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omniorum atque Vale-꿈, 그리고 이별 (1)

건삼군 2019-02-21 0

꿈을 꾼것 같은 기분이 든다. 다시는 꾸고싶지 않은 악몽을   같은 기분이.

 

소중한 무언가가 사라지고  혼자 남은 듯한 쓸쓸함이 왠지 모르게 가슴을 채운 탓에 평소보다 일찍 잠에서  나는  옆에서 느껴져오는 온기에 고개를 돌아봐 온기의 주인을 확인했다. 온기가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기 때문일까?

 

그렇게 따스한 온기의 주인을 향해 고개를 돌리자  벛꽃색 머리칼을 지닌 소녀가  옆에서 곤히 잠들어 있었다.

 

 옆에서 매우 평온한 얼굴로 잠들어 있는 그녀, 슬비의 모습을  나는 옅은 미소를 지으며 그녀의 머리칼을 부드럽게 쓰다듬었다. 잠들어 있는 그녀의 모습이 너무나도 그립고 사랑스러워 보였기 때문에.

 

혹시나도 그녀가 잠에서 깰까봐 최대한 부드럽게 그녀의 머릿결을 쓰다듬었지만 그녀는 이내 두척이며 눈을 반쯤  채로 나와 눈을 마주쳤고, 이내 아련한 목소리로 내게 인사했다.

 

좋은아침. 세하야.”

 

잘잤어?”

 

그녀의 따스한 인사에 저절로 표정이 풀어진 나는 똑같이 그녀에게 아련한 목소리로 인사했다. 그러자 슬비는 이내 자신의 머리를 이리저리 쓰다듬던  손을 잡아  채로 자신의 머리에서 떼어내며 부끄럽다는 듯한 말투로 말했다.

 

머리, 안감았으니까...”

 

그렇게 얼굴을 붉히며 곤란해하는 그녀의 모습을  나는, 그만 참지 못하고 그녀를 투정부리는 아이처럼 끌어 안았고 그러자 그녀는 그런 나를 타이르듯 쓰다듬으며 나지막히 입을 열었다.

 

아침은 뭐로 할래?”

 

“...프렌치 토스트.”

 

마치 아이를 먹을거로 타이르듯이 나를 대하는 그녀를 보고 잠시 삐칠뻔한 나였지만 어차피 배도 고팠던 참에 단것도 땡겼던지라 프렌치 토스트라고 대답하자 그녀는 한숨을 내쉬며 작은 미소를 지었고 이내 나를 살며시 밀어내고 침대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했다.

 

그렇게 슬비가 부엌으로 가자 그녀의 뒤를 따라서 침대에서 일어나 똑같이 부엌으로  나는 그릇에 계란을 깨넣어 섞고있던 그녀의 등에 매달리듯 업히며 나른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말했다.

 

나도 도울래.”

 

그래. 그럼 프라이팬에 버터좀 둘러줘.”

 

알았어.”

 

그녀의 부탁에 흔쾌히 대답한 나는 즉시 프라이팬을 꺼내 조금 과장된 포즈로 버터을 프라이팬에둘렀다. 그러자 슬비가 나를  말리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보았고 나는 그런 슬비의 표정을 보며 장난기가 올라 프라이팬을 중화요리 하듯이 이리저리 휘둘렀다.

 

그러자 보다 못한 슬비가  등을 후려쳤고 동시에 나는 고통에 후라이팬을 공중에 놓치고 바닥에 뒹굴었다. 다행이도 내가 놓친 프라이팬을 슬비가 염동력으로 가볍게 받아낸 덕분에  대참사는 벌어지지 않았다.

 

오버하지 .”

 

“....”

 

나를 따끔하게 혼내는 슬비의 말에 그렇게 대답한 나는 평범한 자세로 다시 프라이팬을 잡고는  위에다 식빵 몇장을 올려놓았다. 그러자 토스트는 식욕을 자극하는 고소한 냄새를 풍기며 구워지기 시작하였다.

 

! 내가 못살아 정말!”

 

그러나 토스트가 맛있게 구워지기 시작하자 어째서인지 슬비가 갑자기 화들짝 놀라며 후라이팬의 불을 끄고는  꾸중하기 시작했다.

 

아직 식빵을 계란에 데치지도 않았는데 벌써 식빵을 프라이팬에 올려놓으면 어쩌자는 거니?!”

 

그렇네?”

 

하아...”

 

슬비의 꾸중에 그렇게 대답하자 슬비는 그저 한숨만을 내쉬었다. 아무튼 그렇게 해서 나와 슬비는 다시한번 프런치 토스트를 만들어야 했고 다행이도 이번에는 실수없이 만들어진 덕분에 나와 슬비는 조금 늦었지만 아침 식사를   있었다.

 

맛있어?”

 

. 맛있어.”

 

맛있냐고 물어보는 슬비에게 웃으며 그렇게 대답하자 슬비는 밝은 미소를 언뜻 지으며 접시를 비웠고,  또한 오래 지나지 않아 접시를 비웠다. 식사가 끝나자 슬비와 나는 같이 접시들을 치우며 설거지를 했고, 이내 설거지가 끝나자 같이 소파에 나란히 앉았다.

 

그렇게 슬비와 함께 소파에 앉은 나는 시간을 확인하기 위해 시계를 바라보았지만, 건전지가  나가기라도 했는지 시계의 바늘은 전혀 움직이지 않은 채로 오후 4 20 얹저리에 멈춰있었다. 그것을  나는 멈춰있는 시계를 무시한 채로 슬비에게 고개를 돌렸다. 그러자 슬비는 그런  태도를 아련한 표정으로 바라보더니, 이내 언제 그랬냐는 듯이 표정에 미소를 띄우고는 밝은 목소리로 내게 물었다.

 

바람좀 쐬러가지 않을래? 날씨도 좋은  같은데.”

 

“…그래.”

 

그녀의 물음에 조용한 목소리로 대답한 나는 소파에서 일어나 대충 씻고 옷을 갈아입고 나왔다. 그러자 슬비가 대체 언제 갈아입었는지 옷을 차려 입은채로 나를 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고, 이내 내게 다가와 닿지 않는  목에 닿기 위해 까치발을 들며  목에 목도리를 둘어주었다.

 

처음에는 목도리를 쓰기가 불편해서 그녀를 말리려고 하였지만, 이내 까치발을 들고  코앞에 서있는 슬비의 모습이 괜찮다는 변명아닌 변명에 나는 그저 가만히 서서 그녀가 내게 목도리를 둘러주는 것을 허락하였다.

 

밖은 쌀쌀하니까.”

 

그렇게 춥진 않아.”

 

그렇게 목도리를 착용하고 슬비와 함께 밖으로 나오자, 겨울이라고는 믿을  없는 듯한 맑은 하늘이 우리를 맞이하였고, 적당한 한기가  피부를 감싸며  오감을 자극했다. 하지만 나는 그런 감촉을 떨쳐내고는  옆에 서있던 슬비의 손을 강하게 붙잡았다. 그러자 슬비는 어쩔  없다는 듯한 표정을 지으며 붙잡은  손을 부드럽게 쥐었고, 이내 손가락으로  멀리 보이는 공원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기에 가보자

 

그래.”

 

슬비의 말에 순순히 따른 나는 슬비와 나란히 길을 걸으며 공원에 다다랐다. 그러자 슬비가 근처에 있던 벤치에 앉고는 이상하리만큼 한적한 공원에서 굴러다니는 축구공을 보며 그리움이 돋아나는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그립지 않아? 예전에 우리는 이곳에 자주 놀러오고는 했었잖아.”

 

그랬지.”

 

한번은 세하 네가 동네 애들이랑 같이 축구를  적도 있었지. 정말이지, 어른인 주제에 말이야.”

 

그냥 놀아준 거였어. 어른으로써.”

 

그런  치고는 그때  표정은 상당히 즐거워 보였는데?”

 

“…기분 탓이야.”

 

마치 나를 놀리듯이 말하며 바라보는 그녀를  나는 시선을 피하며 그렇게 변명하였고, 그러자 슬비는 작게 웃으며 벤치에서 일어나  손을 잡고 공원의 가로수를 따라 이어지는 길을 걸어가기 시작했다.

 

겨울인데도 불구하고 금방이라도 잎이 보일것만 같은 가로수들 사이를 거닐며 걸어가자,  고등학교가 나와 슬비를 기다리고 있었다.

 

 기억보다 많이 빛이 바랜 학교의 정문에 ‘신강고등학교라고 써져있는 비석을 보자, 예전의 추억들이 하나  살아나며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다.  탓에 나는 잠시 추억에 빠져 멍하게 서있었고, 슬비는 그런 나를 데리고 학교 안으로 들어가 우리가 고등학생이였던 시절에 수도없이 거닐었던 복도를 지나 나를 교실 안으로 데려왔다.

 

아무도 없는 교실은 많이 쓸쓸해 보였지만, 교실 곳곳에 묻어나는 추억과 기억들이 쓸쓸함들을 전부 날려버렸기 때문일까,  눈에는 교실이 너무나도 활기차 보였다. 그렇게 활기차보이는 교실에서, 슬비는 예전에 자신이 앉았던 책상에 걸터앉으며 그리움이 묻어나는 목소리로 말하기 시작했다.

 

내가  자리에 앉고, 세하 네가 저기 뒷자리에 앉았었지.”

 

쉬는 시간에는 항상 서유리가 우리 반에 쳐들어와 민폐를 끼치고는 했었고

 

그러면 정미가 유리를 혼냈었지만 말이야.”

 

서로 그렇게 추억이 담긴 이야기를 주고받은 탓일까, 순간 교실 안이 예전  모습 그대로 보인  하였다. 슬비에게 달라붙는 서유리와 그런 서유리를 떼어내며 꾸중하는 정미. 그리고 그런 모습을 흘끗 쳐다보며 게임기를 붙잡고 있는 나와 그런 나에게 잔소리를 하는 슬비. 그리고 그런 슬비와 나를 바라보며 웃는 석봉이.

 

그때  시절의 행복했던 일들이 눈가를 스쳐 지나가자, 다시는  시절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생각이 가시처럼 마음을 파고들었지만, 나는 그런 감정을 애써 무시했다.

 

그러자 활기차 보이던 교실은 어느샌가 나밖에 보이지 않는 쓸쓸한 모습으로 돌아왔고, 머릿속을 맴돌던 추억 역시 결국 흩어지는 잔향처럼 사라져갔다.


Hainsman님의 작품을 허락을 맡고 대신 업로드한 것입니다 

2024-10-24 23:22:35에 보관된 게시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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