민하느라고 늦은 것도 있고,


타지역에 가서 일좀 보느라고 늦은 것도 있었습니다.




기다려주신 분들에게, 이제서 글을 올려 죄송하다는 말씀을 전합니다 lllllllllllOTL






... 음, 하고 싶은 말은 많은데 너무 찔려서 못하겠네요 ㅠ


그러므로 짧게 끝냅니다.




자, 그럼 하편에서 만나뵐게요!







P.s : 어감이 맞지 않는 글귀나 오타가 보일 시 상시 수정을 거듭하니, 약간 글귀가 바뀌더라도 당황하지 마세요!


혹시라도 재미있게 보신 분들은 댓글 남겨주세요! : )


댓글은 글쓴이에게 굉장히 큰 힘이 됩니다!

추... 추천까지는 바라지 않아요! 댓글이라도 좋아요... ㅑ (




둘의 해피엔딩은 머지 않았습니다, 조금 더 기다려주세요! ㅎㅎㅎㅎ : )




+ 실제 유리의 설정은, 부모님 두분 다 계시는 상태입니다.


유리에게 아버지가 없다, 라는 설정은 제가 임의로 설정한 것이니 이걸 너무 믿지는 마세요! : )







+ 그리고! 제가 드디어 유리 정식을 달았습니다!! ㅠㅠㅠㅠ


가... 감동... 저와 큐브를 돌아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2024-10-24 22:23:33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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